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01화 (201/553)

# 201

제201화

199.

“예.”

“도서관은 어디에 있나요?”

“……도서관이요?”

데헬른은 반문했다.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수혁의 입에서 도서관이란 단어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네, 도서관이요.”

데헬른의 반문에 수혁이 답했다.

“도서관은 도시 중앙 지하에 있습니다.”

수혁은 데헬른의 말에 활짝 웃었다.

중앙에 있고 거기다 지하였다.

그렇다면 안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럼 안전한 건가요?”

수혁은 확실히 하기 위해 데헬른에게 물었다.

“……예, 안전할 겁니다.”

데헬른은 이해할 수 없는 수혁의 반응에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

수혁은 데헬른의 답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

그리고 연중은 아무런 말없이 빤히 수혁을 보며 생각했다.

‘도서관 때문이었어?’

어째서 그리 다급히 움직인 것인지 의아했다.

그런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근데 혹시 크라노손 님과 무슨 관계이신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끄덕임을 멈춘 데헬른이 수혁에게 물었다.

데헬른은 수혁과 연중이 누구인지 모른다.

인간이라는 것과 크라노손의 증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수혁과 연중의 정체가 데헬른은 너무나 궁금했다.

* * *

수혁과 연중은 데헬른의 저택으로 이동해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 그러면 우연히 만나신 거군요!”

“네.”

데헬른의 말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은 데헬른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우연히 마계에 오게 되었고 돌아다니다 크라노손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만 말했다.

크라노손이 부탁한 것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

데헬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연중은 입을 다문 채 생각했다.

‘통역 아이템을 사든가 해야지.’

수혁의 말을 통해 어떤 대화가 오고 가는지 유추할 수는 있었지만 말 그대로 유추였다.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니 엄청난 답답함이 느껴졌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데헬른 님, 아밀레타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노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데헬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그리고 수혁에게 말하며 곧장 방에서 나갔다.

“…….”

수혁 역시 놀랐다.

‘아밀레타가 와?’

분명 아밀레타가 도착했다고 했다.

‘발록 때문에?’

데헬른이 지원군을 불렀다고 했다.

아밀레타가 온 것은 발록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거 일이 잘 풀리는데?’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아밀레타’를 확인했다.

<아밀레타>

최상급 마족 아밀레타가 다스리는 도시 ‘아밀레타’.

비밀 지령을 아밀레타에 있는 아밀레타에게 전해라!

(크라노손의 증표를 통해 아밀레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비밀 지령 : 1 / 1]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전쟁

아밀레타에게 비밀 지령을 전해야 하는 퀘스트였다.

증표가 있다고 해도 만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밀레타가 왔다니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뭐야? 갑자기 왜 나간 거야?”

연중이 물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연중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아밀레타가 왔대.”

“……!”

연중은 수혁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미 연중이 놀랄 것이라 예상했던 수혁은 이어 말했다.

“아마 여기로 올 것 같은데?”

“그러면…….”

“바로 퀘스트 완료할 수 있는 거지.”

“호오, 그럼 바로 전쟁이 일어나는 건가?”

연중이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퀘스트 ‘아밀레타’의 보상은 퀘스트 ‘전쟁’이었다.

“일단 퀘스트 내용을 봐야지. 전쟁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물론 퀘스트 명이 전쟁이라고 무조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란 단어가 상징이 될 뿐 퀘스트 내용은 전쟁과 전혀 다를 수 있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시간이 흘렀다.

“왜 이렇게 안 오지?”

연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벌써 데헬른이 방을 나선 지 20분이 지났다.

그런데 데헬른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거 아냐?”

수혁이 답했다.

이곳은 데헬른의 방이었다.

집무실은 따로 있었다.

더구나 아밀레타는 데헬른의 상급자라고 할 수 있었다.

상급자를 방으로 데려올 것 같지는 않았다.

똑똑 끼이익

바로 그때 문이 열렸다.

데헬른은 아니었다.

‘로이아라고 했던가.’

저택의 집사인 중급 마족 로이아였다.

“수혁 님, 연중 님.”

방으로 들어온 로이아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한 뒤 이어 말했다.

“데헬른 님이 집무실로 모시고 오라고 하셔서 왔습니다. 집무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 * *

‘발록 이 새끼들이…….’

발록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키라드 때문에 가만히 내버려두었을 뿐이다.

그런데 도시를 습격하다니?

‘죽여야겠어.’

금지에 머물고 있다면 모를까 죽을 자리를 찾아왔는데 내버려 둘 이유가 없다.

아밀레타는 미간을 찌푸리며 도시 ‘에브라탐’의 비밀 워프 게이트로 워프했다.

‘응?’

에브라탐에 도착한 아밀레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투기가…….’

발록이 셋이나 쳐들어왔다고 했다.

그런데 발록들의 투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도망을?’

혹시나 그사이에 도망을 간 것일까?

바로 그때였다.

“아밀레타 님을 뵙습니다!”

지원을 기다리고 있던 중급 마족 레콜이 아밀레타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상황은?”

아밀레타는 레콜에게 물으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전부 죽었습니다.”

“……뭐?”

레콜의 답에 아밀레타는 순간 멈칫했다.

“발록이 전부 죽어?”

아밀레타는 다시 걸음을 옮기며 반문했다.

“예, 어떻게 죽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셋 전부 죽었습니다.”

이어진 레콜의 말에 아밀레타는 생각했다.

‘발록이?’

하나도 아니고 무려 셋이다.

그 셋이 전부 죽었다니?

현재 도시 ‘에브라탐’에는 발록들을 상대할 수 있는 상급 마족들이 별로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발록들을 죽인 것일까?

‘새끼들이 왔나?’

설마 도시에 쳐들어온 발록들이 새끼였던 것일까?

“데헬른은?”

생각에 잠긴 채 걸음을 옮긴 아밀레타는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온 뒤 레콜에게 재차 물었다.

“오셨다는 것을 전했으니 이제 곧 올 겁니다.”

레콜이 답했다.

“왔군.”

아밀레타가 말했다.

“……?”

왔다니?

이해할 수 없는 아밀레타의 말에 레콜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러나 이어 시야에 나타난 데헬른을 보고 레콜은 탄성을 내뱉었다.

“아밀레타 님을 뵙습니다!”

아밀레타 앞에 도착한 데헬른이 허리를 숙여 정중히 인사했다.

“아아, 그래. 어떻게 된 거야?”

아밀레타는 자연스레 인사를 받으며 물었다.

“때마침 왕자님의 지인께서 도시를 방문해 해결이 됐습니다.”

“뭐? 크라노손의 지인?”

“예.”

데헬른의 답에 아밀레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발록을?’

아무리 생각해봐도 크라노손의 지인 중 발록을 잡을 만한 이가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그 지인들 어디에 있지?”

아밀레타가 물었다.

“현재 제 저택에 있습니다.”

“볼 수 있나?”

“예, 안내하겠습니다.”

데헬른은 고개를 끄덕였고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피해 상황은?”

“결계 두 곳과 건물 20여 개가 파괴되어 보수 중입니다. 그리고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아밀레타의 물음에 답하며 데헬른은 생각했다.

‘인간이라 말씀드려야 하나?’

수혁과 연중은 인간이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아밀레타는 수혁과 연중을 아예 모르는 것 같았다.

미리 말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놀랄 것 같았다.

‘그래, 미리 말씀드려야겠지.’

미리 말을 하기로 결정한 데헬른은 입을 열었다.

“미리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

아밀레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데헬른이 이어 말했다.

“왕자님의 지인은 총 두 분이고 그 두 분은 인간입니다.”

“인간?”

데헬른의 말에 아밀레타가 반문했다.

“예.”

“…….”

아밀레타는 데헬른의 답에 생각했다.

‘금지에서 만난 건가?’

얼마 전 크라노손은 금지에 갔었다.

그리고 금지에는 중간계와 이어진 포탈이 있다.

아무래도 그 포탈을 통해 넘어온 인간들과 만난 게 분명했다.

‘그런데 왜 안 넘어간 거지?’

크라노손은 다른 세계에 가고 싶어 했다.

그런데 왜 중간계로 가지 않은 것일까?

왜 돌아온 것일까?

‘물어봐야겠어.’

이번 기회에 아밀레타는 인간들에게 왜 크라노손이 돌아온 것인지 묻기로 결정했다.

‘잠깐.’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아밀레타는 조금 당황했다.

‘인간이 발록을?’

인간이라는 것에 놀라 잠시 잊었다.

‘얼마나 강한 거지?’

둘이서 발록 셋을 잡았다.

한 번에 잡은 것은 아니겠지만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기대되는군.’

어떤 인간들일지 매우 기대가 됐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바로 불러오겠습니다.”

집무실에 도착한 후 데헬른이 말했다.

“그래.”

아밀레타는 자연스레 의자에 앉으며 답했다.

데헬른이 방에서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곧 올 겁니다.”

* * *

“그럼 전 이만.”

집무실까지 안내를 해 준 로이아가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한 후 사라졌다.

끼이익

수혁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연중이 따랐다.

방 안에는 마족 둘이 있었다.

한 명은 데헬른이었고 또 다른 이는 처음 보는 이였다.

‘아밀레타?’

방의 주인인 데헬른이 서 있는데 앉아 있는 것을 보아 아밀레타가 분명했다.

“안녕하십니까. 아밀레타입니다.”

예상대로 처음 보는 마족의 정체는 아밀레타였다.

아밀레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혁이고 이 친구는 연중이라고 합니다.”

“앉으시죠.”

자리를 권하며 자리에 앉은 아밀레타가 이어 말했다.

“제 아들과 친분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예, 어쩌다 보니…….”

수혁은 연중과 함께 아밀레타의 반대편에 앉았다.

“한 가지 궁…….”

“드릴 것…….”

그리고 동시에 수혁과 아밀레타가 입을 열었다가 입을 다물었다.

“먼저 말씀하시지요.”

아밀레타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드릴 것이 있습니다.”

수혁은 아밀레타의 말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이곳에 오기 전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에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

“……!”

아밀레타는 물론 데헬른 역시 놀란 표정으로 수혁을 보았다.

“어디서 습격을 당하신 겁니까?”

놀란 표정으로 아밀레타가 물었다.

“참수의 묘지입니다. 마을을 만들어 살고 있더군요.”

수혁은 아밀레타의 말에 답하며 비밀 지령을 꺼냈다.

“이건 그 녀석들에게서 얻은 것입니다.”

스윽

그리고 비밀 지령을 내밀었다.

“……?”

놀란 표정을 짓고 있던 아밀레타는 의아해하며 수혁에게서 비밀 지령을 받았다.

[퀘스트 ‘아밀레타’를 완료하셨습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아밀레타의 반응을 살폈다.

“…….”

비밀 지령을 읽기 시작한 아밀레타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가기 시작했다.

“이런 개 같은 새끼들이…….”

아밀레타는 중간중간 욕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내 이를 악물며 비밀 지령을 내려놓은 아밀레타는 수혁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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