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17화 (417/553)

# 417

제 417화

415.

연중은 수혁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했다.

-수혁 : 그게 무슨 소리야?

-수혁 : 책 만드는 NPC라니?

-수혁 : 책을 만든다고? 책을?

수혁의 반응은 연중이 예상했던 대로였다.

연중은 씨익 웃으며 귓속말에 답했다.

-연중 : 어, 책을 만들고 있어.

-연중 : 끊임없이 책이 생긴다는 뜻이지!

-수혁 : 거짓말 아니지?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파일로미니스 도서관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파일로미니스 도서관 정복자를 획득합니다.]

[도서관 예순여섯 곳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책을 좋아하는 자 65를 획득합니다.]

수혁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 뒤 곧장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향했고 캐슈로 워프했다.

‘천마서고…….’

수혁이 캐슈에 온 이유.

그것은 바로 귀계에 가기 위함이었다.

귀계에 가려는 이유는 당연히도 구룡천마가 만든 천마서고 때문이었다.

마탑 도서관과 맞먹는다는 천마서고.

천마서고를 직접 보고 싶었다.

‘책을 어떻게 만드는 걸까.’

거기다 끊임없이 책이 만들어지는 광경도 보고 싶었다.

책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 등 많은 것들이 궁금했다.

이내 여관에 도착한 수혁은 지하 창고로 내려가 귀계로 넘어갔다.

[귀계에 입장하셨습니다.]

귀계에 도착한 수혁은 빠르게 걸음을 옮겨 동굴 밖으로 나왔고.

[경고!]

[도깨비 왕 온새미로가 나타났습니다.]

“오랜만이야!”

온새미로를 볼 수 있었다.

연중을 통해 온새미로에게 연락을 했었다.

온새미로에게 연락을 한 것은 포탈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이다.”

수혁은 온새미로에게 인사를 하며 생각했다.

‘바뀌었네?’

메시지에 나온 온새미로에 대한 설명이 전과 달라져 있었다.

아무래도 그사이에 성장을 한 것 같았다.

“바로 갈 거야?”

온새미로가 물었다.

“응.”

수혁은 물음에 답하며 온새미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온새미로는 방망이를 휘둘러 포탈을 만들었다.

포탈이 나타났고 수혁은 기다렸다는 듯 안으로 들어갔다.

[천마산에 입장하셨습니다.]

도착함과 동시에 수혁은 주변을 확인했다.

‘진짜 도시네.’

연중에게 들었던 대로 천마산은 거대한 도시였다.

거기다 귀신이라 해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중간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쪽으로.”

온새미로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은 온새미로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얼마 뒤.

[경고!]

[마교의 지배자 구룡천마가 나타났습니다.]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저벅!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남과 동시에 온새미로가 걸음을 멈췄다.

“왜 멈춰?”

수혁은 온새미로에게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온새미로가 걸음을 멈춘 이곳은 길 한복판이었기 때문이었다.

“왔어.”

온새미로가 답했다.

스악!

그리고 수혁의 앞으로 한 사내가 나타났다.

“처음 뵙겠습니다. 구룡천마라고 합니다.”

사내의 정체는 구룡천마였다.

구룡천마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했다.

‘너무 공손한데…….’

수혁은 구룡천마의 인사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 이렇게 공손한가?’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공손했다.

‘천마면 원래 오만해야 하는 존재 아니야?’

수혁은 무협지 또한 수없이 읽었다.

그러나 무협지에서 보았던 천마들의 성격은 결코 공손하지 않았다.

오만하고 또 오만했다.

“수혁입니다.”

수혁은 구룡천마의 인사에 답했다.

“저를 위해 도서관을 만드셨다고…….”

그리고 바로 본론을 꺼냈다.

“아, 네. 맞습니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구룡천마는 수혁의 말에 답하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근데 도서관을 만드신 이유를 여쭈어 봐도 될까요?”

수혁은 그 뒤를 따르며 물었다.

수혁이 궁금한 것은 도서관뿐만이 아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신을 위해 도서관을 만든 이유 역시 궁금했다.

“음, 그게…….”

구룡천마는 침음을 내뱉으며 말끝을 흐리더니 이어 설명을 시작했다.

“솔라리 때문입니다. 솔라리를 소멸시켜주신 것에 대해 보답을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무엇으로 보답을 드려야 할까 고민하던 중 미래를 보는 수하를 통해 수혁 님이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서관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아, 그런 이유였군요.”

수혁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구룡천마가 도서관을 만들어 준 것인지 모든 게 다 이해가 됐다.

“이곳입니다.”

이내 구룡천마가 걸음을 멈췄다.

‘여기가…….’

천마서고를 본 수혁의 표정에 기대감이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실지…….”

끼이익

구룡천마가 말끝을 흐리며 천마서고의 문을 열었다.

[천마서고에 입장하셨습니다.]

저벅!

천마서고에 들어온 수혁은 그대로 걸음을 멈췄다.

“…….”

걸음을 멈춘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시야에 들어온 책장과 책장 속 책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책들은 전부 하얀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하얀빛으로 가득한 책장을 보니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렸다.

“마음에 드십니까?”

구룡천마가 다가와 물었다.

“네, 무척 마음에 듭니다.”

수혁은 활짝 웃으며 답했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스윽

수혁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있는 수십 명의 NPC를 볼 수 있었다.

‘저 NPC들이…….’

연중이 말했던 책을 쓰는 학사들인 것 같았다.

바로 그때 수혁의 눈빛을 본 구룡천마가 말했다.

“책을 쓰는 학사들입니다.”

구룡천마의 말을 들은 수혁은 궁금했던 것을 바로 물었다.

“혹시 책 한 권이 나오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저마다 다르지만 10일 정도면 한 권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계산했다.

‘평균 10일에 1권이면…….’

계산을 마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냥 미소가 지어졌다.

“한번 둘러봐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구룡천마의 답을 들은 수혁은 도서관 내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야…….’

내부를 확인하던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입구에서 보았던 책들은 매우 많았다.

그런데 그 많은 책은 일부일 뿐이었다.

도서관은 정말 넓었고 수많은 책이 있었으며 전부 하얀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 도서관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진짜 마탑 도서관급인데?’

아니, 마탑 도서관 이후 처음이었다.

* * *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구룡천마에게 말했다.

“예, 나중에 뵙겠습니다.”

그리고 구룡천마의 인사를 받은 수혁은 온새미로에게도 인사했다.

“나중에 보자.”

“바로 가게?”

“응”

수혁이 귀계에 온 것은 궁금증 때문이었다.

천마서고와 천마서고를 만든 이유.

궁금증을 해결했으니 이제 돌아갈 차례였다.

‘곧 다시 오마.’

수혁은 마지막으로 책들을 향해 인사했다.

솔직히 바로 천마서고에 눌러앉아 책들을 읽고 싶었다.

그러나 참았다.

아직 12마계에 책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칭호도 최대한 모아 와야지.’

거기다 스텟 경험치를 생각하면 12마계 도서관을 전부 정복하고 오는 것이 나았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을 통해 도시 ‘파이소’로 워프했다.

‘이제 도시급 도서관은 여기가 끝이구나.’

파이소 도서관은 마지막 도시급 도서관이었다.

이제 파이소 도서관을 끝으로 마을 도서관들을 가야 한다.

‘이거 금방 가겠는데?’

이미 도시급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을 읽었기에 마을급 도서관에는 별로 책이 없을 것이었다.

아마도 어느 순간부터 입장 정복이 일어날 테고 그렇게 되면 금방 천마서고에 갈 수 있다.

이내 파이소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여태까지 그래왔듯 도서관 내부를 확인했다.

역시나 반짝이는 책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수혁은 실망하지 않았다.

바로 천마서고 때문이었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책장들을 돌아다니며 하얀빛으로 반짝이는 책들을 꺼내 책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바로 책에 빠져들었다.

* * *

“괜찮을까요?”

“뭘?”

기로스의 물음에 아소멜이 반문했다.

“비욘드에 지부를 만드는 것 말입니다.”

“아, 비욘드 지부? 뭐, 문제 될 거 없잖아?”

얼마 전 보고를 받았다.

흑월대 서열 81위 팔라드가 죽었다는 것과 꼬리가 잡혔다는 것 그리고 팔라드를 죽인 게 수혁으로 추정된다는 것 등등 하나같이 충격적인 보고였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아소멜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페이드 제국 1지부장 로페드의 계획대로 비욘드에 지부를 세우기로 했다.

“하지만 만들어 봤자 수혁이…….”

기로스가 말끝을 흐렸다.

암당의 꼬리를 잡은 것은 정보 길드 ‘클로저’.

그리고 클로저의 뒤에는 수혁이 있었다.

즉, 지부를 만들어 봤자 수혁에게 박살이 날 것이었다.

그리고 지부에 있는 수많은 정보가 수혁에게 넘어갈 것이었다.

“그래서 만드는 거야.”

아소멜이 씨익 웃었다.

로페드의 계획대로 지부를 세우긴 하지만 목적은 달랐다.

“……?”

기로스는 아소멜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 가짜 정보들을 넘길 거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수혁은 지부가 만들어지면 분명 지부를 습격할 것이다.

아소멜은 지부를 통해 수혁에게 수많은 가짜 정보들을 제공할 생각이었다.

수혁이 믿어 준다면 아주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엄청난 혼란을 줄 수 있도록.

“아…….”

아소멜의 의도를 파악한 기로스는 탄성을 내뱉었다.

“가짜 정보를 준비하라 하신 이유가…….”

기로스는 얼마 전 아소멜에게 특명을 받았다.

진짜 같은 가짜 정보들을 만들라는.

“그래, 비욘드 지부에서 써먹을 거야.”

“근데 마스터께서 수혁을 건들지 말라 하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로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마 전 본부에 갔다가 돌아온 아소멜은 수혁에 대한 공격 계획을 전면 중단시켰다.

“그래, 그런데 시간은 벌어야 하니까. 그리고 이건 우리가 공격하는 게 아니라 방어하는 거잖아?”

크라스는 더 이상 수혁을 건들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공격은 하지 않더라도 방어는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나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얼마나 만들었어?”

아소멜이 물었다.

“60% 정도 만들었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만들겠습니다.”

“아니, 빠르게 만들 필요 없어.”

기로스의 답에 아소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진짜 같냐니까.”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가짜 정보가 다 만들어지기 전에는 지부를 만들 생각이 없는 아소멜이었다.

비욘드 지부가 만들어지는 것은 가짜 정보가 완성된 이후였다.

“알겠습니다.”

기로스는 답을 하고 방에서 나갔다.

아소멜은 의자에 등을 기대며 생각했다.

‘꼭 속아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조만간 넘어갈 가짜 정보들을 수혁이 믿어 준다면?

수혁의 힘으로 껄끄러운 녀석들을 정리할 수 있다.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 있는 것이다.

아소멜은 수혁을 이용하는 상상에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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