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392화 (392/553)

# 392

제 392화

390.

연중에게서 온 문자에는 마탑이 습격을 당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그게…….

수혁의 물음에 연중은 말끝을 흐렸다.

“어떤 마탑이 습격당한 거야? 설마 지역 자체가 습격을 당한 거야?”

말끝을 흐린 연중에게 수혁이 재차 물었다.

-확실히 알려진 건 마탑 지하 감옥.

“……지하 감옥?”

-응, 지하 감옥이 습격당했어.

“어디서 공격을 한 건데? 배그?”

-배그라는 소리가 많이 올라오고 있긴 한데 지금 정보가 통제되고 있어. 상위 등급 마법사들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

* * *

해피는 구석에 모여 있는 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숨겨진 조직이 너무 많단 말이지…….’

구석에 모여 있는 이들은 암당에 속한 이들이 아니었다.

바로 로스탱이란 조직의 조직원들이었다.

암당과 마찬가지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기에 검색을 했다.

역시나 암당처럼 나오는 정보가 없었다.

‘얼마나 강할까.’

이번 마탑 지하 감옥 습격은 로스탱과 함께한다.

감옥 습격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로스탱에 속한 이들은 매우 강할 것으로 추정됐다.

바로 그때였다.

“자자.”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

이번 마탑 지하 감옥 습격 임무의 책임자이자 로스탱의 수장인 ‘하비’였다.

“슬슬 출발합시다.”

하비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어째서인지 웃음에서 비장함이 느껴졌다.

하비의 말에 구석에 모여 있던 로스탱의 조직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피 님, 가시죠.”

발롬이 해피에게 말했다.

“예.”

그리고 해피의 답을 들은 발롬이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그 뒤를 따랐다.

‘와…….’

얼마 뒤 해피는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이 큰 게 워프 마법진이라고?’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마법진 때문이었다.

“이 마법진을 이용하면 되는 겁니까?”

하비가 발롬에게 다가와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발롬의 답에 하비는 마법진 위로 올라갔고 로스탱의 조직원들도 하비의 뒤를 따라 마법진으로 올라갔다.

스아악!

이내 빛과 함께 하비를 포함한 로스탱 조직원들이 사라졌다.

“저희도 갈까요?”

멍하니 마법진을 바라보고 있던 해피는 발롬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곧 빛이 뿜어져 나왔고 공간이 일그러졌다.

일그러진 공간은 5초 뒤 복구가 됐고 해피는 거대한 공동에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공동 한구석에는 먼저 출발을 했던 로스탱 조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오셨습니까.”

바로 그때 한 사내가 다가와 발롬에게 인사를 했다.

“켈포린, 오랜만이군. 준비는?”

“여기 있습니다.”

발롬의 물음에 켈포린은 들고 있던 지도를 내밀었다.

지도를 받은 발롬은 바로 지도를 보았고 미소를 지었다.

“시작 시간은?”

“바로 출발하셔도 됩니다.”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났다.

“알았다. 바로 출발하지.”

발롬의 말에 켈포린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공동 밖으로 사라졌다.

“가시죠.”

그리고 발롬은 해피에게 말한 뒤 켈포린이 나간 통로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해피 역시 그 뒤를 따랐고 구석에서 대기하고 있던 하비와 로스탱의 조직원들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얼마 뒤 통로의 끝에 도착했다.

통로의 끝은 로스탱 조직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홀이었다.

“여기서 얼마나 걸립니까?”

홀에 도착한 후 하비가 다가와 물었다.

“바로 앞입니다.”

하비의 물음에 발롬이 답했다.

이곳은 마탑 지하 감옥 두 번째 입구와 바로 붙어 있는 곳이었다.

즉, 나가면 바로 마탑 지하 감옥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좋군요.”

하비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역시나 아까와 마찬가지로 웃음에서는 비장함이 가득 느껴졌다.

“바로 가지요.”

하비는 앞장서 움직였다.

그리고 문을 열자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건물이 보였다.

마탑 지하 감옥의 두 번째 입구였다.

입구에는 열 명의 마법사들이 모여 있었다.

하비는 거침없이 마법사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마법사 중 하나가 하비에게 다가왔다.

“누구십…….”

하비는 마법사가 말하는 도중 손을 들었고.

털썩!

마법사가 그대로 쓰러졌다.

‘뭐야?’

해피는 그 광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한 거지?’

그저 손을 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마법사가 쓰러졌다.

혹시나 슬립 마법을 건 것일까?

“침, 침입자다!”

“본부에 알려!”

마법사가 쓰러지자 뒤쪽에서 지켜보고 있던 마법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비는 씨익 웃으며 다시 한번 손을 들었고.

털썩 털썩

이번에는 둘이 쓰러졌다.

그렇게 하비가 손을 들 때마다 마법사들이 쓰러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10명의 마법사가 전부 쓰러졌고 하비는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해피는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하비가 쓰러트린 마법사들을 보았다.

‘……죽었어?’

당연히 슬립 마법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마법사는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죽은 것이다.

‘뭐야, 개 대박이잖아?’

해피는 흥분이 가득한 표정으로 감옥 안쪽을 보았다.

하비가 어떤 방식으로 마법사를 죽였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 * *

집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캡슐로 들어갔다.

접속할 생각이 없었지만 접속할 일이 생겼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접속과 동시에 수혁은 아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진짜 배그에서 공격한 걸까.’

혹시 배그에서 지하 감옥을 습격한 것일까?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마탑으로 워프했다.

‘많네.’

습격을 당했기 때문일까?

평소와 달리 늦은 밤임에도 수많은 유저들이 접속해 있었다.

“왜 퀘스트가 안 뜨냐?”

“그러니까! 퀘스트가 좀 떴으면 좋겠는데.”

“제 지인이 2등급 마법사인데 지금 마탑장 회의 중이라고 하더라구요. 마탑장 회의가 끝나면 바로 퀘스트 줄 거라는데요?”

“헐, 그럼 그거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아마도요.”

“언제까지 한대요?”

“글쎄요…….”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유저들의 대화를 들으며 독의 마탑으로 향했다.

이내 독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케일의 방으로 향했다.

유저들의 말대로라면 파비앙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헛, 수혁 님 오셨습니까!”

그러나 방에 도착하기 전 수혁은 케일을 만날 수 있었다.

케일은 수혁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외치며 다가와 수혁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

수혁은 케일의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휴…….”

그러자 케일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다행입니다. 혹시나 로스탱 녀석들이 수혁 님을 습격한 게 아닌가 걱정했었거든요.”

“……로스탱이요?”

케일의 말에 수혁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듣는 이름 ‘로스탱’ 때문이었다.

“아!”

수혁의 반문에 케일이 탄성을 내뱉으며 이어 말했다.

“로스탱을 모르시겠군요.”

“예, 처음 듣습니다.”

“들어가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 *

중앙 마탑 9층 대회의장.

“…….”

“…….”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

“…….”

치유의 마탑장 카츄, 독의 마탑장 파비앙, 환상의 마탑장 오렉, 불의 마탑장 브리니스, 물의 마탑장 아이안, 전기의 마탑장 헤르멘, 대지의 마탑장 카코, 바람의 마탑장 하디락, 어둠의 마탑장 케피르.

무려 마탑장이 9명이나 모여 있었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중앙 부마탑장 코알과 여러 마법사들이 나타났다.

마법사들의 손에는 수많은 서류가 들려 있었다.

코알은 마법사들에게 손짓을 보냈고 마법사들은 들고 온 서류들을 마탑장들 앞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서류를 내려놓은 마법사들은 다시 워프 마법진을 통해 사라졌다.

“이게 끝인가?”

마법사들이 사라지고 카츄가 코알에게 물었다.

“예,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로스탱의 정보는 모두 가져왔습니다.”

코알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마탑 지하 감옥을 습격한 로스탱.

마탑장들 앞에 놓인 서류들은 로스탱의 정보가 담겨 있는 서류였다.

“이번 일로 수집한 정보는?”

“아직 정리 중입니다. 최대한 빨리 정리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코알의 답에 마탑장들은 서류들을 읽기 시작했다.

“새로운 건 없군요.”

“오랜만의 등장이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는 정리 중이니까.”

“근데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

“코단 때문에 혼란스러워진 지금이 기회라 생각한 거겠지.”

“배그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녀석들 코레몬드를 죽이고 갔어요.”

서류를 다 읽은 마탑장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열띤 토론까지는 아니었지만 저마다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위치는 어떻게 알고?”

그러던 중 파비앙이 말했다.

“코레몬드의 위치를 아는 건 우리들뿐 아닌가?”

그리고 파비앙의 말에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

“…….”

그 어떤 마탑장도 말을 하지 않았다.

코레몬드의 위치를 아는 것은 마탑장들뿐이었다.

지하 감옥의 구조가 단순한 것도 아닌데 하비는 코레몬드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듯 정확히 코레몬드를 찾아가 죽이고 사라졌다.

“그 말은…….”

이내 정적이 깨졌다.

정적을 깬 것은 바로 오렉이었다.

“우리 중에 누군가 정보를 흘렸다는 이야기인가?”

오렉이 파비앙에게 물었다.

“그건 모르지.”

그러자 파비앙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코단 녀석을 생각하면.”

다른 마탑장들이라고 배후 세력이 없다는 보장은 없다.

마탑장이었던 코단 역시 배그라는 배후 세력이 있지 않았던가?

즉, 마탑장들 중 누군가 하비와 결탁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파비앙의 생각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다.

“너 역시 포함된다는 건 알고 말한 거겠지?”

“당연.”

파비앙은 씨익 웃었다.

조사를 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떳떳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파비앙과 오렉의 대화를 듣던 카츄가 입을 열었다.

“한 번 정도는 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나?”

* * *

“아…….”

케일의 설명이 끝났고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로스탱이 어떤 곳인지 아주 확실히 인지했다.

“그럼 감옥을 습격한 이유가…….”

그리고 로스탱이 마탑 지하 감옥을 습격한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예, 지하 감옥은 저희 마탑의 상징 중 하나이니까요.”

로스탱은 마탑을 전복시키려는 조직이었다.

그리고 지하 감옥은 마탑의 상징 중 하나.

마탑을 직접 칠 수는 없어 상징 중 하나인 지하 감옥을 습격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

로스탱 입장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분간 탑에서 지내시는 게 어떠십니까?”

케일이 물었다.

“로스탱 때문인가요?”

“예, 그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특히…….”

말끝을 흐린 케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로스탱의 수장 하비. 그 녀석은 조금 위험합니다. 특히 저희 같은 마법사들에게는…….”

“……왜죠?”

“하비는 마나의 저주를 받은 녀석이거든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