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83화 (483/553)

# 483

제 483화

481.

어둠의 자식들은 자아가 다르긴 하지만 힘은 같다.

즉, 리자드 킹과 퀸을 홀로 잡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어둠의 자식을 더 소환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계획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고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이내 암운이 도착했다.

“저 왔습니다. 아버지!”

암운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수혁은 볼 수 있었다.

인사한 후 암화의 눈치를 살피는 암운의 눈빛을.

“안쪽에 잠겨 있는 곳이 있어. 그곳으로 갈 거야.”

그 모습에 수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리할까요?”

수혁의 말에 암화가 물었다.

“응.”

암화의 말에 수혁은 만족스러운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아도 가는 길에 있는 리자드맨들을 정리해달라 하려 했던 수혁이었다.

“암운.”

“으, 응…….”

암화는 암운을 나지막이 불렀고 암운은 재빨리 앞장서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다녀올게요. 아버지.”

암운이 떠나고 암화는 수혁에게 인사를 한 뒤 암운의 뒤를 따라 달려갔다.

수혁은 암화와 암운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암운과 암화가 리자드맨들을 정리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수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변에 있는 리자드맨들 좀 마저 정리해줘.”

“네, 아버지. 암운.”

수혁이 재차 말했고 암화는 암운과 함께 다시 주변 정리를 위해 떠났다.

둘이 떠나고 수혁은 걸음을 옮겨 물에 잠겨 있는 건물들을 향해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 했다.

[결계로 인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보라색 결계가 나타났다.

‘이게 그 결계구나.’

수혁은 보라색 결계를 보며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결계 중화 구슬’을 떠올렸다.

아이템 정보에 나온 봉인의 결계가 바로 이 결계가 아닌가 싶었다.

‘굳이 안 던져도 될 것 같은데.’

어차피 정보에 따르면 결계를 약화하는 것뿐이다.

사용한다고 결계가 없어지는 게 아닌 것이다.

전설 등급의 소비 아이템은 흔하지 않다.

쓰는 것이 상당히 아까웠다.

거기다 교환이 가능하지 않던가?

나중에 천계나 마계에서 쓰게 될지도 모른다.

‘그냥 파괴해도 되는지 확인해보자.’

결계가 시스템으로 인한 무적만 아니라면 파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입을 열었다.

“매직…….”

그러나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일단 마탑장님한테 말씀드리고 해야겠구나.’

결계가 파괴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

파비앙에게 결계의 존재를 알리는 게 우선일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뒤로 돌아섰다.

바로 그때였다.

-리자드맨의 힘줄 32개

-리자드맨의 피부 조각 57개

-암당의 정식 당원 증표

드랍 창이 갱신되며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했다.

‘……암당?’

수혁은 그대로 걸음을 멈췄다.

암운과 암화는 주변에 있다.

그런데 암당의 정식 당원 증표가 드랍됐다는 것은 근처에 암당이 있음을 의미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상황을 듣기 위해 수혁은 암운과 암화를 재소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소환을 하기 전 암운이 돌아왔다.

“아버지.”

암운의 손에는 시체 하나가 들려 있었다.

당연하게도 마탑의 마법사는 아니었고 로쿤 왕국의 병사도 아니었다.

증표를 드랍한 암당의 당원이 분명했다.

“절 공격해서 제압했는데 독단을 깨물고 죽어버렸어요. 막지 못해 죄송합니다.”

암운의 표정은 어두웠다.

완벽히 제압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입안에 독단을 물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니야, 죄송할 일이 아니지. 잘했어.”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디서 잡았어?”

그리고 이어 물었다.

“이쪽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요.”

“그쪽으로 한번 가보자.”

암운은 수혁의 말에 앞장서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혁은 암운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암당의 당원을 잡았다는 건물 옥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스윽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며 암운에게 물었다.

“혹시 누가 더 있니?”

“아뇨, 리자드맨들뿐이에요.”

암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음에 답했다.

주변에서는 더 이상 특이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로지 리자드맨들의 기운만이 가득했다.

‘우리와 정 반대쪽에 있는 건가.’

수혁은 암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로쿤 왕국이 수색하고 있는 영역을 보았다.

그리고 옥상에서 내려왔다.

이미 로쿤 왕국의 수색 영역에 암당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던 수혁이었다.

그리고 두 눈을 통해 확신에 확신을 얻게 됐다.

옥상에서 내려온 수혁은 파비앙, 독의 마탑 마법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 결계에 대해 알릴 때였다.

* * *

“리자드맨들이 전부 넘어가고 있다고?”

“예.”

쿠레의 답에 모아쿠이는 씨익 웃었다. 계획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게 다 공작님의 뛰어난 지혜 덕분입니다.”

쿠레는 모아쿠이와 마찬가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 아니네. 아주 간단한 방법이라 넘어갈까 했는데 다행이군!”

모아쿠이는 쿠레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껄껄 소리 내어 웃었다.

그리고는 이어 물었다.

“리자드 킹은?”

가장 중요한 것은 리자드맨들이 아니다.

그들의 왕 리자드 킹이었다.

“아마도 마탑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리자드 킹이 나타난 이유는 안쪽 깊숙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마탑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수색을 하며 안쪽으로 들어갈 것이고 리자드 킹은 결국 마탑과 전투를 벌일 것이다.

“마탑이 얼마나 피해를 입느냐가 관건이겠군.”

마탑이 질 것 같지는 않았다.

2개 마탑에서 왔다.

거기다 마탑장들까지 있다.

키룬의 리자드맨들이 다른 리자드맨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해도.

리자드 킹이 말도 안 되게 강하다고 해도 2개 마탑을 이길 리는 없다.

바로 그때였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이어 지진이 난 듯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어?”

“……!”

모아쿠이와 쿠레는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게! 하이도롬에게 연락하고!”

“예.”

쿠레가 답을 한 뒤 방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뒤 흔들림이 멈췄다.

‘도대체 무슨 일이…….’

모아쿠이는 창문으로 다가가 소리가 난 곳을 보았다.

그러나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끼이익

얼마 뒤 쿠레가 돌아왔다.

쿠레의 표정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잠겨 있던 곳이 떠올랐습니다!”

앉아서 초조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던 모아쿠이는 쿠레의 외침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게 진짜인가?”

“예!”

“바로 준비하게! 누구보다도 먼저 진입해야 해!”

원래대로라면 정찰대를 먼저 보내야 했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찰대를 보낼 시간이 없었다.

지금 이곳에는 경쟁자가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어차피 리자드맨들 같은 몬스터들은 마탑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몬스터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쿠레는 모아쿠이의 말에 다시 밖으로 나갔고 모아쿠이도 간단히 짐을 챙겨 따라 밖으로 나갔다.

* * *

“으음…….”

파비앙은 침음을 내뱉었다.

수혁의 말을 듣고 곧장 결계를 확인하기 위해 왔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결계는 엄청났다.

‘이 결계 때문인 건 확실한데…….’

도시 절반이 잠겨 있는 이유는 결계 때문이었다.

결계가 파괴되면 잠겨 있는 부분이 떠오를 것이었다.

‘이걸 해제하려면…….’

문제는 결계의 수준이 높다는 것.

해제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다.

‘그냥 파괴를 해야 하나?’

꼭 해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파괴를 해도 된다.

오히려 파괴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았다.

해제하기 위해서는 마탑에서 가져올 것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지금 이곳에는.

“수혁아.”

수혁이 있었다.

“네.”

파비앙의 부름에 수혁이 답했다.

“혹시 이 결계에 마법 한번 시전해 볼래?”

이왕 파괴하기로 한 것 최대한 빠르게 파괴를 하는 게 낫다.

그리고 수혁의 마법이라면 파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할 수 있을 것이었다.

“공격 마법이요?”

“응. 지금 바로.”

파비앙은 수혁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매직 미사일.”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결계를 향해 매직 미사일을 시전했다.

스악! 쾅!

매직 미사일이 결계에 작렬하며 폭음을 만들어냈다.

쩌저적!

그리고 폭음과 함께 굳건했던 결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금이 쩍쩍 갈라졌다.

파비앙은 결계의 금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고작 매직 미사일에…….’

이미 수혁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수혁이라면 결계를 빠르게 파괴해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빨라도 너무나 빨랐다.

수준 높은 결계가.

마탑에서도 많은 시간을 들여 해제해야 할 만큼 강력한 결계가.

최하위 마법이라 불리는 매직 미사일 한 방에 금이 쩍쩍 나타났다.

“수혁아.”

“네.”

“이 결계 파괴하자.”

“다크 스피어, 파이어 스피어.”

파비앙의 말에 수혁은 바로 마법을 시전했다.

쾅! 쾅!

두 번이면 충분했다.

이미 금이 간 결계는 두 번의 마법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결계가 무너지고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수혁은 물론이고 파비앙 역시 주변을 주시했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봉인의 결계가 깨졌습니다.]

[최후의 결계 안에 잠들어 있던 키룬의 재앙 베르고스가 깨어났습니다.]

[퀘스트 ‘키룬의 재앙’이 생성되었습니다.]

‘……베르고스?’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생각했다.

‘재앙이라면 키룬의 보스인가?’

리자드 킹과 퀸이 보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메시지를 보니 아닌 것 같았다.

진짜 보스는 따로 있는 듯했다.

콰아아아아앙!

그 순간 폭음이 귓가를 강타했다.

퀘스트를 확인하려 했던 수혁은 폭음이 들려온 곳을 보았다.

폭음은 잠겨 있는 도시 끝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수혁은 높게 솟아오른 물을 볼 수 있었다.

구구구구궁!

그뿐만이 아니다.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계 안쪽 가득했던 물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가라앉아 있던 나머지 절반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키룬의 재앙>

고대 주술사들이 도시 키룬을 봉인하게 만든 베르고스.

봉인의 결계가 깨지며 베르고스가 깨어났다.

베르고스는 자신을 가두고 있는 최후의 결계를 파괴하고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한다.

최후의 결계를 파괴하고 베르고스가 나오기 전 다시 봉인의 결계를 활성화시켜라!

[봉인석 : 0 / 5]

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통해 수혁은 결계가 하나 더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근데…….’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생각했다.

‘꼭 봉인해야 하는 건가?’

퀘스트 완료 조건은 베르고스의 봉인이었다.

베르고스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러나 막는 방법은 봉인만 있는 게 아니었다.

죽음, 죽음이라는 방법도 있었다.

베르고스는 키룬의 재앙이었다.

하지만 마왕보다 더 강할 것 같지는 않았다.

수혁은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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