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43화 (443/553)

# 443

제 443화

441.

그리고 풍의 비행을 통해 마을 카페니아로 돌아갔다.

카페니아에 도착한 수혁과 사냥왕은 바로 카페니아의 수장 다칸의 집으로 향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은 동족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칸이 감사를 표했다.

[퀘스트 ‘몸을 빼앗긴 마족들’을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저항의 표식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퀘스트가 완료되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또 도울 일이 있을까요?”

사냥왕이 물었다.

“내일 아침에 다시 와 주실 수 있으십니까? 지금 정보를 확인하는 중이라…….”

“알겠습니다.”

다칸의 말에 사냥왕이 고개를 끄덕였고 수혁은 사냥왕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혹시 내일 또 진행하시다가 막히면 연락 주셔요.”

“옙,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니에요.”

수혁은 사냥왕과 인사를 나눈 뒤 아공간으로 워프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나.’

이제 파비앙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차례였다.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퀘스트 ‘몸을 빼앗긴 마족들’을 완료하며 받은 보상 ‘저항의 표식’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저항의 표식[영웅]>

사용 시 10분 동안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의 정신 공격에 저항한다.

‘……소비아이템이었어?’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소비면 좀 더 주지, 1개…….’

1개였기에 소비 아이템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연중이나 사냥왕 님 줘야겠네.’

스킬 ‘대마도사’의 효과로 정신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수혁이었다.

즉, 저항의 표식이 아니더라도 레이오느의 정신 공격을 무시할 수 있다.

수혁은 정보 창을 닫았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에 도착한 수혁은 마탑으로 워프했다.

* * *

“…….”

두 번째 레이오느는 미간을 찌푸렸다.

“넷째가…….”

네 번째 레이오느가 죽음을 맞이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두 번째 레이오느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네 번째 레이오느의 기억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죽은 것인지 궁금했다.

기억을 흡수하던 두 번째 레이오느의 표정에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말도 안 돼.”

믿기지가 않았다.

지금 흡수한 기억이 진정 사실일까?

“아무것도 못 하고 죽어?”

네 번째 레이오느는 도착함과 동시에 죽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죽음을 맞이했다.

“인간한테?”

그것도 인간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 자식은 인간이 나타났으면 말을 했어야지.”

두 번째 레이오느는 미간을 찌푸렸다.

인간을 발견한 게 처음은 아니었다.

보고도 받았었고 잠깐이지만 도망치는 인간들을 보았었다.

그러나 네 번째 레이오느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특이사항이 있으면 꼭 보고하라는 첫 번째 레이오느의 명령을 어긴 것이다.

“근데 이 인간 도대체 뭐지?”

두 번째 레이오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상했다.

인간의 힘이 믿기지가 않았다.

단숨에 네 번째 레이오느를 죽일 정도로 강력한 마법이라니?

영혼을 나누었기에 하나일 때보다 약하긴 했지만 인간에게 당할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다.

스윽

모든 기억을 확인한 두 번째 레이오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나봐야겠어.”

지금쯤이면 다른 형제들 역시 네 번째 레이오느의 기억을 흡수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았다.

갑자기 왜 인간들이 나타난 것인지.

그리고 네 번째 레이오느를 죽인 인간에 대해서.

자리에서 일어난 두 번째 레이오느는 마왕성으로 향했다.

마왕성에 도착한 레이오느는 형제들 중 가장 강하며 영혼의 크기가 가장 큰 첫 번째 레이오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연락을 하려 했는데. 쿄쿄. 먼저 들어가 있어. 다들 곧 도착할 것 같으니까. 쿄쿄.”

* * *

“뭐야 갑자기?”

장경우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왜…….”

천마서고에서 책을 읽던 수혁이 갑작스레 움직였기 때문이다.

수혁의 움직임으로 레이오느가 죽었다.

물론 전부가 죽은 것은 아니었지만 수혁이 움직였다는 점이 중요했다.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거지?”

장경우는 궁금했다.

쭉 책을 읽지 않을까 싶었던 수혁이 왜 갑자기 움직인 것일까?

“이 상태면 금방 끝나겠는데…….”

레이오느의 영혼 분열은 한 달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수혁이 지금처럼 움직인다면?

나머지 레이오느들 역시 금방 죽을 것이다.

한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었다.

아니, 한 달을 버틴다고 해도 문제였다.

한 달이 지나봤자 분열되는 것은 하나뿐이기 때문이었다.

스윽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던 장경우는 고개를 돌려 캡슐을 보았다.

“한번 만나봐야겠어.”

아무래도 수혁을 만나야 할 것 같았다.

장경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장경우는 자리에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수혁이 이동을 했기 때문이다.

“마탑으로?”

9마계에 있던 수혁이 마탑으로 이동했다.

“빛의 대회 때문인가?”

오늘 공표가 됐고 지금 홈페이지는 2개의 메인 에피소드, 빛의 대회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중 유저들에게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빛의 대회’였다.

빛의 마탑장을 뽑는 대회다.

NPC만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고 유저들도 참여가 가능했다.

거기다 참여하는 데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예선만 통과하면 된다.

유저들은 현재 마탑장이 NPC가 아니라 유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수혁이 마탑에 간 것은 빛의 대회 때문이 아닐까 생각됐다.

“언제 만나러 가야 하나…….”

장경우는 말끝을 흐리며 고민했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당분간 수혁은 혼자 있지 않을 것 같았다.

계속해서 움직일 것 같았다.

* * *

“빛 마법 어떻게 생각하니?”

파비앙이 물었다.

“빛 마법이요?”

수혁은 파비앙의 물음에 반문하며 생각했다.

‘역시 빛의 대회 때문이구나.’

파비앙이 어째서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빛의 대회 때문에 물어보시는 건가요?”

수혁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래.”

갑자기 훅 들어갔기 때문일까?

파비앙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어. 아무리 오렉이나 브리니스가 참가했다고 해도 너에겐 안 될 테니까.”

파비앙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수혁이 흠칫했다.

“……브리니스도 참여하나요?”

바로 브리니스 때문이었다.

“응, 오렉만 참가할 줄 알았는데…….”

말끝을 흐린 파비앙은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이어 말했다.

“참가를 한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어. 그 둘이 아무리 빛의 마법을 잘 쓴다고 하더라도 너한테는 안 될 거야. 이건 내가 보증할게.”

말을 마친 파비앙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혁을 보았다.

‘빛의 마탑장이라…….’

수혁은 생각했다.

원래는 참가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이유가 생겼다.

우선 첫째로 브리니스의 반응이 궁금했다.

빛 속성 마법만을 사용해야 되지만 마탑장인 브리니스가 쉽게 떨어질 리 없다.

결승이든 준결승이든 혹은 본선이든 마주치게 될 것이었다.

그때 브리니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인하고 싶었다.

‘크라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두 번째 이유는 1마계의 마왕 ‘토피앙 크라스’와 관련되어 있었다.

중간계 어딘가에 봉인되어 있는 토피앙 크라스.

이미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 수혁이었지만 마탑장이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마지막 이유는 도서관과 관련이 있었다.

중간계에 있는 수많은 도서관은 저마다 입장 조건이 존재했다.

그러나 마탑장이 된다면?

모두는 아니어도 대부분의 입장 조건을 무시할 수 있다.

즉,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참가할게요.”

생각을 마친 수혁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파비앙에게 답했다.

파비앙은 수혁의 답에 활짝 웃었다.

이후 파비앙과 빛의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나누고 마탑에서 나온 수혁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수혁은 비욘드에 갈 생각이었다.

행킹에게 타국의 암당 지부 공격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야, 빛의 대회 참가할 거냐?”

“당연하지! 상위 NPC들한테 눈도장 찍을 절호의 기회인데.”

“눈도장? 예선 자신 있어? 생각보다 빡셀 것 같던데.”

“한 달 남았으니까 준비해야지.”

마탑이라 그런지 주변 유저들의 대화는 전부 빛의 대회에 집중되어 있었다.

수혁은 유저들의 대화를 들으며 워프 게이트에 도착했고 비욘드로 워프했다.

그리고 클로저로 향했다.

* * *

딱…… 딱…….

아소멜은 손가락을 까딱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바뀌신 이유가 뭘까.’

수혁을 내버려 두라고 했던 크라스.

크라스의 생각이 바뀌었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런 의문도 갖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의문이 가득했다.

‘피해가 너무 심해서?’

왜 수혁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일까?

수혁에게 입고 있는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일까?

‘아니야, 피해가 심해서라면 진즉 생각을 바꾸셨겠지.’

피해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수혁에게 입었던 피해를 꾸준히 보고 했었다.

그럼에도 크라스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었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기로스입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아소멜은 노크와 함께 들려오는 기로스의 목소리에 생각을 끝내고 입을 열었다.

“들어와.”

끼이익

이내 문이 열리며 기로스가 들어왔다.

기로스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아소멜은 무슨 일이 터졌음을 직감했다.

아소멜의 직감은 정확했다.

“수혁이 나타났습니다.”

“……어디에?”

“라이곤 왕국에 나타났습니다.”

라이곤 왕국은 페이드 제국의 동쪽에 위치한 국가였다.

페이드 제국 지부들이 전부 박살 난 지금 암당에서 꽤나 중요해진 곳이었다.

“그리고 지부들을…….”

기로스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아소멜은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나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정보가 남아 있었나.’

현재 암당에서는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수혁이 지부를 찾아냈다는 것은 페이드 제국 지부에 있던 정보들 때문이 분명했다.

“각 지부에 명령을 내려. 다른 지부와 연관된 정보들을 전부 폐기하라고.”

아소멜이 말했다.

“그리고 조만간 에리멘 님이 움직일 거야.”

“……예?”

기로스는 아소멜의 말에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에리멘이 누구던가?

흑월대의 수장이자 흑월의 2인자라 불리는 이가 바로 에리멘이었다.

“설마 수혁을 끝장내는 겁니까?”

기로스가 물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아소멜은 기로스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크라스의 생각이 바뀌긴 했다.

그러나 수혁을 죽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말끝을 흐린 아소멜은 미소를 지었다.

“에리멘 님이 움직인 이상 지금처럼 돌아다니지는 못하겠지.”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수혁이 지금처럼 날뛰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

독산도 혼자서 깔끔하게 지워버린 에리멘이었다.

에리멘이라면 날뛰는 수혁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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