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9
제 469화
467.
“포이즌 포그, 프로즌 게이트.”
수많은 마법이 바이루트의 배를 습격했다.
보통 마법이 아니다.
수혁의 마법이었고 그 위력은 일반 마법사들의 마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
.
[바이루트의 4인자 도메니칸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
마법이 시전된 이후 계속해서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그리고 경험치를 보았다.
시간이 다르게 쭉쭉 올라가고 있었다.
경험치를 확인한 수혁은 마법 범위 밖에 있는 배들을 확인했다.
생각보다 많은 배가 남아 있었다.
“윈드 스톰, 블리자드, 아이스 필드.”
수혁은 다시 한번 마법들을 쏟아 냈다.
“섬광.”
[섬광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섬광을 시전했다.
스아악
그러자 수혁의 오른손에서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수혁은 손을 움직여 바이루트의 배들을 가리켰다.
광선은 여지없이 배들을 파괴했다.
이내 모든 배가 파괴되었고 수혁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메시지를 보았다.
수많은 메시지가 보였다.
그러나 그중 수혁의 관심을 끈 내용은 2가지뿐이었다.
수혁은 자신의 관심을 끈 첫 번째 메시지를 재차 확인했다.
[여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 ‘심해, 고대 도시 키룬’의 두 번째 챕터 ‘바이루트의 본거지’가 시작됩니다.]
두 번째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이미 바이루트의 대장인 카슬을 잡아 본거지, 보물섬의 위치가 나와 있는 지도들을 얻은 수혁이었다.
즉, 두 번째 챕터 역시 금방 진행할 수 있을 것이었다.
수혁은 이어 관심을 끈 두 번째 메시지를 확인했다.
[레벨 업!]
[최고 레벨 달성!]
[칭호 : 초월자를 획득합니다.]
[가장 먼저 최고 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칭호 : 1인자를 획득합니다.]
‘됐다.’
드디어 최고 레벨을 달성했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1000
경험치 : -
생명력 : 643800
마나 : 2633200
포만감 : 85%
힘 : 1530
민첩 : 1519
체력 : 4088 [2044]
지혜 : 131660 [65830 (+2550)]
맷집 : 10
모험 : 5
마기 : 10
보너스 스텟 : 2490
캐릭터 창을 연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야?’
스텟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힘, 민첩, 체력, 지혜 기본 스텟들이 전부 대폭 상승해 있었다.
‘1500씩 오른 거야?’
전과 스텟을 비교한 수혁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무려 1500이 올랐다.
2배 스킬이 있는 체력과 지혜의 경우 3천이 올라버렸다.
‘어떤 칭호길래…….’
스텟이 이렇게 대폭 상승한 것은 칭호 ‘초월자’나 ‘1인자’와 관련이 있는 게 분명했다.
수혁은 칭호 창을 열어 확인했다.
-초월자 (모든 기본 스텟 +500)
-1인자 (모든 기본 스텟 +1000)
예상대로였다.
기본 스텟의 상승은 칭호 ‘초월자’, ‘1인자’와 관련 있었다.
‘대박이네.’
수혁은 칭호 창과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대마도사’를 확인했다.
‘이제 마법만 쓰면…….’
가장 중요한 조건을 달성했다.
남은 것은 속성별 마법 1000번 시전.
‘늦어도 내일까지는 마무리 짓자.’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일이면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고 대마도사로 전직할 수 있다.
‘조건이 뭘까…….’
수혁은 차원 도서관을 떠올렸다.
차원 도서관을 개방하는 데 필요한 다섯 조건 중 첫 번째 조건이 대마도사로의 전직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조건은 대마도사로 전직한 후에 알 수 있다.
‘쉬운 조건이면 좋겠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볼렉스 호로 돌아갔다.
갑판 위에는 전투를 준비하던 선원들이 멍하니 수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각자 위치로!”
바로 그때 선장 나마고리스가 외쳤다.
선원들은 나마고리스의 외침에 정신을 차리고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닻 올릴까요?”
“예, 그리고 목적지가 바뀌었습니다.”
수혁은 나마고리스에게 말했다.
원래는 결계로 가 심해의 괴물을 죽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챕터 ‘바이루트의 본거지’가 시작되고 지도를 얻게 되며 생각이 바뀌었다.
“이곳으로 가주세요.”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어 바이루트의 본거지가 나와 있는 지도를 꺼내 나마고리스에게 건넸다.
나마고리스는 지도를 보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항해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수혁은 다시 선실로 향했다.
‘일단 치유 마법부터.’
선실에 도착한 수혁은 바로 치유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 * *
“으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모니터에는 수혁의 위치, 그리고 수혁이 행한 일들이 나와 있었다.
“빠르다…… 빨라.”
수혁의 진행 속도는 엄청났다.
“이대로 가면 드래고니아보다 키룬이 먼저 끝나겠는데…….”
여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 ‘심해, 고대 도시 키룬’이 다섯 번째 메인 에피소드 ‘드래고니아’보다 먼저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빨랐다.
장경우는 어째서 수혁이 이렇게 열심히 메인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화가 난 건가?”
암당에서 수혁의 여관을 습격했다.
그리고 여관에 있던 귀계의 입구를 탈취했고 수혁은 그것을 확인했다.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공홈 반응이 장난 아니겠는데…….”
장경우는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리고 게시판들을 돌아다니며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제목 : 아니, 시팡!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두 번째 챕터야?
-제목 : 바이루트면 로쿤 왕국 쪽 아니냐? 로쿤 왕국 유저들 질문 좀 받아봐!
-제목 : 아니, 메인 에피소드가 무슨 3개가 겹쳐? 혹시 지역별로 메인 에피소드 있는 거냐?
.
.
예상대로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호오,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많네.”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유저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부정적 반응도 막무가내 비난이 주를 이룬 게 아니었다.
비난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적었고 대부분이 비평이었다.
일반 퀘스트도 아니고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 것인지.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다음 메인 에피소드가 시작되는지 등등 걱정이 담겨 있는 비평도 보였다.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한 장경우는 다시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해피의 정보가 나타났다.
“엄청나게 열심히 하네.”
수혁과 마찬가지로 해피 역시 열심히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마을 ‘캐슈’의 학살을 끝낸 해피는 현재 마을 ‘코빈’으로 넘어가 정령계의 입구를 회수한 뒤 학살을 하고 있었다.
“이거 내일이면 끝내겠는데?”
지금 속도라면 해피 역시 내일 저녁에 모든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피의 상황도 확인한 장경우는 계속해서 키보드를 두들기며 각종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어?”
이내 장경우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소멜이 직접?”
탄성을 내뱉은 이유, 그것은 바로 아소멜 때문이었다.
현재 아소멜은 하이도롬과 함께 바이루트의 본거지로 가고 있었다.
문제는 수혁 역시 본거지에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먼저 도착하는 것은 수혁이다.
그리고 아소멜이 도착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린다.
“아, 자정 넘어서 도착하네.”
아소멜의 도착 시간을 확인한 장경우는 피식 웃었다.
자정이면 로그아웃을 하는 수혁이었다.
아마 아소멜은 수혁이 사라지고 난 뒤에 도착할 것이다.
“하기야, 만나도 도망칠 텐데.”
크라스, 에리멘과 마찬가지로 아소멜 역시 시스템상 10% 미만으로 생명력이 내려가지 않는다.
만난다고 해도 아소멜은 죽지 않을 것이었다.
* * *
“닻 내릴까요?”
나마고리스가 물었다.
바이루트의 본거지에 도착했고 섬에 남아 있던 잔당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배는 그리 많지 않았다.
5척이 끝이었다.
수혁은 나마고리스의 물음에 시간을 확인했다.
‘앞으로 1시간…….’
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1시간이었다.
1시간 안에 잔당들을 처리하고 샅샅이 뒤져야 했다.
섬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다.
충분히 다 확인할 수 있을 것이었다.
“예, 여기서 기다리시고 위험한 일 생기면 먼저 항구로 돌아가세요. 제 걱정은 마시고.”
“……알겠습니다.”
나마고리스의 답을 들은 수혁은 바로 플라이를 시전했다.
그리고 섬을 향해 날아갔다.
“섬광.”
섬으로 향하며 수혁은 섬광을 시전했고 섬에서 나온 5척의 배를 증발시켰다.
깔끔하게 잔당을 정리한 뒤 섬에 도착한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잔당’이 생성되었습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하며 퀘스트를 확인했다.
퀘스트 ‘잔당’은 섬에 남아 있는 바이루트의 해적들을 처치하는 퀘스트였다.
잔당의 수는 20.
“죽여.”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혁은 뒤따라 움직이며 건물들을 확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정보를 모아둔 곳인가?’
하얀빛으로 반짝이는 서류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바이루트의 정보 담당 건물인 것 같았다.
수혁은 자리에 앉아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서류를 읽던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로쿤 왕국?’
이상한 내용이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자정이었다.
‘오늘은 조금만 더.’
수혁은 다시 서류로 손을 뻗었다.
그렇게 서류를 읽기 시작한 수혁은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허, 왕국 자체가 흑월과 연을 맺은 건가?’
서류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서류의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로쿤 왕국은 흑월과 아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볼렉스 호가 파괴되었습니다.]
[선장 : 나마고리스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
.
주르륵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파괴?’
정박한 후 위험한 일이 생기면 도망을 가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무슨 메시지란 말인가?
하지만 뒤이어 나타난 메시지에 수혁은 배가 파괴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경고!]
[드래고니아의 제 4장로 하이도롬이 나타났습니다.]
[경고!]
[암당의 당주 아소멜이 나타났습니다.]
‘……아소멜?’
* * *
선박 하나가 엄청난 속도로 바다를 가로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뱃머리에서 전방을 바라보던 아소멜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 안 나타나는 거지?’
바이루트의 영역에 들어온 지 벌써 1시간이 지났다.
이제 곧 본거지에 도착한다.
그런데 바이루트에서는 아무 인원도 보내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 멀리 선박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바이루트의 배는 아니었다.
“하이도롬 님,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아소멜은 옆에 함께 서 있던 하이도롬에게 말했다.
하이도롬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전방에 정박해 있는 선박을 향해 날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박에서 번쩍 검은빛이 터져 나왔고 이내 선박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하이도롬이 돌아왔다.
하이도롬의 표정에는 심각함이 가득했다.
“왜 그러십니까?”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
아소멜은 하이도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힘들게 시간을 들여서 왔는데 왜 떠나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어진 하이도롬의 말에 아소멜의 표정에도 심각함이 나타났다.
“섬에 수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