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03화 (203/553)

# 203

제203화

201.

‘전설!’

드디어 전설 등급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마나의 폭풍[전설]>

제한 : 마법사, 지혜 3000

라이오디렘으로 만들어진 팔찌다. 수많은 마도사들의 손을 거쳤다.

기본 옵션이 없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름이 ‘마나의 폭풍’이었다.

거기다 제한 역시 마법사이고 지혜 3천이 필요했다.

마법사들의 전용 팔찌인 것이다.

‘일단 킵!’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마나의 폭풍을 내려놓았다.

바로 인벤토리에 넣고 싶지만 선택할 수 있는 건 3개뿐이었다.

더 이끌리는 아이템이 있을 수 있으니 참아야 했다.

수혁은 다시 팔찌들의 정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일단 팔찌는 마나의 폭풍이 끝이구나.’

더 이상 팔찌에는 전설 등급이 없었다.

‘이번에는 망토네.’

팔찌 다음은 망토였다.

‘뭐 이리 많아?’

크기가 커서 그런 것일까?

여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 진열대까지 망토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전설 하나 정도는 있을 것 같은데…….’

수가 어마어마했다.

전설 등급 하나는 있을 것 같았다.

수혁은 망토들의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곱 번째 진열대에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찾았다.’

전설 등급의 망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홍염의 날개[전설]>

제한 : 레벨 350, 생명력 5만

물리 방어력 증폭 : 2

마법 방어력 증폭 : 2

불꽃으로 만들어진 날개다.

외형도 뛰어났고 착용 조건도 까다롭지 않았다.

‘비싸게 팔리겠어.’

경매장에 올린다면?

외형 때문에라도 엄청난 가격에 팔릴 것 같았다.

‘이것도 일단 킵.’

수혁은 다음 망토로 넘어갔다.

* * *

“이런…….”

크라노손은 편지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아버지를 만나? 에브라탐에서?”

편지에는 아밀레타와 수혁이 만났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설마 말한 건 아니겠지?”

크라노손은 수혁에게 했던 부탁을 떠올렸다.

만약 그 부탁을 아밀레타가 알게 되었다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그래, 생각이 있다면 말하지 않았을 거야.”

은밀함을 강조했던 크라노손이었다.

수혁이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면 결코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후…….”

그래도 불안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크라노손은 불안한 눈빛으로 계속해서 편지를 읽어나갔다.

“응?”

그리고 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발록이 쳐들어왔어?”

어떻게 수혁과 아밀레타가 에브라탐에서 만난 것인지 의아했다.

그런데 이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발록을 잡아?”

크라노손은 놀랐다.

편지에는 수혁과 연중이 발록을 3마리나 죽였다고 쓰여 있었다.

“그 정도로 강하다고?”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느껴진 기운이 있으니까.

하지만 발록을 잡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러면…….”

편지를 보던 크라노손은 씨익 웃었다.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겠는데?”

수혁과 연중이 발록을 죽일 정도로 강하다면 굳이 원래 계획대로 진행할 필요가 없다.

크라노손은 계획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들어와.”

노크 소리에 크라노손은 재빨리 편지를 숨기며 말했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상급 마족 에밍이 들어왔다.

“왕자님.”

“응.”

“헤르타나가 알린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년이?”

미소를 짓고 있던 크라노손은 에밍의 말에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 * *

[에콜로니아의 갑옷 하의를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0]

[더 이상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끝났네.’

메시지를 본 연중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방패, 상의, 하의!’

방패, 상의, 하의 3개의 아이템을 획득했다.

전부 전설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처음에는 3개밖에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지금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 3개가 전부 전사 전용이었기 때문이었다.

‘올리면 난리 나겠는데?’

마당에 지금 획득한 아이템들을 소개한다면?

현재 공식적으로 공개된 전설 아이템의 수는 연중이 올린 수혁의 야리온의 분노, 알칸디움 갑옷 하의 2개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전설 아이템 3개가 등장한다?

난리가 날 것이다.

거기다 마당에 올릴 이야기는 아이템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마계 이야기까지 하면…….’

바로 마계!

마계에 와 있다는 것을 올린다면?

‘아이템보다 더 난리 나려나?’

미개척지에 대한 정보도 엄청난 관심을 받는데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정보라면?

아이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 바로 올리면 안 되겠지.’

물론 당장 올릴 생각은 없었다.

올리더라도 이따가 시작될 수혁의 알칸디움 갑옷 하의 경매가 끝나야 한다.

만약 그 전에 올린다면?

전설 아이템이 풀리기 시작했다며 그리 비싼 가격에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

연중은 수혁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이따 이야기해 봐야겠어.’

언제 글을 올릴지 연중은 수혁과 이야기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수혁이는 다 정했나?’

그렇게 생각을 마친 연중은 인벤토리를 닫고 수혁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했다.

얼마 뒤 연중은 수혁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정했어?”

“아직.”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금만 더 보면 될 것 같아.”

“응.”

연중은 수혁의 말에 답하며 잠자코 수혁이 고를 때까지 기다렸다.

* * *

“…….”

키라드 파벌의 상급 마족 에니콤은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있어야 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았다.

‘분명 여긴데…….’

잘못 온 게 아니다.

처음이라면 모를까 예전에도 여러 번 와 보았다.

‘설마 들킨 건가?’

혹시나 아밀레타 파벌에서 눈치를 채고 싹 쓸어 버린 것일까?

‘만약 들킨 거면…….’

에니콤은 지도를 꺼냈다.

그리고 다음 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 *

마지막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생각했다.

‘딱 정해져 있네…….’

창고에는 전설 등급의 아이템이 6개 있었다.

그리고 그중 3개는 연중이 습득했다.

즉, 수혁이 선택할 아이템은 정해져 있었다.

“다 정했어.”

수혁은 연중에게 말하며 벨트가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벨트를 집어 인벤토리에 넣었다.

[레이의 벨트를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2]

전설 등급인 ‘레이의 벨트’를 획득한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겨 망토가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홍염의 날개를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1]

[마나의 폭풍을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0]

[더 이상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홍염의 날개를 획득한 후 마지막으로 마나의 폭풍까지 획득한 수혁은 곧장 인벤토리를 열어 이번에 획득한 전설 아이템들을 착용했다.

[퀘스트 ‘마나의 폭풍1’이 생성되었습니다.]

.

.

[퀘스트 ‘레이의 벨트2’가 생성되었습니다.]

마나의 폭풍, 홍염의 날개, 레이의 벨트 전부 퀘스트가 2개씩 생성되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개방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확인했다.

‘마나의 폭풍은 마나석이고 나머지는 다 몬스터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쉽게 개방할 수 있겠어.’

세 아이템의 개방 조건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마나의 폭풍은 5등급부터 2등급의 마나석만 있으면 완료가 가능했다.

그리고 나머지 두 아이템은 몬스터들을 5천 마리, 1만 마리씩 잡으면 끝이었다.

“와.”

퀘스트를 보고 있던 수혁은 귓가에 들려오는 감탄에 고개를 돌려 연중을 보았다.

“장난 아니게 멋지다.”

연중은 수혁의 등 뒤에 나타난 홍염의 날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너무 시선을 끌어서 문제 되는 거 아냐?’

수혁은 연중의 표정을 보고 생각했다.

홍염의 날개는 정말 멋졌다.

그래서 귀찮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근데 다 고른 거야?”

이내 정신을 차린 연중이 물었다.

“응.”

수혁은 퀘스트 창과 인벤토리를 닫고 연중의 물음에 답했다.

그리고 연중과 함께 창고에서 나왔다.

“다 고르셨습니까?”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데헬른이 물었다.

“네.”

수혁이 답했고 데헬른은 창고의 문을 닫았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문을 닫고 데헬른은 수혁과 연중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이어 말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수혁이 말했다.

이제 에브라탐에서 할 일은 없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데헬른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히 계세요.”

수혁은 데헬른에게 인사하며 연중과 함께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어떻게 할 거야?”

워프 게이트로 향하던 중 연중이 물었다.

“아밀레타 퀘스트 먼저? 아니면 크라노손?”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생각했다.

‘크라노손은 바로 완료가 가능하긴 하지만…….’

현재 크라노손의 퀘스트는 모든 재료들을 모았기에 완료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아밀레타에 2번이나 갈 필요는 없겠지.’

그러나 아밀레타가 준 퀘스트 ‘내부정리’를 완료하려면 어차피 아밀레타에 가야 했다.

“내부정리 깨고 같이 완료하자.”

수혁은 생각을 끝내고 연중에게 답했다.

“오케이, 그러면 어디부터 갈 거야?”

연중이 재차 물었다.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아밀레타에게 받은 ‘첩자들의 마을이 표시된 지도’를 꺼냈다.

‘이게 왜 지도인지…….’

이름은 지도이지만 지도가 아닌 쪽지였다.

수혁은 이어 크라노손에게 받은 10마계의 지도를 꺼내 펼쳤다.

“우리가 여기고.”

지도를 펼친 수혁은 쪽지를 보며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 여기, 여기를 가야 하는 거잖아.”

“그렇지.”

연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없앤 마을이랑 가장 가까운 마을부터 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확실한 건 아니지만 첩자들끼리 소통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없앤 마을과 가장 가까운 마을부터 차례대로 정리해야 한다.

“그럼 에보라부터 가야 하니까 베라로 워프해야겠네?”

남은 첩자들의 마을은 3개였다.

에보라, 오니카트, 올레니엄.

그중 수혁이 없앤 마을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 에보라였다.

“응, 베라에서 제일 가까우니까.”

에보라는 ‘에노르 평야’ 어딘가에 있었고 에노르 평야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바로 ‘베라’였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수혁과 연중은 워프 게이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베라에서 봐.”

수혁은 연중에게 말하며 먼저 베라로 워프했다.

‘조용하네.’

작은 마을이라 그런 것일까?

베라는 매우 한적했다.

워프 게이트 근처에 보이는 마족이 단 하나도 없었다.

“가자.”

이내 연중이 도착했고 수혁은 연중과 함께 마을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수혁은 유령 마차를 소환했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 후 조수석에 올랐다.

연중은 자연스레 기수 자리에 앉아 에노르 평야를 향해 마차를 몰기 시작했고, 수혁은 인벤토리에서 책 『아론의 일기』를 꺼냈다.

‘앞으로 15번.’

15번만 더 읽으면 이제 아르헨의 반지 두 번째 옵션을 개방할 수 있다.

‘뭘까.’

수혁은 두 번째 옵션을 기대하며 『아론의 일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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