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
제189화
187.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집중했다.
“아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니까.”
“……?”
그러나 이어진 파비앙의 말에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몸조심하고!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 주고!”
“네.”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사를 한 뒤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온 수혁은 1층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나?’
파비앙은 분명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몸조심하라고 한 걸 보면 나랑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1층에 도착한 수혁은 마탑에서 나와 곧장 마탑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 『어둠 마법이란』을 읽어야 했고, 조건을 달성한 책이 있나 없나 확인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내 마탑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증표를 맡기고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수혁은 『어둠 마법이란』이 있는 책장으로 향하며 가는 길에 있는 책장들을 꼼꼼히 확인했다.
‘없네.’
색이 변한 책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내 목적지에 도착한 수혁은 『어둠 마법이란』을 챙겨 나머지 책장들을 확인했다.
이번에도 색이 변한 책들은 없었다.
‘그래도 꽤 오랜만에 왔는데.’
조건을 충족한 책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조금 아쉬웠다.
수혁은 책상에 앉아 『어둠 마법이란』을 펼쳤다.
‘생겼다!’
예상대로 『어둠 마법이란』에는 전에 보지 못한 어둠의 자식의 정보가 추가되어 있었다.
‘호오, 초급일 때는 우호 관계가 아니면 다 공격하는구나. 이거 위험했었네.’
중급으로 올라서 다행이지 초급인 상태로 유저나 NPC들을 만났다면 큰일이 날 뻔했다.
‘상급으로 올라가면 와…….’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날 따라 마법을 쓴다고?’
책에는 어둠의 자식이 상급이 될 경우 주인을 따라 마법을 시전한다고 쓰여 있었다.
‘어둠 속성 한정이긴 해도 장난 아닌데…….’
수혁은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응?’
상급에 대한 설명이 끝났기에 어둠의 자식에 대한 내용도 끝났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다음 장에도 어둠의 자식에 대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또 진화해? 최상급이 있다는 뜻인가?’
보통 스킬의 숙련도는 상급이 끝이었다.
그런데 책에 따르면 어둠의 자식은 상급에서 한 번 더 진화가 있었다.
‘와, 장난 아닌데?’
설명을 읽던 수혁은 다시 한 번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책에 나온 최상급 어둠의 자식의 능력이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게 좋은 건가?’
그러나 그것도 잠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좋은 것 같았는데 생각을 해보니 좋은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 어차피 나중 일이고 선택을 할 수 있다니까.’
수혁은 생각을 끝내고 계속해서 『어둠 마법이란』을 읽었다.
곧 수혁은 마지막 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혜가 대폭 상승합니다.]
마지막 장을 다 읽고 덮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383
경험치 : 22%
생명력 : 109400
마나 : 160980
포만감 : 69%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8049 (+700)
보너스 스텟 : 635
지혜를 보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스윽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 후 증표를 받아 도서관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어디로 가십니까?”
이내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마법사의 물음에 인벤토리를 열며 답했다.
“하드락이요.”
수혁은 하드락의 경매장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겸사겸사 조건을 달성한 책이 있나 없나 도서관에 들러 확인도 할 예정이었다.
“30골드입니다.”
“여기요.”
수혁은 골드를 건넸고 이내 하드락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조건을 달성한 책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 * *
피를 철철 흘리는 하급 마족이 사냥왕을 향해 말했다.
-다른 곳과 이어진 포탈이라니 무슨 말도 안…[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레아, 통역.”
스아악
레아는 사냥왕의 말에 재빨리 통역 마법을 걸어주었고 사냥왕은 다시 하급 마족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너희들은 결국 처절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야.
그 말을 끝으로 하급 마족이 고개를 숙였다.
죽음을 맞은 것이다.
“포탈 존재를 아는 마족이 없네.”
사냥왕은 조금 짜증이 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현재 사냥왕 파티가 찾는 것은 다음 계와 연결된 포탈이었다.
“같은 10이라 이러나? 완전 10천계 때 생각나.”
윤진이 다가와 말했다.
사냥왕과 윤진, 레아가 처음 발을 들인 곳은 11천계가 아닌 10천계였다.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에 사냥왕 파티는 처음에 그저 막연히 레벨 업과 아이템을 위해 천족들, 그리고 천계에서 살고 있는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였다.
전투를 벌이다가 우연히 11천계와 연결된 포탈의 존재를 알게 되어 11천계로 넘어온 것이다.
“11천계 같으면 딱 좋았을 텐데.”
11천계의 천족들은 10천계의 천족들과 달랐다.
대부분의 천족들이 10마계와 연결된 포탈, 중간계와 연결된 포탈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11천계의 천족들은 10마계와 연결된 포탈을 지키고 있는 타락한 천족 마가틴을 쓰러트려 주길 바라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만약 10마계의 마족들이 11천계의 천족들과 같았더라면?
이렇게 학살을 하지 않고도 다음 계로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참으로 아쉬웠다.
“가자. 다음 마을로.”
사냥왕이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윤진과 레아가 따랐다.
* * *
수혁은 하드락 도서관에서 나와 경매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예전에는 그렇게 많더니…….’
마탑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하드락 도서관에도 조건을 충족한 책이 없었다.
“골드 삽니다! 1골드당 100원! 고가 사요!”
“골드 팔아요! 100골드당 10500원! 싸게 팝니다!”
경매장에 도착한 수혁은 곧장 경매장 NPC에게 다가가 경매 창을 열었다.
그리고 먼저 정령석을 검색했다.
‘오!’
이내 정령석이 주르륵 나타났고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400골드!’
500골드였던 정령석의 시세가 400골드로 내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500개를 사야 하는 수혁의 입장에서 시세가 내려간 것은 매우 희소식이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정령석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정령석 5개를 획득합니다.]
[정령석 2개를 획득합니다.]
아무래도 개수가 개수다 보니 400골드였던 정령석의 최저가가 구매를 할수록 점점 올라갔다.
그리고 수혁이 1500개를 전부 구매했을 때 정령석의 시세는 수혁이 알고 있던 시세인 500골드가 되어 있었다.
정령석 구매를 마친 수혁은 이어 악령의 돌을 검색했다.
‘250골드? 악령의 돌도 싸졌네?’
악령의 돌 역시 정령석과 마찬가지로 시세가 조금 내려가 있었다.
거기다 정령석과 달리 매물도 많았다.
1500개를 전부 구매한다고 해도 시세가 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악령의 돌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악령의 돌 10개를 획득합니다.]
[악령의 돌 5개를 획득합니다.]
‘끝!’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악령의 돌 구매를 끝냈다.
정령석 1500개, 악령의 돌 1500개.
경매장에 온 목적을 달성한 수혁은 경매 창을 닫고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리헴의 반지와 알템의 반지 개방 퀘스트들을 확인했다.
‘흐.’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어떤 옵션이 나오려나?’
첫 전설 아이템은 아니지만 옵션을 개방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기대가 됐다.
‘이것도 이번에 깰 수 있겠네.’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1’을 보았다.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1>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에는 숨겨진 옵션이 있다. 아래 조건을 달성해 ‘마술사 라이언의 지팡이’의 숨겨진 옵션을 개방하라!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를 통해 몬스터 사냥 : 8,287 / 10,000]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를 통해 마법 시전 : 1,000 / 1,000]
퀘스트 보상 : 마술사 라이언의 투명 지팡이 첫 번째 옵션 개방
마법 시전이야 진즉 달성했다.
남은 것은 몬스터 사냥뿐.
매혹의 숲에 도착하기 전 지팡이의 첫 번째 옵션 역시 개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완료해볼까.’
수혁은 리헴의 반지와 알템의 반지 개방 퀘스트들을 차례대로 완료하기 시작했다.
[퀘스트 ‘리헴의 반지1’을 완료하셨습니다.]
[리헴의 반지 첫 번째 옵션이 개방됩니다.]
[퀘스트 ‘리헴의 반지2’를 완료하셨습니다.]
[리헴의 반지 두 번째 옵션이 개방됩니다.]
.
.
완료를 할 때마다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의 기대감은 커져 갔다.
이내 개방 퀘스트를 전부 완료한 수혁은 바로 장비 창을 열었다.
그리고 리헴의 반지와 알템의 반지의 옵션을 확인했다.
“……!”
옵션을 확인한 수혁의 동공이 확장됐다.
* * *
“여기야! 여기!”
수혁을 발견한 연중이 손을 흔들며 외쳤다.
“그건 올렸어?”
연중은 수혁이 다가오자마자 물었다.
“알칸디움 하의?”
“응.”
“어, 올렸어. 이틀 뒤, 수요일 오후 8시 시작. 기간은 3일!”
호리카에 오기 전 수혁은 예약 시스템을 이용해 알칸디움 갑옷 하의를 등록했다.
“근데 진짜 괜찮아? 원하면 선물로 줄 수도 있는데.”
수혁은 연중이 원한다면 알칸디움 갑옷 하의를 선물해줄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연중이 거절을 했다.
“괜찮아. 그게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선물로 받기에는 영 부담스러워.”
알칸디움 갑옷 하의가 얼마에 팔릴지는 모른다.
그러나 야리온의 분노가 팔렸던 가격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에 팔릴 것이다.
그런 고가의 선물을 받기에는 너무나도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이번에 더 좋은 걸 얻을지도 모르잖아!”
연중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알았다.”
수혁은 연중의 미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호리카에서 나와 레일 평원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근데 너 반지 옵션은 어때?”
걸음을 옮기며 연중이 물었다.
“좋게 떴어?”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따 보여줄게.”
“내가 필요한 이유는?”
“그것도 이따가 보면 알게 될 거야.”
“……?”
연중은 이해할 수 없는 수혁의 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
이번에는 수혁이 연중에게 물었다.
“12시까지 할 거지?”
“응.”
“전보다 빨리 갈 것 같긴 한데, 얼마 안 남았으니까.”
연중은 시간을 확인하고 답했다.
“천사의 호수에서 발목 안 잡히면 아코니아 산맥까지 가겠는데?”
“그래?”
수혁은 연중의 말에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
연중의 호기심은 수혁의 표정을 보고 더욱더 커졌다.
바로 그때였다.
“수혁 님!!!”
대화를 나누고 있던 수혁과 연중은 전방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약속이라도 한 듯 의아한 표정으로 전방을 보았다.
“아…….”
그리고 동시에 탄성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