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75화 (175/553)

# 175

제175화

173.

[특수 퀘스트 ‘드래곤의 지혜’를 완료하셨습니다.]

[스텟 ‘지혜’가 추가 효과를 얻습니다.]

[지혜에 따라 마법 관통력이 증가합니다.]

지혜가 강화되며 얻게 된 추가 효과는 바로 마법 관통력이었다.

많은 지혜 기반 직업의 유저들이 원하는 추가 효과는 마법 공격력 증가였다.

그러나 랭커급 정도가 되면 마법 관통력을 더욱 선호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마법 방어력이 높은 이들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몬스터든 유저든 간에 말이다.

‘좋았어.’

한 번쯤 마법 관통력이 강화되기를 원하고 있던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 후 도서관에서 나와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지금 끝났어. 갈게.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낸 수혁은 아공간으로 워프 후 워프 마법진을 이용해 비욘드로 워프했다.

두 번의 워프로 비욘드에 도착한 수혁은 길드 하우스로 향했다.

비욘드에는 이제 많은 리더 길드원들이 돌아다닌다.

그 때문인지 전처럼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다.

더구나 현재 수혁은 가면을 벗은 상황이었다.

수혁의 얼굴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런 이유로 수혁은 편히 길드 하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전부 사냥이나 퀘스트를 하러 간 것인지 길드 하우스에도 길드원들이 없었다.

수혁은 연중의 방으로 올라갔다.

끼이익

“나 왔어.”

“어, 왔구나.”

연중은 수혁의 인사에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리와 봐.”

그리고 탁자로 가며 수혁을 불렀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탁자로 다가갔다.

“내가 진짜 힘들게 만든 지도야.”

연중은 수혁이 도착하자 탁자에 지도를 꺼내 펼쳤다.

“레일 평원에서 매혹의 숲까지 나와 있는 지도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지도를 보았다.

지도 왼쪽에는 레일 평원이 있었고 지도 오른쪽에는 매혹의 숲이 있었다.

수혁은 레일 평원과 매혹의 숲 사이에 있는 지역들을 확인했다.

눅눅한 습지대, 천사의 호수, 아코니아 산맥, 신기루 초원, 야일 숲.

‘정보는 없네.’

연중이 던전 ‘라이언의 보고’에서 얻은 지도에는 몬스터들의 정보가 나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지도에는 정보가 나와 있지 않았다.

물론 정보가 없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연중은 매혹의 숲까지 갔었고 몬스터들의 정보를 알고 있다.

“어디로 가야 돼?”

수혁은 지도를 보며 연중에게 물었다.

첫 번째 목적지인 레일 평원은 현재 개척이 되고 있는 지역이었다.

아직 개척이 끝나지 않아 마을이나 도시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레일 평원에 가기 위해서는 근처에 있는 도시나 마을로 가야 한다.

“호리카라는 마을이 있어. 거기로 가면 돼. 어떤 몬스터들이 있는지는 가면서 말해줄게. 출발하자.”

연중은 수혁의 말에 답하며 지도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수혁과 연중은 길드 하우스를 나서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레일 평원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은 두 종류야. 바람 오크랑 레일 늑대. 몬스터들의 레벨은 500에서 520 사이고 서로 영역을 반씩 나누어 가졌는데.”

워프 게이트로 향하며 연중은 레일 평원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레일 늑대 영역이 거의 개척돼서 아마 레일 늑대는 못 볼 거야.”

레일 평원은 페이드 제국 NPC들과 몇몇 랭커급 유저들에 의해 조금씩 개척이 되고 있었다.

현재 레일 늑대의 영역은 대부분 개척이 된 상태였다.

그리고 조금 남은 레일 늑대의 영역은 그다음 목적지인 눅눅한 습지대로 가는 길과 매우 멀리 떨어져 있었다.

수혁과 연중이 레일 늑대와 마주할 확률은 0에 가까웠다.

“바람 오크는 일반 오크들이랑 뭐 다른 점 있어?”

“응, 일반 오크들보다 조금 속도가 빠르고. 바람 마법을 쓰는 마법사 오크들이 있어. 주술사 오크라고 해야 하나?”

레일 평원에서 신경 쓸 몬스터는 바람 오크뿐이었다.

수혁은 연중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워프 게이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둘이구요. 호리카요.”

마법사의 물음에 연중이 답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여기 140골드요.”

이미 워프 비용을 알고 있는 연중은 수혁의 워프비까지 함께 마법사에게 건넸다.

“비용은 내가 부담한다!”

연중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인벤토리를 열었던 수혁은 피식 웃으며 인벤토리를 닫았고 목적지 호리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레일 평원에서 만나게 될 유저들은 전부 랭커야.”

호리카에 도착 후 레일 평원으로 걸음을 옮기며 연중의 설명이 다시 시작됐다.

“대부분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긴 한데. 조금 괴팍한 유저들도 있어.”

“괴팍?”

“응, 그중에서도 네가 수혁이란 걸 알면 싸워보자고 들러붙는 녀석들이 있을 거야.”

“왜?”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랭커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걸까?

“관심.”

“관심?”

“응, 너 지금 유저들 관심 어마하게 받고 있잖아. 거기다 독고 길드까지 아작을 냈고. 너만 잡으면 그 관심을 가져갈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에 싸우자고 할 거야.”

“에이, 설마.”

“진짜라니까? 네가 관심에 미친 사람을 아직 안 만나봐서 그래.”

연중은 수혁에게 답하며 과거 자신에게 덤비던 유저들을 떠올리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로 그때였다.

[레일 평원에 입장하셨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제부터 레일 평원!”

연중이 메시지를 보며 외쳤다.

“슬슬 긴장하면서 가야 한다.”

개척이 된 지역이지만 몬스터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몬스터들이 개척된 지역을 다시 지배하기 위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알았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답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야에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수혁은 마음 편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 전방! 전방!”

연중의 외침에 수혁은 전방을 보았다.

멀리 모래 먼지가 보였다.

그리고 모래 먼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저게 바람 오크야?”

“응.”

모래 먼지를 만들어 낸 존재들은 바로 바람 오크들이었다.

바람 오크들의 수는 총 셋.

오면서 전투가 있었는지 바람 오크들의 몸 곳곳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어떻게 할래? 가능할 것 같아?”

바람 오크들을 보던 연중이 수혁에게 물었다.

“글쎄 한번 잡아봐야지.”

앞서 잡아 본 것도 아니고 500레벨대 몬스터는 처음이었다.

잡을 수 있다 없다 확신할 수가 없었다.

“혹시 못 잡을 것 같으면 말해줘! 기절 포션 날리고 튀면 되니까.”

“응.”

수혁은 연중의 말에 답하며 바람 오크들을 주시했다.

“포이즌 스톰.”

이내 바람 오크들이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수혁은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스아악

포이즌 스톰이 등장했고 바람 오크들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수혁은 볼 수 있었다.

[레벨 업!]

-바람 오크의 피 2개

-바람 오크의 힘줄 1개

레벨 업 메시지와 드랍 창을.

“……?”

수혁은 당황했다.

‘레벨 업?’

오크들이 죽었으니 드랍 창이 나타난 것은 이해가 됐다.

그러나 레벨 업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오크들을 잡기 전 수혁의 경험치는 7%였다.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일반 직업의 유저들보다 더 많은 경험치가 필요한 수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가 넘어갔다?

고작 3마리에?

“왜 그래?”

연중이 수혁에게 물었다.

경험치나 아이템이나 기여한 만큼 얻기로 설정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연중은 경험치도 오르지 않았고 드랍 창도 나타나지 않아 바람 오크가 죽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

“죽었어.”

수혁은 연중에게 답을 해주었다.

“……벌써?”

“응.”

“와, 아무리 상처를 입었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연중은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상처를 입었긴 했지만 치명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잡다니?

“지팡이랑 네 지혜랑 시너지가 엄청난가 보다.”

“그러게.”

수혁과 연중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기가 바로 1차 개척 기지야.”

“꽤 크네?”

“응, 개척 완료되면 마을로 바뀐다고 하더라.”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쉽다고 해야 할지 바람 오크들은 등장하지 않았고, 수혁과 연중은 무사히 1차 개척 기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조심해. 어떤 미친놈들이 나타날지 모르니까.”

개척 기지로 향하며 연중이 말했다.

고개를 갸웃거렸던 수혁은 아까 연중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개척 기지에 입장한 수혁과 연중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개척 퀘스트가 목적도 아니었고 이미 준비를 다 하고 출발했다.

개척 기지에서는 볼일이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어? 연중 님!”

전방에서 연중을 부르는 외침이 들려왔다.

“너라는 거 밝히지 마.”

외침의 주인공을 본 연중이 조용한 목소리로 수혁에게 말했다.

수혁은 연중의 말에 다가오는 유저가 연중이 말한 괴팍한 부류의 유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뵙네요!”

“네, 오랜만에 뵙네요. 핼리 님.”

“전쟁 승리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하하…….”

“근데 이분은……?”

연중과 인사를 나눈 핼리가 수혁을 보며 말끝을 흐렸다.

“아, 저희 길드원인데 눅눅한 습지대에서 채집을 해야 한다고 해서 도와주려구요.”

핼리의 물음에 연중이 답했다.

물론 거짓이었다.

“아, 그러시구나.”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다음에 봬요~.”

핼리와의 대화를 끝낸 연중은 다시 걸음을 옮겼고 수혁은 그 뒤를 따랐다.

다행히도 핼리 이후 앞을 막아서는 이들은 없었고 수혁과 연중은 별 탈 없이 개척 기지에서 나올 수 있었다.

“휴, 다행이다.”

혹시나 수혁에게 들러붙는 이들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던 연중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아까 그 핼리라는 사람 괴팍해?”

“아니, 핼리 님은 괜찮은 사람이지.”

“……?”

수혁은 연중의 답에 의아해했다.

그렇다면 왜 거짓말을 했단 말인가?

그런 수혁의 의아함을 눈치챈 연중이 입을 열었다.

“핼리 님이랑 같이 사냥 다니는 유저가 있는데 그 유저가 진짜…….”

말끝을 흐린 연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어 말했다.

“예전에 독고 길드랑 대판 싸웠을 때 내가 유저들 관심 좀 받았거든? 그때 나한테 계속해서 싸움 걸어오더라고. 이겨도 이겨도 계속해서 싸움을 걸어와. 자기가 이길 때까지 멈출 수 없다면서. 짜증이 나서 한 번 져줬는데 그 뒤에 바로 글 올리더라, 날 이겼다고.”

말을 마친 연중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생각해도 짜증이 나는 사건이었다.

“그냥 계속해서 죽이지.”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지. 그런데 그 유저 직업이 특별했거든.”

“직업?”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직업이 특별한 것과 죽이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응, 직업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는데 직업 특성으로 사망 페널티가 대폭 감소해서 접속 제한이 1시간이었어.”

“1시간? 사망 페널티로 24시간이 아니라 1시간?”

“어, 1시간마다 날 찾아와서 괴롭혔다니까? 사냥도 못 하게. 그래서 그냥 끝냈어.”

연중은 짜증에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로 그때였다.

“어?”

부르르 떨며 걸음을 옮기던 연중이 걸음을 멈췄다.

“……?”

수혁은 따라 걸음을 멈추고 연중을 보았다.

“아…….”

연중이 탄식을 내뱉었다.

“왜?”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수혁아, 미안하다.”

연중이 미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수혁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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