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7
제 437화
435.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
9마계 마족들은 현재 마왕 레이오느의 지배를 받고 있다.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의 마수에서 마족들을 해방시켜라!
퀘스트 보상 : ???
‘해방?’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마족을 해방시키라고?’
내용이 잠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왕이 누구인가?
마족들의 왕이었다.
그런데 마왕에게서 마족들을 해방시키라니?
‘폭군인가.’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캐릭터 창을 열었다.
메시지는 퀘스트 생성만 뜬 게 아니었다.
모험 스텟이 상승했다는 메시지 역시 나타났다.
레벨 : 789
경험치 : 15%
생명력 : 163700
마나 : 2436920
포만감 : 75%
힘 : 30
민첩 : 19
체력 : 1088 [544]
지혜 : 121846 [60923 (+2550)]
맷집 : 10
모험 : 5
보너스 스텟 : 1435
1이었던 모험 스텟이 5로 상승해 있었다.
‘드디어.’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얼마 전 모험 스텟이 어떤 스텟인지 알아냈다.
모험 스텟은 바로 스킬 ‘세계 지도’와 관련된 스텟이었다.
정확히는 탐지 범위와 관련이 되어 있었다.
모험 스텟이 높을수록 세계 지도의 탐지 범위가 넓어진다.
“세계 지도.”
수혁은 세계 지도를 시전했다.
그러자 작은 창이 나타났다.
‘엄청 늘었네.’
수혁은 창을 보며 생각했다.
탐지 범위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져 있었다.
그리고 넓어진 범위와 세계 지도 창을 통해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동굴이었다.
‘몬스터는 없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일단 동굴에는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거기다 입구도 많지 않아 경계하기도 편했다.
즉, 베이스캠프로 삼기에 아주 최적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수혁은 사냥왕에게 말했다.
“사냥왕 님.”
“예!”
허공을 바라보고 있던 사냥왕이 부름에 답했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일단 밖으로 가실 건가요?”
“예, 길드원들이 오기 전 잠시 주변을 확인할 생각입니다.”
현재 제왕 길드원들이 오고 있었다.
곧 도착할 것이고 그 전에 사냥왕은 주변을 정찰할 생각이었다.
“혹시 세계 지도 스킬로 나가는 길 확인이 가능한가요?”
사냥왕이 물었다.
“예.”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음에 답했다.
“일단 동굴이에요. 몬스터는 없고 나가는 길까지 나와 있네요.”
“나가는 길이 나와 있어요? 동굴이 작은가요? 꽤 커 보이는데.”
수혁의 답에 사냥왕이 주변을 보며 말했다.
“아뇨, 좀 넓어요. 근데 모험 스텟이 올라서 탐지 범위가 올라갔거든요. 동굴이랑 그 주변이 보이네요.”
“아…….”
사냥왕이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내뱉으며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가시죠.”
수혁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냥왕은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10분이 지났을 때.
사냥왕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넓어지신 거지?’
분명 수혁은 동굴뿐만 아니라 동굴 주변까지 세계 지도 창에 나와 있다고 했다.
그런데 10분이나 걸었음에도 밖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동굴은 넓었다.
그렇다면 탐지 범위가 얼마나 늘어난 것일까.
‘모험 스텟을 빨리 얻어야 되겠는데…….’
모험 스텟이 생성되면 스킬 ‘세계 지도’가 생성된다.
지금 수혁이 보여 주는 세계 지도의 성능을 보면 한시라도 빨리 모험 스텟을 얻어야 할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
수혁이 걸음을 멈췄다.
사냥왕 역시 따라 걸음을 멈췄고 의아한 표정으로 수혁을 보았다.
“지금 동굴 밖에 서식하는 몬스터 정보가 나타났는데요.”
수혁이 걸음을 멈춘 이유는 바로 동굴 밖 지역의 정보가 업데이트됐기 때문이었다.
“초급 마족 인형이라는 몬스터고…….”
말끝을 흐린 수혁이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레벨이 900인데요?”
동굴을 나가면 나오는 지역은 ‘버려진 자들의 초원’이라는 곳이었다.
그리고 버려진 자들의 초원에 서식하는 몬스터의 이름은 ‘초급 마족 인형’.
레벨은 무려 900대였다.
“……예?”
사냥왕은 수혁의 말에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900이요?”
“네.”
“난이도가 급상승해버렸네요.”
12마계에서 가장 레벨이 높은 몬스터들이 740대였다.
그런데 갑자기 900이라니?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승이었다.
“초급이라는 걸 생각하면…….”
수혁이 말끝을 흐렸다.
몬스터의 이름은 ‘초급 마족 인형’이었다.
말 그대로 초급이다.
중급도 있을 것이고 상급이나 최상급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초급이 900레벨인데 상위 몬스터들은 얼마나 더 높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나가죠.”
수혁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과 사냥왕은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동굴 밖으로 나온 사냥왕은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며 초급 마족 인형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냥왕은 동쪽에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나무 밑에 서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기 저 녀석 같죠?”
“그런 것 같아요.”
수혁과 사냥왕은 나무 밑으로 향했다.
사냥왕의 말대로 마족 하나가 나무 밑에 서 있었다.
초급 마족 인형이 분명했다. 마족 인형은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정도면 인지 범위 안에 들어갔을 텐데 비선공 몹인 걸까요?”
사냥왕이 마족 인형을 보며 물었다.
“그런 것 같아요.”
수혁, 사냥왕이 있는 곳과 마족 인형이 있는 곳은 매우 가까웠다.
그럼에도 마족 인형은 수혁과 사냥왕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패턴 같은 것 좀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냥왕이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선공 몬스터인지 아닌지, 공격 패턴은 어떤지 확인을 해야 했다.
수혁에게 맡길 수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초급 마족 인형의 레벨이 높다고 하더라도 수혁의 마법이라면 한 방에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패턴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사냥왕이 직접 나서야 했다.
“비선공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사냥왕이 말했다.
마족 인형과의 거리가 5m까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마족 인형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비선공 몬스터가 분명했다.
“저기요?”
마족 인형 바로 앞에 도착한 사냥왕이 말을 걸었다.
혹시나 몬스터가 아니라 NPC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
그러나 사냥왕을 바라볼 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NPC는 아닌 것 같았다.
사냥왕은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스윽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마족 인형이 고개를 돌렸다.
더 이상 마족 인형의 눈빛은 흐리멍덩하지 않았다.
지극히도 사나워져 있었다.
눈빛이 변한 마족 인형은 팔을 들어 기나긴 손톱으로 사냥왕의 검을 막았다.
그리고 바로 반격했다.
사냥왕은 마족 인형의 공격을 받으며 패턴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한 번씩 맞으며 생명력이 어느 정도 깎이는지, 혹시나 공격에 저주라든가 디버프는 없는지 등등 철저히 확인을 했다.
사냥왕과 마족 인형의 전투를 지켜보던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전투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이 사방팔방 퍼질 것이다.
혹시나 소리를 듣고 누군가 다가올 수도 있다.
그리고 수혁의 생각은 정확했다.
“……!”
주변을 확인하던 수혁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왼쪽 2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마족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사냥왕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마족 인형과 마찬가지로 눈빛이 흐리멍덩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냥왕과 마족 인형의 전투를 보더니 이내 흐리멍덩했던 눈빛이 사납게 변했다.
수혁은 마족의 반응을 보고 2가지를 알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소리에 반응한다는 것.
두 번째로 전투를 보면 눈빛이 사나워진다는 것.
“플레임.”
[플레임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수혁은 마족 인형을 향해 플레임을 시전했다.
플레임을 시전하자 사나워진 눈빛으로 사냥왕에게 달려가려 했던 마족 인형이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드랍 창이 나타났다.
-피폐해진 영혼석 1개
드랍된 아이템은 영혼석이었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영혼석을 습득했다.
그리고 바로 정보를 확인했다.
<피폐해진 영혼석[영웅]>
마족의 영혼이 담겨 있는 영혼석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매우 피폐해져 있다.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생각했다.
‘마왕의 마수에서 구하라는 게…….’
퀘스트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가 이해됐다.
어째서 해방시키라는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대충 그림이 그려졌다.
수혁은 정보 창을 닫고 사냥왕을 보았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다 얻은 것인지 사냥왕은 더 이상 마족 인형의 공격을 맞아주지 않았다.
압도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족 인형이 쓰러졌다.
마족 인형을 쓰러트린 사냥왕이 다가와 수혁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 사냥할 만한 것 같습니다.”
레벨이 높아 조금 걱정이 됐었다.
그러나 패턴도 까다롭지 않고 공격도 버틸 만했다.
“거기다 경험치도 엄청 괜찮네요.”
마족 인형의 레벨은 900.
레벨이 높기 때문인지 경험치가 매우 짭짤했다.
“수가 적은 게 문제이긴 한데.”
물론 레벨을 올리기 위해 이곳에서 사냥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수가 너무나 적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돌아다녀 볼까요?”
수혁이 물었다.
다른 곳에 왕창 모여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하죠!”
사냥왕은 흔쾌히 수락했고 수혁과 사냥왕은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혹시나 모여 있나 했는데 아니네요.”
한참 돌아다니던 중 사냥왕이 말했다.
초급 마족 인형은 정말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세계 지도에 뭐 나온 건 없나요?”
“예, 여기 엄청 넓네요.”
수혁은 사냥왕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버려진 자들의 초원은 예상보다 훨씬 넓었다.
많이 돌아다녔음에도 아직 세계 지도에는 버려진 자들의 초원 다음 지역이 나오지 않았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아쉽다고 해야 할지…….”
사냥왕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안전하긴 한 것 같은데 뭔가 아쉬웠다.
“이제 돌아갈까요? 곧 도착한다고 하네요.”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사냥왕이 아쉬움을 떨쳐 내며 말했다.
“예, 돌아가죠.”
수혁과 사냥왕은 동굴로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곧 제왕 길드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사냥왕은 제왕 길드원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어떤 몬스터가 있는지, 패턴은 어떤지 등등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사냥왕의 설명이 끝날 즈음.
스아악.
빛과 함께 새로운 이들이 동굴에 도착했다.
“……?”
그리고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독고?’
그도 그럴 것이 제왕 길드원이 아니었다.
머리 위에는 독고 길드의 마크가 박혀 있었다.
물론 독고 길드 전부가 온 것은 아니었다.
온 것은 단 여섯뿐이었다.
그리고 여섯 중에는 수혁이 아는 얼굴도 있었다.
예전에 비욘드에서 전투를 벌였던 루팅이 있었다.
수혁이 루팅을 발견했듯 루팅 역시 수혁을 알아보고 움찔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숙여 수혁에게 인사했다.
루팅의 인사에 수혁 역시 고개를 살짝 숙이는 것으로 답했다.
수혁과 인사를 나눈 루팅은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는 사냥왕과 제왕길드원들을 발견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