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7
제 247화
245.
‘저건 뭐야?’
아밀레타는 궁금했다.
불길한 기운의 정체와 황금빛 기둥이 무엇인지.
하지만 확인을 하러 갈 수 없었다.
“아밀레타아!!!!”
키라드가 도착했다.
* * *
“흐압!”
연중이 기합과 함께 방패를 들었다.
그리고 그 방패 위로 레몽의 주먹이 작렬했다.
쾅!
굉음이 터져 나오며 연중이 주륵 밀려났다.
수혁은 레몽의 공격을 막고 있는 연중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로스카를 보았다.
‘저걸 막아야 하는데…….’
로스카는 마법진을 만들고 있었다.
무슨 마법진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레몽과 나눈 대화, 그리고 마법진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 등 각종 조건을 종합했을 때 매우 위험한 마법진임이 분명했다.
“파이어 스피어.”
수혁은 로스카를 향해 파이어 스피어를 날렸다.
스악
하지만 파이어 스피어는 등장과 동시에 사라졌다.
‘끙…….’
수혁은 속으로 앓는 소리를 내뱉으며 고개를 돌려 거력의 방패 범위 밖에 있는 상급 마족들을 보았다.
‘저 녀석들만 아니었어도.’
처음 레몽이 달려들었을 때 수혁은 레몽을 무시하고 로스카부터 처리할 생각이었다.
기분 나쁜 마법진 때문이었다.
그러나 때마침 상급 마족들이 나타났다.
막을 뚫고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디스펠은 가능했다.
결국 수혁의 마법은 시전 족족 디스펠이 되었다.
바로 그때였다.
-레몽!
로스카가 외쳤다.
연중의 방패를 계속해서 두들기던 레몽은 재빨리 물러났다.
‘완성?’
갑자기 레몽이 물러날 이유가 없다.
거기다 마법진의 빛이 달라져 있었다.
아무래도 마법진이 완성된 것 같았다.
스악!
이내 마법진에서 늑대가 나타나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야혼의 주술진이 완성되었습니다.]
[마력을 먹는 존재, 야혼이 소환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마력을 먹는 존재?’
찝찝함이 가득 느껴지는 이름이었다.
-크허허헝!
로스카의 지팡이가 수혁에게로 향했고 보랏빛 늑대 야혼이 수혁에게 달려갔다.
“매직 미사일.”
수혁은 달려오는 야혼에게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스악!
야혼에게 가려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친 것일까?
매직 미사일은 디스펠되지 않았고 그대로 야혼과 충돌했다.
‘뭐야?’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당황했다.
매직 미사일이 그대로 야혼을 통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보호막도…….’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매직 미사일도 그냥 통과한 야혼이 보호막이라고 통과를 못 할까?
이내 보호막 근처에 도착한 야혼이 입을 쩍 벌렸다.
그리고 그대로 보호막을 통과해 수혁의 어깨를 물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그러나 이어 나타난 메시지에 수혁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야혼이 당신에게 피해를 입혔습니다.]
[야혼이 당신의 마력을 흡수합니다.]
[5초당 지혜가 3 하락합니다.]
[지혜가 3 하락합니다.]
‘지혜가 하락?’
말도 안 되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잘못 보았나 싶었지만 잘못 본 게 아니다.
‘무슨 이딴.’
피해를 입혔다고 지혜를 흡수한다니?
수혁은 야혼을 떨쳐 내기 위해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수혁의 손은 그대로 야혼을 통과했다.
‘물리도 안 먹혀?’
마법이 먹히지 않아 물리 공격은 먹힐 것이라 생각했던 수혁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연중아 궁극기!”
“어?”
레몽을 주시하고 있던 연중이 반문했다.
“궁극기 좀 써줘!”
“알았어! 수호의 영역!”
수혁이 재차 말했고 연중은 재빨리 궁극 스킬 ‘수호의 영역’을 시전했다.
스아악
그러자 연중을 기준으로 황금빛 기둥이 나타나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2분 동안 무적 상태에 빠집니다.]
[모든 해로운 효과가 해제됩니다.]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2시간 감소합니다.]
[유저 ‘연중’과 스킬 ‘수호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4분 동안 물리 공격력이 500% 증가합니다.]
[4분 동안 마법 공격력이 500% 증가합니다.]
메시지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이럴 때 쓸 스킬이 아니었는데…….’
무적, 해로운 효과 해제, 쿨타임 감소, 공격력 증가.
무수히 많은 효과를 가지고 있는 연중의 궁극 스킬 ‘수호의 영역’은 키라드와의 전투에서 쓸 스킬이었다.
고작 이런 곳에서 쓸 스킬이 아니었다.
하지만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야혼을 처리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지혜 하락을 지켜볼 수는 없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어 지혜를 확인했다.
‘다행이네.’
무적 상태가 되어 피해를 입지 않아서인지 지혜가 깎이지 않고 있었다.
지혜를 확인한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았다.
“하.”
그리고 짧게 한숨을 내뱉으며 레몽과 로스카 그리고 상급 마족들을 차례대로 응시했다.
-야혼과 녀석과의 연결이 끊겼다!
로스카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그리고 레몽이 반문했다.
-아무래도 저 황금빛 기둥과…….
“파이어 스톰.”
수호의 영역으로 쿨타임이 초기화되었다.
수혁은 대화를 나누는 레몽과 로스카에게 파이어 스톰을 시전했다.
스악!
파이어 스톰이 나타났고 그대로 레몽과 로스카를 삼켰다.
-크읍!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마력이!
-또 힘을 숨기고 있던 건가!
상급 마족들이 또 디스펠을 하려 했다.
하지만 마법 공격력이 대폭 증가 된 파이어 스톰을 디스펠할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파이어 스톰에 담긴 마력이 너무나도 강력했다.
이내 드랍 창이 갱신되었다.
드랍 창 갱신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수혁은 메시지를 보았다.
[상급 발록 레몽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상급 발록 로스카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바로 기여도를 확인했다.
<알린 함락>
전쟁이 시작되었다.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을 무찔러 알린 성을 함락하라!
[기여도 : 99,922,797 / ???]
퀘스트 보상 : ???
‘됐다.’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예상대로 기여도가 1억에 가까워졌다.
‘쟤네만 잡으면.’
수혁은 퀘스트 창에서 시선을 돌려 상급 마족들을 보았다.
1억까지 8만도 남지 않았다.
상급 마족 하나만 잡아도 된다.
“포이즌 스톰.”
수혁은 레몽과 로스카의 죽음을 몰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상급 마족들의 중심에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상급 마족 에소카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
.
포이즌 스톰이 등장했고 기여도가 1억을 돌파했다.
“연중아.”
수혁은 기여도를 보며 연중에게 말했다.
“가자.”
기여도도 채웠고 지금 알린의 상황이 어떤지 확인해야 했다.
거기다 이제 곧 무적이 끝난다.
키라드가 나타나면 매우 귀찮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응!”
마차 아래 있던 연중은 수혁의 말에 답하며 재빨리 기수석으로 올라갔다.
“파이어 스피어, 매직 미사일, 다크 스피어, 윈드 커터.”
수혁은 성벽을 향해 각종 마법을 시전했다.
방어 마법진이 나타났고 곧 박살이 나며 성벽에 또다시 구멍이 났다.
연중은 구멍을 향해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그리고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혹시 모를 추격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레몽도 죽었고 어둠의 자식을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충분히 추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었다.
“저기 봐!”
성벽에서 나오자마자 연중이 외쳤다.
수혁은 연중의 외침에 전방을 보았다.
저 멀리 수많은 천막들이 보였다.
아밀레타 파벌의 천막임이 분명했다.
수혁과 연중은 빠르게 천막으로 향했다.
* * *
“무슨 이유로 혼자 온 거지?”
키라드가 마기 덩어리를 날리며 물었다.
펑!
아밀레타는 마기 덩어리를 갈라 없앤 뒤 답했다.
“미리 성벽을 박살 내려고 왔지.”
“흥.”
키라드는 아밀레타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뻔한 거짓말을 하는군. 저곳의 일 때문이 아닌가?”
“…….”
아밀레타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묵묵히 키라드에게 공격을 할 뿐이었다.
“네 기운이 느껴지는 걸 보니 그 인간들이 있는 것 같은데…….”
키라드는 여유 있게 아밀레타의 공격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인간들을 침투시킨 거지?”
아밀레타는 키라드의 물음에 씨익 웃었다.
그리고 마기를 듬뿍 담아 휘둘렀다.
키라드는 뒤로 물러났다.
그것을 노렸던 아밀레타 역시 재빨리 뒤로 물러나 키라드와의 거리를 벌렸다.
“도망을 갈 생각인가?”
키라드가 물었다.
검을 사용하는 아밀레타가 거리를 좁히지 못할망정 물러났다는 것은 전투를 끝내겠다는 의미였다.
“곧 보자고.”
아밀레타는 전투를 끝냈다.
수혁과 연중이 성을 빠져나가 기지로 가고 있었다.
더 이상 키라드와 형식적인 전투를 이어나갈 필요가 없었다.
‘투기가 느껴지지 않아.’
키라드와의 전투를 끝내고 기지로 빠르게 복귀하며 아밀레타는 생각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느껴졌던 발록들의 투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직 듣지 않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내 기지에 도착한 아밀레타는 자신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 수혁과 연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밀레타는 미소를 지은 채 수혁과 연중에게 다가갔다.
* * *
“아, 그렇게 된 거였군요.”
모든 설명을 들은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첩자가 있었을 줄이야.’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이 어떻게 알린까지 온 것인지 이해가 됐다.
첩자가 있었고 수혁과 연중이 행한 일을 전부 알렸다.
끝장을 낼 기회였으니 오는 게 당연했다.
“예.”
수혁의 말에 크라노손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발록들을 전부 죽이셨다니 대단하십니다.”
크라노손의 목소리에는 표정과 마찬가지로 놀람이 가득했다.
알린에는 발록들이 있다.
다시 쳐들어가는 것을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많이 있었다.
일반 발록만 있는 게 아니라 상급 발록도 둘이나 있었다.
그런데 수혁과 연중은 단둘이서 상급 발록을 포함한 모든 발록들을 처치했다.
“아닙니다.”
발록 이야기에 기여도가 떠오른 수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답했다.
‘빨리 함락시켜야겠어.’
그리고 생각했다.
기여도 1억을 달성했다.
이제 왕궁 보물 창고에 있는 신 등급 상자를 가지러 갈 차례였다.
물론 당장 갈 수는 없다.
아직 기여도를 획득한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조건이 ‘기여도’인 퀘스트들은 완료를 해야 해당 기여도가 습득되고 사용이 가능하다.
즉, 수혁이 모은 1억이 넘는 기여도도 퀘스트 ‘알린 함락’이 완료되어야 사용 가능한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에밍이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끝났나?”
아밀레타가 에밍에게 물었다.
수혁과 연중이 왔다는 것을 느끼고 총공격 준비 명령을 내린 아밀레타였다.
“예,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에밍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밀레타는 에밍의 답에 수혁과 연중에게 물었다.
이제 총공격이 시작된다.
그러나 수혁과 연중은 소속된 부대가 없다.
부대에 배속받아 활동을 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움직일 것이지 정해야 했다.
“음, 저희는…….”
수혁은 아밀레타의 물음에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