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379화 (379/553)

# 379

제 379화

377.

불의 마탑에 도착한 코단은 바로 브리니스를 찾았다.

“아, 지금 브리니스 님은 독의 마탑에 가 있으십니다.”

그러나 만날 수 없었다.

“……독의 마탑에?”

불의 부마탑장 코델의 말에 코단은 반문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설마…….’

독의 마탑에 갔다는 것은 파비앙을 만나러 갔음을 의미했다.

파비앙을 만날 이유는 단 하나.

수혁을 만나기 위해서가 분명했다.

그것 말고는 브리니스가 현 상황에서 파비앙을 만날 이유가 없다.

‘굳이 내가 움직일 필요 없는 건가?’

그렇지 않아도 브리니스를 수혁과 만나게 할 생각으로 왔다.

그런데 상황을 보아 굳이 코단이 직접 움직일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 이렇게 되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고.’

브리니스에게 수혁과의 만남을 유도하는 것.

그것은 코단에게도 큰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리니스는 흑월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브리니스에게 위험이 닥친다면?

그 위험을 초래한 코단에게 화살이 날아올 것이다.

“오셨다고 전해드리겠습니다.”

코델이 말했다.

“그래, 부탁하지.”

코단은 미소를 지은 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다시 빛의 마탑으로 돌아온 코단은 흡족한 미소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얼마 뒤.

똑똑

“마탑장님.”

노크와 함께 부마탑장 헥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코단의 말에 헥솔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헥솔의 손에는 2개의 편지가 들려 있었다.

“…….”

편지를 본 코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2개의 편지 중 하나에 피가 묻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이건 파르빌 상단에서 온 편지이고 이건 전에 말씀하신 그곳에서 온 편지입니다.”

“……!”

헥솔의 말에 코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곳? 로스트를 말하는 건가?”

“예.”

“…….”

코단은 재빨리 헥솔에게 다가가 편지를 빼앗듯 받아냈다.

“들어야 할 뭔가가 더 있나?”

그리고 헥솔에게 말했다.

할 말이 없으면 나가라는 뜻이었다.

“아닙니다. 그럼…….”

말뜻을 이해한 헥솔은 재빨리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헥솔이 나가자마자 코단은 파르빌 상단에서 온 편지를 내려놓고 로스트에서 온 피가 묻어 있는 편지를 펼쳤다.

로스트는 바로 코단과 리치들이 연락을 주고받을 때 쓰기로 한 이름이었다.

즉, 이 편지를 보낸 이는 코레몬드였다.

“코레몬드 이 새끼…….”

편지를 다 읽은 코단은 이를 악물며 편지를 구겨 집어 던졌다.

이전에 보낸 편지에는 원하는 것과 은밀한 협박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번 편지에는 복수를 시작하겠다는 선전포고가 담겨 있었다.

“이럴 때가 아니야…….”

원래는 브리니스와 수혁의 일로 코레몬드의 폭로를 덮고 그사이 흑월대와 암당의 도움으로 코레몬드를 포함해 각종 증거들을 정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편지의 내용을 보니 시간이 없었다.

이슈로 이슈를 덮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코단은 비밀 공간을 열어 아소멜과 연결된 수정구를 꺼냈다.

초조한 표정으로 코단은 수정구에 바로 마나를 주입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얼마 뒤 아소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수혁이?”

파비앙이 반문했다.

“네,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브리니스는 파비앙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재차 물었다.

“글쎄…….”

파비앙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답을 해줄 수 없었다.

어디에 있는지 파비앙 역시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찾는 이유가 뭐야?”

파비앙은 브리니스에게 물었다.

“……보고 싶어서요.”

브리니스는 파비앙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래?”

이미 브리니스가 수혁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파비앙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연락은 넣을게. 연락을 받는 대로 올 거야. 오는 대로 알려주지.”

“감사해요.”

이어진 파비앙의 말에 브리니스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흐음…….”

브리니스가 나가고 파비앙은 문을 바라보며 침음을 내뱉었다.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이상하게도 브리니스에게서 위화감이 느껴졌다.

단순히 수혁이 보고 싶어 찾는 게 아닌 것 같았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추측할 수가 없었다.

“설마…….”

문득 든 생각에 파비앙은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미 사귀는 건가?”

그러나 중얼거림이 끝나자마자 파비앙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지, 그럴 리가.”

만약 사귀었다면 브리니스가 숨길 이유가 없다.

여태까지 그래왔듯 공개적으로 발표할 것이다.

그리고 수혁이 그런 큰일을 말하지 않았을 리도 없다.

“수혁이한테 물어보면 되겠지!”

일단 파비앙은 수혁에게 연락을 넣기로 결정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똑똑

바로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마탑장님.”

바로 케일이었다.

“응!”

그렇지 않아도 케일에게 가려 했던 파비앙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부름에 답했다.

끼이익

문을 열고 케일이 들어왔다.

케일은 상당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케일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는 편지가 있었다.

“그건 뭐야?”

파비앙이 물었다.

“……로스트라는 곳에서 온 편지입니다.”

“로스트?”

케일의 답에 파비앙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 듣는 단어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읽어보셔야 할 것 같아서…….”

케일은 파비앙에게 다가가 편지를 건넸다.

파비앙은 바로 편지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

그리고 편지를 읽는 파비앙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기 시작했다.

“이거…….”

편지를 다 읽은 파비앙이 케일에게 물었다.

파비앙의 표정에는 황당과 심각 2개의 감정이 공존해 있었다.

“우리에게만 온 건 아니겠지?”

“예, 다른 곳에도 다 갔을 겁니다.”

“이게 사실이면…….”

말끝을 흐린 파비앙은 다시 한 번 편지를 보았다.

편지에 쓰여 있는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만약 이 편지의 내용이 진실이라면 대륙은 키메라 사태 때보다 더욱 시끄러워질 것이다.

스윽

파비앙은 편지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중앙 마탑에 좀 다녀와야겠어.”

그리고 케일에게 말하며 방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춘 파비앙은 뒤로 돌아 케일을 보았다.

“수혁이한테 연락 좀 넣어줘. 한번 보자고.”

“예.”

케일의 답을 들은 파비앙은 다시 걸음을 옮겨 중앙 마탑으로 향했다.

중앙 마탑에 도착한 파비앙은 바로 7층으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리고 코알을 본 파비앙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파비앙 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업무를 보고 있던 코알은 인사에 답한 뒤 물었다.

파비앙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이 편지 받으셨습니까?”

파비앙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손을 들어 편지를 보여주었다.

“…….”

그러자 코알의 표정이 변했다.

파비앙은 코알 역시 편지를 받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뭐야, 너도 받았냐?”

바로 그때 듣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치미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파비앙은 미간을 찌푸리며 뒤로 돌아섰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환상의 마탑장 오렉이었다.

오렉의 손에도 편지가 들려 있었다.

예상대로 모든 마탑에 편지가 발송된 게 확실했다.

파비앙은 다시 뒤로 돌아 코알에게 말했다.

“마탑장 회의를 소집해야겠군요. 본인에게 직접 이야기도 들어보고.”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짧디짧은 서약을 전부 읽은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플레임을 시전해 서약을 파괴했다.

그리고 바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퀘스트 ‘분리된 서약’과 ‘침입자’의 완료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수혁은 연달아 완료 버튼을 눌렀다.

[퀘스트 ‘분리된 서약’을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도깨비 탈 조각1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침입자’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도깨비 증표를 획득합니다.]

[퀘스트 ‘검은 마음’이 생성되었습니다.]

“……?”

그리고 나타난 메시지에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검은 마음?’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바로 퀘스트 ‘검은 마음’을 확인했다.

“…….”

퀘스트 내용을 확인한 수혁은 인상을 찌푸렸다.

<검은 마음>

이름을 찾아 힘이 회복되기 시작한 온새미로.

그러나 온새미로는 저주에 당해 있었고 힘이 회복되며 저주 역시 강해지고 말았다.

저주에 의해 정신이 오염된 온새미로를 원래대로 되돌려라!

[오염된 온새미로 : 0 / 1]

퀘스트 보상 : 도깨비 탈 조각2

온새미로가 죽을 경우 퀘스트 실패

‘이게 무슨…….’

퀘스트 ‘검은 마음’은 온새미로를 잡는 퀘스트였다.

‘온새미로를 잡으라며?’

문제는 보상 밑에 명시되어 있는 특수 조건이었다.

온새미로를 잡는 퀘스트인데 온새미로가 죽으면 퀘스트 실패였다.

어쩌라는 것일까?

이내 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또바기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며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두 아이템을 확인했다.

“……!”

보상을 확인한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수혁이 걸음을 멈춘 이유.

<도깨비 탈 조각1[신]>

도깨비 탈의 조각이다.

다른 조각이 있으면 온전한 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신?’

그것은 바로 도깨비 탈 조각1의 등급 때문이었다.

‘다른 조각이 있으면 온전한 탈…….’

수혁은 다시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검은 마음’의 보상을 확인한 수혁은 침을 꼴깍 삼켰다.

퀘스트 ‘검은 마음’의 보상은 ‘도깨비 탈 조각2’였다.

조각 1과 마찬가지로 신 등급일 것이다.

물론 도깨비 탈 조각들이 신 등급이라 해서 도깨비 탈이 신 등급 아이템이라 확신할 수는 없다.

상위 등급의 재료가 들어갔다고 해도 하위 등급의 완성품이 나오긴 하니까.

그래도 기대가 됐다.

수혁은 다시 걸음을 옮기며 다음 아이템 ‘도깨비 증표’를 확인했다.

앞서 조각이 신 등급이라 증표 역시 기대가 됐다.

<도깨비 증표[전설]> [교환불가]

도깨비에게 증표를 주면 한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도깨비 증표는 신 등급이 아니었다.

‘도움이라…….’

그것도 교환 불가에다가 1회용 아이템이었다.

언젠가 쓸 때가 올 것이라 생각하며 수혁은 인벤토리를 닫았다.

“서약을 파괴했어. 온새미로의 이름이 있었고. 이제 끝난 것 같은데?”

이내 또바기가 있는 곳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말했다.

“그렇습니까?”

온새미로의 이름이 있었다는 것을 들은 또바기는 활짝 웃었다.

“그럼 바로 돌아가시겠습니까?”

이어 또바기가 물었다.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고 또바기는 포탈을 만들었다.

전과 마찬가지로 수혁은 먼저 포탈로 들어갔다.

[도깨비 동굴에 입장하셨습니다.]

그리고 따라 들어온 또바기를 보았다.

“……!”

또바기는 동굴에 도착함과 동시에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놀람이 당혹으로 바뀌었다.

“……잠시 이곳에서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또바기가 난감한 목소리로 수혁에게 물었다.

아마도 퀘스트 ‘검은 마음’ 때문이 분명했다.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고 또바기는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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