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54화 (254/553)

# 254

제 254화

252.

사냥왕은 윤진의 말에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지도를 꺼냈다.

얼마 전 도시 하나를 습격하고 얻은 10마계의 지도였다.

물론 아밀레타 파벌의 지역까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와 있는 것은 키라드 파벌의 도시와 마을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여기가 키라드 파벌 지역이니까 이쪽으로 가면 되겠지?”

도시와 마을이 없는 곳.

그곳이 바로 아밀레타 파벌의 지역일 것이었다.

“일단 이렇게 쭉 가서 영역부터 넘어가자.”

“응.”

지도를 보며 동선을 확인한 사냥왕 파티는 도시에서 나왔다.

그리고 아밀레타 파벌 지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몬스터들을 처치하며 이동하던 사냥왕 파티는 이내 이동을 멈췄다.

“지도에 나온 마을 아니지?”

전방에서 마을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응, 없어.”

윤진의 물음에 지도를 본 사냥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도에 나와 있지 않았다.

즉,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이 살고 있는 마을임이 분명했다.

“혹시 모르니까 전투 준비해.”

지도를 넣은 사냥왕은 레아와 윤진에게 말했다.

“통역 마법도.”

“응.”

레아는 사냥왕의 말에 답하며 통역 마법을 시전했다.

그렇게 통역 마법을 받은 사냥왕은 마을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사냥왕 파티의 기운을 느낀 것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서 마족 셋이 나와 다가왔다.

“인간?”

세 마족 중 가장 덩치가 큰 마족이 사냥왕 파티를 보고 반문했다.

“수혁과 연중 님과 같은 인간이라니!”

“오오, 인간!”

그리고 이어 양옆에 있던 마족들이 말했다.

사냥왕은 마족들의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수혁과 연중?’

마족들의 입에서 매우 익숙한 이름이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설마 그 수혁과 연중?’

* * *

“수혁아!”

저택 앞으로 마중을 나온 연중이 수혁을 발견하고 외쳤다.

“상황은?”

수혁 역시 저택에 도착했고 연중과 함께 안으로 걸음을 옮기며 연중에게 물었다.

“생각보다 안 좋아. 정신을 잃으셨거든.”

아밀레타는 헤르타나와의 전투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내 수혁과 연중은 크라노손의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셨습니까.”

전과 달리 크라노손은 굳은 표정으로 수혁을 반겼다.

아밀레타 때문임이 분명했다.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수혁과 연중이 반대편에 앉자 입을 연 크라노손은 말끝을 흐리며 연중을 보았다.

연중이 고개를 끄덕였고 크라노손이 이어 말했다.

“헤르타나가 말도 안 되게 강해져서 돌아왔습니다. 역시나 비정상적인 방법인지 갑자기 쓰러지기는 했지만…….”

크라노손의 표정에 씁쓸함이 가득 나타났다.

아밀레타를 쓰러트리고 헤르타나 역시 쓰러졌다.

그때가 기회였지만 헤르타나를 공격할 수가 없었다.

헤르타나가 혼자 온 것도 아니고 아밀레타가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얼마 뒤 다시 크라노손이 입을 열었다.

“지금 헤르타나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수혁 님과 연중 님 두 분뿐입니다.”

아밀레타 파벌의 최강은 아밀레타였다.

그런 아밀레타가 헤르타나에게 패배했다.

그것도 박빙의 승부 끝에 패배한 게 아닌 압도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밀려서 패배했다.

만약 헤르타나가 쓰러지지 않았다면?

아밀레타는 물론이고 수많은 이들이 죽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헤르타나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수혁과 연중뿐이라고 크라노손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 말씀은…….”

수혁은 말끝을 흐리며 크라노손을 보았다.

크라노손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것은 퀘스트로 이어질 것이었다.

“원래는 정비를 한 뒤에 공격을 하려 했지만 시간을 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천천히 진격을 해 키라드 파벌의 지역을 정복하려 했다.

그것이 원래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헤르타나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압도적인 힘을 얻었지만 헤르타나의 상태는 현재 정상적이지 않다.

픽 쓰러진 것이 바로 그 이유다.

그런데 시간을 주면 헤르타나가 완전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헤르타나의 상태가 정상적으로 변하고 그 힘을 완전히 사용한다면?

승리는 다시 키라드 파벌 쪽으로 기울 것이었다.

“지금 당장 진격을 하려 합니다.”

그래서 크라노손은 지금 당장 공격을 할 생각이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크라노손의 말이 끝나고 퀘스트가 나타났다.

<진격>

크라노손은 키라드 파벌의 수도 ‘키라드’로 지금 당장 진격을 할 생각이다.

크라노손을 도와 수도 ‘키라드’로 진격하라!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마지막 전투

바로 퀘스트 ‘진격’이었다.

‘내일 받을 줄 알았는데.’

퀘스트 ‘진격’을 이렇게 빨리 받을 줄 몰랐다.

물론 몰랐다고 해서 거절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일찍 진행할 수 있어 좋았다.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수혁은 크라노손의 말에 답했다.

[퀘스트 ‘진격’을 수락하셨습니다.]

[퀘스트 ‘때’가 삭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자 메시지가 나타났고 크라노손이 감사를 표했다.

“언제 출발하나요?”

수혁은 크라노손에게 물었다.

지금 당장이라고 했지만 진짜 지금 당장은 아닐 것이다.

한둘도 아니고 진격을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시간 뒤에 출발할 예정입니다.”

크라노손이 답했다.

‘잘됐어.’

그렇지 않아도 시간이 필요했던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도 준비를 좀 하고 있겠습니다.”

“예, 1시간 뒤에 뵙겠습니다.”

수혁은 고개를 살짝 숙여 크라노손의 인사에 답하고는 방에서 나왔다.

“무슨 준비?”

그리고 뒤따라 나온 연중이 물었다.

“방금 전에 환상 개방했거든, 스킬 좀 배우려고.”

헤르타나와 싸우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리고 마왕이 되기 전에도 마법을 피했던 헤르타나다.

마왕이 된 지금은?

마법을 아주 가볍게 피할 것이다.

헤르타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환상 속성 마법들이 필요했다.

“오, 환상으로 결정했구나.”

“응.”

수혁은 연중과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확인했다.

‘2분 남았네.’

스킬 ‘아공간으로’의 쿨타임은 앞으로 2분이면 끝난다.

“뭐 필요한 거 있어?”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중간계로 갈 수 있는 건 수혁뿐이었다.

“아니, 없어. 난 사냥하고 있을게. 잘 다녀와!”

연중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수혁과 연중은 저택에서 나왔고 연중은 사냥을 떠났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그리고 수혁은 2분이 지나 쿨타임이 끝나자마자 스킬 ‘아공간으로’를 시전했다.

* * *

“…….”

마로스는 말없이 침대 위의 헤르타나를 보았다.

헤르타나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정말 강해.’

강해졌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밀레타를 그렇게 가볍게 압도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몸이 버티지 못한다는 게 조금 아쉽지만…….’

물론 문제가 있기는 했다.

갑작스러운 힘에는 대가가 따랐다.

그 압도적인 힘을 헤르타나의 육체가 버티지 못했다.

그나마 헤르타나가 육체파라 다행이지 육체파가 아니었다면?

감당할 수 없는 힘에 육체가 무너져 죽고 말았을 것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테니.’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이야 육체가 힘을 버티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버틸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헤르타나는 지금처럼 반쪽짜리 마왕이 아닌 진정한 마왕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때까지 버티는 것이 관건인데…….’

아밀레타 파벌은 지금 아밀레타가 쓰러져 혼란에 빠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혼란에 빠져 있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다 헤르타나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분명 진격을 해 올 것이다.

‘그 인간들을 해결할 방법…….’

마로스는 두 인간을 떠올렸다.

두 인간 역시 함께 진격을 해 올 것이다.

‘헤르타나 님에게?’

아밀레타를 압도한 헤르타나다.

두 인간 역시 가볍게 압도할 것이다.

‘아니야, 두 인간이 언제 올 줄 알고.’

하지만 이내 든 생각에 마로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기적으로 헤르타나는 정신을 잃는다.

두 인간이 언제 올지 모르는데 헤르타나만을 믿고 있을 수는 없다.

‘끙…….’

하지만 헤르타나가 아니라면 두 인간을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만약을 생각해야겠어.’

마로스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밀레타 파벌과 인간들이 수도까지 오고 그때까지 헤르타나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마로스는 헤르타나와 함께 수도를 버리고 도망을 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헤르타나가 진정한 마왕으로 거듭나면 찾게 될 수도였다.

아니, 수도만 되찾는 게 아니라 10마계 전역이 헤르타나 손에 들어올 것이다.

‘어디가 좋을까.’

방에서 나온 마로스는 방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 * *

“골드 사요! 2000골드까지 삽니다!”

“아이템 팝니다! 이번에 알려진 마계! 마계의 몬스터들에게 강할 것으로 추정되는 빛 속성 아이템이에요! 미리 구매해 두세요!”

경매장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NPC를 통해 경매 창을 열었다.

‘있으려나…….’

그리고 우선 ‘무(無)’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검색했다.

‘없네…….’

공허의 정은 물론이고 드래곤들의 정수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메모지를 꺼내 환상 속성은 물론 이전에 개방한 바람, 어둠 등 재료만으로 완료가 가능한 모든 스킬 퀘스트들을 다시 확인하며 메모지에 적기 시작했다.

이내 퀘스트 확인을 마친 수혁은 메모지를 보았다.

수많은 아이템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수혁은 아이템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아이템이 많다 보니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엄청났다.

그러나 결국 모든 아이템들을 구매했고 수혁은 경매 창을 닫고 퀘스트 창을 보았다.

수많은 스킬 퀘스트들의 완료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절로 뿌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수혁은 완료 버튼을 누르며 스킬 습득을 시작했다.

[스킬 퀘스트 ‘바람의 보호막’을 완료하셨습니다.]

[스킬 ‘바람의 보호막’을 습득합니다.]

.

.

[스킬 퀘스트 ‘분신’을 완료하셨습니다.]

[스킬 ‘분신’을 습득합니다.]

스킬 ‘분신’을 끝으로 완료 가능한 모든 퀘스트를 완료한 수혁은 스킬 창을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완료한 스킬 ‘분신’의 정보를 확인했다.

<분신>

숙련도 : 초급 1단계(0%)

특수 효과 : 10% 확률로 분신이 둘 소환된다.

마나 : 2500

쿨타임 : 5분

시전 시간 : 10초

지속 시간 : 3분

수혁은 스킬 ‘분신’을 보며 생각했다.

‘참 궁금하단 말이야.’

스킬 ‘분신’은 환상 속성 마법 중에서도 특별한 마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 환상 마법사들에게 없는 스킬이기 때문이었다.

스킬 ‘분신’은 스킬 ‘어둠의 자식’처럼 대마도사 고유의 마법이 분명했다.

‘만약 이 분신들이 그런 분신들이라면…….’

수혁은 환상 속성을 개방했을 때 나타났던 분신들을 떠올렸다.

만에 하나 이 분신을 통해 소환할 수 있는 분신이 그런 분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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