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68화 (168/553)

# 168

제168화

166.

수혁은 연중의 놀라지 말라는 말에 생각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기에 놀라지 말라는 것일까?

궁금해하던 그때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도착했다.

-연중 : 대표 길드 오늘 공표하기로 했다.

“……!”

연중의 귓속말에 수혁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혁 : 오늘? 오늘 공표를 한다고?

대표 길드 자리를 리더 길드에 주겠다고 비욘드가 말했다.

그러나 수혁은 아무리 빨라도 며칠은 걸릴 줄 알았다.

-연중 : 응! 오늘 대표 길드가 되는 거야!

-연중 :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더라. 이야기가 쭉쭉 진행됐어.

-연중 : 아마 너 때문인 것 같긴 한데.

“……?”

수혁은 연달아 날아온 연중의 귓속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혁 : 나 때문이라니?

-연중 : 네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걸 싫어하는지 너에 대해 엄청 묻더라고. 아마 이야기 나눈 시간 중 절반은 네 이야기 했을걸?

-수혁 : 진짜?

-연중 : 어, 너 도대체 독의 마탑에서 어떤 직위를 갖고 있는 거야? 비욘드 후작이 엄청 신경 쓰던데.

연중의 물음에 수혁은 생각했다.

‘말해 줘도 되나?’

독의 마탑의 차기 마탑장이 되었다고 말을 해줘도 될까?

‘그래, 연중인데.’

생각을 마친 수혁은 답을 보냈다.

-수혁 : 차기 마탑장이라고 하더라.

-연중 : 차기 마탑장?

답을 보내자마자 연중에게서 반문이 왔다.

-수혁 : 응, 차기 마탑장.

-연중 : 혹시 내가 아는 그 차기 마탑장?

-수혁 : 어.

-연중 : 독의 마탑의 차기 마탑장이라고? 네가?

연중은 믿기지 않는지 계속해서 물음표를 보내왔다.

-수혁 : 그래. 그렇게 됐어.

-연중 : 어떻게?

-수혁 : 그건 잘 모르겠어. 아무래도 독의 마탑장인 파비앙 님 제자라?

수혁 역시 본인이 어떻게 차기 마탑장이 된 것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연중 : 그럼 나중에 독의 마탑을 이끄는 거야?

-수혁 : 에이, 그럴 날이 오겠냐.

파비앙은 젊다.

자신이 마탑장이 되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었다.

-수혁 : 근데 건물은?

-연중 : 건물?

-수혁 : 오늘 공표한다며? 거점 필요하지 않아?

공표를 한 순간부터 비욘드의 대표 길드는 독고 길드가 아닌 리더 길드가 된다.

그런데 비욘드에는 리더 길드의 길드 하우스가 없었다.

즉, 거점이 없었다.

-연중 : 아, 그것도 후작이 지원해 준대. 근처의 4층짜리 저택을 준다고 해서 내일 아침에 소유권 인계받는 대로 바로 길드 하우스로 등록하려고.

-수혁 : 저택까지 지원을?

-연중 : 응. 성격 화끈하던데?

-수혁 : 대박이네.

-연중 : 그렇지.

-수혁 : 길원분들한테는 언제 알릴 거야?

대표 길드가 되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수혁과 연중 둘뿐이었다.

그리고 오늘 공표가 되는 것도 수혁과 연중 둘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어서 이 사실을 길드원들에게 알려야 했다.

-연중 : 지금 바로 나가서 채팅방에 글 올리려고.

-연중 : 근데 너 범죄자 수치는 초기화했어?

-수혁 : 아니, 아직. 이따 아침에 접속해서 하려고.

-연중 : 돈 많이 들 거야. 모자라면 말해. 지원해 줄 테니까.

수혁은 연중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수혁 : 나도 돈 많다.

-연중 : 에이, 그래도! 길드 때문에 오른 건데 길드에서 부담해야지.

-수혁 : 알았다. 모자라면 연락할게.

-연중 : 그래! 고맙고. 고생했다.

-수혁 : 너도 고생했다. 나 나간다.

-연중 : 응!

연중과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로그아웃했다.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떻게 글이 올라왔으려나.’

게시판에 글들이 어떻게 올라왔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글을 확인하던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글이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바로 야리온의 분노에 대한 글이었다.

문제는 해당 글의 내용이었다.

“야리온의 분노 입찰 금액이? 에이, 말도 안 돼.”

수혁은 불신 가득한 표정으로 다른 글들을 확인했다.

거짓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다른 글을 확인한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거짓이 아니야?’

낚시 글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이내 입을 열어 중얼거렸다.

“대박.”

* * *

“난리네요.”

“그러게.”

양주혁과 장율은 1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1번 모니터에는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각종 게시글이 보이고 있었다.

장율은 고개를 돌려 2번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얼마까지 올라갈까요?”

양주혁은 장율의 말에 따라 고개를 돌려 2번 모니터를 보았다.

2번 모니터에는 현재 가장 핫한 아이템 ‘야리온의 분노’의 경매 현황이 나와 있었다.

“1000만 골드에서 더 올라갈까요?”

현재 야리온의 분노 입찰 금액은 정확히 1000만 골드였다.

“현금으로 치면 10억인데 더 안 오르겠죠?”

“음…….”

양주혁은 장율의 말에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하더니 곧이어 말했다.

“더 올라갈 것 같은데? 오늘 포함해서 이틀이나 남았으니까.”

새로운 입찰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경매는 이틀이나 남았다.

현재 입찰 금액인 1000만 골드보다는 훨씬 높은 금액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됐다.

* * *

방에 들어온 수혁은 캡슐로 걸음을 옮기며 오늘 할 일을 떠올렸다.

‘일단 바로 범죄자 수치부터 초기화시키고.’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범죄자 수치를 초기화시키는 것이었다.

어제는 도서관에 가고 싶어 범죄자 수치 초기화를 미뤘지만 솔직히 말해 가장 중요한 게 범죄자 수치를 초기화시키는 것이었다.

만에 하나 초기화하지 못한 상태서 죽는다면?

아이템이 떨어진다.

그리고 그 아이템은 어떤 아이템이 될지 모른다.

전설 등급의 무기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가 드랍 될 수도 있다.

‘그다음은…….’

범죄자 수치를 초기화시킨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

‘에딜 도서관에 가야지.’

수혁은 에딜 도서관에 갈 생각이었다. 이미 정복한 유스 왕국의 에딜 도서관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에일린 공국의 도시 에딜의 도서관을 말하는 것이었다.

캡슐에 도착한 수혁은 생각을 끝내고 판게아에 접속했다.

접속과 동시에 수혁은 여태까지 그래왔듯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며 회상했다.

물론 머물렀던 기간이 적었기에 회상은 얼마 가지 않아 끝났고 수혁은 도서관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일란에 레아 신전이 있었지.’

얼마 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도시 ‘일란’으로 워프했다. 일란에 신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길드 하우스랑 반대 방향이니까.’

일란에 도착한 수혁은 신전의 위치를 떠올리고 기억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 리더 길드다.”

“오랜만에 보네.”

도시 ‘일란’은 리더 길드의 거점이었다.

다른 곳보다 리더 길드의 명성이 높은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리더 길드 마크를 알아보는 유저들이 많았다.

수혁은 혹시나 어제처럼 유저들이 다가올까 봐 속도를 올렸다.

다행히도 어제처럼 다가오는 유저들은 없었고 수혁은 무사히 목적지인 레아 신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혁은 신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제를 찾기 시작했다.

범죄자 수치를 초기화하기 위해서는 참회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참회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제의 허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찾았다!’

곧 사제를 발견한 수혁은 사제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예, 형제님. 안녕하십니까.”

사제는 미소를 지은 채 인사에 답해 주었다.

수혁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죄를 씻기 위해 왔습니다. 참회실을 이용할 수 있을까요?”

“아, 물론입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사제는 수혁의 말에 싱긋 웃으며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은 사제의 뒤를 따랐다.

“이곳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이내 참회실에 도착했고 사제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수혁은 사제에게 인사하고 참회실로 들어갔다.

참회실에 들어서자마자 수혁의 시야에 돌로 만들어진 여신상이 들어왔다.

‘앞에 서면 된다고 했지.’

수혁은 여신상 앞으로 다가갔다.

-범죄자 수치 : 3975

-초기화하는 데 필요한 골드 : 4297골드

그러자 창이 나타났다.

“4200골드?”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몇 명이나 죽였다고…….”

수십을 죽인 게 아니다.

고작 몇 명을 죽였을 뿐이다.

그런데 초기화하는 데 너무나 많은 골드가 필요했다.

“에휴.”

수혁은 한숨을 내뱉으며 확인을 눌렀다.

골드가 많이 든다고 해서 초기화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범죄자 수치가 초기화되었습니다.]

확인을 누르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골드가 대폭 줄어 있었다.

“그래, 야리온의 분노로 많이 들어올 테니까.”

내일이면 야리온의 분노의 경매가 끝난다.

경매가 끝나면 엄청난 골드가 들어올 것이다.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참회실에서 나와 왔던 길을 돌아 신전에서 나왔다.

‘경매장에 들렀다가 갈까?’

신전에서 나온 수혁은 워프 게이트로 향하며 생각했다.

‘얼마까지 올랐는지 궁금한데…….’

수혁은 처음을 제외하고 야리온의 분노 입찰 금액을 확인하지 않았다.

한 번 확인하면 계속해서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자정을 막 넘어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한 수혁은 입찰 금액이 대략 얼마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이 붕 떴다.

마음이 붕 뜰 수밖에 없는 금액이었다.

지금은 얼마가 입찰되어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바로 그때였다.

[메인 길드 하우스의 위치가 변경되었습니다.]

[메인 길드 하우스 : 페이드 제국 – 비욘드]

경매장에 갈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던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연중 : 수혁아!

메시지가 나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응.

-연중 : 메시지 떴냐?

-수혁 : 떴다. 공표는 언제 한대?

-연중 : 오후 1시!

-연중 : 지금 길드원들 다 길드 하우스로 오고 있어. 공표되는 순간 독고 길드 하우스 급습하기로 했다.

공표가 되는 순간 대표 길드가 바뀐다.

그와 동시에 연중은 독고 길드 하우스를 급습할 생각이었다.

-수혁 : 몇 시까지 가면 돼?

-연중 : 올 거야?

-수혁 : 가야지. 큰 싸움인데.

-연중 : 12시 30분! 올 수 있어?

-수혁 : 응, 갈 수 있어. 12시 30분까지 갈게.

-연중 : 응! 이따 봐!

수혁은 연중과 귓속말을 끝냈다.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고민 역시 끝낼 수 있었다.

경매장에 가서 입찰 금액을 확인하면 궁금증은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당장의 궁금증이 해결되는 것이지 또다시 궁금증은 생겨날 것이다.

‘1이라도 더 올려야지.’

다시 생겨날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보다 책을 읽어 지혜를 1이라도 더 올리는 것이 나았다.

도서관에 가기로 결정을 내린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 도착했고 에일린 공국의 도시 에딜로 워프했다.

‘왼쪽.’

에딜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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