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26화 (226/553)

# 226

제226화

224.

‘육체를 단련한 마족들인가.’

날아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절벽을 쭉쭉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떨어트려?”

연중이 물었다.

“……떨어트릴 수 있어?”

수혁은 연중의 말에 되물었다.

“응.”

연중은 수혁의 말에 씨익 웃으며 말했다.

“새로운 스킬을 배웠거든.”

레벨이 오르며 새로운 스킬을 배운 연중이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이런 상황에서 써먹기 아주 좋은 스킬이 있었다.

“보여줘.”

수혁은 연중에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 올라오는 마족들을 떨어트릴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올라오길 바라야 했다.

거리가 가까우면 디스펠할 시간도 없이 마법이 작렬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중이 새로 배운 스킬이 어떤 스킬인지 보고 싶었다.

“오케이! 조금만 뒤로 가줘.”

연중의 말에 수혁은 뒤로 물러났다.

“평화의 방패!”

그렇게 수혁이 물러나자 연중이 방패를 들며 외쳤다.

스아악

방패에 황금빛이 서렸다.

연중은 황금빛이 서린 방패를 그대로 땅에 꽂았다.

스아악!

그러자 방패에 서려 있던 황금빛이 파동을 이루어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수혁 역시 빠르게 다가오는 황금빛 파동을 볼 수 있었고 파동에 닿은 그 순간.

[2초간 기절합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나까지 기절이 돼?’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당황했다.

파티원까지 기절이 되는 스킬이라니?

‘이래서 평화야?’

어째서 스킬 이름이 ‘평화의 방패’인지 알 것 같았다.

적아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기절로 평화를 선사하는 스킬이었다.

“와, 아래에서 다 받아주네.”

스킬 시전 후 마족들의 상황을 확인한 연중이 아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절벽을 오르던 마족들 역시 평화의 방패 때문에 기절을 했고 그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래에는 수많은 마족들이 있었고 그들이 떨어지던 마족들을 다 받아주었다.

“다시 올라온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차린 마족들이 다시 절벽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내가 처리할게.”

수혁은 연중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절벽을 타고 올라오는 마족들을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포이즌 스피어, 파이어 스피어, 매직 미사일, 파이어 볼.”

* * *

“인간?”

리인카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마기가 느껴져 큰일이 났구나 싶었다.

이런 마기를 뿜어낼 존재는 아밀레타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뒤따르던 마족들 중 몇에게 명령을 내렸다.

레드카스에게 지금 이 상황을 전하라고.

아무래도 아밀레타가 나타난 것 같다고.

그런데 막상 마족들을 보내고 마기가 느껴지는 절벽 위를 보니 아밀레타가 아니었다.

‘어떻게 인간이 마기를?’

마기를 뿜어내는 건 인간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전방에서 엄청난 마력과 함께 열기가 느껴졌다.

“……!”

절벽 위에 있는 인간을 바라보던 리인카는 전방을 보았고 이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파이어 스톰을 볼 수 있었다.

리인카는 파이어 스톰을 보자마자 마기를 끌어 올렸다.

파이어 스톰을 디스펠하기 위해서였다.

이내 마기를 끌어 올린 리인카는 파이어 스톰을 향해 디스펠을 시전했다.

“후우…….”

디스펠은 성공적이었고 파이어 스톰은 그대로 사라졌다.

리인카는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장난 아니군.’

한숨을 내뱉은 리인카는 절벽 위를 보았다.

‘인간 맞나?’

파이어 스톰은 절벽 위의 인간이 사용한 마법이 분명했다.

인간이 이렇게 강력한 마력의 마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혹시나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다른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또다시 전방에서 엄청난 마력이 느껴졌다.

리인카는 고개를 내려 전방을 보았고, 포이즌 스톰을 볼 수 있었다.

“…….”

포이즌 스톰을 보며 리인카는 이를 악물고 마기를 끌어모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디스펠을 시전했다.

디스펠은 성공적으로 시전됐고 포이즌 스톰은 앞서 사라진 파이어 스톰처럼 한순간에 사라졌다.

“…….”

두 번의 디스펠로 어마어마한 마기를 소모한 리인카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말을 한마디라도 내뱉었다가는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그나마 마법사라 다행이군.’

날뛰는 마기를 안정시킨 리인카는 뒤에 있는 마족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절벽 위의 마법사를 잡아와.”

“옙!”

리인카의 명령에 뒤에 있던 마족들 중 일부가 절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이고스라고 했나?”

인간을 잡기 위해 절벽을 오르는 마족들을 보며 리인카가 말했다.

“예, 리인카 님.”

그러자 뒤쪽에 있던 아이고스가 다가와 부름에 답했다.

“지금 가서 전해. 아밀레타가 아니라고. 인간이라고. 꽤 강력한 마력을 가진.”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 계획은 실패라고. 이곳을 정리하고 돌아간다고도 전해.”

“예.”

“지금.”

“넵.”

아이고스는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쾅!

바로 그때 절벽 위쪽에서 굉음이 터져 나오며 황금빛 파동이 퍼졌다.

황금빛 파동에 닿은 마족들은 그대로 절벽에서 떨어졌다.

‘단순한 전사가 아니었군.’

인간 마법사를 지키기 위한 전사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사 역시 단순한 전사가 아니었다.

스윽

리인카는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마족들의 추락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아래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족들은 재빨리 추락하는 마족들을 안전히 받아 땅에 내려놓았다.

“헛!”

기절해 있던 이들은 이내 정신을 차렸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다시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리인카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인간 마법사가 마법을 시전했다.

디스펠을 할 가치도 없는 지극히 단순한 마법이었다.

“크아악!”

“크억!”

문제는 그 지극히 단순한 마법에 마족들이 족족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어쩔 수 없나.’

마법이 뛰어나지만 육체 능력은 뛰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육체가 뛰어난 마족들로 제압을 하려 했다.

그런데 상황을 보아하니 이대로 가다가는 피해가 너무나 커질 것 같았다.

직접 나서서 제압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 정도 마법을 시전했으면 마나도 부족할 테니.’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파이어 스톰과 포이즌 스톰을 시전하는 데 엄청난 마나를 소모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자신을 잡으러 오는 마족들을 향해 마법을 쓰고 있었다.

이제 마나가 거의 바닥났을 것이다.

올라가 마무리만 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기다려.”

리인카는 뒤쪽에 있는 마족들에게 말하고 플라이를 시전했다.

그리고 인간 마법사가 있는 절벽으로 올라갔다.

바로 그때였다.

“헬 파이어.”

절벽에 도착함과 동시에 인간의 목소리가 들렸다.

‘헬 파이어?’

그리고 인간의 목소리를 속으로 되새긴 순간.

화르륵

리인카는 코앞에 나타난 헬 파이어를 볼 수 있었다.

* * *

“……?”

레드카스는 미간을 좁혔다.

“왜 돌아온 거지?”

별동대로 보낸 이들 중 일부가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돌아온 이들 중 제일 강한 마족 올레밍이 입을 열었다.

“리인카 님이 보내셨습니다.”

“리인카 님이?”

레드카스는 반문했다.

“예, 절벽 위에서 아밀레타의 마기가 느껴진다고 이 사실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뭐? 아밀레타?”

올레밍의 말에 레드카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밀레타라니?

수도에 있어야 할 아밀레타가 왜 계곡에 있단 말인가?

“그 말이 사실이냐?”

“예, 아밀레타의 마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역시 강력한 마기를 느꼈습니다.”

리인카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말을 해주고 나서는 확실하게 느꼈다.

지배자급의 순도 높은 마기를.

바로 그때였다.

천막 안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잠시 정적이 감돌던 때라 레드카스는 물론 안에 있던 모든 마족들의 시선이 천막 안으로 들어온 이에게 향했다.

“리인카 님이 급히 전하라 하신 게 있어 왔습니다.”

그 누군가의 정체는 바로 아이고스였다.

“아밀레타가 아니라 인간이었습니다.”

“인간?”

레드카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라는 단어를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예, 그리고 이번 임무는 실패라고 인간을 정리하고 돌아오신다고 하셨습니다.”

* * *

-중급 마족의 영혼석 9개

-중급 마족의 피 5개

-상급 마족의 영혼석

-상급 마족의 피

-상급 마족의 심장

‘상급 마족이었구나.’

드랍 창을 보며 수혁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마족을 보았다.

헬 파이어가 시전되고 3초도 지나지 않아 죽음을 맞았다.

‘디스펠 때문에 조금 긴장했는데.’

파이어 스톰과 포이즌 스톰을 없앤 마족이라 조금 긴장했는데 괜한 긴장이었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드랍 된 아이템들을 습득했다.

그리고 이어 절벽 아래를 힐끔 보았다.

아직 수많은 마족들이 남아 있었다.

“포이즌 포그.”

수혁은 마족들을 향해 포이즌 포그를 시전했다.

그러자 다시 드랍 창이 나타나더니 빠르게 갱신되기 시작했다.

‘디스펠할 줄 아는 건 이 녀석 하나였나 보네.’

마족들은 포이즌 포그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허우적거리며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디스펠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방금 전 죽인 상급 마족뿐인 것 같았다.

[레벨 업!]

3초가 지났을 때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5초가 지났을 때.

[퀘스트 ‘눈치를 챈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를 완료하셨습니다.]

[기여도 10만이 상승합니다.]

드랍 창 갱신이 끝나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와, 기여도를 10만이나?’

물음표로 되어 있던 보상의 정체는 바로 기여도였다.

‘얼마나 올랐으려나.’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알린 함락’을 통해 기여도를 확인했다.

<알린 함락>

전쟁이 시작되었다.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무찔러 알린 성을 함락하라!

[기여도 : 172,697 / ???]

퀘스트 보상 : ???

‘호오, 마족들이 7만을 넘게 줬다고?’

생각보다 기여도가 높았다.

아무리 상급 마족이 하나 껴 있다고 하지만 많이 줘봤자 1, 2만이 아닐까 생각했던 수혁이었다.

“어떻게 할 거야?”

퀘스트를 보고 있던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퀘스트 창을 닫았다.

“뭘?”

“이대로 돌아갈 거야? 아니면 침투?”

“음…….”

수혁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돌아가야 하나?’

알라드와 이야기했다.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나타나지 않으면 역으로 침투를 하기로.

하지만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이야기 안 했는데…….’

이야기한 것은 역으로 침투하는 조건이었다.

이렇게 별동대가 나타나고 별동대를 막아낸 이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이 연중에게 물었다.

“나? 나야…….”

수혁의 물음에 연중은 말끝을 흐리며 힐끔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왔던 길을 보았다.

연중의 반응에 수혁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가자.”

“어디로?”

“저기.”

수혁은 손을 들어 연중이 방금 전 힐끔 보았던 방향.

키라드 파벌의 별동대가 왔던 길을 가리켰다.

“……..”

“…….”

수혁과 연중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절벽에서 내려와 유령 마차를 타고 키라드 파벌의 영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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