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8
제 418화
416.
‘수혁의 힘이라면…….’
수혁은 강하다.
단순히 무력만 강한 게 아니라 권력 역시 강했다.
‘오렉도 카츄도 처리할 수 있겠지?’
현재 수혁의 힘이라면 암당에서 제일 껄끄러워하는 존재들인 치유의 마탑장 카츄, 환상의 마탑장 오렉 등등도 전부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암당에서도 전력을 다해야겠지만.
‘꼭.’
아소멜은 가짜 정보가 잘 만들어지길 바라며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파이소 도서관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파이소 도서관 정복자를 획득합니다.]
[도서관 예순일곱 곳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책을 좋아하는 자 66을 획득합니다.]
‘끝났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 후 도서관에서 나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이제 마을급 도서관들을 순회할 차례였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마을 ‘바라스만’으로 워프했다.
수혁은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서관에 도착했고 수혁은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바라스만 도서관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바라스만 도서관 정복자를 획득합니다.]
[도서관 예순여덟 곳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책을 좋아하는 자 67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입장함과 동시에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벌써?’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금방 입장 정복이 뜰 것이라 예상하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 바로 뜰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적어도 몇 곳은 더 지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수혁이었다.
뒤로 돌아 도서관에서 나온 수혁은 워프 게이트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전부 입장 정복이면…….’
남은 마을급 도서관들도 입장 정복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다음 마을 ‘메르긴’으로 워프했다.
구구궁…….
“……?”
그리고 메르긴에 도착함과 동시에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마을 밖으로 도망가!”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서 다른 곳으로!”
수많은 마족이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시시각각 사라지고 있었다.
수혁은 무슨 일인지 확인을 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았다.
이 떨림과 마족들의 행동을 보면 무슨 메시지가 나타났을 것이다.
그리고 수혁의 예상은 정확했다.
[대지의 쿠룽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쿠룽!’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몬스터다.
연중과 사냥왕이 12마계에 오자마자 마주했던 초거대 몬스터가 바로 쿠룽이었다.
‘왜 여기에.’
문제는 쿠룽이 있는 곳이 마을이라는 점이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불길함이 쑥쑥 성장하기 시작했다.
수혁은 재빨리 도서관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도서관에 도착한 그 순간.
쩌저적!
도서관 바로 옆 3층 건물이 크게 흔들리더니 이내 거대한 지렁이 한 마리가 건물 천장을 뚫고 튀어나왔다.
“……!”
산산조각이 난 건물을 본 수혁의 동공이 확장됐다.
만약 지렁이가 조금만 더 옆에서 튀어나왔다면?
박살 나는 것은 3층 건물이 아닌 도서관이 되었을 것이었다.
‘안심할 때가 아니야!’
지렁이가 나타난 것은 도서관 바로 옆이었다.
조금만 움직이면 도서관에도 큰 피해가 갈 것이다.
‘죽여야 하나?’
수혁은 고민했다.
‘아니야, 그러다가…….’
그러나 지렁이를 죽이자니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지렁이가 쓰러지는 방향이었다.
만약 지렁이가 도서관 쪽으로 쓰러진다면?
도서관은 3층 건물처럼 박살이 날 것이었다.
지렁이가 다른 쪽으로 쓰러진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렁이는 쿠룽이 아니다.
쿠룽의 몸에 서식하는 기생충으로 추정됐다.
만약 지렁이를 죽였다가 쿠룽이 튀어나온다면?
도서관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었다.
즉, 자극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블링크!”
고민 끝에 수혁은 도서관으로 블링크를 시전했다.
‘제발!’
그리고 블링크를 시전하며 수혁은 간절히 바랐다.
정복 메시지가 나타나기를.
[메르긴 도서관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메르긴 도서관 정복자를 획득합니다.]
[도서관 예순아홉 곳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책을 좋아하는 자 68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도서관에 입장한 순간 나타난 메시지에 수혁은 활짝 웃었다.
‘됐다!’
다행히도 메르긴 도서관은 입장 정복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쾅!
굉음과 함께 천장이 무너졌다.
그리고 수혁은 거대한 지렁이 머리를 볼 수 있었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은 반사적으로 보호막을 시전했고.
퉁!
이내 보호막에 지렁이의 머리가 작렬했다.
3층 건물도 도서관도 단번에 박살 낸 지렁이의 머리였지만 수혁의 보호막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실금 하나 나타나지 않았다.
“헬 파이어.”
[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수혁은 허공으로 떠오르는 지렁이 머리를 향해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쿵! 쿵!
헬 파이어가 나타났고 지렁이는 거칠게 주변을 향해 머리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쿵…….
지렁이가 땅에 머리를 처박았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퀘스트가 생성됐다.
[퀘스트 ‘쿠룽’이 생성되었습니다.]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쿠룽’을 확인했다.
<쿠룽>
12마계 대지의 지배자 쿠룽.
쿠룽이 숨을 쉬기 위해 올라오려 한다.
문제는 현재 쿠룽의 위치.
쿠룽이 올라오게 되면 마을 ‘메르긴’은 파괴되고 말 것이다.
마을의 파괴를 막을 방법은 단 하나.
쿠룽의 분신들을 죽여 쿠룽에게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뿐이다.
분신들을 죽여 쿠룽을 쫓아내라!
[쿠룽의 분신 : 1 / 10]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바로 펫 창을 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풍을 소환했다.
-아빠!
“잘 쉬고 있었니?”
수혁은 풍의 외침에 답하며 풍과 함께 하늘로 올라갔다.
“…….”
하늘로 올라와 마을의 상황을 확인한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건 이미…….’
수많은 쿠룽의 분신들이 마을을 파괴하고 있었다.
굳이 쿠룽이 올라오지 않아도 이미 끝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 녀석들을 죽이면 되는 거예요?
풍이 물었다.
“죽일 수 있겠어?”
-네,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죽여 볼래?”
그렇지 않아도 특수 퀘스트 때문에 풍이 사냥을 해야 했다.
-네!
수혁의 말에 풍은 곧장 바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쿠룽의 분신 하나를 향해 바람의 길을 날렸다.
콰아아아앙!
이내 바람의 길이 작렬했고 쿠룽의 분신은 거칠게 몸은 비틀대고는 죽음을 맞이했다.
‘……안 되겠는데.’
모든 상황을 지켜본 수혁은 생각했다.
풍의 힘이라면 충분히 쿠룽의 분신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풍에게 쿠룽의 분신을 맡겨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바람의 길로 인해 분신뿐만 아니라 그 근처에 있던 건물 여러 개가 박살 났기 때문이었다.
만약 풍에게 분신을 맡긴다면?
마을을 파괴하는 것은 쿠룽이 아니라 풍이 될 것이었다.
-아빠, 제가 잡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파괴된 건물을 본 풍이 말했다.
풍 역시 수혁과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 조금만 내려가 줄래?”
분신들의 크기가 매우 커 고도를 크게 낮추지 않아도 충분히 마법을 시전할 수 있었다.
풍이 고도를 살짝 낮췄고 수혁은 쿠룽의 분신들을 향해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플레임, 매직 미사일, 윈드 커터.”
마법을 한 번 시전할 때마다 드랍 창이 갱신됐고 얼마 뒤.
[퀘스트 ‘쿠룽’을 완료하셨습니다.]
[대지의 쿠룽이 도망을 갑니다.]
[칭호 : 마을의 구원자를 획득합니다.]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그리고 몇 남지 않은 쿠룽의 분신들이 땅으로 돌아갔고 곧 땅 울림이 사라졌다.
쿠룽을 쫓아낸 뒤 수혁은 지상으로 내려갔다.
“쉬고 있어~”
-네, 아빠!
그리고 풍을 역소환한 뒤 마을을 한번 둘러 보았다.
‘처참하네.’
쿠룽을 쫓아내기는 했지만 분신들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했다.
복구를 하는 데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수혁은 워프 게이트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도서관도 정복했고 쿠룽도 쫓아냈다.
이제 다음 마을로 갈 차례였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다음 마을로 워프했다.
* * *
“역시…….”
모니터를 통해 수혁과 쿠룽의 전투를 지켜보던 장경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대로 쿠룽은 수혁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마법 한 방에 분신이 죽어버릴 줄이야…….”
크기가 거대한 만큼 생명력이 높은 쿠룽의 분신이었지만 수혁에게는 한 방이었다.
“아니지, 지혜를 생각하면 당연한가.”
현재 수혁의 지혜를 생각하면 한 방에 죽는 게 당연했다.
한 방에 죽지 않는 게 이상했다.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새로운 정보가 나타났다.
“해피는 잘 성장하고 있네.”
모니터에 나타난 정보는 해피의 정보였다.
해피는 현재 퀘스트를 진행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었다.
“언제쯤 붙게 되려나.”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수혁과 해피의 부딪힘은 필히 일어날 일이었다.
피할 수 없다.
물론 승패가 정해져 있기는 했지만 만남 자체가 기대됐다.
둘의 만남으로 메인 스토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 * *
‘……이야.’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으며 메시지를 보았다.
[포친키 도서관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포친키 도서관 정복자를 획득합니다.]
[도서관 일흔여덟 곳을 정복하셨습니다.]
[칭호 : 책을 좋아하는 자 77을 획득합니다.]
‘진짜 다 입장 정복이네.’
마지막 마을인 ‘포친키’.
포친키 도서관도 입장 정복이었다.
도서관에서 나온 수혁은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아 생각했다.
‘이제 갈 차례이긴 한데…….’
12마계 도서관을 전부 정복했다.
이제 귀계에 있는 천마서고에 갈 차례가 됐다.
그러나 수혁이 바로 가지 않고 의자에 앉은 이유.
그것은 한 가지 고민 때문이었다.
‘중간계에 있는 도서관부터 가는 게 지혜에는 낫겠지…….’
천마서고에는 수많은 책이 있었다.
중간계에 있는 도서관들을 최대한 정복해 좋아하는 자 칭호를 최대한 모아 가는 것이 지혜를 올리는 데 더 큰 효율을 보일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자니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당장! 편히! 쭉! 읽고 싶은 마음과 지혜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부딪히고 있었다.
‘그래, 지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계속해서 고민을 하던 수혁은 이내 결정을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만족이 더 중요하지.’
수혁의 선택은 천마서고였다.
지혜를 올리는 것,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혜를 올리려 판게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지혜는 충분히 높았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을 통해 마을 ‘캐슈’로 워프했다.
그리고 귀계 입구가 있는 자신의 여관 나그네의 쉼터로 향했다.
여관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지하 창고로 내려갔고 지하 창고에 도착한 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