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90화 (490/553)

# 490

제 490화

488.

그동안 수혁에게 붙었던 수많은 수식어와 소문이 과장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빛의 석판 사건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현재 누가 무어라 해도 수혁이었다.

수혁이 만약 빛의 마탑장이 된다면?

“……흐.”

상상을 한 헥솔은 히죽 웃었다.

빛의 마탑은 배신자 코단 때문에 명예가 크게 추락했다.

명예뿐만이 아니다.

마탑장은 힘을 상징한다.

코단이 사라짐으로 인해 빛의 마탑의 전력은 10개 마탑 중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만약 수혁이 마탑장이 된다면?

최하위권에서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거기다 수혁은 독의 마탑장 파비앙의 제자였다.

독의 마탑은 현재 10개 마탑 중 수좌를 다툴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강한 힘, 명예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독의 마탑과 두터운 친분을 갖게 된다.

물론 오렉이나 브리니스가 마탑장이 되어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수혁이 마탑장이 되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

오렉이나 브리니스에게는 빛의 마탑보다 기존 자신들이 이끌던 환상의 마탑이나 불의 마탑을 더 중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서 2차 본선을 보고 싶은걸.”

* * *

대기실에 도착한 후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감탄했습니다. 빛의 심판으로…….”

수많은 마법사가 다가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도 말을 걸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인사였고 인사를 나눈 뒤에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려 하는 것이 느껴졌다.

‘가루로 만든 게 컸나.’

마법사들의 이런 반응은 가루가 된 빛의 석판 때문임이 분명했다.

‘템 좀 빼고 칠 걸 그랬네.’

지금 상황이 수혁은 상당히 귀찮았다.

바로 그때였다.

오엔이 대기실로 들어왔고 수혁은 마법사들과 대화를 끝내고 오엔에게 다가갔다.

“이제 가도 되는 건가요?”

“예, 물론입니다.”

수혁의 물음에 오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수혁은 1차 본선을 통과했다.

오엔의 말에 수혁은 대기실 내 마법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후다닥 방에서 나왔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그리고는 곧장 아공간으로 이동했다.

-수혁 : 연중아.

아공간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응.

-수혁 : 8마계 포탈이 어디에 있다고 했지?

-연중 : 잡으러 가게?

-수혁 : 어, 일주일 동안 시간 비니까.

2차 본선은 일주일 뒤 시작된다.

수혁에게는 일주일의 시간이 있었고 그사이 수혁은 8마계의 마왕 ‘타란브니스’를 잡을 생각이었다.

-연중 : 9천계에 도착한 다음에 위쪽으로 가다 보면 아이온의 평야라는 곳이 있을 거야.

-연중 : 거기서 북서쪽으로 쭉 올라가면 베넬림 늪지대가 나오는데 거기 중앙에 있어.

-수혁 : 알겠어. 잡고 나서 연락할게!

8마계 포탈 위치를 들은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바로 워프 마법진을 통해 마계로 넘어갔다.

* * *

“호오?”

장경우는 탄성을 내뱉었다.

“도서관으로 안 가?”

빛의 대회 본선을 치른 수혁은 장경우의 예상과 달리 도서관에 가지 않았다.

수혁이 마계로 넘어간 이유가 무엇일까?

“설마 8마계를?”

곰곰이 생각하던 장경우는 이내 한 가지를 떠올렸다.

바로 8마계였다.

아무래도 2차 본선이 시작되기 전 수혁은 8마계의 마왕을 죽일 생각인 것 같았다.

“으음…….”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무려 일주일이다.

시간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쳤다.

8마계의 마왕 타란브니스는 일주일은커녕 3일도 지나지 않아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3일도 많이 잡은 것이다.

마주치는 순간 죽음이 확정이다.

9마계의 마왕이었던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와 달리 타란브니스는 몸이 여러 개가 아니다.

물론 몸이 하나인 만큼 타란브니스는 레이오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그러나 수혁은 레이오느가 아니다.

수혁이 이렇게 빨리 진행을 하려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장경우는 생각해 봤다.

바로 답이 떠올랐다.

“차원 도서관 퀘스트 때문인가?”

이유는 하나뿐이다.

차원 도서관 때문임이 분명했다.

“음.”

장경우는 다시 한번 침음을 내뱉었다.

“조건을 조절해야 하나…….”

고민이 됐다.

수혁은 차원 도서관을 열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일 것이다.

문제는 차원 도서관의 마지막 조건이 크라스라는 점이다.

크라스는 판게아 메인 에피소드의 최종 보스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메인 에피소드가 끝날지도 모른다.

물론 이미 수혁의 진행 속도 때문에 후속 에피소드를 만들고 있기는 했다.

그러나 업데이트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고민해봐야겠네.”

장경우는 나중에 고민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후속 에피소드에 대한 업무였다.

업무에 한참 집중하고 있던 그때.

띠링!

알림이 울렸고 장경우는 알림을 확인했다.

“……!”

알림을 확인한 장경우의 동공이 확장됐다.

“이런 미친.”

장경우는 욕을 내뱉으며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했다.

‘세계 지도가 있었지…….’

* * *

9마계에 도착한 수혁은 연중이 알려준 장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곧 9천계 포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등록되면 좋겠다.’

수혁은 포탈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연중이 말하길 9천계에는 워프 게이트가 있었다.

만약 아공간에 있는 워프 마법진에 등록이 되는 워프 게이트라면?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이었다.

[9천계에 입장하셨습니다.]

[모험 스텟이 상승합니다.]

이미 연중과 사냥왕이 메인 퀘스트를 끝냈기 때문일까?

9천계에 도착했음에도 퀘스트 생성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수혁은 펫 창을 열어 풍을 소환했다.

그리고 우선 연중이 알려준 대로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풍의 속도는 엄청났고 30분 만에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워프 게이트에 올라가자 워프 창이 나타났다.

워프 창에는 단 한 곳 ‘오시림의 신전’만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굳이 오시림의 신전으로 워프하고 싶지는 않았다.

갔을 경우 귀찮은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등록됐겠지.’

수혁은 워프 게이트에서 나왔다.

그리고 다시 풍과 함께 8마계 포탈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베넬림 늪지대에 입장하셨습니다.]

1시간 만에 수혁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만 들어가 있자.”

목적지에 도착한 후 수혁은 풍을 역소환했다.

그리고 바로 포탈로 다가갔다.

[8마계로 워프하시겠습니까?]

포탈에 다가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바로 확인을 눌렀다.

스아악

공간이 일그러졌고 수혁은 새로운 공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8마계에 입장하셨습니다.]

[모험 스텟이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파괴의 정’이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가 생성되었습니다.]

수혁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나타난 메시지는 9마계에 입장했을 때와 비슷했다.

메시지를 보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직업 퀘스트 - 파괴의 정>

파괴의 정을 구하라!

[파괴의 정 : 0 / 1]

퀘스트 보상 : ???

파괴의 정은 퀘스트 ‘배덕의 정’과 비슷했다.

‘타란브니스를 잡아야 나오는 건가.’

배덕의 정은 레이오느가 드랍했다.

파괴의 정 역시 타란브니스가 드랍할 것으로 추정됐다.

수혁은 이어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를 확인했다.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

8마계의 마왕 타란브니스.

파괴의 마왕이자 거미 여왕인 타란브니스는 8마계 마족들을 양분 삼아 자식들을 키우고 있다.

8마계 마족들을 타란브니스에게서 구원하라!

퀘스트 보상 : ???

‘이건 그냥 타란브니스만 잡으면 되는 건가?’

퀘스트 ‘배덕의 마왕 레이오느’의 경우 감옥에 갇혀 있는 마족들을 전부 탈출시켜야 했다.

‘일단 목표는 타란브니스니까.’

잠시 고민하던 수혁은 고민을 끝냈다.

애초에 수혁의 목적은 퀘스트 완료가 아니라 타란브니스였다.

타란브니스만 잡으면 연중과 사냥왕이 알아서 할 것이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세계 지도 창을 보았다.

‘안 보이네.’

수혁은 8마계에서 진행해야 할 퀘스트를 하나 더 가지고 있었다.

바로 ‘라피드의 두 번째 은신처’였다.

근처에 보라색 느낌표가 있길 바랐는데 보이지 않았다.

‘먼저 찾아야겠지.’

수혁은 풍을 소환했다.

그리고 풍과 함께 비행하며 8마계를 정찰하기 시작했다.

9천계, 8마계 덕분에 모험 스텟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세계 지도 창의 탐지 범위는 더욱더 늘어나 있었고 수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보라색 느낌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풍아 왼쪽으로!”

수혁이 외쳤다.

-네, 아빠!

그리고 풍은 바로 수혁이 말한 방향으로 꺾었고 수혁은 곧 보라색 느낌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평야가 아닌 숲이었다.

“잠시만 들어가 있자!”

수혁은 풍을 역소환시킨 뒤 숲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스르륵

그리고 얼마 뒤 주변 배경이 바뀌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환상 결계를 통과합니다.]

[라피드의 은신처에 입장하셨습니다.]

수혁은 내부를 확인했다.

9마계 은신처와 다를 게 없었다.

전방에 두 개의 문이 보였다.

수혁은 왼쪽 방을 확인했다.

역시나 침실이었다.

‘그러면…….’

수혁은 오른쪽 방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탁자와 책장 그리고 책장에 진열된 책을 볼 수 있었다.

‘한 권뿐이야?’

9마계 은신처와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책이 세 권 있던 9마계 은신처와 달리 8마계 은신처에는 책 한 권이 있을 뿐이었다.

수혁은 책장으로 다가가 제목을 확인했다.

-타란브니스

8마계의 마왕 타란브니스의 대한 정보가 담긴 책인 것 같았다.

수혁은 책을 펼쳤다.

타란브니스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레이오느랑은 비교도 안 되게 강한가 보네.’

놀랍게도 라피드는 타란브니스를 이기지 못했다.

물론 패배한 것도 아니다.

라피드의 마법이 타란브니스의 방어력을 뚫지 못했고 타란브니스의 공격 역시 라피드의 보호막을 뚫지 못했다.

무승부인 것이다.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두 번째 은신처’를 완료하셨습니다.]

[직업 퀘스트 ‘라피드의 세 번째 은신처’가 생성되었습니다.]

이내 수혁은 책을 다 읽었고 메시지를 보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라피드의 세 번째 은신처’를 확인했다.

‘7마계.’

다음 은신처는 7마계에 위치해 있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은신처에서 나왔다.

“파멸의 빛.”

[파멸의 빛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은신처에서 나오자마자 수혁은 파멸의 빛을 시전했다.

근처로 다가온 나무 몬스터 때문이었다.

파멸의 빛을 시전해 다가오던 나무 몬스터들을 전부 정리한 수혁은 펫 창을 열고 풍을 소환했다.

그리고 비행을 하며 세계 지도 창을 주시했다.

은신처도 찾았으니 이제 남은 것은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가 있을 마왕성뿐이었다.

얼마 뒤.

“……!”

수혁의 표정에 놀람이,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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