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6
제 356화
354.
수혁은 궁금했다.
어떤 식으로 퀘스트가 변경이 되었을지.
‘나쁘게 변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날씨의 반응은 심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묘해졌다는 것을 보면 나쁘게 변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날씨 : 클레인에게 제자들이 있는 거 말씀드렸죠?
-수혁 : 네, 말씀해 주셨죠.
클레인에게는 수많은 제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제자들은 각국에 퍼져 하프 블러드의 하위 길드를 만들어 운영 중이었다.
-날씨 : 제자들끼리 하프 블러드를 계승하기 위한 내부 전쟁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수혁 : 예? 내부 전쟁이요?
이어진 날씨의 말에 수혁은 반문했다.
-수혁 : 다들 지부에서 조용히 있는 거 아니었나요?
-날씨 : 네, 본부에서 연락 올 때까지 대기이긴 한데 방금 전에 클레인이 죽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퀘스트가 나타났어요.
-날씨 : 클레인이 죽고 본부가 무너진 걸 제자들이 알게 된 순간 계승을 위한 내부 전쟁에 돌입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제자 중 하나를 선택하라네요.
“아…….”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하기야 하프 블러드가 무너진 게 아니라 본부가 무너졌을 뿐이다.
지부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거기다 수장인 클레인이 죽어 우두머리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하프 블러드가 어떤 곳인가?
대륙 최고의 암살자들이 모인 곳이다.
우두머리 자리가 탐나지 않을 리 없었다.
내부 전쟁에 돌입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수혁 : 그렇군요. 혹시 시간 같은 건 나와 있나요?
-날씨 : 선택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날씨 : 차차 알려드리겠습니다!
-수혁 : 옙! 감사해요.
날씨와의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난장판이 되어 있는 6구역이 시야에 들어왔다.
수혁은 고민했다.
‘더 가 볼까?’
6구역이 끝이 아니다.
‘그래, 가봐야겠지. 열쇠도 있고.’
보상으로 받은 클레인의 열쇠.
무려 전설 등급의 열쇠였다.
열쇠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분신,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고민을 끝낸 수혁은 분신과 어둠의 자식을 소환했다.
하프 블러드의 암살자들은 전부 죽였다.
하지만 함정을 전부 끝장낸 것은 아니다.
아직 함정은 남아 있을 것이다.
수혁은 여태까지 그래왔듯 분신과 어둠의 자식들을 앞세우고 안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 * *
“흐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역시 동화 상태에서도 안 되는 건가.”
파멸의 빛은 강력했다.
동화 상태에 들어간 클레인이 죽기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그런데 동화가 드랍될 줄이야.”
클레인이 스킬북 ‘동화’를 드랍했다.
스킬 ‘동화’는 보통 스킬이 아니었다.
전설 등급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나마 사용 못 하는 게 다행이네.”
대마도사의 후예는 스킬북을 사용할 수 없다.
만약 수혁이 동화를 습득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사기적으로 강한 수혁인데 말도 안 되게 강해질 것이었다.
정확히 말해 강해진다는 것이 파괴력이 강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스킬 ‘동화’는 방어적인 면에서 정말 뛰어난 스킬이었다.
수혁이 부족한 물리 방어 쪽을 완벽히 보완해줄 스킬이 바로 ‘동화’였다.
“누가 가져가려나…….”
대마도사로 전직하면 모를까 현재 수혁에게 스킬북 ‘동화’는 쓸모없는 아이템이다.
“연중? 사냥왕?”
누군가에게 넘기거나 팔게 될 텐데 누가 주인이 될까 궁금했다.
“잠깐.”
곰곰이 생각해 본 장경우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이거 그냥 수혁이 배우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스킬 ‘동화’를 누가 얻게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누가 배우든 엄청나게 강해질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변수는 수혁으로 충분했다.
“그럼 대마도사로 전직할 때까지 가지고 있길 바라야 하는 건가?”
스킬북을 사용 못 하는 것은 대마도사의 후예일 때 이야기다.
대마도사가 될 경우 스킬북을 사용해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물론 일반 직업처럼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딱 3개.
대마도사로 전직해도 사용 가능한 스킬북은 3개뿐이다.
“시간이…….”
장경우는 수혁이 대마도사가 되기까지의 일정을 확인했다.
“흐음, 너무 오래 걸리겠는데.”
수혁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대마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는 수혁이다.
시간은 더욱더 걸릴 것이다.
“아니지, 오히려 차원의 도서관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으려나?”
그러나 문득 든 생각에 장경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마도사가 되면 차원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수혁은 차원의 도서관의 존재를 알고 있다.
그리고 차원의 도서관에 모든 책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차원의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바짝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어.”
장경우는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창고에도 동화가 있지 않나?”
수혁은 현재 클레인의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
클레인의 열쇠는 클레인의 비밀 창고로 갈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비밀 창고에는 당연하게도 아이템들이 존재했다.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가 엄청난 아이템들이었다.
그곳에 스킬북 ‘동화’가 있었다.
즉, 수혁이 동화를 또 가지고 간다면?
2개가 풀리게 되는 것이다.
“끙, 3개밖에 없는 동화를 수혁이 2개나…….”
현재 스킬북 ‘동화’는 3개가 존재한다.
아직은 1개지만 이제 곧 또 다른 하나가 수혁의 수중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잠시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겨 있던 장경우는 생각을 끝냈다.
그리고 이어 키보드를 두들겼다.
이내 모니터에 본부로 떠난 흑월대의 위치가 나타났다.
흑월대는 이미 본부에 도착했다.
그리고 천천히 전진 중이었다.
“1구역으로 돌아가겠지.”
현재 수혁은 7구역에 도착 후 8구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수혁은 1구역으로 돌아갈 것이었다.
1구역에 읽을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곧 만나겠군.”
8구역으로 향하는 흑월대.
그리고 1구역으로 돌아갈 수혁.
길이 하나이기에 엇갈릴 일은 없다.
분명 마주칠 것이다.
“어서 만났으면 좋겠는데…….”
장경우는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어떤 전투가 펼쳐질지 너무나 기대됐다.
흑월대가 저력을 보여 줄지 아니면 여태까지 그래왔듯 압도적인 전투가 일어날지.
* * *
수혁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함정이 없네.’
함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문을 2개 지나치는 동안 단 한 번의 함정도 마주하지 못했다.
더 이상 다른 곳으로 이어진 거대한 문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이 마지막이 분명했다.
‘방이 몇 개 없는 걸로 봐서 최고 간부들이 머무는 곳 같은데.’
마지막 구역에는 방이 별로 없었다.
방이 없는 것과 마지막 구역이라는 것.
클레인 같은 최고 간부들이 머무는 구역이 분명했다.
‘어디가 클레인의 방이려나.’
수혁은 방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여기도 있네.’
1구역처럼은 아니지만 방에는 빛을 뿜어내는 서류와 책들이 보였다.
물론 많지는 않았다.
수혁은 나중에 차차 읽어보기로 결정하고 클레인의 방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방들을 돌아다니던 수혁은 이내 마지막 방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
그리고 수혁은 말없이 방 왼쪽 벽을 바라보았다.
왼쪽 벽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특히 벽돌 한가운데가 강렬히 빛나고 있었다.
수혁은 왼쪽 벽으로 다가갔다.
‘설마 여기가…….’
비밀 공간이 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현재 수혁은 클레인의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
비밀 공간과 클레인의 열쇠.
이곳이 클레인의 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윽
수혁은 일단 강렬하게 반짝이는 벽돌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꾹 눌렀다.
그그극
그러자 벽돌이 돌아가며 열쇠 구멍이 나타났다.
열쇠 구멍을 보던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최후의 전투’를 완료하며 얻게 된 클레인의 열쇠를 꺼내 비교했다.
‘여기구나.’
열쇠와 열쇠 구멍이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이곳은 클레인의 방이 분명했다.
수혁은 기대감이 듬뿍 담긴 눈빛으로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었다.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3초 뒤 클레인의 비밀 창고로 워프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수혁의 발밑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역시 창고구나!’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씨익 웃었다.
스아악!
마법진이 나타나고 정확히 3초 뒤 수혁은 비밀 창고로 워프할 수 있었다.
[클레인의 비밀 창고에 입장하셨습니다.]
[5개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5]
도착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수혁은 주변을 확인했다.
“……?”
주변을 확인한 수혁의 표정에 의아함이 등장했다.
‘뭐야?’
수혁이 의아해한 이유, 그것은 바로 진열된 아이템의 수 때문이었다.
‘6개?’
진열된 아이템의 수가 6개였다.
못 본 게 있는 건가 재차 확인했지만 6개가 끝이었다.
‘1개 빼고 나머지를 다 가져갈 수 있는 건가.’
살짝 어이가 없었다.
수혁은 걸음을 옮겨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아이템을 확인하던 수혁이 탄성을 내뱉었다.
<스킬북 – 동화[전설]>
사용 시 스킬 ‘동화’를 습득할 수 있다.
“동화?”
스킬북 동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면 연중이한테 줘서 확인해봐도 되겠는데.”
이미 클레인이 드랍해 하나를 가지고 있는 수혁이었다.
어떤 스킬인지 궁금했지만 하나이기에 실험을 하기 난감했는데 2개가 된다면?
연중을 통해 확인을 할 수 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나머지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스킬북 1개에 장비 5개라…….”
확인을 마친 수혁은 고민을 했다.
“뭘 포기하지.”
가져갈 수 있는 아이템은 5개.
1개를 포기해야 했다.
“동화는 가져가야겠고.”
동화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전설급 스킬이 어떤 스킬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일단 수혁은 동화를 집어 인벤토리에 넣었다.
[스킬북 - 동화를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4]
“흐음, 단검을 포기하자.”
동화를 습득한 후 장비들을 바라보며 고민하던 수혁은 단검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것들은 장신구와 방어구로 어떤 직업이든 착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단검은 착용 조건에 도적이 있었다.
수혁은 단검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템들을 인벤토리에 넣기 시작했다.
.
.
[호우갈의 장갑을 획득합니다.]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 : 0]
[더 이상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3초 뒤 클레인의 방으로 워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아이템 ‘호우갈의 장갑’을 인벤토리에 넣은 순간 메시지와 함께 발밑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이번에도 3초였고 3초가 지나자 수혁은 클레인의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혁은 왼쪽 벽을 보았다.
원래대로 벽돌이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빛나지도 않았다.
‘뭐, 얻을 건 다 얻었으니까.’
수혁은 씨익 웃었다.
‘읽어볼까.’
열쇠도 사용했고 이제 남은 일은 책과 서류들을 읽는 것이었다.
수혁은 우선 클레인의 방에 있는 책과 서류들을 읽기로 하고 책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책상에 앉은 그 순간.
[퀘스트 ‘흑월대’가 생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