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10화 (410/553)

# 410

제 410화

408.

“안녕하세요.”

연중은 포탈에서 나온 도깨비 연참에게 인사를 했다.

“……?”

그러나 연참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을 뿐 인사에 답하지 않았다.

“수혁이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연중은 연참의 분위기에 불길함을 느끼고 수혁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연참이 놀란 표정을 지었고 연중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예상대로 연참은 수혁을 알고 있다.

“……수혁 님과 어떤 관계이신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이내 연참이 물었다.

연참은 궁금했다.

연중과 사냥왕이 수혁과 어떤 관계에 있는 존재들인지.

연참의 물음에 연중이 입을 열었다.

“친구입니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책을 덮자 여태까지 그래왔듯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715

경험치 : 35%

생명력 : 163700

마나 : 2040960

포만감 : 75%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102048 [51024 (+2550)]

맷집 : 10

모험 : 1

보너스 스텟 : 1065

그동안 수없이 많은 책을 읽었고 도서관을 정복했다.

그리고 결국 목표였던 지혜 10만을 넘겼다.

‘어디까지 오르려나.’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반납대에 놓고 책장으로 향했다.

바로 그때였다.

-사냥왕 : 수혁 님!

책장에 도착했을 때 사냥왕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사냥왕 : 단서를 찾았습니다!

-수혁 : 9마계 입구요? 아니면 미궁이요?

수혁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냥왕에게 답을 보냈다.

현재 수혁은 9마계에서 진행해야 할 퀘스트가 하나, 12마계에서 진행해야 할 퀘스트가 2개 있었다.

그리고 사냥왕에게 수색 중 단서가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부탁했다.

-사냥왕 : 에일롯의 연구실에 대한 단서입니다!

수혁은 사냥왕의 말에 퀘스트 창을 열었다.

<특수 퀘스트 – 에일롯의 유산>

대학자이자 최상급 마족인 에일롯, 그는 12마계 어딘가에 자신의 연구 결과를 숨겼다. 에일롯의 연구실을 찾아라!

퀘스트 보상 : ???

파란 책을 통해 생성된 에일롯의 유산.

-사냥왕 : 1주일 정도면 연구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네요. 연락 오는 대로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수혁 : 예, 근데.

수혁은 답을 보낸 뒤 이어 물었다.

-수혁 : 퀘스트는 잘 진행되고 있나요?

현재 사냥왕은 연중과 함께 귀계에서 퀘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사냥왕 : 예! 난이도가 조금 높긴 하지만 보상들이 너무나 좋아서 즐겁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귀계는 난이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그것도 보통 높은 게 아니라 매우 높았다.

둘이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사냥왕과 연중이 최상위 랭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중간한 랭커들이었다면 결코 둘이서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냥왕 : 중간계도 가까워 보급도 편하구요!

거기다 귀계와 중간계는 매우 가깝다.

마계와 달리 귀계에서는 필요한 아이템을 수급하기도 매우 편리했다.

-수혁 : 다행이네요. 그럼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사냥왕 : 네!

수혁은 사냥왕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책장에서 책을 꺼내 책상으로 돌아왔다.

* * *

“준비는?”

파비앙이 물었다.

“끝났습니다.”

케일은 비장한 표정으로 물음에 답했다.

“회의 들어가고 30분 안에 답이 없으면 바로 시작해.”

드디어 로스탱의 잔존 세력을 쓸어버릴 때가 됐다.

오늘을 시작으로 대륙 곳곳에 있는 로스탱의 잔존 세력들을 정리할 것이다.

시작은 마탑에 숨어 있는 로스탱의 조직원, 후원자들이었다.

“알겠습니다.”

케일의 답을 들은 파비앙은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중앙 마탑으로 향했다.

얼마 뒤 중앙 마탑에 도착한 파비앙은 마탑장 회의가 열릴 9층으로 이동했다.

이미 대회의실에는 수많은 마탑장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기야 오랜만에, 그것도 로스탱을 맡았던 파비앙이 소집한 마탑장 회의였다.

어떤 이유로 회의를 소집한 것인지 궁금해할 것이었다.

“몸은 괜찮나?”

카츄가 파비앙에게 물었다.

“예, 전부 회복했습니다.”

파비앙은 활짝 웃으며 답했다.

“무슨 일로 소집을 한 거지? 로스탱?”

이어 오렉이 물었다.

파비앙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물음에 답했다.

“그건 무슨 상자야?”

그러자 오렉이 파비앙의 손에 들려 있는 거대한 상자를 보며 재차 물었다.

“자료, 곧 보게 될 거니까. 기다려.”

더 이상 오렉은 질문을 하지 않았고 파비앙은 자신의 자리로 가 상자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회의장 내부를 둘러보았다.

‘브리니스만 오면 끝인가?’

오지 않은 마탑장은 브리니스뿐이었다.

스악!

바로 그때 브리니스가 나타났다.

모든 마탑장이 모인 것이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브리니스가 자리에 앉자마자 파비앙이 입을 열었다.

“알고 계신 대로 로스탱의 본부를 괴멸시켰습니다.”

파비앙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 누구도 맡지 않으려 했던 마탑의 골칫덩어리 ‘로스탱’.

드디어 로스탱의 본부를 괴멸시켰다.

“하비의 시체까지 확인했으니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로스탱의 수장이자 핵심인 하비까지 깔끔하게 처리했다.

“수혁 혼자서 했다는 소문, 사실인가?”

오렉이 물었다.

“그래.”

파비앙은 씨익 웃으며 답했다.

“수혁이 혼자서 로스탱의 본부를 정리했다. 하비까지.”

“…….”

“…….”

오렉을 포함한 모든 마탑장은 파비앙의 답에 그저 놀란 표정으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하기야 마법사들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하비와 로스탱을 혼자서 괴멸시켰는데 놀라는 게 당연했고 무어라 말을 하겠는가?

말을 해봤자 수혁의 강함을 부각할 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입지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진 수혁인데 괜히 이야기를 꺼내 입지를 높일 필요가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잔존 세력.”

파비앙은 마탑장들이 침묵을 하자 이어 말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로스탱은 점조직입니다.”

괴멸시킨 것은 본부뿐이고 아직 지부들이 남아 있다.

문제는 로스탱이 점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부를 찾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었다.

“다행히도 하비에게서 지도와 장부를 얻었습니다.”

하비가 가지고 있던 지도와 장부 때문이었다.

“지도에는 로스탱의 지부들이 그리고 장부에는…….”

말끝을 흐린 파비앙은 마탑장들을 스윽 훑었다.

“로스탱의 조직원들 그리고 후원자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

“……!”

파비앙의 말에 마탑장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은…….”

카츄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파비앙이 이어서 말했다.

“일망타진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요.”

“그 장부 확실한 건가?”

어둠의 마탑장 케피르가 물었다.

“일단 우리 마탑은 확실합니다.”

파비앙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장부에 이름이 쓰인 독의 마탑 소속 마법사들의 뒷조사를 했고 로스탱의 조직원임이 확실해졌다.

“이제 명단을 나눠드릴 겁니다. 각자 확인해보세요.”

파비앙은 상자 안에 담겨 있던 서류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 일은 은밀히 진행됐으면 합니다. 밖으로 새어나가면 많은 녀석이 깊숙이 숨어버릴 테니까요.”

은밀함이 제일 중요한 일이었다.

“뭐, 우리 중에 배신자가 진짜 있다면…….”

말끝을 흐린 파비앙은 다시 한번 마탑장들을 한 번씩 보았다.

“어쩔 수 없겠지만요.”

말을 마친 파비앙은 히죽 웃었다.

파비앙의 말의 의미를 깨달은 마탑장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 *

독의 마탑 1등급 마법사 포이아스.

포이아스는 불안한 표정으로 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끙…….”

이내 걸음을 멈춘 포이아스는 앓는 소리를 내뱉으며 생각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포이아스는 로스탱의 조직원이었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그런데 얼마 전 로스탱의 수장이자 연락을 주고받았던 하비가 죽어버렸다.

외톨이 신세가 된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포이아스는 크게 움찔하며 문을 보았다.

“로필라입니다.”

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포이아스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노크를 한 이는 2등급 마법사 로필라였다.

끼이익

포이아스는 문을 열고 로필라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지?”

“부마탑장님이 회의를 소집하셨습니다.”

로필라가 온 것은 회의 소집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회의?”

“예, 이번 일로 인한 피해 대책 회의인 것 같았습니다.”

“알겠다.”

포이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았다.

‘끙, 미치겠군.’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멍했다.

‘연락할 방법도 없고.’

하비와 나눴던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탑 내에는 분명 로스탱 조직원들이 더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 조직원들이 누구인지 알지 못해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포이아스는 회의를 하기 위해 방에서 나와 회의실로 향했다.

“포이아스 님! 회의실 가십니까?”

회의실로 향하던 중 2등급 마법사 테이코니스가 다가왔다.

“그래, 자네도 참여하나?”

“예, 제가 인사 담당이지 않습니까. 하하.”

테이코니스와 대화를 나누며 포이아스는 곧 회의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회의실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하기야 로스탱으로 인해 받은 피해를 생각하면 무겁지 않은 게 이상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악

“……?”

자리에 앉은 순간 의자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빛이 포이아스의 양손과 양발을 결박했다.

포이아스뿐만이 아니었다.

“이게 무슨!”

반대편에 앉은 테이코니스의 의자에서도 빛이 뿜어져 나왔고 테이코니스를 결박했다.

포이아스는 마나를 움직였다.

하지만 마나가 움직여지지 않았다.

“케일 님!”

포이아스는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그 입 닥쳐.”

케일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

한 번도 본 적 없던 케일의 표정과 분위기 그리고 험악한 말에 포이아스는 말을 잃었다.

“네 새끼들의 배신으로 죽은 동료들을 생각하면 당장 찢어 죽이고 싶으니까.”

그리고 이어진 케일의 말에 포이아스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알고 있어?’

아무래도 모든 게 다 들킨 것 같았다.

“하, 한 번만 기회를 주십쇼! 부디…….”

바로 그때 테이코니스가 외쳤다.

“……닥치라고 하지 않았나?”

케일은 짜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팔을 휘저었다.

그러자 포이즌 스피어가 나타나 그대로 테이코니스에게 날아갔다.

포이즌 스피어의 속도는 현저히 느렸다.

어린아이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나 의자에 묶여 움직일 수 없는 테이코니스였다.

테이코니스는 천천히 다가오는 포이즌 스피어를 보며 점차 공포에 젖기 시작했다.

이내 포이즌 스피어가 테이코니스의 복부에 작렬했다.

“크아아악!”

마나가 동결되어 아무런 방어도 하지 못한 테이코니스는 비명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피부에 보라색 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휘익

바로 그때 케일이 팔을 한 번 더 휘저었고 보라색 점들이 사라졌다.

케일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죽고 싶겠지만 쉽게 죽지는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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