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42화 (442/553)

# 442

제 442화

440.

-연중 : 30일 뒤에 열린다는데?

‘……빛의 대회가?’

수혁은 연중의 말에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파비앙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마탑장을 뽑는 대회가 있다고.

그리고 조만간 코단을 대신해 빛의 마탑을 이끌 자를 뽑는 빛의 대회가 열릴 것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빨리 시작할 줄은 몰랐다.

적어도 몇 달 전 공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급박한 상황이었나.’

아무래도 상황이 특별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연중 : 그리고 지금 마탑에서 연락 왔어. 아마 빛의 마탑장을 뽑는 대회 때문인 것 같아.

-수혁 : 마탑으로 가면 되는 거야?

-연중 : 어, 서신 없이 마탑으로 오라는 연락만 남겼다.

-수혁 : 알았다.

수혁은 연중과의 대화를 끝냈다.

바로 그때였다.

-사냥왕 : 수혁 님.

대화가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 사냥왕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연중과 마찬가지로 빛의 대회 때문일까?

아니면 9마계?

-수혁 : 예.

수혁은 답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사냥왕이 귓속말을 보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냥왕 : 지금 진행이 막혔습니다.

-사냥왕 : 혹시 도와주실 수 있나요?

사냥왕이 귓속말을 보낸 이유는 9마계 때문이었다.

‘진행이 막혀?’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리더 길드가 없다고는 하나 제왕 길드는 강했다.

전부다 랭커들이 아니던가?

아무리 몬스터들의 레벨이 높다고 해도 제왕 길드의 랭커들이 힘을 합치면 충분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수혁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진행이 막힌 것일까?

-수혁 :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나요?

수혁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사냥왕에게 물었다.

그리고 이어진 사냥왕의 답에 수혁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사냥왕 : 레이오느를 한 번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냥왕 : 어떤 마을을 가든 레이오느가 나타납니다.

-사냥왕 : 아무래도 마을이 습격당하면 나타나도록 설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레이오느가?’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9마계의 최종 보스로 추정되는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

어째서 진행이 막힌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랭커들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힘을 합쳤다고 하더라도 아직 마왕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수혁은 생각했다.

‘좀 정리해야겠는데…….’

벌어진 일들이 많아도 너무나 많았다.

독서를 잠시 미뤄야 할 것 같았다.

미루지 않는다면?

나중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몰아칠 것 같았다.

‘어떤 걸 먼저 하지?’

수혁은 고민했다.

현재 벌어진 일들 중 무엇을 먼저 처리할지.

‘우선 사냥왕 님부터 도와야겠지.’

마탑에 가는 것도 중요하긴 했지만 어차피 대회가 시작할 때까지는 한 달이나 남았다.

당장 갈 필요는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레이오느를 처리하는 것이 1순위였다.

‘알려지게 되겠지만.’

물론 살짝 찝찝하기는 했다.

레이오느의 육체는 하나가 아니다.

10개였다.

하나를 죽이면 죽은 영혼은 나머지 아홉에게 나뉘어 흡수된다.

그리고 기억도 얻게 된다.

즉, 경각심을 심어주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퀘스트 진행이 되지 않으면 나머지 레이오느들의 상세한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수혁 : 지금 카페니아로 가겠습니다.

수혁은 사냥왕에게 답을 보냈다.

-사냥왕 : 예! 감사합니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그리고 사냥왕의 감사 인사를 끝으로 대화를 마친 수혁은 아공간으로 워프 후 워프 마법진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도와드리고 마탑 들렀다가 암당 정리해야겠다.’

길드 대회는 신경 쓸 필요 없다.

신경 쓴다고 빠르게 끝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연중이 알아서 잘할 것이었다.

사냥왕을 도운 뒤 마탑에 들러 파비앙과 이야기를 나누고 이후 암당을 정리하면 될 것 같았다.

-수혁 : 연중아.

생각을 마친 수혁은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응?

-수혁 : 암당 먼저 정리해도 될까?

-수혁 : 일이 너무 쌓여 있어서.

-연중 : 응응, 난 괜찮아!

-연중 : 마음 편히 정리해!

암당의 페이드 제국 지부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었다.

그리고 수혁은 페이드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에 있는 암당의 지부들도 알아낼 수 있었다.

알게 되었음에도 그들을 치지 않은 이유는 길드 대회가 끝난 후 연중과 함께 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지금,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상황을 정리하고 마음 편히 독서를 하고 싶었다.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9마계 워프 게이트로 워프했다.

[9마계로 워프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도착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9마계에 입장하셨습니다.]

확인을 눌러 9마계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동굴에서 나왔다.

그리고 펫 창을 열어 풍을 소환해 마을 ‘카페니아’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카페니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셨습니까.”

사냥왕이 미소를 지은 채 수혁을 반겼다.

근처로 사냥을 떠난 것인지 다른 길드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바로 출발할까요?”

수혁이 사냥왕에게 물었다.

“옙.”

사냥왕은 풍의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수혁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사냥왕이 자리를 잡자 풍이 다시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마을 ‘모르게노스’로 비행을 시작했다.

“오는 데 20분 정도라구요?”

“예, 정확히 20분은 아니고 평균 20분 정도면 나타났습니다.”

수혁은 모르게노스로 향하며 사냥왕과 대화를 나눴다.

‘20분이라…….’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파비앙과의 대화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예상대로라면 오늘 자정까지 이번에 알게 된 암당의 지부 절반 정도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퀘스트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사냥왕이 말했다.

<몸을 빼앗긴 마족들>

마왕 레이오느에게 몸을 빼앗긴 마족들.

다칸은 레이오느의 마수에서 동족들을 구해 올 생각이다.

4지역의 마을 ‘모르게노스’로 가 마족들을 구출하라!

[영혼을 잃은 마족 : 40 / 50]

퀘스트 보상 : ???

그리고 퀘스트가 나타났다.

[퀘스트 ‘몸을 빼앗긴 마족들’을 공유받았습니다.]

수혁은 공유 버튼을 클릭해 퀘스트를 받았다.

“이제 10명만 구출하면 되네요?”

퀘스트를 보며 수혁이 말했다.

구출해야 할 마족의 수는 50.

이미 사냥왕은 40명을 구출한 상태였다.

“네, 마법진도 파괴해서 순찰대원 녀석들을 뚫기만 하면 금방 구출할 수 있을 겁니다.”

수혁은 사냥왕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퀘스트 창을 닫았다.

“저깁니다!”

얼마 뒤 사냥왕이 외쳤다.

물론 사냥왕이 외치기 전 이미 세계 지도를 통해 모르게노스를 발견했던 수혁이었다.

“풍아, 마을 입구에 내려줘.”

수혁은 풍에게 말했다.

멀리 떨어져 은밀하게 다가갈 필요가 없다.

어차피 레이오느와 전투를 치르려 했던 수혁이었다.

빠르게 연락이 가는 게 나았다.

-네, 아빠!

풍이 답했고 이내 풍이 하강을 했다.

그리고 곧 수혁과 사냥왕은 모르게노스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녀석들이다!”

도착함과 동시에 수혁은 우렁찬 외침과 함께 달려오는 마족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호오, 풍이를 보고도?’

여태껏 그 어떤 종족이든 풍을 보면 움찔하거나 놀란 표정을 지었었다.

그러나 이번 마족들은 달랐다.

풍을 보았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마족들의 눈빛에는 침입자들을 향한 투지와 흥분이 가득했다.

‘정신이 개조됐다더니…….’

수혁은 풍을 역소환했다.

그리고 달려오는 마족들을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불놀이.”

불놀이의 특수 효과는 10초 안에 대상이 죽을 경우, 5m 이내 적 하나에게 불놀이를 최대 7번까지 재시전하는 것이었다.

선두에 있던 마족에게 불놀이가 작렬했고 특수 효과가 발동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채 5초가 지나기도 전 수혁과 사냥왕에게 달려오던 여섯 마족은 죽음을 맞이했다.

“가시죠.”

수혁이 사냥왕에게 말했다.

“……네!”

멍하니 마족들을 바라보던 사냥왕은 수혁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앞장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역시 차원이 다른 공격력이야…….’

제왕 길드 역시 마족 병사들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빠르게는 잡아내지 못한다.

적어도 1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말도 안 되는 차이에 부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여깁니다.”

이내 목적지에 도착했고 사냥왕이 말했다.

“다녀오세요. 전 지키고 있을게요.”

“옙!”

사냥왕은 지하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갔고 수혁은 주변을 둘러 보았다.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라.’

9마계 마을의 분위기는 앞서 갔던 마계들과는 전혀 달랐다.

음침함이 가득했다.

바로 그때였다.

[경고!]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가 나타났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주변을 둘러보던 수혁은 동쪽 하늘에서 검은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레이오느로 추정됐다.

검은 점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이내 수혁은 확신할 수 있었다.

레이오느가 분명했다.

수혁은 점점 가까워지는 레이오느를 보며 고민했다.

‘바로 죽이는 것보다 천천히 죽이는 게 나을까?’

쥐도 새도 모르게 단숨에 죽일지 아니면 천천히 전투를 하며 죽일지.

‘기억 흡수만 아니었어도.’

수혁이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바로 영혼이 돌아가며 기억까지 흡수하는 레이오느의 특성 때문이었다.

단숨에 죽인다면?

어떻게 죽은 줄 몰라 당황할 것이었다.

천천히 전투를 하며 죽인다면?

방심을 유도할 수 있다.

둘 다 장점이 있었다.

‘그래, 그냥 단숨에 죽이자.’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시간을 아끼기로.

“호오, 진짜 인간이잖아!?”

허공에 멈춰 선 레이오느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탄성을 내뱉으며 외쳤다.

“헬 파이어.”

[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수혁은 레이오느에게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화르륵!

죽을 것이라 생각지 않은 것일까?

레이오느는 헬 파이어를 피하지 않았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가 일시적으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일시적…….’

하이도롬에게서 보았던 단어 ‘일시적’이 다시 한번 등장했다.

‘하이도롬도 영혼을 나눴던 건가?’

레이오느의 경우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하이도롬 역시 영혼을 나눌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았다.

수혁은 드랍 창을 확인했다.

‘아이템도 드랍 안 하네.’

일시적인 죽음이기 때문일까?

드랍 창에는 새롭게 추가된 아이템이 없었다.

마족 병사들이 드랍했던 아이템들만이 존재했다.

-수혁 : 잡았습니다.

수혁은 사냥왕에게 레이오느의 죽음을 전했다.

-사냥왕 : 저도 지금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내 사냥왕이 답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소리가 들려왔고 사냥왕이 올라왔다.

“응? 왜 혼자셔요?”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냥왕이 혼자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워프시켰습니다.”

수혁의 물음에 사냥왕은 손을 들었다.

사냥왕의 손에는 작은 나무 막대기 하나가 들려 있었다.

“혹시 아이템 뭐 뜬 거 있나요?”

“완전체가 아니라 그런지 안 떴어요.”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음에 답했다.

“돌아갈까요?”

그리고 이어 물었다.

“옙.”

사냥왕의 답을 들은 수혁은 풍을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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