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61화 (261/553)

# 261

제 261화

259.

하나는 하얀색, 하나는 초록색, 하나는 금색이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아이템들의 정보를 확인했다.

<화이트 드래곤의 정수 상자[전설]>

화이트 드래곤의 정수가 들어 있는 상자다.

사용 시,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화이트 드래곤의 정수’를 획득할 수 있다.

<그린 드래곤의 정수 상자[전설]>

그린 드래곤의 정수가 들어 있는 상자다.

사용 시,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그린 드래곤의 정수’를 획득할 수 있다.

<골드 드래곤의 정수 상자[전설]>

골드 드래곤의 정수가 들어 있는 상자다.

사용 시,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골드 드래곤의 정수’를 획득할 수 있다.

바로 화이트, 그린, 골드 드래곤의 정수가 들어 있는 상자였다.

‘골드는 일단 제외하고.’

4일 뒤, 케일에게 골드 드래곤의 정수를 받을 예정이었다.

굳이 골드 드래곤의 정수를 획득할 필요가 없다.

‘우선 이 2개는 확보해야지.’

하지만 화이트 드래곤의 정수와 그린 드래곤의 정수는 아니다.

수혁은 하얀색 상자와 초록색 상자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화이트 드래곤의 정수 상자를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2]

[그린 드래곤의 정수 상자를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1]

그리고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제 4가지만 더 모으면 되는 건가.’

장비 ‘무(無)’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11가지다.

지금 수혁이 가지고 있는 재료는 6가지였고 4일 뒤 골드 드래곤의 정수를 받게 되면 7가지가 된다.

그리고 남은 4가지 중 2가지는 아밀레타 왕궁 보물 창고에 위치해 있었다.

‘블랙 드래곤이랑 공허의 정이 문제네.’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이내 재료에 대한 생각을 끝냈다.

‘나머지 한 개는 뭘 가져갈까.’

아직 아이템 하나를 더 획득할 수 있다.

수혁은 어떤 아이템을 획득할지 고민하며 아이템 정보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역시 여기도 있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라이오디렘, 코디나리온 같은 전설 등급의 광물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 등급 장비를 생각하면 이것들이 나을 것 같은데…….’

장비 ‘무(無)’에만 라이오디렘과 코디나리온이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른 신 등급 장비에도 역시 필요할 것으로 추측됐다.

‘그래, 구해놓자.’

그때를 대비해 수혁은 미리 광물을 획득하기로 결정했다.

‘뭘 가져갈까…….’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린 수혁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광물의 종류는 세 가지였다.

마법의 광물인 라이오디렘.

죽음의 광물인 코디나리온.

마계의 광물이자 최고의 강도를 자랑하는 알칸디움.

‘일단 알칸디움은 필요 없으니 제외하고.’

우선 수혁은 선택지를 2가지로 줄였다.

수혁은 만에 하나 상자에서 필요 없는 레시피가 나온다면 만들 생각이 없었다.

그대로 경매장에 레시피를 올릴 생각이었다.

즉, 마법사 장비와 거리가 먼 알칸디움은 필요가 없다.

‘일단 라이오디렘은 여유가 있으니까.’

무(無)를 만들어도 라이오디렘의 경우 5kg의 여유가 남는다.

하지만 코디나리온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 코디나리온으로 가자.’

이내 고민을 끝낸 수혁은 코디나리온이 들어 있는 상자들의 정보를 확인하며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상자를 찾기 시작했다.

<코디나리온 상자[전설]>

들고 있는 것만으로 생명력을 빼앗기는 죽음의 광물 코디나리온이 들어 있는 상자다.

사용 시, 코디나리온 ‘15kg’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코디나리온이 ‘15kg’이나 들어 있는 상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코디나리온 상자를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0]

[더 이상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수혁은 바로 상자를 획득했다.

스윽

이어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보고 싶긴 하지만…….’

어떤 아이템이 있는지 전부 하나하나 확인하고 싶었다.

2층도 그렇고 1층에 남아 있는 아이템들 역시 보고 싶었다.

하지만 연중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템 구경에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

수혁은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반짝이는 신 등급 상자를 보았다.

‘나중에 보자.’

* * *

“에코르니, 잘 부탁한다.”

“예, 걱정하지 마십쇼. 잘 끌어보겠습니다.”

마로스의 말에 에코르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두 인간이 쳐들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헤르타나는 잠들어 있었다.

결국 마로스는 퇴로를 이용해 후퇴를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비밀 거처로 후퇴하는 것은 마로스와 헤르타나뿐이다.

에코르니를 포함한 나머지 마족들은 두 인간이 마차를 쫓지 못하게 길을 막고 시간을 끌 예정이었다.

“2시간 뒤에 출발하는 것 잊지 말고.”

물론 계속해서 시간을 끄는 것만은 아니다.

2시간이면 비밀 거처에 도착한다.

즉, 2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

“알겠습니다.”

마로스의 말에 에코르니가 히죽 웃으며 답했다.

에코르니의 답에 마로스는 씁쓸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빨리 퇴로를 이용하게 될 줄이야.’

언젠가는 이용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는 아니다.

빠르면 5일.

인간 마법사가 죽었다고 했을 때에는 50일을 예상했다.

그런데 5일은커녕 하루 만에 이용하게 됐다.

‘지금 일어나시면 딱 좋을 텐데.’

마로스는 마차를 보았다.

두 인간이 쳐들어온 지금 헤르타나가 깨어난다면?

후회를 가득 안겨줄 수 있을 텐데 너무나 아쉬웠다.

“조심해라.”

생각을 마친 마로스는 에코르니에게 말하며 기수석에 올랐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그래.”

에코르니의 인사에 답하며 마로스는 좁은 길을 따라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점점 작아지는 마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에코르니는 이내 시야에서 마차가 사라지자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대기하고 있던 상급 마족들에게 말했다.

“인간들의 위치는?”

“지금 왕궁으로 진입했다고 합니다.”

“그럼 각자 위치로. 2시간 뒤 다시 이곳으로 모인다.”

에코르니의 말에 상급 마족들은 저마다 맡은 구역으로 하위 마족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그리고 에코르니 역시 하위 마족들과 함께 맡은 구역으로 향했다.

‘왕궁으로 진입했다고 들었는데…….’

이내 왕궁 중앙에 도착한 에코르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이렇게 조용하지?’

조용해도 너무나 조용했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인간들이 진입했는데 들리는 소리가 바람 소리뿐이라니 이상했다.

폭음이 울려 퍼지고 강력한 마나의 파동이 느껴져야 하는데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다다다닥!

“레사르?”

바로 옆 구역을 담당하는 상급 마족 레사르가 나타났다.

“에코르니! 지금 인간들이 왕궁을 빠져나갔다!”

레사르의 외침에 에코르니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마로스와 헤르타나의 뒤를 쫓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방향은?”

에코르니는 레사르에게 물었다.

“그게…….”

레사르는 말끝을 흐리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이어 말했다.

“남서쪽 성문.”

“그게 무슨 소리야?”

에코르니는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남서쪽 성문은 왜?”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들이 그곳을 통해 왕궁으로 왔기 때문이다.

이미 초토화된 곳이다.

그런데 인간들은 왜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일까?

“나도 모르지.”

레사르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레사르 역시 마찬가지였다.

* * *

“진짜 있었구나?”

연중이 놀란 목소리로 반문했다.

“이번에도 1억이야?”

그리고는 곧장 이어 물었다.

-응.

연중의 물음에 수혁이 답했다.

-근데 아직 키라드 왕궁 보물 창고라 그런지 아밀레타 파벌 기여도로는 획득이 안 되더라.

“그럼 군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겠네?”

-아마도?

“다른 장비들은? 많았어?”

-1층은 거의 털렸는데 2층부터는 많이 남아 있었어.

“그렇구나.”

연중은 히죽 웃었다.

아직 연중은 키라드 왕궁 보물 창고를 이용할 수 없다.

왕가의 패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일 뿐 조만간 크라노손이 군대를 이끌고 키라드에 도착한다면?

키라드 왕궁 보물 창고는 아밀레타 보물 창고로 바뀔 것이고 그간 크라노손이 준 보답을 생각하면 분명 창고를 이용하게 해줄 것이다.

“지금 들어갈까?”

-응. 나도 바로 접속할게.

“알았어.”

연중은 수혁과 통화를 끝냈다.

“나중에 마저 써야지.”

그리고 중얼거림과 함께 작업 중이던 문서를 저장했다.

문서 저장 후 자리에서 일어난 연중은 곧장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접속과 동시에 연중은 유령 마차를 소환하는 수혁을 볼 수 있었다.

“왔다!”

연중은 수혁에게 다가가며 외쳤다.

“수혁아.”

그리고 이어 기수석으로 자연스레 올라가며 수혁을 불렀다.

“응?”

수혁이 답하자 연중이 이어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헤르타나 쫓아갈 거야? 아니면 키라드 돌아다닐 거야?”

“음…….”

연중의 물음에 수혁이 침음을 내뱉었다.

수혁과 연중이 먼저 키라드에 온 것은 헤르타나 때문이 아니다.

왕궁 보물 창고 때문이었다.

“헤르타나는 어디로 도망을 갔는지 모르고…….”

도망쳤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어디로 도망을 쳤는지는 모른다.

즉, 추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키라드를 돌아다니기에는 퀘스트 완료가 불가능에 가깝고.”

그렇다고 퀘스트 ‘키라드 함락’을 진행하는 것도 문제였다.

남은 마족의 수가 너무나 많았다.

만에 하나 전부 죽인다고 하더라도 완료는 불가능하다.

헤르타나와 마로스가 도망을 쳤기 때문이다.

“그럼…….”

수혁의 말에 연중이 입을 열었다.

“돌아가는 게 어때?”

“……어디로?”

연중의 말에 수혁이 반문했다.

“일단 알린으로!”

“알린?”

“응! 어차피 우리 주목적은 달성했으니까 이제 쭉쭉 키라드까지 인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왠지 너 아니면 오는 데 엄청 걸릴 것 같아.”

“그래, 그러면 알린으로 가자.”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도시 ‘키라드’를 한시라도 빨리 아밀레타 파벌이 점령해야 했다.

그래야 기여도를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케이!”

연중은 수혁의 답에 마차를 몰아 왔던 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 * *

“후…….”

크라노손은 한숨을 내뱉었다.

“뚫기가 생각보다 힘들군.”

현재 아밀레타 파벌은 말덴을 지나 도시 ‘파로스’를 공성하는 중이었다.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과 달리 파로스의 성벽을 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시간을 주면 안 되는데…….”

크라노손은 말끝을 흐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바로 그때였다.

“크라노손 님!”

귓가에 들리는 외침에 크라노손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았다.

“지금 파로스의 성문에서!”

목소리의 주인공은 카이온이었다.

카이온의 표정에는 당황이 가득했다.

“성문에서?”

크라노손은 카이온의 당황스러운 표정에 무언가 일이 생겼음을 직감하고 반문했다.

그리고 이어진 카이온의 답에 크라노손 역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수혁 님과 연중 님이 나오셨습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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