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316화 (316/553)

# 316

제 316화

314.

수혁이 홀로 11마계에 가버렸다.

그리고 발록들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일반 발록이고 상급 발록이고 구분 없이 수혁의 마법에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계수가 높은 것도 아닌데…….”

발록들에게 죽음을 선물하고 있는 수혁의 마법은 ‘독룡 소환’ 하나였다.

독룡 소환은 데미지 배율이 매우 낮은 편이었다.

수혁의 말도 안 되는 스텟이 아니었다면 발록들은 결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장경우는 현재 포탈 쪽에 가 있는 최상급 발록의 정보를 확인했다.

“코잔, 아사크…….”

현재 포탈에 있는 최상급 발록은 둘.

장경우는 코잔, 아사크가 수혁과 전투를 벌일 경우 어떻게 될지 전투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흐음.”

이내 결과가 나왔고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마법 제한이 없으면 이길 수가 없는 건가?”

시뮬레이션 결과는 수혁의 압승이었다.

독룡 소환에 죽지는 않겠지만 수혁이 마법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 도망을 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띠리리리릭!

소리와 함께 모니터 우측 하단에 메모가 나타났다.

“……!”

메모를 본 장경우의 표정에 놀람이 나타났다.

“뭐야?”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장경우는 재빨리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리고 이내 모니터에 새로운 정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직업을 어떻게…….”

장경우가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수혁의 ‘대마도사의 후예’, 루타의 ‘밤의 황제’ 등 몇 없는 1등급 특수 직업 중 하나인 ‘광인’으로 전직을 한 이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흐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이 직업을 얻는 유저가 나올 줄이야.”

광인의 전직 조건은 매우 어렵다.

전직 조건은 시작 마을인 ‘오렌’에서 100명을 죽이는 것이었다.

1명도 아니고 무려 100명이었다.

오렌에서는 살인을 할 경우 마을에 있는 기사나 병사에게 죽임을 당한다.

즉, 100명을 죽이는 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70일이나 투자를 하다니.”

검색을 해보니 사망 페널티로 70일이나 접속을 하지 못했다.

“어떤 직업으로 전직을 할까?”

장경우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광인은 대마도사의 후예와 마찬가지로 상위 직업이 존재했다.

그것도 무려 두 개나 존재했다.

장경우는 2개 중 어떤 직업으로 전직을 할지 기대했다.

이렇게 장경우가 기대를 하는 이유.

“수혁, 루타 둘 중 누구랑 충돌하려나.”

그것은 바로 광인의 상위 직업이 수혁의 직업 ‘대마도사의 후예’, 루타의 직업 ‘밤의 황제’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광인의 첫 번째 상위 직업 ‘검은 달의 지배자’.

검은 달의 지배자는 판게아의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조직이자 최종 보스인 ‘흑월’과 연관된 직업으로 대마도사의 후예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설정의 직업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상위 직업 ‘공포의 지배자’.

공포의 지배자는 밤의 황제와 마찬가지로 지배하는 조직이 많을수록 강해지는 직업이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루타와 조직을 두고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페이드 제국이니까.”

광인으로 전직을 할 경우 강제로 오렌에서 추방된다.

그리고 현재 광인으로 전직한 유저 ‘해피’는 페이드 제국의 마을 ‘크솝스’에 도착을 한 상황이었다.

오렌에서 보인 행동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를 것이다.

“검은 달의 지배자로 전직할 가능성이 높긴 하네.”

해피는 살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죽일 것이고 일정 수 이상을 달성한 순간 설정해둔 대로 암당이 접근을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검은 달의 지배자로 전직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이거 재미있게 돌아가네.”

장경우는 활짝 웃었다.

“아니지.”

하지만 이어 떠오른 생각에 웃음은 바로 사라졌다.

“대적을 할 수가 있나?”

장경우는 해피의 캐릭터 정보를 확인했다.

소속 : 페이드 제국

직업 : 광인

레벨 : 22

경험치 : 0%

생명력 : 2700

마나 : 180

포만감 : 79%

힘 : 70

민첩 : 15

체력 : 40

지혜 : 9

살의 : 49

“지금은 안 되겠네.”

캐릭터 창을 보니 대적은 불가능했다.

아니, 대적이란 단어 자체를 쓰는 게 민망할 정도였다.

수혁과 차이가 나도 너무나 났다.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가 관건인가.”

광인은 전직 조건이 어려운 만큼 육성은 매우 쉽다.

특히 스텟 ‘살의’로 인해 공격 대상의 방어력을 일정 수치 무시해버리고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기에 엄청나게 빨리 성장할 것이다.

“그런데 빨리 성장을 해도…….”

문제는 해피만 성장 속도가 빠른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도서관 특전을 휩쓸고 있으니…….”

수혁은 대마도사의 후예라는 직업만 얻은 게 아니다.

오렌의 도서관을 정복해야 시작할 수 있는 도서관 특전!

책을 좋아하는 자 칭호들을 휩쓸고 있었다.

“수혁 말고 얻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렌의 도서관을 정복한 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오렌 이후 다른 도서관들을 정복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 오렌의 도서관을 정복하고 다른 도서관들을 정복하는 이가 나온다고 해도 늦은 감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좋아하는 자 칭호의 경우 한 도서관당 하나씩 주어진다.

즉, 수혁이 정복한 도서관을 다른 이가 정복해봤자 책을 좋아하는 자 칭호를 얻을 수가 없다.

“변수는 도서관인가.”

생각에 잠겨 있던 장경우가 중얼거렸다.

해피가 살인을 계속하는 것처럼 수혁은 계속해서 책을 읽을 것이다.

메인 에피소드가 진행됨에도 전혀 관심을 주지 않는 지금처럼 충돌해야 될 때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장경우는 해피의 캐릭터 창을 닫았다.

“일단 등록하고.”

그리고 해피를 특등급 관리 목록에 추가했다.

장경우는 모니터에 나와 있는 해피의 정보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서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네.”

* * *

코잔은 포탈 바로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생물을 보며 생각했다.

‘도마뱀들과 매우 흡사한데?’

거대한 생물은 중간계의 수호자인 드래곤과 매우 흡사했다.

“저게 뭔 거 같아?”

코잔의 뒤를 따라 천막에서 나온 아사크가 물었다.

“잘 모르겠어. 근데 꽤 위험해 보인다.”

“그치? 저거 왠지 인간들 작품인 것 같지 않아?”

“아무래도.”

아사크의 말에 코잔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보는 생물이었다.

만약 10마계 마족들이 소환하거나 데리고 있던 것이라면 몰랐을 리 없다.

“바로 보고드려야겠어.”

거대한 생물을 바라보던 코잔은 다시 천막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아르펭.”

상황이 상황인지라 빠르게 요약을 해 보고서 작성을 마친 코잔은 아르펭을 불렀다.

“예.”

“본궁으로 가서 에르테 님께 직접 드려. 상황 설명 간단히 해드리고.”

“알겠습니다.”

아르펭은 보고서를 받으며 답했다.

그리고 곧장 천막을 나섰다.

아르펭이 나가고 아사크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까?”

“뭘?”

“뭘이라니? 나 혼자가?”

“언제는 혼자서라도 보내달라며?”

“에이, 그건 저런 걸 못 봤을 때 이야기지.”

아사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코잔은 아사크의 말에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기만큼 강한지 한번 보고 오자.”

* * *

.

.

[상급 발록 헤일롬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수혁은 끊임없이 나타나는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레벨이 쭉쭉 오르는구나.’

독룡 소환은 정말 엄청난 스킬이었다.

범위부터 시작해 데미지까지 부족한 것이 없었다.

덕분에 발록들을 무수히 잡았고 수혁의 레벨은 쭉쭉 오르고 있었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549

경험치 : 3%

생명력 : 109400

마나 : 446800

포만감 : 79%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22340 (+2550)

맷집 : 10

보너스 스텟 : 255

‘벌써 3%.’

레벨 업을 하자마자 캐릭터 창을 연 것인데 벌써 경험치가 3%가 되어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발록들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으며 생각했다.

‘쿨타임 초기화가 됐으면 딱 좋았는데.’

독룡 소환의 쿨타임은 10분, 지속 시간은 5분이었다.

이제 곧 지속 시간이 끝난다.

만약 스텟 ‘지혜’의 효과로 쿨타임이 초기화되었다면?

다시 독룡 소환을 시전해 발록들을 학살할 수 있었을 것인데 쿨타임 초기화가 되지 않은 것이 참으로 아쉬웠다.

[상급 발록 콜레멘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내 상급 발록 콜레멘을 끝으로 독룡 소환의 지속 시간이 끝났다.

스아악

수혁의 머리 위로 마법진이 나타났고 독룡이 다시 사라졌다.

‘근처에는 없나 보네.’

독룡이 사라지고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보았다.

어둠의 자식들은 독룡이 소환되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수혁을 따라 움직일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탐색 범위 안에 몬스터가 없는 것 같았다.

‘하긴 독룡 범위가 어마어마한데.’

정확한 범위는 알 수 없지만 독룡 소환의 범위는 정말 넓다.

수혁은 유령마를 소환했다.

어둠의 자식들의 탐색 범위에 발록들이 나타날 때까지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였다.

수혁은 유령마를 몰며 주변을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의 자식들이 움직였다.

수혁은 이동을 멈췄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이 향하는 방향을 보았다.

‘사방에 있는 건가?’

어둠의 자식 4마리가 전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 거야?’

수혁은 살짝 당황스러웠다.

거점을 얼마나 넓게 만든 것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하나.’

수혁은 고민했다.

어둠의 자식들은 수혁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

즉, 탐색 범위 안에 발록들이 있어도 수혁이 움직인다면 수혁을 따라올 것이다.

방향을 잘 정해야 했다.

그렇게 고민에 잠겨 있던 그때.

[경고!]

[최상급 발록 아사크가 나타났습니다.]

[경고!]

[최상급 발록 코잔이 나타났습니다.]

[어둠의 자식이 소멸됐습니다.]

[퀘스트 ‘거점을 장악한 발록들’이 생성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메시지가 나타났다는 것은 일정 거리 안에 최상급 발록이 나타났음을 의미했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이 소멸된 것은 최상급 발록의 작품임이 분명했다.

문제는 어둠의 자식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는 점이었다.

즉, 어디로 간 어둠의 자식이 소멸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분신처럼 시야 공유라도 있으면.’

분신의 연계 스킬인 시야 공유.

어둠의 자식들에게 시야 공유 같은 연계 스킬이 없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일단 퀘스트부터.’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11마계에 입장했을 때에도 생성되지 않았고 수많은 발록들을 학살했을 때에도 생성되지 않았던 퀘스트가 드디어 생성됐다.

어떤 퀘스트일지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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