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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읽는자-240화 (240/553)

# 240

제240화

238.

아무리 인간이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하나 10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강력해져서 돌아왔다?

말이 되지 않는다.

‘애초에 봐주고 있었던 건가?’

가능성은 하나다.

힘을 숨기고 있었던 것.

그것이 아니고서야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다.

“끙.”

아쿠슈르마는 앓는 소리와 함께 파이어 스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최대한 막는다.’

완벽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냥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낫다.

아쿠슈르마의 뒤를 상급 마족들이 따랐다.

* * *

11마계.

“…….”

에르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입을 다문 채 레몽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니까.”

이내 에르테가 침묵을 깼다.

“10마계에 인간이 나타났는데 무지막지하게 강하고 그 인간이 아밀레타 편에 섰기에 전쟁이 끝날 것이다?”

“예.”

에르테의 말에 레몽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믿지 못하실 거 압니다. 믿기 힘들겠지요.”

“아니, 믿어.”

레몽의 말에 에르테는 미소를 지었다.

“나도 그런 인간을 하나 알고 있거든.”

에르테는 200년 전 만났던 인간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인간이 아니라 드래곤이 유희를 나온 것이라 생각했다.

그 정도로 인간은 강했다.

회상하며 피식 웃은 에르테는 레몽에게 말했다.

“20명을 지원해줄게.”

“……!”

레몽은 에르테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균형을 유지하실 생각이십니까?”

“응, 지금 전쟁이 끝나서는 안 돼. 적어도 우리의 전쟁이 끝나고 안정화가 된 이후라면 모를까.”

“하지만 그 인간의 힘은 일반 발록들이 감당할 수가…….”

레몽이 말끝을 흐렸다.

인간 마법사의 힘은 매우 강했다.

일반 발록들이 몇이나 있든 인간 마법사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마법사라며?”

에르테가 말했다.

“로스카 팀도 같이 갈 거야. 20명이랑 별도로.”

“……!”

레몽은 다시 한 번 놀랐다.

로스카 팀은 투기를 이용한 주술을 전문적으로 수련한 발록들이었다.

그들이 함께라면 인간 마법사의 마법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때를 봐서 키라드를 만나 제안을 해봐.”

“제안이요?”

“지원을 해주겠다고.”

“지원을 받으려 할까요?”

“아마도? 전쟁에서 지면 파멸이니까.”

키라드와 발록들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키라드 쪽에서 우세할 때에는 아밀레타 편에 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레몽이 말한 대로 전쟁의 승기가 아밀레타로 기운다면?

키라드는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파멸을 맛보게 될 테니.

* * *

“이걸 아버지가 알게 되시면…….”

헤르타나가 말끝을 흐렸다.

“…….”

에슈타르는 헤르타나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키라드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에슈타르라 하더라도 큰 화를 입을 것이었다.

“교란 작전은 어떻게 됐죠?”

헤르타나가 물었다.

전쟁 중 혼란을 위해 아밀레타 파벌 쪽에 첩자들을 심었다.

“그것이…….”

에슈타르는 말끝을 흐리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연락이 끊겼습니다.”

첩자들과 연락이 되지를 않았다.

그리고 교란 작전의 담당자인 에니콤 역시 연락이 두절된 상황.

“그럼 그것도 걸렸다는 거군요.”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단 한 가지를 의미했다.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걸렸다는 것.

“……예.”

에슈타르가 답했다.

답을 하는 에슈타르의 표정에는 어둠이 가득했다.

“흐음…….”

헤르타나는 침음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전쟁에서 꼭 이겨야 하는데…….”

어떻게 해서든 전쟁에서 이겨야 했다.

그래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인간 마법사라고 했죠?”

“예.”

“그 인간들의 위치를 알아봐 주시겠어요?”

“……?”

헤르타나의 말에 에슈타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들의 위치를 알아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육체 능력은 뛰어나지만 마법 능력이 부족한 헤르타나였다.

만에 하나 인간 마법사를 만나게 된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마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스윽

하지만 이내 헤르타나가 품에서 목걸이를 꺼냈고 목걸이를 본 에슈타르는 의아함을 풀 수 있었다.

‘아스만의 목걸이!’

헤르타나가 품에서 꺼낸 목걸이는 바로 아스만의 목걸이였다.

아스만은 마법 능력이 최상급 마족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마왕의 자리에 오른 최초의 마족이었다.

마법 능력이 부족함에도 마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일정 시간 주변 공간의 마나를 동결하는 목걸이 때문이었다.

상대방의 마법을 봉쇄해버리는 것이다.

더구나 마법 능력이 부족한 만큼 육체 능력이 뛰어난 아스만이었다.

“이게 있으면 인간 마법사야 한낱 연약한 인간이 될 뿐이니까요. 걱정 말고 알아봐 주세요.”

에슈타르의 의아한 표정을 보고 헤르타나가 말했다.

목걸이로 마나를 동결시킨다면?

마법사는 끝이다.

주변 마나와 공명할 수 없다.

마법의 위력이 약해지고 몸에 남아 있는 마나로만 마법을 시전해야 되니 마법도 몇 번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헤르타나 님!”

노크와 함께 외침이 들려왔다.

“들어와.”

끼이익

헤르타나의 말에 문이 열리며 하르가스가 들어왔다.

“인간이 쳐들어왔습니다!”

“……!”

“……!”

하르가스의 말에 헤르타나는 물론 에슈타르 역시 매우 놀랐다.

그러나 놀람도 잠시 이내 둘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 나타났다.

“어디지?”

헤르타나가 물었다.

“23구역입니다.”

“23구역이면 입구가 없을 텐데?”

하르가스의 답에 에슈타르가 반문했다.

23구역은 주거 지역으로 입구가 없었다.

좌표 교란 마법진 때문에 밖에서 안으로 워프할 수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23구역에 나타났단 말인가?

“성벽을 부수고 들어왔습니다.”

“……성벽을 부수고?”

에슈타르는 다시 한 번 반문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성벽이 어떤 성벽이던가?

수많은 방어 마법진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성벽을 부수고 들어왔다?

“예. 현재 아쿠슈르마 님이 막고 계십니다.”

하르가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에슈타르는 말없이 헤르타나를 보았다.

“다녀오죠.”

헤르타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에슈타르 역시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헤르타나가 가는데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헤르타나와 에슈타르, 그리고 보고를 했던 하르가스는 인간이 쳐들어온 23구역으로 향했다.

* * *

수혁은 사라진 파이어 스톰을 보며 생각했다.

‘끙, 디스펠이 되는구나.’

지혜가 올라 마법 공격력이 대폭 상승했기에 디스펠을 못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언제까지 할 수 있나 보자.’

모든 마법의 쿨타임을 끝내고 온 수혁이었다.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포이즌 스톰.”

수혁은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그리고 포이즌 스톰은 등장 후 채 2초가 지나기도 전에 모습을 감췄다.

“파이어 월, 파이어 필드, 독의 늪.”

수혁은 계속해서 범위 마법을 시전했다.

아쿠슈르마와 상급 마족들 역시 계속해서 디스펠을 시전했다.

마법이 등장함과 동시에 사라져 중급 마족들이 수혁과 연중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물론 중급 마족은 어둠의 자식들로 충분히 막을 수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혁의 표정에는 미소가, 아쿠슈르마와 상급 마족들의 표정에는 어둠이 나타났다.

‘탈진한 건가?’

수혁이 미소를 지은 이유, 그것은 바로 상급 마족들이 하나, 둘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상급 마족들이 쓰러짐에 따라 마법의 등장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포이즌 포그.”

이내 포이즌 포그를 시전한 수혁은 활짝 웃었다.

아쿠슈르마를 포함한 상급 마족들 전부가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기회다.’

“윈드!”

수혁은 윈드를 시전했다.

그러자 포이즌 포그가 바람에 밀려 아쿠슈르마와 상급 마족들에게로 날아갔다.

이전과 달리 디스펠을 하지 못했고 포이즌 포그는 그대로 아쿠슈르마와 상급 마족들을 덮쳤다.

“스턴 넣을 필요 없겠네.”

연중은 포이즌 포그와 그 안에 갇힌 마족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스턴 등의 도움을 줄 수 있음에도 기여도 때문에 도움을 주지 않고 대기만 하고 있던 연중이었다.

“매직 미사일, 포이즌 스피어, 다크 스피어, 윈드 커터.”

수혁은 포이즌 포그 안에 있는 마족들을 향해 단일 마법을 날리기 시작했다.

디스펠 때문에 마나 탈진 상태에 빠진 데다가 포이즌 포그에 의해 마비, 오한 등 각종 중독 상태에 빠진 마족들은 수혁의 마법을 피하지 못했고.

[상급 마족 오르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상급 마족 페이그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하나, 둘 죽음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수혁은 상급 마족들이 죽을 때마다 기여도를 확인했다.

‘……상급 마족이 진짜 대박이네.’

중급 마족과는 차원이 다른 기여도를 주고 있었다.

상급 마족 하나를 잡는 게 중급 마족 수십을 잡는 것보다 더 나았다.

바로 그때.

[경고!]

[10마계의 공주 상급 마족 헤르타나가 나타났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응?’

당연히 상급 마족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메시지라 생각했던 수혁은 ‘경고’와 곧이어 나타난 ‘공주’라는 단어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헤르타나라면…….’

수혁은 침을 꼴깍 삼켰다.

‘최종 보스잖아?’

물론 키라드 파벌의 최종 보스는 키라드였다.

하지만 헤르타나 역시 최종 보스급이었다.

키라드 파벌의 2인자가 바로 헤르타나이기 때문이었다.

[경고!]

[알린의 사령관 상급 마족 에슈타르가 나타났습니다.]

[경고!]

[상급 마족 하르가스가 나타났습니다.]

나타난 것은 헤르타나뿐만이 아니었다.

알린의 사령관까지 나타났다.

수혁은 재빨리 헤르타나와 에슈타르를 찾았다.

크라노손에게서 정말 많이 들었다.

힘이 무식하게 강하다고.

헤르타나를 만나게 되면 거리를 절대 주지 말라고.

어서 헤르타나를 찾아야 했다.

‘어디에 있는 거지?’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아도 보이지를 않았다.

‘분명 주변에 있을 텐데.’

경고 메시지가 나타난 것을 보면 주변에 있는 게 확실하다.

바로 그때였다.

“수, 수혁아!”

연중이 다급히 외쳤다.

“왜?”

수혁은 연중을 보았다.

연중은 방패를 든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수혁은 따라 하늘을 보았다.

“……!”

하늘에서 누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거대한 망치가 들려 있었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은 보호막을 시전했다.

높이와 망치의 크기를 보아 엄청난 충격이 예상됐다.

그리고 그런 수혁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쾅!

굉음이 터졌다.

[5초간 이명 상태에 빠집니다.]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이명 상태에 빠질 정도였다.

“……!”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명 상태 때문이 아니다.

‘금이 갔어?’

그 어떤 공격에도 실금 하나 가지 않았던 보호막에 금이 쩍쩍 가 있었다.

“플레임.”

수혁은 다시 망치를 휘두르려는 헤르타나에게 플레임을 시전했다.

스악

하지만 시전과 동시에 헤르타나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플레임은 헤르타나가 있었던 자리에 나타났다가 대상이 없어 그대로 소멸했다.

보호막에 실금을 만들 정도로 강력한 물리 공격력.

그리고 플레임을 피할 정도로 빠른 속도.

상성이 너무 좋지 않았다.

수혁은 침을 꼴깍 삼키며 재빨리 헤르타나의 위치를 확인했다.

헤르타나는 10m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저건 뭐지?’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헤르타나가 목걸이를 들고 있었다.

스악!

이내 목걸이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수혁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아스만의 영역이 선포되었습니다.]

[영역 내에서는 마나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

[영역 내에서는 스킬 사용 시 마나 소모가 20배 증가합니다.]

[영역 내에서는 스킬 데미지가 40%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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