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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나 육성기. >

감동의 연속이었다.

“칭호 시스템도 먹힌다.”

[체력 +2]라는 매우 소박한 스탯이지만, 전날 김수길의 도움을 받아 수치화 한 덕분일까?

미묘한 변화까지도 전부 체크할 수 있었다.

“칭호 옵션 낮게 나왔으면, 좀 애매하긴 했겠네.”

레벨 업을 늦추며 초보존 보너스 공헌도로 [체력 +2]가 된 것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체력 +1]의 칭호를 가지고서 변화를 체크했을 터였다.

“이 구간에서 퀘스트 클리어를 미루는 것도 소소한 팁이지.”

나름 랭킹에 비벼봤던 경험이 빛을 발했다.

“자잘한 팁들 챙겨놓은 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네.”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인 그가 자신의 레벨을 바라봤다.

[레벨 : 12]

10레벨부터 초심자 딱지를 뗀다. 진정한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PP의 다양한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를 꺼내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했다.

“후웁...”

숨을 고른 뒤 외쳤다.

“소환, 루미!”

그 순간 허공에서 뿅 하고 나타나는 작은 소녀가 있었다.

-주인님 오늘도 정의로운 도우미가 되는 걸 허락해 주세요. 루미팡! 루미피! 루미~얍!

깜찍하게 윙크하며 이리저리 몸을 흔들어대는데, 그 요란스런 등장을 보며 마루는 벌써부터 귀가 뻑뻑해지는 걸 느껴야만 했다.

-제가 불쌍한 초짜를 도울 수 있게 힘을 주세요!

마무리로 기도까지 하는 모습에 마루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그래 허락해 줄 테니까. 이거나 좀 확인해 봐.”

-어머? 주인님 상태가 왜 이렇게 메롱해요?

귀여운 얼굴로 던지는 채찍질에, 마루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어머머멋! 계승하셨구나. 아! 그래서 내 상태도...

“시끄럽고, 이거나 확인해 보라니까.”

그러며 인벤을 오픈시키자, 입술을 삐죽 내민 루미가 인벤 속으로 고개를 쏘옥 집어넣었다. 엉덩이만 쏙 빼놓고 양 발을 버둥거리는 게 나름 깜찍했다.

-어멋! 이게, 뭐야? 신화등급 아이템이네. 이야~! 우리 짠돌이 주인님 노났네. 노났어. 대체 어디서 이런 알짜배기를 주워오셨대? 반띵?

귀엽다가도 저런 모습에 한숨이 푹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해라.”

루미는 모든 유저들에게 지원되는 일종의 길잡이로써, 초보마을의 도우미 시스템을 대처하는 ‘요정’이었다.

‘그닥, 쓸모가 없다는 게 반전이지.’

요정은 ‘계정’ 공유로써, 루미는 이전 캐릭터와 함께하던 도우미였다. 차후 부캐를 키운다 할지라도 루미가 등장하는 것이다.

‘과금하면 새 요정을 키울 수 있을 텐데.’

돈이 아까워 참았다.

-이야~! 우리 주인님도 드디어 한 방 터지는구나. 이걸로 우리 와이번 한 마리 튀기죠. 햐~!

“그만 떠들고, 아이템 내용이나 읊어봐.”

-오염된 여의주. 신화등급. 신수 청룡의 정기가 담긴 보옥. 수많은 마물들의 핏물에 청정이 손상되었다.

“......”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다 아는 내용 말고. 숨겨진 비밀 정보 같은 거.”

-에~이! 갑자기 왜 이러실까? 주인님이나 저나 보는 건 똑같다구요. 혹시, 지도 보는 법이 궁금하시면 알려드릴 순 있는데.

“궁금하겠냐?”

-계승하면서 머리도 리셋 됐나 싶었죠. 헤헤!

“됐다. 기대도 안 했다.”

사실 조금쯤은 기대했다. 그래서 부른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하죠. 지금 주인님 레벨을 보세요. 저도 능력제한 걸렸다구요. 오랜만에 불러주셔서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이럴 수가! 아아~저 드넓은 창공을 누비던 매의 날개가 꺾였구나. 이 무슨 시련이란...

바로 그 시점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시끄러! 아가 잔단 말이야.

초롱이의 등장이었다.

-어머? 이 귀염둥인 누구야?

루미가 쏙 하니 인벤에 뛰어들더니, 이내 초롱이를 품에 안고 밖으로 나왔다.

-으으...못된 요정이다.

-떼찌! 어디서 그런 못된 말을 배웠어.

-잠 못 자게 떠들고 방해하잖아.

-화내니까 더 귀엽네. 넌 어디서 왔니?

-저기가 내 집!

-꺅! 소환수까지 있는 신화등급 아이템이라니. 주인님 정말 노났네.

루미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이상 높아졌다.

-시끄러! 나 아가라서 자야 돼.

-어머? 피곤해? 자장가 불러줄까?

-제발, 조용히 해 줘!

-아구구 귀여워라.

초롱이가 열심히 버둥거려 봤지만, 귀여운 아기 도마뱀에게 흠뻑 빠진 듯, 루미는 쉬이 놓아주질 않았다.

-도...도와줘!

결국, 버티다 못한 초롱이가 마루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모습이 안쓰러워 마루가 루미를 돌려보냈다.

-역소환하면 가만 안 둘...

말을 제대로 끝내지도 못한 채 루미가 사라지고, 초롱이가 지친 몰골로 마루의 어깨 위에 늘어졌다.

-건물주. 앞으로는 저 요정 부르지 마라.

초롱이가 그를 부르는 명칭인데, 그의 인벤에 제 집이 있어서 그리 부르는 듯했다.

[그런 단어는 어디서 배웠냐?]

라고 물으니,

[꿈에서.]

라는 대답을 들었고, 덕분에 초롱이에게 수면이 참으로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

‘일종의 레벨 업을 방해받았으니.’

괜히 미안해서 고기 한 덩이를 주자, 초롱이가 기분 좋게 눈웃음을 치더니, 그대로 입에 물고 여의주로 돌아갔다.

쏘옥...

“루미 고건 변함없이 시끄럽네.”

이전 캐릭터를 키우며 느낀 건 하나였다.

“길잡이보단 말동무지.”

유저들을 위한 대화상대 같은 느낌이었다.

“PP의 알라GO인 줄 알았더니. 사실은 씽씽이였어.”

결국, 여의주에 대한 정보는 갱신된 게 없었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실망감은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뒤, 새로운 기능을 선택했다.

“아이디 ‘허파is토스’에게 귓속말 신청.”

외부전화로 연락을 해 놓은 덕분일까?

-아이디가 장관장? 이 관장이 내가 생각하는 그 관장은 아니겠지?

신청 즉시 걸걸한 음성이 고막을 두드렸다.

“크흠! 내 아이덴티티를 놓을 순 없지.”

-지저분한 놈!

혀 차는 소리가 잠시 이어졌다.

-칭호는 땄고?

“당연하지. 체력도 1이 아니라 2짜리로 알차게 땄다.”

-어디서 시작했냐?

“토크 아일랜드.”

허파is토스가 의아한 듯 물었다.

-엥? 마법사의 섬? 넌 성직자 계열 아니었냐? 이전 캐릭 그대로 간다더니, 이참에 아예 다른 직업으로 키우게?

“설마, 그럴 리가 있겠냐. 그냥 예전에 시작했던 마을이라서 여기로 한 거지.”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야 시작 마을이 랜덤으로 돌아갔다지만, 지금은 선택해서 고를 수 있잖아. 기왕이면 성국 부근에서 스타트 끊는 게 좋지 않겠냐?

“다 큰 뜻이 있어서 그런 거다.”

짧게 호흡을 고른 뒤, 큰 뜻을 펼쳤다.

“님아 장비 지원 좀.”

그 순간 허파is토스는 확신했다.

-지랄! 큰 뜻은 개뿔. 어디서 빨대를 꽂을라고. 너 임마, 이러려고 토크 아일랜드로 잡았지?

“크흠...흠...”

뜨끔했다.

일부분 사실이기 때문인데, 여기서 멀지 않은 도시에 허파is토스의 대장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성국은 여기까지 너무 멀어.’

무려 랭킹권 대장장이였다.

“기왕이면 명장 옆에서 시작하는 게 좋잖아.”

-지랄한다.

계승 절차 중에는 골드 전이도 포함되어 있다지만, 애초에 그는 딱 필요한 만큼의 골드만 남긴 채, 대부분 현금으로 바꿔왔었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쪼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자린고비 습성이 절약 동선을 만들었다.

“님아 자비 좀.”

-에휴...계승 오류로 피똥 싼 놈을 죌 수도 없고.

허파is토스에게는 신화 등급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숨겼다.

‘그건, 평생 비밀이지.’

3~4개월, 어쩌면 반년까지 길어질 대기기간이 싫어, 그냥 새로 키우기로 했다고 이야기를 한 상태였다.

[부캐를 키우면 되잖아?]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다.

[한 캐릭 정착화!]

PP의 특이한 정책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변명거린 줄었지.’

간단한 절차를 거친 후 2~3일이면 시작 가능한 본캐와 달리, 부캐는 신청 후 3개월이 지나야 생성할 수 있었다. 보상 대기 기간과 맞물리는 것이다.

‘하여간 이상한 게임이라니까.’

매번 느끼는 부분이었다.

사실, 200레벨과 그간 쌓아온 장비들이면, 어느 모로 봐도 기다리는 게 낫지만, 마루는 철저히 ‘취미’를 강조하는 만큼, 그 같은 주장과 변명이 먹힐 수 있었다.

[이참에 몽크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팁들 가져다가, 퀄리티 있게 다시 키워보려고.]

상념은 거기까지였다.

-공짜는 안 돼. 그래도 재료값은 받아야지.

결국, 허파is토스가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고맙다! 땡큐. 아리가또. 당케, 쒜쒜...”

-1절만 하자.

“넵!”

-일단 초보자 무구로 세팅해 놓을 테니까. 토크 아일랜드 벗어나면 연락해.

“OK!”

소소하게 몇몇 대화가 더 이어진 뒤, 짧은 인사말과 함께 그들의 귓속말이 마무리됐고, 마루는 기분 좋게 여관으로 향할 수 있었다.

“슬슬 사냥 준비도 해 보자.”

방 하나를 잡고, 인벤토리를 열어 방안 가득 의문의 서적들을 내려놓는데, 이는 퀘스트 중간중간 그가 준비해 놓은 것들이었다.

[스킬 북!]

그가 이곳을 시작점으로 잡은 실질적 이유도 바로 이 서적들 때문이었다.

‘명장의 장비만큼 중요하지!’

허파is토스와 나눈 대화에서 알 수 있듯, 이곳 토크 아일랜드는 마법사들이 시작점으로 삼는 ‘마법사의 섬’이었다.

마법사 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인가.

[진리의 탐구자!]

이곳에는 저들의 탐구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초보 마을 중에서 ‘스킬 북’이 가장 많은 게 마법사의 섬이지.”

그 대부분이 기본 스킬뿐이지만, 직업유무 관계없이 다양한 스킬들이 가득 쌓여 있다는 게 포인트였다.

“이만큼 스킬이 많은 장소는 대도시에도 몇 없을 걸.”

스킬 북이 있을지라도 이를 사들이기 위한 골드가 충분해야 하는데, 다행히도 그는 순수 초심자가 아닌 계승자였다.

“버는 족족 현금화해서 통장에다 때려 박았지만, 그래도 200렙 자존심이 있지. 설마, 이 정도도 감당 못할까.”

초보존에서 콧대 세우기엔 충분했다.

“여차하면 현질 좀 하고.”

[수억 원의 통장!]

‘그것도 이젠 맘껏 쓸 수 있으니까.’

게다가 초심자는 상점가 세일도 있었다.

[초보 특전!]

이래저래 퀘스트 클리어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싸게 많이도 샀네. 흐흐...”

흥이 오른 까닭일까?

“이참에 차도 한 대 뽑아?”

슬쩍 다른 욕심도 올라왔다.

“고물 바이크도 이젠 지겨운데.”

뚜벅이의 서러움은 슬슬 씻어내도 되지 않을까?

“중고로 좀 알아봐?”

지난 세월의 생활습관이 어디 가는 건 아니기에, 그 와중에도 튀어나오는 자린고비 습성은 어쩔 수가 없었다.

**

몽크!

캐릭터 [관장공장공장장]의 직업이었다.

그걸 고른 이유?

‘잘 안 죽어서.’

바퀴벌레에 버금가는 생명력을 지녔다면서, 한편에서는 ‘성퀴벌레’라고까지 불리는 성기사.

그보다 좀 더 방어에 특화되었단 게 결정적이었다.

매력적인 요소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또 하나, 비주류 캐릭터란 부분 역시 매력적이었다.

[남들하고 똑같으면 무슨 재민겨?]

기왕 취미로 즐겜하는 거, 아주 제대로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비주류 직업 중에서 고르고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찌 해야 할까?

게임과 현실이 연결되어버린 상황!

‘더는 즐겜만 하긴 어렵지.’

선호도가 높은 캐릭터를 골라 상위 랭커가 되기 위한 루트를 밟아야 할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도 몽크다!”

-역시, 짠돌이!

옆에서 루미도 고개를 젓고 있었다.

“어허! 모르는 소리.”

혀를 차며 나름의 이유를 늘어놨다.

“맨몸으로도 충분히 강하니까 몽크를 하는 거야.”

장비가 필요 없는 직업이었다.

‘밖으로 아이템을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본 스탯 정도만 들고 나갈 수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 몽크만한 직업군이 또 어딨겠어.’

이에 루미가 항의했다.

-투사나 파이터도 있잖아요.

“걔들은 돈 좀 들여야 돼.”

-봐봐! 짠돌이 맞네.

아차 싶었다.

“크흠! 구관이 명관이란 말도 모르냐. 어차피 비슷하면 하던 걸 해야지.”

민망함에 열심히 변명거릴 늘어놨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그래도 명색이 몽크 2회차인데, 첫 번째보단 더 잘 키우지 않겠냐.”

무작정 레벨업만 해서 현실로 스탯만 옮겨도 되겠으나, 왠지 그랬다가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제대로 키워야 될 것 같았다.

‘그러니 결국 몽크지.’

-흥! 그래봤자 몽크지.

루미가 저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

그의 직업군에 따라, 차후 루미에게도 추가 옵션이 생기는데, 그 대부분이 외형과 연관되어 있었다.

몽크?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고, 아무리 레벨 올리고 전직을 해 봐야, 루미의 복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돈 안 드는 직업이라 키우면서, 괜히 포장하기는. 흥흥!

‘아, 요놈의 씽씽이 정말...’

속을 긁는데 도사였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조합식이나 좀 읊어봐.”

루미를 다시 소환한 이유였다.

-주인님이 더 잘 알지 않나요?

“나도 오래전이라 좀 애매해. 네 기억하고 비교해서 다시 짜야지.”

분명, PP 서버와 연동된 인공지능일 것인데, 루미 역시도 기억이 완벽하진 않았고, 그 때문에 서로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었다.

‘쓸데없는 부분에서 인간적이란 말이야.’

루미가 스킬북을 주욱 훑었다.

-초급 스킬만 가득이네. 이걸 다 익히시려고요?

“그럼, 불쏘시개로 쓰려고 샀겠냐?”

이곳 시작 마을에선 스킬 성장 버프가 적용되며, 2~4배까지 숙련도 뻥튀기가 가능했다.

비율이 딱 떨어지지 않는 이유?

스킬 등급에 의해 나눠지는 부분이었다. 초급 스킬 내에서도 미묘한 수준차이가 있는 것이다.

-버프 조건은 충족 하셨어요?

“당연하지.”

혜택을 위해선 두 가지를 지켜야했다.

첫째, 사냥터 진입 금지!

그 시점에서 초보자 딱지는 떨어진다.

둘째, 스탯 제한!

스탯 100을 넘기 전까진 초심자였다.

‘10레벨이 95스탯.’

거기서 1레벨을 더 올리면 딱 100으로써, 스탯을 통해 10레벨을 벗어나는 시점을 체크하는 것이다.

‘상점 세일은 레벨 10부터 ‘완전’ 제한이지만, 초보 버프는 스탯 100을 기준으로 ‘기간’ 제한이지.’

이렇게 위의 두 조건을 지킨다면?

레벨 10을 찍고 난 이후로도 일주일간 초심자 버프를 받을 수 있었다.

‘거 참, 여러모로 복잡한 시스템이야.’

대부분의 유저가 이를 무시하며 사냥터로 진출했다. 빠른 레벨 상승에 집중하며, 더 높은 상위 스킬에 목을 매는 것이다.

마루에게는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장관장]

[레벨 : 12]

[힘 : 24] [지능 : 15]

[체력 : 20+2] [정신력 : 20]

[민첩 : 18]

[스탯 : 50]

현재 그의 스탯 총합은 99인데, 저기서 칭호[체력+2]를 빼면 97이었다.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을 유지 중인 것이다.

‘3스탯이나 남았네.’

이를 위해서 [스탯 : 50]도 남겼다.

‘여유네 여유.’

생각과는 달리 운동도 조심히 했다.

-12레벨이라서 스탯 오버인 줄 알았더니. 어떻게 100스탯은 지키셨나보네. 그런데 스탯은 어떻게 찍으셨어요? 한 번 보여줘 봐요.

루미가 확인할 수 있는 건 레벨까지였다. 인벤을 확인할 때도 마루가 열어줘야 들여다 볼 수 있었듯, 상태창도 마루가 허락해 줘야 확인이 가능한 것이다.

“볼 게 뭐가 있겠냐. 이전하고 똑같아.”

자신의 기이한 스탯 때문에 분명 소란이 일어날 터, 마루는 적당히 얼버무리며 오픈을 거부했다.

-치! 상태창도 안 보여줘. 초롱이도 안 보여줘. 짠돌이!

“초롱이는 자고 있다니까. 잘 자는 애를 깨우고 싶냐? 그리고 짠돌이가 여기서 왜 나와. 쓸데없는 소리 말고 스킬이나 봐.”

화제를 전환하며 조합식을 떠올렸다.

“속보에 경보 조합하면 가속이고.”

-결박에 타혈을 더하면 경혈이요.

“벽골에 차력이면 철골로...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차 조합법까지 사고를 넓힌 뒤, 펼쳐져있는 스킬북을 들어올렸다.

[스킬을 배우시겠습니까? Yes / No]

“Yes!”

찬란한 광채가 그를 휘감았다.

-꺄악! 눈뽕.

< #7. 나 육성기. > 끝

ⓒ 주작(朱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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