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57화 (457/553)

# 457

제 457화

455.

비처에 도착한 레이오느는 중앙으로 향했다.

중앙에는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레이오느는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스아악

얼마 지나지 않아 마법진에서 검은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검은빛은 레이오느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고 레이오느는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영혼을 흡수하며 되찾은 힘의 제어를 시작했다.

* * *

‘이 속도면 얼마나 걸리려나.’

4지역에서 1지역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지역은 5지역, 6지역, 9지역, 2지역.

총 4지역이었다.

그리고 현재 수혁이 위치한 지역은 마지막 지역인 2지역.

지도를 확인 후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생각했다.

‘딱 자정에 도착하겠는데?’

이제 곧 자정이었고 자정은 되어야 1지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은 조금만 더 할까?’

순간 고민이 됐다.

1지역에 진입한 후 30분 정도만 더 이동하면 마왕성이 있는 9마계의 수도 ‘흐르비나’에 도착할 수 있다.

그리고 도착한 후 레이오느를 찾아 잡는 데에는 1시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야, 책 읽어야지.’

고민은 빠르게 끝냈다.

읽어야 할 책이 있었다.

‘다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레이오느의 영혼은 여러 개로 나뉘어 있다.

모든 레이오느들이 마왕성에 모여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진행해야 하는 일도 아니고 내일 천천히 꼼꼼히 작업을 해도 된다.

얼마 뒤 수혁은 전방에 자리 잡은 붉은 산맥을 볼 수 있었다.

붉은 산맥이 바로 1지역과 2지역의 경계였다.

[죽음이 맴도는 늪지대에 입장하셨습니다.]

이내 붉은 산맥을 넘어 1지역의 첫 번째 지역 ‘죽음이 맴도는 늪지대’에 도착한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마왕성이 자리 잡고 있는 9마계의 수도 ‘흐르비나’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쪽으로.’

재차 위치를 확인한 수혁은 시간을 보았다.

딱 자정이었다.

“풍아, 저기로 내려가자.”

-네, 아빠!

수혁은 늪지대로 내려갔다.

그리고 풍을 역소환시킨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스윽……

스윽……

진흙 덩어리들이 수혁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죽음이 맴도는 늪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망가진 더미’라는 몬스터였다.

수혁은 몬스터들의 공격으로 인해 로그아웃 대기 시간이 생기기 전 재빨리 로그아웃을 했다.

그리고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곧장 책장으로 향했다.

책장에 도착한 수혁은 어제 읽다가 멈춘 책을 꺼내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여태껏 그래왔듯 독서를 시작했다.

* * *

스아악……

검은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진 역시 스르륵 사라졌다.

레이오느가 눈을 떴다.

“드디어.”

눈을 뜬 레이오느는 중얼거림과 함께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되찾은 힘을 완벽히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레이오느는 다시 마왕성으로 워프했다.

그리고 두 번째 레이오느의 방으로 향했다.

“……?”

목적지에 도착한 첫 번째 레이오느는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오셨습니까. 형님…….”

그도 그럴 것이 두 번째 레이오느의 표정에 근심과 당혹 그리고 안도 세 가지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힘을 제어하는 데 며칠이 지난 게 아니다.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그사이에 도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

“이것 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레이오느가 보고서를 내밀며 말했다.

첫 번째 레이오느는 바로 보고서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표정이 점차 굳기 시작했다.

보고서에는 인간들이 4지역의 도시, 마을들을 습격하며 감옥에 갇혀 있던 마족들을 탈출시키고 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물론 그것 때문에 표정이 굳은 것은 아니었다.

표정이 굳은 이유는 보고서 마지막에 쓰여 있는 정보 때문이었다.

“……용이 나타나?”

“예.”

두 번째 레이오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말했다.

“죽음이 맴도는 늪지대에 용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인간 마법사의 용으로 추정됩니다.”

“……겁대가리를 상실했군.”

첫 번째 레이오느는 인상을 구겼다.

9마계에 용은 없다.

즉, 죽음이 맴도는 늪지대에 나타난 용은 인간 마법사의 용이 분명했다.

언젠가는 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 마법사가 나타난 4지역과 1지역 사이에는 수많은 도시와 마을 그리고 몬스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였다.

“……!”

인상을 구기고 있던 첫 번째 레이오느는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려 창문을 보았다.

‘이 기운은…….’

거대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인간 마법사……!’

창문 너머 저 멀리 용이 보였다.

인간 마법사가 나타난 게 분명했다.

‘…….’

첫 번째 레이오느는 고민했다.

흡수를 통해 되찾은 힘은 20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직접 인간 마법사를 막아 볼 생각이었다.

가능하다면 죽이려 했다.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기운에 다시 고민이 됐다.

인간 마법사의 기운을 직접 느껴보니 늘어난 힘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끙…….’

이미 인간 마법사는 도착했다.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했다.

‘어쩔 수 없나.’

이내 생각을 마친 첫 번째 레이오느가 입을 열었다.

“둘째야.”

* * *

“이제 가볼까.”

수혁은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판게아에 접속을 할 시간이었다.

수혁은 책장에 책을 넣고 캡슐로 향했다.

그리고 판게아에 접속한 수혁은 주변을 확인했다.

스윽……

스윽……

망가진 더미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파멸의 빛.”

수혁은 우선 파멸의 빛을 시전했다.

스아악!

스아악!

그리고 시전함과 동시에 빛의 구체가 2개 떠올랐다.

무기 ‘무(無)’의 옵션이 발동된 것이다.

2개의 구체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데미지가 중첩되려나.’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나중에 실험을 해보기로 결정을 내리고 더미들을 보았다.

수혁을 향해 다가오던 더미들이 빛에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순간.

스아악!

빛의 구체가 하나 더 떠올랐다.

마나의 정령의 재시전 옵션이 발동한 것이다.

수혁은 뒤늦게 나타난 빛의 구체를 보며 생각했다.

‘이건 주의해야겠어.’

재시전을 원치 않는 경우에도 재시전이 될 수 있다.

수혁은 빛의 구체가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이내 시간이 흘러 마지막 빛의 구체가 사라졌다.

그리고 수혁은 바로 펫 창을 열어 풍을 소환해 풍과 함께 수도 ‘흐르비나’로 비행을 시작했다.

‘저기다.’

비행을 시작한 지 20분 정도 흐른 뒤 수혁은 수도 ‘흐르비나’를 볼 수 있었다.

‘수도라 그런지 엄청 크네.’

수도 ‘흐르비나’는 여태껏 지나치며 보아왔던 도시, 마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화려했다.

“풍아, 입구에 내려줘.”

수혁은 풍에게 말했다.

그러자 풍은 흐르비나의 성문 바로 아래로 하강했다.

“잠시 쉬고 있어.”

성문 앞에 도착한 수혁은 풍을 역소환시켰다.

그리고 굳게 닫혀 있는 성문과 성벽 위에 있는 마족 병사들을 보았다.

풍을 보았기 때문일까?

마족 병사들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파이어 스피어.”

수혁은 성문을 향해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했다.

쾅!

파이어 스피어가 작렬했고 성문은 폭발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수혁은 성문을 지나쳐 도시 ‘흐르비나’로 진입했다.

[도시 ‘흐르비나’에 입장하셨습니다.]

[퀘스트 ‘레이오느’가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도시 흐르비나’가 생성되었습니다.]

진입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첫 번째 퀘스트 ‘레이오느’는 수도 ‘흐르비나’에 있는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를 잡는 퀘스트였다.

그리고 두 번째 퀘스트 ‘도시 흐르비나’를 확인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도시 흐르비나>

9마계의 수도이자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의 성이 있는 도시 흐르비나.

흐르비나에는 감옥이 없다.

오로지 레이오느에게 충성을 맹세한 마족들만이 살고 있다.

동족을 배반한 마족들을 처치하라!

퀘스트 보상 : ???

‘갇혀 있는 마족은 없는 건가?’

퀘스트를 보면 감옥도 없고 충성을 맹세한 마족들만이 살고 있다고 쓰여 있었다.

도시 ‘흐르비나’에는 구출할 마족이 없는 것 같았다.

그 말은 마음껏 광역 마법을 시전 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독룡 소환.”

수혁은 오랜만에 스킬 ‘독룡 소환’을 시전했다.

머리 위에 마법진이 나타났고 이내 독룡이 튀어나와 똬리를 틀어 독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수혁은 쉴 새 없이 갱신되는 드랍 창을 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제 곧 완료할 수 있겠네.’

<특수 퀘스트 – 어두운 기운>

어둠에 물들어라!

[마기를 가진 몬스터 : 4237 / 5000]

[마기석 : 200 / 200]

퀘스트 보상 : 스텟 - 마기

스텟 ‘마기’의 생성이 보상인 특수 퀘스트 ‘어두운 기운’의 완료 조건이 빠르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금방 첫 번째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띄운 채 걸음을 옮겨 도시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됐다.’

활보한 지 2분 정도가 지났을 때.

특수 퀘스트 ‘어두운 기운’의 첫 번째 조건이 충족됐다.

2분도 지나지 않아 800에 가까운 마족들을 처치한 것이다.

‘역시 독룡이 범위는…….’

수혁은 바로 완료 버튼을 눌렀다.

[특수 퀘스트 ‘어두운 기운’을 완료하셨습니다.]

[스텟 ‘마기’가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마기 발산’을 습득했습니다.]

그러자 스텟 ‘마기’가 생성되며 부가 스킬 ‘마기 발산’이 습득됐다.

수혁은 스킬 창을 열어 스킬 ‘마기 발산’을 확인했다.

<마기 발산>

숙련도 : -

특수 효과 : 1. 성속성 공격에 2배의 데미지를 입는다.

2. 성속성 대상에게 2배의 데미지를 입힌다.

3. 마기가 약한 존재들에게 ‘위압’을 시전

스킬 ‘마기 발산’은 온오프 스킬이었다.

효과 또한 나쁘지 않았다.

‘상대적일까 절대적일까.’

수혁은 세 번째 효과를 보며 생각했다.

마기가 약한 존재라는 게 수혁보다 약한 마기를 갖고 있는 존재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해진 수치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현재 수혁의 마기 스텟은 10.

마기 스텟 10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닐 것이다.

모험 스텟과 마찬가지로 마기 스텟은 보너스 스텟으로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스텟이었다.

만약 정해진 수치가 있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마기가 적은 이에게 시전되는 것이라면?

세 번째 효과는 쓸모없는 효과가 될 것이었다.

‘확인해보고 싶은데.’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장 마기 발산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독룡의 독으로 인해 주변에 있는 마족들은 전부 죽음을 맞이한 상황이었다.

즉, 마기 발산을 실험할 상대가 없었다.

‘어차피 여기 마족들한테는 안 먹히겠지.’

마족 병사들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정해진 수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마족 병사들에게는 먹히지 않을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경고!]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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