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530화 (530/553)

# 530

제 530화

528.

바로 ‘시간’이 많지 않다는 부분이었다.

암당은 모든 것을 남기고 도망갔다.

남아 있는 것을 탐색할 시간은 넘치고 넘쳤다.

그런데 왜 시간이 없다는 것일까?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닐 텐데.’

아무런 의미가 없을 리 없다.

퀘스트에 나온 것을 보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없는 게 분명했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잠시 돌아가 있자.”

그리고 풍을 역소환시킨 뒤 빠르게 지부의 건물들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진짜 많네.’

탐색을 시작하자마자 수혁은 서류가 가득한 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혁은 서류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장의 서류를 확인한 수혁은 생각했다.

‘중요한 곳은 아닌 것 같은데……?’

서류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정보의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어.’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른다.

수혁은 방에서 나와 다시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특이한 방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고리가 없어?’

분명 문이었다.

그런데 다른 문들과 달리 문고리가 보이지 않았다.

‘뭔가 중요한 게 있을 것 같은데.’

다른 문들과 다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혁은 안쪽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을 해보기 위해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을 밀어 보았다.

지지직!

[인증되지 않았습니다.]

[방어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감전 상태에 빠집니다.]

[이동 속도가 30% 감소합니다.]

[주기적으로 데미지를 입습니다.]

문에 손이 닿은 순간 스파크가 일어나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손을 뗐다.

“매직 미사일.”

그리고 그냥 문을 파괴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쩡! 쾅!

매직 미사일이 문에 작렬하기 직전 노란색 마법진이 순간 등장했다.

말 그대로 순간이었다.

매직 미사일이 폭발했고 마법진은 그대로 문과 함께 파괴되어 사라졌다.

수혁은 파괴된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빨강, 노랑 등 다양한 색의 상자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서류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수혁은 서류들을 확인했다.

“……호오?”

그리고 탄성을 내뱉었다.

‘여기가 진짜구나.’

수혁이 탄성을 내뱉은 이유, 그것은 서류에 담긴 정보의 수준 때문이었다.

고급이란 단어가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정보들이었다.

‘완전히 뿌리가 안 뽑혔구나.’

서류를 통해 수혁은 페이드 제국에 남아 있는 암당의 잔존 세력을 알 수 있었다.

거의 완벽히 뿌리를 뽑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서류를 보니 페이드 제국에는 여전히 암당과 연을 맺고 있는 이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이걸 가져다주면…….’

페이드씬에서 아주 좋아할 것 같았다.

수혁은 인벤토리에 서류를 넣어보았다.

암당에서 버리고 갔으니 혹시나 소유권이 사라져 습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습득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벤토리에 넣음과 동시에 서류는 상자로 돌아갔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서류들을 읽어나갔다.

최대한 머릿속에 기억을 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머리에만 의존하지는 않았다.

수혁은 메모지와 펜을 꺼내 암당과 관련된 이들의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글을 끄적이고 있던 그때.

[5분 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퀘스트 ‘텅 빈 지부’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탈출’이 생성되었습니다.]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메모를 하고 있던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대폭발 마법진?’

수혁은 메모지를 인벤토리에 넣고 퀘스트 ‘탈출’을 확인했다.

<탈출>

암당에서는 아무런 대책 없이 지부를 버리고 떠난 게 아니었다.

만에 하나 있을 적들의 습격에 대비해 지부 밑에는 대폭발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었고 암당에서는 대폭발 마법진을 활성화시켰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하기 전 지부에서 탈출하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탈출’을 확인한 수혁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시간이 없다는 것인지.

암당이 어째서 모든 것을 두고 갔는지.

폭발로 모든 것을 날리려 했던 것이다.

‘풍이가 말한 게 마법진이었구나.’

그리고 풍이 말한 거대한 기운의 정체 역시 알 수 있었다.

‘막을 수는 없나?’

수혁은 고민했다.

아직 전부 확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태껏 확인한 서류들을 보면 이곳에는 전부 중요한 정보들만 모아 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정보들을 포기하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지부 밑에서 폭발하는 거면 방어막으로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법진이 자리 잡은 곳은 지부의 건물 밑이었다.

즉, 보호막을 만들어 폭발에서 보호한다면?

스윽

수혁은 방 내부를 둘러보았다.

‘너무 넓어.’

넓어도 너무나 넓었다.

사제였다면 전부 커버할 수 있는 보호막을 만들 수 있었겠지만 마법사인 수혁에게 방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스킬은 없었다.

‘그러면 최대한 모아야겠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서류가 담긴 상자들이 간격 없이 빽빽하게 방 전체를 차지한 게 아니다.

즉, 상자들을 한곳에 모은다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생각을 마친 수혁은 암화와 암운을 소환했다.

혼자서 다 옮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암화와 암운과 함께라면 시간 내에 옮길 수 있을 것이었다.

“상자들을 전부 이곳에 모아줘.”

수혁은 암화와 암운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암화가 손을 휘둘렀다.

어느새 암화의 손에는 지팡이가 소환되어 있었다.

지팡이가 휘둘러지고 바닥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바닥뿐만이 아니었다.

진열대 위에 있는 상자 밑에도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스르륵

상자들이 그림자로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라앉아 사라진 상자들은 수혁이 가리킨 곳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쌓이는 상자들을 바라보았다.

‘엄청나네……’

일일이 옮길 생각을 하고 있던 수혁은 암화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더 도울 일이 있을까요?”

이내 모든 상자를 한데 모은 암화가 수혁에게 물었다.

“응? 아, 아니야. 수고했어. 고마워.”

수혁은 암화의 물음에 반문했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아니에요. 당연히 도울 일이었던걸요.”

“근데 아버지, 아래에서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는데요?”

암운이 바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응, 곧 폭발할 거야.”

“예?”

수혁의 답에 암운은 화들짝 놀라며 반문했다.

“잠시 돌아가 있자!”

암운의 반응에 수혁은 피식 웃으며 암화와 암운을 역소환시켰다.

그리고 메시지 창을 확인했다.

[1분 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폭발이 일어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분.

“천상의 보호막.”

[천상의 보호막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

수혁은 스킬 ‘천상의 보호막’을 시전했다.

그러자 수혁을 기준으로 거대한 보호막이 나타났다.

‘암화 아니었으면 여러 개 날렸겠네.’

보호막과 상자들이 딱 닿았다.

만약 암화가 상자들을 촘촘히 쌓지 않았더라면 상자들을 꽤나 날렸을 것이었다.

[5초 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이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4초 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3초 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2초 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1초 뒤 대폭발 마법진이 발동됩니다.]

마지막 메시지가 뜬 순간.

구구궁……

아래쪽에서 기묘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쩌저적! 스아악!

이내 땅이 흔들리며 바닥에 쩍쩍 금이 나타났다.

그리고 갈라진 부분을 통해 빛이 새어 나오더니 한순간에 주변이 빛으로 가득 찼다.

수혁은 보호막을 주시했다.

다행히도 지혜에 영향을 받는 천상의 보호막의 방어력은 뛰어났고 아주 잘 버텨주고 있었다.

‘언제까지 지속되는 거야?’

1분 뒤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도 빛이 사라지지 않았다.

‘설마 2분 뒤에도 지속되는 건 아니겠지?’

천상의 보호막의 지속 시간은 3분.

물론 쿨타임이 초기화되어 조금 더 버틸 수 있기는 했지만 왠지 걱정이 됐다.

다행히도 수혁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1분 뒤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폭발에서 살아남으셨습니다.]

[퀘스트 ‘탈출’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페이드씬’이 생성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바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페이드씬>

탈출에 성공한 당신.

당신은 암당의 서류 상자들을 획득했다.

페이드씬에 암당 지부의 괴멸을 알려라!

퀘스트 보상 : ???

서류 상자를 전할 시 특별 보상을 획득합니다.

“……?”

퀘스트를 본 수혁의 표정에 물음표가 등장했다.

‘서류 상자를 획득해?’

수혁은 고개를 돌려 촘촘히 쌓인 서류 상자들을 보았다.

인벤토리에 넣으려 해도 획득이 되지 않았던 상자들이었다.

획득할 수 없음에도 모은 이유는 이곳에서 서류들을 읽으며 중요한 정보들을 메모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상자들을 획득했다니?

수혁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인벤토리에 상자를 넣었다.

그러자 상자가 인벤토리에 쏘옥 들어갔다.

“……!”

수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폭발로 소유권이 완전히 사라진 건가?’

폭발로 인해 지부 자체가 사라졌다.

그로 인해 상자에 대한 소유권 역시 사라진 듯했다.

‘진짜 그런 거라면…….’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마계의 창고들을 떠올렸다.

거대한 폭발로 마왕성이나 건물 등을 파괴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열쇠 같은 게 없어도 획득이 가능할까?

후에 실험을 한번 해보기로 결정을 내리고 수혁은 상자들을 인벤토리에 담기 시작했다.

‘다 전해줘야겠지.’

수혁은 상자를 담으며 생각했다.

페이드씬에 상자를 꼭 전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자 전달은 선택사항이었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페이드씬에 전해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특별 보상 때문은 아니었다.

수혁이 상자를 전하려 하는 이유는 페이드씬에 많은 정보가 들어가야 흑월에 대한 정보를 더욱 빨리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페이드씬에 전해준다고 해서 읽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언제든 읽을 수 있다.

이내 모든 상자를 인벤토리에 담은 수혁은 혹시나 뭔가 남아 있을까 확인을 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진짜 깔끔하게 날아갔네.’

수많은 건물이 있었으나 지금은 잔해조차 남지 않았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

남아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한 수혁은 아공간으로를 시전했다.

그리고 워프 마법진을 통해 페이델리아로 워프했다.

수도에 도착한 수혁은 황궁으로 향했고 곧 페이드씬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혁 님!”

수혁이 황궁에 들어왔다는 것을 전해 받았는지 건물에 도착한 순간 베르벳이 뛰쳐나오고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베르벳은 말끝을 흐리며 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그냥 돌아온 줄 알고 있는 건가.’

수혁은 베르벳의 말과 분위기에 베르벳이 오해를 하고 있음을 깨닫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박살 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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