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95화 (495/553)

# 495

제 495화

493.

피하지 못하게 만들면 그만이다.

수혁의 오른손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빛이 뿜어져 나왔다.

빛은 그대로 위스프를 관통했고 위스프는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열쇠가 드랍되지는 않았다.

물론 상관없다.

주변에는 엄청난 수의 위스프들이 남아 있었다.

수혁은 손을 움직여 근처에 있던 다른 위스프들을 공격했다.

앞서 죽은 위스프와 마찬가지로 위스프들은 빛을 피하지 못했고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20초가 지났고 수혁의 손에서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수혁은 가장 가까이 드랍되어 있는 열쇠를 하나 집어 출구로 향하며 생각했다.

‘내버려 둬도 되겠지.’

수혁이 잡은 위스프는 한둘이 아니었고 드랍된 열쇠도 한둘이 아니었다.

지금 수혁이 습득한 열쇠 말고도 많은 열쇠가 드랍되어 있었다.

즉, 오렉이나 브리니스가 열쇠를 줍고 다음 관문으로 넘어올 수 있다.

그러나 굳이 수혁은 열쇠를 줍는 데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오렉이나 브리니스나 시간이 좀 걸릴 뿐 열쇠를 구해 넘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열쇠를 보유 중입니다.]

[빛의 길 - 세 번째 관문으로 워프합니다.]

이내 수혁은 출구에 도착했고 메시지와 함께 세 번째 관문으로 워프했다.

[빛의 길 - 세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열쇠가 소멸되었습니다.]

[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출구로 탈출하십시오.]

수혁은 메시지를 본 뒤 주변을 확인했다.

빛의 골렘들이 보였다.

‘오랜만에 보네.’

예전에 빛 속성을 개방할 때 보았던 빛의 골렘과 똑같았다.

“빛의 심판.”

수혁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빛의 골렘들을 죽이며 전진을 시작했다.

* * *

“…….”

오렉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수혁이 사라진 출구를 바라볼 뿐이었다.

한동안 출구를 바라보던 오렉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열쇠가 시야에 들어왔다.

오렉은 열쇠를 보며 순간 고민했다.

말 그대로 순간이었다.

오렉은 인상을 구겼다.

순간이라고 해도 수혁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는 것에 절로 욕이 나왔다.

오렉은 위스프들을 향해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전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많은 마나를 담았다.

원래 힘을 숨기려 했다.

그러나 수혁 때문에 더 이상 힘을 숨길 수 없었다.

방금 전 수혁의 마법은 실시간으로 중계가 됐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수혁의 마법을 보았을 것이다.

여기서 밀리는 모습이 나와서는 안 된다.

수혁은 마탑장이 아닌 마탑장의 제자였다.

흔히 말하는 ‘급’이 다른 것이다.

‘배신자에게 밀릴 수 없어!’

거기다 수혁은 배신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절대로 밀려서는 안 된다.

이내 오렉은 위스프에게서 열쇠를 얻었다.

그리고 열쇠를 집어 다음 관문으로 향했다.

“……?”

세 번째 관문에 도착한 오렉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없어?’

수혁이 보이지 않았다.

기운 자체가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벌써 다음 관문으로 넘어갔다고?’

오렉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빛의 골렘들을 보았다.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녀석들이었다.

특히나 빛 속성 마법밖에 사용할 수 없는 지금은 더욱더 그랬다.

그런데 수혁은 어떻게 빨리 넘어간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번 대회가 끝나고 한번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 * *

빛의 대회 관중석.

“…….”

“…….”

“…….”

엄청난 함성이 오갔던 관중석이었지만 지금은 침묵만이 가득했다.

물론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역시 대회 우승 후보 수혁!

-모든 걸 다 박살 내며 관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침묵을 깬 것은 사회자였다.

사회자의 외침에 다시 한번 관중석에서 함성이 울려 퍼졌다.

“마탑장들보다 더 빠르잖아?”

“미쳤다. 미쳤어. 얼마나 센 거야?”

“수혁 스텟이랑 아이템 엄청 궁금하지 않냐?”

관중석에 있던 유저들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 개궁금해. 어떤 아이템으로 도배했길래 마탑장들보다 빠른 거야?”

“마탑장들이 저 속도면 쉬운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니까. 관문도 어려워 보이는데 무슨 그냥 걸어가면 다 죽냐?”

“와, 진짜 이거 수혁이 마탑장 되는 거 아니야?”

“그럴 것 같다. 일대일 결투에서 수혁 이길 사람이 안 보여. 진짜 이 기세면…… 이야…….”

옆에서 유저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연중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중계 화면을 보았다.

현재 수혁은 네 번째 관문 빛의 미로에 있었다.

몬스터들은 수혁의 앞을 막아섰지만 오래 막아서지는 못했다.

아니, 막아섰다기보다 앞에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았다.

수혁과 마주침과 동시에 몬스터들은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아아, 드디어 수혁 미로의 끝에 도착합니다!

-네 번째 관문을 아주 가볍게 통과하는군요!

사회자가 외쳤다.

-과연 다섯 번째 관문 ‘파멸의 빛’에 도전할까요?

-제가 들은 바에 따르면 여태껏 ‘파멸의 빛’을 통과한 이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배신자이자 역대 가장 강했던 빛의 마탑장 코단 역시 파멸의 빛에서 실패를 했을 정도로 파멸의 빛은 난이도가 높은 관문이라고 하네요!

-오오! 수혁 워프 마법진으로 올라갑니다!

-다섯 번째 관문! 파멸의 빛에! 도전합니다!

* * *

[빛의 길 - 다섯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출구로 탈출하십시오.]

[안전지대를 벗어나면 공격을 받습니다.]

다섯 번째 관문 ‘파멸의 빛’에 도착한 수혁은 전방을 보았다.

저 멀리 출구가 보였다.

‘가볼까.’

수혁은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안전지대를 벗어난 순간.

주변이 온통 빛으로 가득 찼다.

수혁은 생명력을 확인했다.

그리고 생명력을 확인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게도 생명력이 깎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깎이지 않았다.

깎임과 동시에 차오를 정도였다.

즉, 24시간 버티는 게 가능한 것이다.

수혁은 마음 편히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

다섯 번째 관문은 통과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남은 것은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관문인 ‘빛의 길’.

‘어떤 관문일까.’

책자에도 정보가 없었다.

그저 들어가야 알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을 뿐이었다.

‘이제 알게 되겠지.’

출구가 보였다.

이제 곧 마지막 관문 ‘빛의 길’에 갈 수 있다.

이내 출구에 도착한 수혁은 워프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빛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으로 워프합니다.]

마법진 위로 올라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빛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에 입장하셨습니다.]

그렇게 수혁은 마지막 관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뭐야?’

그리고 수혁은 당황했다.

‘뭐지?’

텅 빈 공동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메시지가 나타난 것도 아니다.

나타난 메시지는 입장 메시지뿐이었다.

‘들어가야 알 수 있다며?’

수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문구와 달리 들어왔는데도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출구도 안 보이는데.’

주변을 보았다.

그러나 출구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걸음을 옮겨 공동 중앙으로 향했다.

그리고 중앙에 도착한 순간.

스아아악!

마법진이 나타났다.

거대한 공동 바닥을 전부 메꿀 정도로 거대한 마법진이었다.

물론 수혁은 마법진에 집중할 수 없었다.

마법진과 함께 나타난 메시지 때문이었다.

[빛의 마법진이 발동되었습니다.]

[1분 뒤 라피드의 분신[빛]이 소환됩니다.]

[라피드의 분신[빛]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십시오.]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라피드가 누구던가?

마탑을 세운 대마도사였다.

여섯 번째 관문인 ‘빛의 길’이 라피드의 분신과의 전투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뭐야? 중계가 갑자기 끊겼어!

-연중 : 무슨 일 생긴 거야?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아니, 별일 아니야. 근데 중계가 끊겼어?

-연중 : 어, 지금 사회자가 말해줬는데 여섯 번째 관문은 중계가 안 된다네.

-연중 : 지금 오렉 화면으로 넘어왔어. 네 번째 관문 막 도착했어.

-연중 : 넌 괜찮은 거지?

-수혁 : 어, 괜찮아.

-연중 : 화이팅!

-수혁 : 그래!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라피드의 분신[빛]이 소환되었습니다.]

그리고 귓속말을 끝낸 순간 분신이 소환됐다.

수혁은 고개를 돌려 분신을 찾기 시작했고 공동 끝에 서 있는 분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분신은 멍하니 수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후예인가?”

수혁을 바라보던 분신이 말했다.

분신의 말에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말도 할 줄 아네?’

분신이기에 단순히 전투만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자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습니다.”

수혁은 분신의 말에 답했다.

“너라면 가능할까…….”

분신은 말끝을 흐렸다.

말끝을 흐린 분신의 표정은 어두웠다.

‘크라스를 말하는 건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생각하던 수혁은 크라스를 떠올렸다.

“내 공격을 받아봐라.”

바로 그때 분신이 말했다.

그와 동시에 라피드의 주변에서 수많은 마법진들이 나타났다.

‘무슨 캐스팅이…….’

멀티 캐스팅, 트리플 캐스팅을 넘어섰다.

마법을 동시에 몇 개나 캐스팅하는 것인지 세기 힘들 정도였다.

이내 수많은 마법이 수혁에게 날아왔다.

‘한번 맞아보자.’

분신이기는 하지만 얼마나 강할지 궁금했다.

이내 분신의 마법이 수혁에게 작렬했다.

수혁은 생명력을 확인했다.

‘오오.’

생명력을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생각보다 많은 생명력이 깎였다.

다섯 번째 관문 ‘파멸의 빛’ 때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호오.”

감탄을 내뱉은 것은 수혁뿐만이 아니었다.

“엄청난 방어 능력이군.”

분신 역시 수혁을 보고 감탄을 내뱉었다.

“이 정도라면…….”

말끝을 흐리는 분신을 보며 수혁은 입을 열었다.

“파멸의 빛.”

호기심도 해결했고 이제는 관문을 통과할 차례였다.

공동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거기다 2등인 오렉 역시 이제 막 네 번째 관문에 도착했다.

파멸의 빛 지속 시간 동안 이곳에 올 참가자는 없다.

스아악!

빛의 구체가 나타났다.

그리고 사방으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라피드의 분신은 파멸의 빛을 보고 활짝 웃으며 외쳤다.

“그래, 너라면 그…….”

외침이 끝나기 전 라피드의 분신이 사라졌다.

그리고 수혁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라피드의 분신[빛]이 소멸되었습니다.]

[빛의 길 - 여섯 번째 관문을 통과하셨습니다.]

[빛의 길 - 보상의 방으로 워프합니다.]

[빛의 증표를 획득합니다.]

* * *

“말도 안 되는 소리!”

쾅!

코단은 책상을 내려쳤다.

“다섯 번째 관문은 나 역시 불가능했어. 겨우 살아남았다고!”

책상을 내려친 코단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런데 그걸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통과했다고?”

코단이 분노한 이유는 바로 빛의 대회, 그리고 수혁 때문이었다.

“나보다 뛰어나다고? 마법사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애송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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