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4
제 474화
472.
“예.”
수혁의 물음에 베르벳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모든 정보 정리가 끝났습니다. 수많은 암당의 지부, 관련된 자들을 찾았죠. 보고 직후 연락을 드리라 했으니 아마 암당 때문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말끝을 흐린 베르벳은 손을 들었다.
베르벳의 손에는 서류가 한가득 들려 있었다.
“이것들을 가져오라 하셨습니다. 암당과 관련된 정보들입니다.”
“그렇군요.”
베르벳의 답에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예상대로, 바람대로 암당 때문이었다.
이내 수혁은 집무실에 도착했고 로일을 만날 수 있었다.
“오셨습니까.”
자리에 앉아 있던 로일은 수혁이 들어오자 반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수혁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아 친근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예, 잘 지냈습니다. 폐하께서도 잘 지내셨습니까?”
“하하, 저 역시 잘 지냈지요.”
수혁과 로일은 서로의 근황을 나누었다.
“저를 찾으신 이유가…….”
근황 이야기를 어느 정도 나눈 뒤 수혁이 본론을 꺼냈다.
“암당 때문입니다.”
수혁의 말에 로일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베르벳.”
그리고 베르벳을 불렀다.
옆에 서 있던 베르벳이 들고 있던 서류를 수혁 앞에 내려놓았다.
“읽어 보시겠습니까?”
로일의 말에 수혁은 서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서류에는 암당의 지부, 그리고 암당과 협력을 맺은 이들에 대한 정보가 쓰여 있었다.
‘말해줄까?’
수혁은 서류를 보며 로쿤 왕국, 파르빌 상단, 암당의 관계를 떠올렸다.
서류에는 로쿤 왕국과 파르빌 상단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지 않았다.
‘아니야, 일단 둘이 알고 있자고 말씀하셨으니.’
고민 끝에 수혁은 말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파비앙과 당분간 둘이 알고 있자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서류에 집중했다.
“이게 다 암당과 관련된 곳인 건가요?”
이내 서류를 다 읽은 수혁은 로일에게 물었다.
서류에는 예상보다 많은 단체와 개인의 이름이 나와 있었다.
“예.”
수혁의 물음에 로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리하려 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물론 도와드려야죠.”
“여기 있습니다.”
로일은 추가로 서류를 하나 건넸다. 수혁은 서류를 받아 확인했다.
로일이 준 서류에는 방금 전 읽은 서류에 있던 단체 중 일부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서류를 다 읽은 순간.
[퀘스트 ‘암당 정리’가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가 생성됐다.
수혁은 바로 퀘스트 ‘암당 정리’를 확인했다.
<암당 정리>
로일은 제국 내 암당의 지부나 관련된 자들을 전부 정리할 생각이다.
로일을 도와 제국 내 암당의 지부, 관련자들을 전부 처리하라!
[라보다스 지부 : X]
[오리겐티파냐 지부 : X]
[아르마 상단 : X]
[코이브 정보 길드 : X]
.
.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혁이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는 완료 조건 때문이었다.
‘왜 충족되어 있는 거지?’
완료 조건 중 일부가 충족되어 있었다.
충족되어 있는 이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바로 귀족이라는 것.
‘귀족들은 직접 처리하는 건가.’
조건이 충족될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황제인 로일에게 귀족들의 처리는 어려운 게 아니다.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로일을 보았다.
“바로 출발해도 될까요?”
처음 읽었던 서류에는 위치 역시 나와 있었다.
지금 당장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물론입니다.”
로일이 답했다.
그리고 이어 베르벳이 말했다.
“가실 때 말씀해주시면 준비해놓겠습니다.”
수혁은 베르벳의 말에 서류를 인벤토리에 넣으며 답했다.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
베르벳은 수혁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고 수혁이 이어 말했다.
“라보다스부터 갈게요.”
수혁의 첫 번째 목적지는 라보다스에 있는 암당 지부였다.
베르벳은 수혁의 말에 로일을 보았고 로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하겠습니다.”
로일의 끄덕임을 본 베르벳은 수혁에게 말한 뒤 집무실에서 나갔다.
“감사합니다.”
베르벳이 나가고 로일이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저 역시 녀석들을 찾고 있었던 걸요.”
수혁은 로일과 대화를 나눴다.
“그럼.”
이내 대화를 끝낸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로일에게 인사를 한 뒤 집무실에서 나와 황궁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리려나.’
수혁은 걸음을 옮기며 다시 퀘스트 ‘암당 정리’를 확인했다.
완료 조건이 귀족들을 제외해도 20개가 넘었다.
물론 전부 페이드 제국 내 위치해 있기에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황궁에서 나온 수혁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어디로 가십니까?”
“라보다스요.”
“10골드입니다.”
이내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도시 ‘라보다스’로 워프했다.
라보다스에 도착한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서류를 꺼내 목적지의 위치를 재차 확인했다.
‘외곽 쪽에 있네.’
확인을 마친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얼마 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수혁은 서류를 넣은 뒤 고개를 들어 5층 건물을 보았다.
‘입구가 하나는 아니겠지.’
일단 보이는 입구는 하나였지만 암당에서 입구를 하나만 만들어 놨을 리 없다.
비밀 입구가 있을 것이다.
수혁은 암당 당원이 빠져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즉, 최대한 빠르게 제압을 해야 한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전부 죽여, 동화.”
그리고 명령을 내린 뒤 동화를 시전한 후 안으로 진입했다.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암당의 페이드 제국 임시 지부’가 생성되었습니다.]
수혁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30명이라.’
당원을 전부 처치하라는 퀘스트였다.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이 향하는 방향을 확인했다.
‘이쪽으로 가야겠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이 가지 않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웬 놈…….”
“플레임.”
“적…….”
“매직 미사일.”
수혁은 마주치는 족족 암당의 당원들을 처치했다.
[퀘스트 ‘암당의 페이드 제국 임시 지부’를 완료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퀘스트를 완료한 수혁은 입구에서 페이드씬을 기다렸다.
5분 뒤 베르벳이 나타났다.
“끝났습니다. 다음은 로케핀으로 갈 생각입니다.”
수혁은 베르벳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베르벳이 답했고 수혁은 바로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어디로 가십니까?”
“로케핀이요.”
“12골드입니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로케핀으로 워프했다.
* * *
“키룬?”
오렉은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그래, 키룬.”
“거긴 갑자기 왜?”
오렉은 재차 물었다.
고대 도시 키룬.
파비앙이 갑자기 왜 키룬에 대해 묻는 것인지 궁금했다.
“음…….”
오렉의 물음에 파비앙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이 녀석이라면 말해줘도 되겠지.’
마탑을 배신한 마탑장이 있다.
그 마탑장을 찾기 위해 파비앙은 개인적으로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오렉은 깨끗했다.
암당과 전혀 연관이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게 흠이긴 했지만 정보를 공유해도 될 녀석이었다.
아니, 어차피 지금 공유하지 않더라도 곧 세상에 드러날 곳이었다.
로쿤 왕국, 암당, 파르빌 상단 역시 키룬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키룬을 발견했어.”
생각을 마친 파비앙이 말했다.
“뭐?”
오렉의 표정에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눈이 두 배로 커질 만큼 크게 놀란 오렉은 이어 말했다.
“진짜야? 고대 주술사들의 도시 키룬? 그 키룬을 발견한 게 맞아?”
“그래.”
파비앙은 오렉의 연이은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 좀 들어보자. 아는 것 전부.”
“…….”
오렉은 파비앙의 말에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이내 입을 열었다.
“조사대 보낼 거지?”
“그래야지.”
“날 끼워줘.”
“……?”
파비앙은 오렉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조사대에 참여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빛의 대회는 포기한 거냐?”
이제 곧 빛의 마탑장을 뽑는 빛의 대회가 시작된다.
즉, 연습에 전력을 다해야 할 시기였다.
그런데 조사대라니?
‘뭐가 있길래?’
키룬에 무엇이 있기에 오렉이 조사대에 참여하려는 것인지 궁금했다.
“흥.”
오렉이 코웃음을 내뱉었다.
“수혁을 믿나 본데 빛의 마탑은 내 거야. 그리고 애초에 내가 신경 쓰는 건 브리니스 뿐이라고.”
생각에 잠겨 있던 파비앙은 오렉의 말에 피식 웃었다.
오렉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이런 자신감을 보이겠지.’
파비앙은 수혁을 떠올렸다.
‘이번에 큰코다치겠구만.’
수혁의 마법을 직접 보았다면?
결코 이런 자신감을 보이지 못한다.
“조사대에 넣어 줄 거야? 말 거야?”
오렉이 말했다.
파비앙은 오렉의 말에 생각했다.
‘녀석이 있으면 든든하겠지.’
암당 역시 키룬을 노리고 있을 것이었다.
환상의 마탑장인 오렉이 함께한다면?
든든, 그 자체였다.
“……넣어줄게.”
생각을 마친 파비앙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말해봐. 키룬에 대해서.”
* * *
“출발하셨나?”
“예, 방금 전 출발하셨습니다.”
아소멜의 물음에 기로스가 답했다.
“마탑의 상황은?”
기로스의 답을 들은 아소멜이 재차 물었다.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키룬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바이루트의 본거지에 있던 수혁.
수혁은 분명 키룬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보를 마탑에 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시해.”
“알겠습니다.”
기로스는 인사를 한 뒤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얼마 뒤.
똑똑
“당주님.”
노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로스의 목소리였다.
“……?”
아소멜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 나간 기로스가 왜 다시 온 것일까?
그사이에 무슨 일이 터진 것일까?
“들어와.”
끼이익
아소멜이 말했고 기로스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기로스의 표정에는 난감함, 그리고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페이드 제국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기로스의 말에 아소멜은 기로스가 다시 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리되는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
“그게…….”
말끝을 흐린 기로스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이어 말했다.
“며칠 안 걸릴 것 같습니다.”
“……뭐?”
아소멜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반문했다.
보통 큰 먹이를 준 게 아니었다.
더 이상 파고들지 못하게 엄청나게 큰 먹이를 주었다.
소화시키는 데 몇 달,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큰 먹이를.
그런데 며칠이라니?
“수혁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로스가 답했다.
“아…….”
아소멜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러고 보니 수혁이 있었다.
암당에서 뿌린 먹이는 거대했지만 수혁이라면 빠르게 소화시킬 수 있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
아소멜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던 수혁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수혁을 찾는 것이 너무나 쉬웠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지금은 보이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