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98화 (298/553)

# 298

제 298화

296.

“모르시는 인간들이군요.”

사냥왕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던 크라노손이 입을 열었다.

“예.”

크라노손의 말에 사냥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사냥왕 님이 부르신 인간들인가 했습니다.”

“아닙니다. 그때 소개해드린 이들이 끝입니다.”

“그렇다면…….”

말끝을 흐린 크라노손은 사냥왕을 잠시 응시하고는 이어 말했다.

“조사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크라노손의 말과 함께 퀘스트가 나타났다.

<불의 들판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인간들>

금지 ‘불의 들판’에 인간들이 나타났다.

인간들은 불의 들판에 거점을 만들고 차근차근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크라노손은 인간들의 정체와 목적이 궁금하다.

인간들의 정체와 목적을 확인하라!

[정체불명의 인간 : 0 / ???]

[보고서 : 0 / 1]

퀘스트 보상 : ???

‘대화를 나눠서 보고서를 얻는 건가?’

퀘스트를 본 사냥왕은 생각했다.

‘아니면 잡아서?’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 아니면 잡아야 하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사냥왕은 우선 퀘스트를 수락했다.

[퀘스트 ‘불의 들판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수락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퀘스트를 수락한 사냥왕은 크라노손의 감사 인사를 받으며 왕궁에서 나왔다.

“불의 들판이 어디야?”

왕궁에서 나오자마자 윤진이 물었다.

“중간계에서 10마계로 바로 이어진 곳.”

“아, 거기가 불의 들판이야?”

“응.”

사냥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일단 수혁 님한테 알려드려야겠지?’

어차피 안정화를 90% 달성해 귓속말을 보낼 생각이었다.

사냥왕은 수혁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사냥왕 : 수혁 님.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베네치 도서관의 모든 책을 읽으셨습니다.]

[칭호 : 소니에스 도서관 정복자를 획득합니다.]

[도서관 마흔 곳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책을 좋아하는 자39를 획득합니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반납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걸음을 옮기며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542

경험치 : 14%

생명력 : 109400

마나 : 398600

포만감 : 81%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19930 (+2550)

맷집 : 10

보너스 스텟 : 220

‘조금만 더 올리면 20%다.’

지혜 70을 올리면 2만이 된다.

그리고 쿨타임 초기화 확률 20%를 달성하게 된다.

‘진짜 빠르게 오른단 말이지.’

수혁은 지혜를 보며 회상했다.

상승하는 지혜 수치가 마탑 도서관이나 하드락 도서관을 이용할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다 돌면…….’

회상을 끝낸 수혁은 지도를 꺼냈다.

그리고 남은 도서관의 수를 확인했다.

‘2만 5천까지는 찍을 수 있겠는데?’

남은 도서관은 열 곳이었다.

하지만 중복되는 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그것을 감안하면 도서관을 전부 정복하더라도 2만 5천 정도에서 멈출 것 같았다.

물론 10마계에만 도서관이 있고 책이 있는 게 아니다.

중간계에는 더 많은 도서관과 책이 있었다.

조건을 달성하지 않아도 파비앙과 비욘드 후작 같은 고위 NPC들의 권력을 이용하면 도서관에 입장할 수 있다.

수혁은 안면을 튼 고위 NPC들의 권력을 이용해 도서관들을 갈 생각이었다.

‘언제든 말하라 했으니.’

얼마 전 아일락 후작과 식사를 했다.

그리고 수혁은 아일락 후작에게 약속을 받았다.

황궁 도서관을 포함해 제국 내 모든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약속이었다.

수혁은 10마계의 도서관을 정복하고 아일락 후작의 도움을 받아 페이드 제국의 모든 도서관들을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얼마나 되려나.’

페이드 제국의 도서관들을 전부 정복한다면 지혜가 얼마나 될지 기대가 됐다.

바로 그때였다.

-사냥왕 : 수혁 님.

사냥왕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예.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으며 답을 보냈다.

-사냥왕 : 지금 안정화 90% 달성했습니다. 1주일 이내로 안정화가 끝날 것 같습니다.

-수혁 : 아, 벌써요?

사냥왕의 말에 수혁은 살짝 놀랐다.

‘사람이 많아져서 그런가.’

안정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이러면 다 정복하기 전에 안정화되겠네.’

1주일 안에 도서관 열 곳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무래도 안정화가 먼저 끝날 것 같았다.

‘그럼 일단 발록들 있는 곳부터 가야 하나.’

크라노손은 안정화가 끝나는 대로 출발을 한다고 했다.

정복 전 발록의 사원부터 가야 할 것 같았다.

-사냥왕 : 옙, 그리고 한 가지 여쭈어 볼 게 있는데 불의 들판에 인간들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

수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불의 들판에 인간들이 나타나?’

나타났다고 하는 걸 보면 사냥왕이 부른 이들이 아니다.

‘포탈을 이용해서?’

그렇다면 악마의 둥지에 있는 포탈을 통해 인간들이 10마계로 들어왔다는 것인데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개척이 안 됐을 텐데?’

아일락 후작을 만났을 때 개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레일 평원의 개척이 거의 끝나고 이제 눅눅한 습지대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했다.

‘뭐지?’

수상한 냄새가 났다.

-사냥왕 : 거점을 만들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데 혹시 아시는 거 있나요?

-수혁 : 글쎄요. 저도 최근에 간 적이 없어서.

-사냥왕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수혁 : 예, 알겠습니다!

수혁은 사냥왕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한번 가봐야겠는데?’

거점까지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면 주기적으로 포탈을 통해 마계로 인원이 유입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냥왕이 가서 확인을 한다고 하지만 중간계로 갈 수 있는 포탈이 없다.

즉, 악마의 둥지 상황은 알 수 없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수혁은 가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 * *

“끙…….”

기로스는 보고서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돌아오질 못하는 거지?”

마계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포탈을 발견한 뒤 암당에서는 계속해서 조사단을 보냈다.

그러나 포탈을 넘어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

이번에 보낸 6차 조사단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돌아오는 포탈이 없는 건가?”

6차 조사단에게는 바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아무래도 가는 포탈만 있고 돌아오는 포탈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면…….”

기로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포탈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

방에서 나온 기로스는 당주 아소멜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당주, 접니다.”

“들어와.”

기로스는 아소멜의 말에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슨 일이야?”

“마계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소멜의 물음에 기로스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클라빈의 수정구를 보냈으면 합니다.”

“……!”

기로스의 말에 아소멜의 표정에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클라빈의 수정구를?”

클라빈의 수정구, 어떤 차원에 있든 중간계로 연결된 포탈을 만들어 주는 아티펙트였다.

문제는 더 이상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것과 암당에서도 3개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예, 아무래도 돌아오는 포탈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긴 포탈이 있었다면 돌아왔겠지.”

아소멜은 기로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보내도 될까요?”

“흐음…….”

기로스가 재차 물었고 아소멜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가치가 있나?’

마계에 대해 조사를 하려는 것은 수혁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혁이 클라빈의 수정구를 쓸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래, 대마도사의 후예다.’

고민 끝에 아소멜은 결정을 내렸다.

수혁은 여태껏 나타난 후예들과는 달랐다.

거기다 마왕과 계약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가치는 충분했다.

아소멜은 답을 기다리고 있는 기로스에게 말했다.

“좋아. 보내.”

기로스는 아소멜의 답에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방에서 나와 암당의 제 1 창고로 향했다.

창고에 도착한 기로스는 익숙하게 잠금 장치를 풀고 안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무구와 장신구, 아티펙트가 시야에 들어왔다.

기로스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내 문 앞에 도착한 기로스는 다시 한 번 잠금 장치를 풀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밖과 달리 진열되어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가치가 밖에 있는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것들이었다.

기로스는 왼쪽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는 클라빈의 수정구 3개 중 하나를 챙겨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방에서 나오자마자 걸음을 멈췄다.

‘저것도 보낼까.’

기로스는 선반 위 가득 쌓여 있는 스크롤을 보았다.

암당의 각 지부로 워프할 수 있는 스크롤이었다.

함부로 반출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혹시나 암당의 당원이 아닌 다른 이가 스크롤을 습득한다면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그래, 보내야겠지.’

클라빈의 수정구는 중간계로 올 수 있는 포탈을 만들어 줄 뿐이다.

포탈이 어디에 생성될지 아무도 모른다.

기로스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워프 스크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물론 정식 지부로 워프할 수 있는 스크롤을 챙길 수는 없었다.

아소멜의 허락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기로스는 자신의 권한으로도 반출할 수 있는 임시 지부와 연결된 워프 스크롤을 몇 개 집어 창고에서 나왔다.

* * *

-연중 : 뭐? 나도 데려가지!

-수혁 : 전쟁 때문에 바쁜 거 아니었어?

-연중 : 어제 끝났지! 길드 하우스에서 쉬고 있었어.

-수혁 : 미리 연락할 걸 그랬네.

-연중 : 지금 어딘데?

-수혁 : 헤이든.

-연중 : 도착했구나.

-수혁 : 1주일 뒤에 안정화 끝날 것 같으니까 미리미리 준비하고 있어.

-연중 : 알았다!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바로 귓 줘! 출발할 테니까!

-수혁 : 응.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악마의 둥지로 유령마를 몰며 생각했다.

‘한 명도 못 봤는데.’

이곳에 오며 단 한 명의 인간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포탈을 통해 인간들이 넘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된 상황일까?

‘설마 패인 같은 살인마들인가?’

패인 패거리 역시 미개척지에 숨어 있었다.

혹시 그와 같은 살인마들이 악마의 둥지에 숨어들었고 마계로 넘어간 것일까?

얼마 뒤 수혁은 악마의 둥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달라진 건 없고.’

일단 입구는 변화가 없었다.

기억과 똑같았다.

수혁은 유령마를 몰아 악마의 둥지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간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던전 - 악마의 둥지에 입장합니다.]

[이미 클리어하신 던전입니다.]

[보상 획득이 불가능합니다.]

[퀘스트 ‘수상한 자들’이 생성됐습니다.]

전과 달리 퀘스트가 생성됐다.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수상한 자들>

악마의 둥지에 수상한 자들이 나타났다.

수상한 자들을 처치하라!

[수상한 자 : 0 / 20]

퀘스트 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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