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3
제 433화
431.
‘이게 무슨 소리야? 부활한다는 건가?’
수혁은 하이도롬의 시체가 있는 곳을 보았다.
그러나 헬 파이어에 의해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진 하이도롬이었다.
‘부활하는 것 같은데…….’
부활이 아니라면 일시적이란 단어가 쓰일 리 없다.
수혁은 우선 로페드를 보았다.
로페드는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헬 파이어에 사라진 하이도롬 때문에 놀랐는지 동공이 확장된 상태로 수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털썩
수혁과 눈이 마주친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인지 로페드가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
수혁은 퀘스트 ‘실종된 드래곤들’을 확인했다.
<실종 된 드래곤들>
드래곤들이 실종되고 있다.
라스칼은 로스탱이 동족들의 실종과 관련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실종된 드래곤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라!
[수집률 : 50%]
퀘스트 보상 : ???
하이도롬을 죽였기 때문인지 수집률이 50%가 되어 있었다.
수혁은 로페드를 보았다.
하이도롬과 함께 온 로페드다.
로페드는 분명 드래고니아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즉, 로페드와 대화를 하다 보면 남은 수집률 50%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수혁은 로페드에게 다가가기 전, 집무실 내부를 둘러보았다.
로일은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고 파일로브는 땅에 엎드려 있었으며 황가의 수호자들은 여전히 머리를 부여잡은 채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대규모 정화.”
[대규모 정화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일단 수혁은 황가의 수호자들에게 대규모 정화를 시전했다.
마법진이 나타났고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황가의 수호자들의 표정에 편안함이 나타났다.
정신을 차린 황가의 수호자들은 재빨리 파일로브를 제압했고 이어 로페드를 제압했다.
“감사합니다.”
놀란 표정으로 수혁을 바라보고 있던 로일이 수혁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마터면 놓칠 뻔했군요.”
“아닙니다. 응당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요.”
수혁은 로일의 감사에 답하며 로페드에게 다가갔다.
“드래고니아 알지?”
로페드 앞에 도착한 수혁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
그러자 덜덜 떨던 로페드가 크게 움찔했다.
로페드는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눈빛으로 수혁을 바라보았다.
수혁은 수집률을 확인했다.
‘역시.’
로페드에게 드래고니아 이야기를 꺼낸 것만으로도 수집률이 5%가 올라갔다.
남은 수집률은 로페드를 통해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수혁아.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응.
-연중 : 지금 챕터 혹시 네가 한 거야?
연중이 귓속말을 한 이유는 챕터 ‘황제의 분노 그리고 암당’ 때문이었다.
-수혁 : 그런 것 같아.
-연중 : 허, 미쳤다.
-날씨 : 수혁 님!
-날씨 : 챕터가 바뀌었는데 혹시 수혁 님이 하신 일이신가요?
연중과 대화를 나누던 중 날씨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수혁은 연중, 날씨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내 대화가 끝이 났고 수혁은 로일과 파일로브를 보았다.
로일과 파일로브 역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일방적인 대화였다.
파일로브는 계속해서 변명을 내뱉었고 로일은 말없이 싸늘한 눈빛과 표정으로 파일로브를 바라보았다.
스윽
수혁은 다시 고개를 돌려 로페드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드래고니아에서 드래곤들을 납치한 이유가 뭐야?”
“……?”
로페드는 수혁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알고 있어. 드래곤들의 실종이 드래고니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수집률이 오른 게 바로 그 증거였다.
드래곤들의 실종은 드래고니아와 관련이 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지?”
“……?”
수혁은 로페드의 반응에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모르는 것 같은데?’
연기가 아닌 것 같았다.
거기다 수집률도 오르지 않았다.
“드래고니아는 어떤 곳이지?”
수혁은 질문을 바꿨다.
그리고 수집률을 주시했다.
“……모른다.”
로페드가 답을 한 순간 수집률이 올랐다.
‘알고 있는 것들은 대답을 어떻게 하든 오르는 건가.’
모른다고 답을 했는데도 수집률이 올랐다.
즉, 대답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아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수집률이 상승하는 것 같았다.
이후 수혁은 드래고니아와 관련된 이야기를 계속해서 꺼냈다.
* * *
<실종된 드래곤들>
드래곤들이 실종되고 있다.
라스칼은 로스탱이 동족들의 실종과 관련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실종된 드래곤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라!
[수집률 : 90%]
퀘스트 보상 : ???
‘오르질 않냐…….’
끊임없이 대화를 했고 수집률이 90%가 되었다.
그러나 90%가 되고 나서는 아무리 대화를 해도 오르지 않았다.
남은 10%를 채우기 위해서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았다.
‘지부?’
암당의 페이드 제국 1지부가 떠올랐다.
많은 정보가 있을 것이고 그중에는 드래고니아에 대한 정보도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로일과 파일로브를 보았다.
둘의 대화도 거의 끝을 향해 있었다.
“리아스 걱정은 안 해도 돼. 나는 아직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폐하.”
파일로브가 안도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감사를 표했다.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데리고 가.”
로일이 황가의 수호자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파일로브를 둘러싸고 있던 황가의 수호자들이 파일로브를 데리고 사라졌다.
“이야기는 끝나셨습니까?”
로일이 수혁에게 물었다.
“예, 폐하.”
“그럼 데리고 가도 될까요?”
“네.”
스윽
수혁의 답에 로일이 신호를 보냈고 로페드를 제압하고 있던 황가의 수호자들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폐하.”
“예, 수혁 님.”
“바로 가도 되겠습니까?”
로페드가 돌아가지 않으면 지부에서는 이상함을 눈치챌 것이다.
최악의 경우 철수를 할 수 있다.
그 전에 지부를 습격하고 싶은 수혁이었다.
“물론입니다.”
로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예.”
수혁은 로일의 답을 들으며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암당의 페이드 제국 1지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 * *
“…….”
장경우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너무 크게 단축됐는데…….”
방금 전 수혁이 하이도롬을 잡았다.
그 덕분에 메인 에피소드에 아주 큰 변화가 나타났다.
장경우는 크게 바뀐 메인 에피소드의 챕터들을 보며 생각했다.
‘계속 바뀌겠지.’
아직 수혁의 행동은 끝나지 않았다.
수혁이 어떤 행동을 하냐에 따라 메인 에피소드의 챕터들은 또다시 변화할 것이다.
“로일은 어떤 반응을 보이려나.”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수혁은 큰 실수를 저질렀다.
실수란 황제의 집무실에서 고위 마법을 사용한 것이었다.
“……응?”
이내 모니터에 로일의 정보가 나타났고 정보를 본 장경우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무슨…….”
믿기가 힘들었다.
“진짜 하늘이 돕는 건가?”
수혁에 대한 로일의 생각이 믿기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띠링!
스피커에서 알림 소리가 울려 퍼졌고 장경우는 알림을 확인했다.
알림의 주인공은 수혁.
수혁이 1지부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림이었다.
* * *
“…….”
의자에 앉아 있던 로일은 멍하니 문을 바라보았다.
‘헬 파이어를 쓸 줄이야…….’
로일의 머릿속에는 수혁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집무실에서, 로일의 바로 앞에서 헬 파이어를 시전했던 수혁.
‘고위 마법은 시전이 불가능하다고 하셨는데.’
이곳 집무실에는 좌표 교란 마법진만 있는 게 아니었다.
혹시 모를 마법사들의 공격에 대비해 마나 억제 마법진 역시 있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10개가 넘어갔다.
일반 마법사들은 집무실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마탑장들이라 하더라도 고위 마법은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 페른이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었다.
그런데 페른의 장담과 달리 수혁은 헬 파이어라는 고위 마법을 사용했다.
도대체 얼마나 강한 것일까?
“…….”
생각에 잠겨 있던 로일이 이내 활짝 웃었다.
‘아주 좋은 기회였어.’
말도 안 되는 강함을 가진 수혁이었다.
그런 수혁과 친분을, 그것도 아주 큰 친분을 얻게 되었다.
친분뿐만이 아니었다.
함께 상대해야 할 적도 생겼다.
한 배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수혁과의 관계를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마일로브 공작이옵니다.”
노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시지요.”
로일은 생각을 끝내고 목소리에 답했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마일로브 공작이 들어왔다.
“찾으셨습니까.”
제국 제일검이자 페이드 제국 최고의 가문 ‘마일로브 공작가’의 가주 아린.
아린은 들어와 무릎을 꿇고 예를 취했다.
“예, 긴히 상담 드릴 것이 있습니다.”
* * *
“랄랄라~”
드래고니아의 1장로 네이도르문은 흥이 가득한 표정으로 흥얼거리며 솥을 젓고 있었다.
솥에는 끈적끈적함이 느껴지는 보라색 액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더기들이 둥둥 떠 있었다.
“이제 10분이면 완성! 홍홍홍!”
시간을 확인한 네이도르문이 소리 내어 웃었다.
바로 그때였다.
쩌저적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네이도르문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왼쪽 진열대를 보았다.
“……응?”
진열대를 본 네이도르문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정구가 하나 박살이 나 있었다.
물론 수정구가 박살이 났기 때문에 놀란 게 아니었다.
수정구는 하이도롬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는 수정구였다.
즉, 수정구가 박살이 났다는 것은 하이도롬이 죽었음을 의미했다.
박살이 난 수정구를 보며 네이도르문은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암당의 요청을 받아 떠난 하이도롬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하이도롬이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생각에 잠긴 채 네이도르문은 계속해서 솥을 저었고 이내 10분이 지났다.
스아악…….
10분이 지나자 솥 안에 가득했던 보라색 액체들이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내 솥에는 꿈틀거리는 5마리의 벌레들이 나타났다.
“아이구, 이 귀여운 것들.”
네이도르문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벌레들을 바라보았다.
이어 솥에서 벌레들을 꺼내 미리 준비해두었던 항아리들에 옮겨 담았다.
벌레들을 전부 옮긴 네이도르문은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드래고니아의 수장이자 대장로 ‘폴리니아’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끼이익
“저 왔어요~”
네이도르문은 바로 방으로 들어가 책상에 앉아 있는 폴리니아에게 말했다.
“완성이 된 건가?”
폴리니아가 물었다.
“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릴 게 있어요!”
네이도르문은 활기찬 목소리로 답을 한 뒤 이어 말했다.
“하이도롬이 죽었어요!”
“뭐?”
폴리니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으음, 알겠다.”
그리고 이어 손을 휙휙 내저었다.
“홍홍홍, 당분간 저 쉴 거예요! 찾지 말아요!”
네이도르문이 방에서 나갔다.
폴리니아는 네이도르문이 나가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공간을 열어 접시를 꺼냈다.
사파이어,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 수많은 보석이 박혀 있는 접시였다.
“왜 죽은 거지? 단순한 임무로 알고 있었는데. 으음…….”
접시를 꺼낸 폴리니아는 옆방으로 들어갔다.
옆방에는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폴리니아는 마법진 중앙에 접시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마법진 밖으로 나와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스아악!
마법진에서 검은빛이 뿜어져 나왔고 접시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접시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형체를 만들어 나갔다.
“3일? 엄청 크게 당했나 보네.”
연기를 바라보던 폴리니아는 뒤로 돌아섰다.
앞으로 3일이면 하이도롬이 부활할 것이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들을 수 있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