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45화 (145/553)

# 145

제145화

143.

-연중 : 독고 길드.

-연중 : 지금도 널 찾고 있을 수 있어.

-연중 : 아니, 찾고 있을 거야.

연달아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날아왔다.

무엇을 조심하라는 것인지 알게 된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보냈다.

-수혁 : 알았다.

-연중 : 만에 하나 일 생기면 바로 귓 하고.

-수혁 : 응.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골드 삽니다. 100골드당 1만 2천 원!!! 고가에 사요!”

“110만 원으로 1만 골드 삽니다. 쿨거래 하실 분!”

“200레벨 도적이 쓸 만한 단검 삽니다.”

귓속말을 끝내고 얼마 뒤 수혁은 경매장에 도착했다.

경매장에 도착한 수혁은 실시간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왼쪽을 보았다.

웅성웅성

수많은 이들이 경매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틀 뒤에는 얼마나 모이려나.’

과연 야리온의 분노가 경매에 나올 이틀 뒤, 수요일에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몰릴까?

스윽

왼쪽을 바라보던 수혁은 오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야리온의 분노는 실시간 경매였다.

그런데 수혁이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가는 이유는 예약 시스템 때문이었다.

예약 시스템은 경매 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경매장 NPC 앞에 도착한 수혁은 경매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이어 예약 시스템을 이용해 야리온의 분노를 올려 세부 설정을 시작했다.

‘수요일, 오후 8시, 72시간.’

예약 시간과 경매 시간의 설정을 마친 수혁은 확인을 눌렀다.

[경매 시작 후 1시간이 지나면 취소가 불가능합니다.]

확인을 누르자 야리온의 분노가 올라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됐다.’

예약 시스템을 이용해 야리온의 분노를 올린 수혁은 경매창을 닫았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며 경매장에서 나왔다.

‘도서관에 가서 저녁 먹으면 딱 되겠어.’

이제 곧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도서관에서 로그아웃 후 저녁을 먹기로 결정을 내린 수혁은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로그아웃했다.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뭘 먹을까.’

수혁은 무엇을 만들어 먹을지 생각하며 냉장고를 열었다.

그러나 냉장고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장 봐야겠네…….’

아무래도 장을 봐야 할 것 같았다.

‘일단 오늘 저녁은 라면으로 때우자.’

물론 지금 장을 보러 나갈 생각은 없었다.

라면을 먹기로 결정한 수혁은 찬장을 열어 라면을 꺼냈다.

그렇게 라면으로 저녁을 때운 수혁은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온 수혁은 핸드폰을 확인했다.

아버지 강지성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내일 저녁이라…….”

문자엔 내일 저녁을 함께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수혁은 달력을 확인했다.

“벌써 그날이구나.”

달력을 확인한 수혁은 알겠다고 답을 보낸 뒤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캡슐로 향했다.

* * *

11천계.

마가틴의 신전.

신전에서 200m 떨어진 언덕에 두 남녀가 있었다.

“윤진이 곧 온대.”

“정확한 시간.”

“10분.”

두 남녀의 정체는 바로 사냥왕과 그의 동료 레아였다.

“오면 바로 버프 시작하고 출발하자.”

사냥왕이 말했다.

“응.”

레아는 사냥왕의 말에 답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아, 맞다. 윤진이가 할 말이 있대.”

“할 말?”

“응, 오면 직접 말해 준다는데?”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10분이 지났다.

“나 왔어!”

10분이 지나자 윤진이 도착했다.

“버프.”

윤진이 도착하자 사냥왕은 레아에게 말했다.

레아는 사냥왕의 말에 버프를 시전하기 시작했고 사냥왕은 버프를 받으며 나타나는 메시지들을 보며 윤진에게 물었다.

“할 말 있다며?”

“응!”

사냥왕의 말에 윤진은 씨익 웃었다.

“페널티 끝나길 기다리면서 내가 공홈을 뒤적였거든.”

어제 마가틴의 신전에서 죽음을 맞아 사망 페널티로 24시간 접속 불가 페널티를 받았던 윤진은 페널티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공식 홈페이지를 살폈었다.

“야리온의 분노 글 올라왔더라.”

“야리온의 분노?”

“정확한 판매 일정이 나왔어.”

“……!”

윤진의 말에 사냥왕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났다.

“버프 중지, 언제야?”

사냥왕은 레아에게 말한 뒤 곧장 윤진에게 물었다.

“수요일 오후 8시, 경매 시간은 72시간.”

윤진이 답했다. 그리고 곧장 이어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진짜 살 거야?”

“당연히 사야지.”

사냥왕은 윤진의 물음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답했다.

현재 사냥왕은 상의와 신발, 그리고 반지까지 총 3개의 전설 장비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 상의는 ‘야리온의 인내’, 신발은 ‘야리온의 절망’으로 야리온과 관련이 있는 아이템이었다.

“그것만 있으면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있는데.”

사냥왕이 야리온의 분노를 사려 하는 것은 바로 세트 효과 때문이었다.

야리온 관련 장비를 3개 착용 시 세트 효과 ‘마검사 야리온’이 발동된다.

이미 야리온의 인내와 야리온의 절망을 가지고 있는 사냥왕이다.

야리온의 분노만 있으면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세트 효과만 있으면 저기는 그냥이야.”

사냥왕은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신전을 바라보았다.

다섯 번을 도전했지만 다섯 번 전부 실패한 타락한 천족 마가틴의 신전.

야리온의 분노만 있으면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있고 마가틴을 가뿐하게 누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끝을 보기까지 큰 도움이 되겠지.”

마가틴의 신전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판게아’의 끝을 보기까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근데 반응 보니까 다른 재벌들도 참여할 것 같던데?”

사냥왕의 말에 윤진이 말했다.

“흥, 녀석들이 참여해 봤자지.”

윤진의 말에 사냥왕은 코웃음을 쳤다.

“하긴 제왕 그룹의 삼남이신데.”

“잠시만 나갔다 올게. 10분 안으로 올 거야.”

사냥왕은 레아와 윤진에게 말했다. 그리고 곧장 로그아웃했다.

저벅저벅

로그아웃 후 캡슐에서 나온 오재용은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온 오재용은 난간에 기대 1층을 보며 외쳤다.

“윤 집사님!”

얼마 뒤, 오재용의 외침에 1층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 도련님.”

저택의 총집사 윤명석이었다.

“잠시 말씀드릴 게 있어요. 방으로 와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윤명석은 오재용의 말에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재용은 윤명석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윤명석이 들어왔다.

“그때 제가 부탁드린 거 어떻게 되고 있나요?”

윤명석이 들어오자 오재용이 물었다.

“판게아 골드 매입 말씀하시는 겁니까?”

오재용의 물음에 윤명석이 반문했다.

“네.”

“말씀하신 2000만 골드 매입 완료했습니다.”

윤명석이 답했다. 윤명석의 답에 오재용은 잠시 생각하고는 이내 입을 열어 말했다.

“2000만 골드 추가 매입해 주세요. 늦어도 금요일까지는 꼭요.”

“알겠습니다.”

오재용의 말에 윤명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그리고 둘째 도련님이 전화를 달라 하셨습니다.”

“재석이 형이요?”

“예.”

“알겠어요.”

그렇게 대화가 끝났고 윤명석이 나갔다. 윤명석이 나가자 오재용은 핸드폰을 들어 둘째 형인 오재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화 달라고 했다며?”

-어, 그래. 재용아.

“왜?”

-부탁 하나만 하자.

오재석의 말에 오재용은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후계 싸움에 관련된 부탁은 아니지?”

오재용의 관심은 오직 게임이었다.

정확히 말해 게임 속 세상의 끝에 관심이 있었다.

한 세계의 끝을 보는 것에 오재용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래서 오재용은 제왕 그룹의 후계 싸움을 포기했다.

후계 싸움에서 이겨 후계자가 된다고 해도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그룹의 후계자가 없다면 모를까 후계 자리를 원하는 형들이 둘이나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깔끔하게 후계 자리를 포기할 수 있었다.

물론 후계 자리를 포기했을 뿐 힘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제왕그룹의 장남인 오재윤, 차남인 오재석보다는 아니지만 오재용 역시 둘에게 충분히 위협이 될 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힘을 가지고 있기에 오재윤이나 오재석에게서 자주 전화가 왔다. 도와 달라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후계 싸움에 관련된 부탁은 들어줄 생각이 없어.”

-야야, 그런 거 아냐.

오재석이 말했다.

-재윤이 형이랑 이야기한 거야.

이어진 오재석의 말에 오재용은 후계 싸움에 관련된 부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뭔데?”

-너 야리온의 분노라는 아이템 알아?

“……!”

오재용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

후계 싸움에 바쁜 오재석이다. 판게아 같은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오재석이 어떻게 야리온의 분노를 알고 있는 것일까?

-너 요즘 뉴스 안 보냐? 온통 그 이야기잖아. 해외에서도 다루고 있다니까?

-그깟 게임이 뭐라고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지만.

-재윤이 형이 잘 이용하면 그룹 홍보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번에 그룹 차원에서 부서를 만들기로 했다.

“부서? 무슨 부서?”

-아직 정식 명칭은 안 정했고 판게아 부서라고 부르고 있어.

오재용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하는 부서야?”

판게아 부서라니? 무슨 일을 하는 부서인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길드라고 보면 돼. 각종 지역 탐험, 전쟁 등 동영상 찍으면서 그룹 홍보를 할 생각이래.

-지금 유명한 랭커들 섭외 중이다.

“아…….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하는 건데? 뭘 부탁하려고?”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게 된 오재용이 물었다.

오재석은 분명 부탁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무슨 부탁을 하려는 것일까?

-너 판게아에서 레벨 좀 높다며.

오재용의 물음에 오재석이 답했다.

-길드 좀 맡아 줘라.

* * *

띠리리링!

알람이 울렸다.

수혁은 반사적으로 상체를 일으켰다.

침대에서 내려온 수혁은 캡슐을 힐끔 보았다.

‘오늘이네.’

드디어 오늘 하드락 도서관에서의 기나길었던 여정이 끝난다.

캡슐을 보던 수혁은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그리고 간단히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한 뒤 방으로 돌아왔다.

판게아에 접속할 모든 준비를 마친 수혁은 곧장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접속을 하자 익숙한 도서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수혁은 책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수많은 책장이 있었지만 책장에는 빛을 뿜어내는 책이 한 책장을 제외하곤 없었다.

이제 빛을 뿜어내는 책장은 단 하나뿐이었다.

유일하게 빛을 뿜어내는 책장 앞에 도착한 수혁은 빛을 뿜어내는 책의 수를 확인했다.

‘20권…….’

반짝이는 책은 20권뿐이었다.

즉, 20권만 읽으면 하드락 도서관에서의 기나긴 여정이 끝난다.

‘3시간 정도면 다 읽겠는데.’

두께를 보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았다.

늦어도 3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책 다섯 권을 들고 책상으로 가 독서를 시작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이제 마지막인가.’

어느덧 하드락 도서관에서의 마지막 책을 읽을 차례가 되었다.

수혁은 마지막 책을 펼쳤다.

그리고 얼마 뒤 책의 마지막 장이 되었고 수혁은 마저 읽고 책을 덮었다.

책을 덮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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