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돌발! >
고성방가 스킬의 완성형은 아는 이들만 아는 비전이었다.
때문에 이 부분은 굳이 밝히지 않았다.
‘아는 이들 대부분이 몽크들 뿐이라서, 어쩌다보니 우리 쪽 비전이 되어버린 느낌도 있지만.’
상당한 노가다 스킬이기 때문일까?
‘어느새 그런 흐름으로 굳어져버렸지.’
이 같은 이유로 몽크들의 비전처럼 된 스킬들이 적지 않았다. 개중에서 특히 황당한 스킬을 뽑아보자면, 제작계열 퀘스트로 받을 수 있는 스킬을 들 수 있었다.
‘모발도발. 그게 갑이지.’
NPC들 전용 미용사로 알바를 뛰어야 받을 수 있는 스킬로써, 그 효과가 매우 특이했다.
[스킬 : 모발도발]
[메마른 대지에 축복을...]
나름 운치 있는 설명이지만 실상은 아주 간단했다.
‘발모스킬.’
잠들어 있는 모발을 도발해서 일깨운다!
‘참, 의미 있는 스킬이지.’
이걸 왜 익히는가 싶지만, 차후 스킬 조합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아주 기막힌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신방어.’
게다가 익혀놓으면 여러 ‘메마른 NPC’들의 호감도를 쉽게 높일 수 있었다.
‘상점에서 할인도 받을 수 있지.’
마을 정보도 공짜로 얻는 등, 혜택이 제법 짭짤한 편이었다.
‘은근히 꿀 스킬이지.’
갖가지 상념에 잠시 빠져있는 사이, 제법 체력을 회복한 듯 로렌이 다가와 물었다.
“이렇게 쉬운 사냥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 곁으로 아크 역시 감탄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뭐, 그냥 몸만 댄 건데. 게다가 너희도 준비를 잘 했더만. 지금 이 간이쉼터도 그렇고, 버프나 장비까지. 오히려 나야말로 편하게 온 느낌이야.”
겸양을 떠는 모습에 로렌이 고개를 저어보였다.
“다른 탱커였으면 지금 수준의 반의반도 못 들어왔을 걸요.”
“반의반이 웬 말이냐. 아직도 필드 입구에서 낑낑대거나 겨우 초입만 넘었겠지. 이 정도로 들어오려면 적어도 쉼터를 세 번은 만들어야 했을 걸.”
아크가 맞장구를 치며 또 다시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물었다.
“그런데 스킬 숙련도가 장난 아니신가 봐요. 어그로 확률이 거의 백퍼 같던데.”
“숙련 마스터라 그럴 거야.”
굳이 숨길 필요가 없는 부분이라 그냥 밝혔다.
“와...쩐다!”
“역시!”
감탄사가 이어졌다.
사실, 고성방가는 어그로 계열의 기초등급 스킬이다 보니, 숙련도 마스터 정도로는 이만큼 완벽한 어그로를 보여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어그로 확률이 높은 이유?
[지능 : 40(+10)][정신력 : 40(+5+10)]
남다른 스탯의 영향 덕분이었다.
‘고성방가 스킬은 지능과 정신력에 영향을 받으니까.’
마루의 스탯은 동렙 마법사계열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스탯을 보유한 바, 어그로의 확률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던 것이다.
‘안전 위주의 마법사가 지능에 2스탯씩 올리고, 공격적인 녀석들이 3스탯씩 올리니까, 얼추 평균치 정도인가.’
4씩 올리는 경우는?
‘그건 미친놈들이고.’
20레벨 마법사의 평균 지능 스탯은 50언저리였다.
‘이 구간은 장비빨을 앞세우기도 어려우니까, 오차범위도 그리 크진 않겠지.’
게다가 마법사들도 남은 스탯은 고루 분배하기에, 정신력 부분에선 오히려 압도하는 수준일 터였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확률이 상승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는 왜 귀곡상잔이라고 불러요?”
라시아가 슬며시 끼어들며 질문을 던져왔다. 이에 답한 건 로렌이었다.
“이곳 필드 특성 때문에.”
“특성?”
“PK를 하면 안 되거든.”
좀 더 정확히는 동족상잔을 금했다.
“왜?”
고개를 갸웃거린 라시아가 재차 물을 때였다.
-꺄아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성 한 줄기가 필드를 갈랐다.
그와 동시에 뜨는 알람.
[쉼터가 해제됩니다.]
안전지대가 강제로 풀린다?
-끼야아악!
-끄아아악!
뒤이어 갖가지 비명성이 연달이 울려 퍼지고, 필드 가득 섬뜩한 귀곡성이 오가며 대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망했네!”
라시아를 제외한 베테랑 세 명은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미친! 어떤 또라이가.”
“여기서 PK라니.”
좀 전까지 입안에서 굴리던 화젯거리가 뜬금없이 현실로 튀어나와버린 것이다.
간이 쉼터가 안전지대라고는 하나, 그저 ‘임시’인데다가 ‘하급’의 쉼터이다 보니,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해제될 수 있는데,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동족상잔의 업보가 라쿠마를 깨웁니다.]
결국,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버렸다.
“어? 라쿠마?”
라시아의 의문에 로렌이 급히 짐을 챙기며 답했다.
“여기 주인!”
귀곡상잔 필드의 보스가 눈을 뜬 것이다. 아크가 입술을 짓씹으며 말했다.
“그간 쌓였던 PK 게이지가 꽉 찬 모양인데.”
“하필이면 그게 오늘이냐.”
무려 필드 보스가 깨어나는 대사건이었다. 겨우 한 두 번의 PK로 돌발 이벤트가 발생하진 않는다.
그 횟수가 일정량 이상 쌓여야 하는 것인데, 그게 지금인 모양이었다.
애초에 이곳 필드가 PK에 자비가 없다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게이지가 찬다는 게 나름의 함정이긴 했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알람이 뜨는 것이다.
“이번 주 이벤트가 하필 우리 차례라니.”
“미치겠네.”
“어쩌냐?”
“튀어야지!”
금세 쉼터를 정리한 아크와 로렌이 왔던 길을 돌아보며 외쳤다.
“뛰어!”
라시아가 겁먹을 얼굴로 뒤를 따르며 물었다.
“설마 필드 보스가 쫓아오는 거야?”
거기에 대한 답은 아크가 해 줬다.
“그 정도까진 아니고, 필드 저 안쪽의 정예병들이 움직이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돼.”
잠자리가 불편하다는 보스의 투정에 그 밑의 하인들이 알아서 시정하는 수준이라 볼 수 있었다.
“정예병이 어떤 건데?”
“마력으로 움직이는 고스트가 썩은 몸뚱이를 가지면 뭘까?”
“음...”
고민이 길어지려 하기에 뒤따르던 마루가 바로 답을 던져줬다.
“언데드!”
일행들은 왔던 길을 다급히 돌아가는데, 오래지 않아 그들의 발길은 묶여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새 고스트들이 쫙 깔렸네요.”
어느새 재생성 된 몬스터들이 필드를 누비고 있던 것이다.
“눈 마주치지 마.”
“건들지도 말고.”
다행이라고 한다면, 라쿠마 이벤트 발생 중에는 고스트들의 공격성이 약해진다는 점인데, 필드 보스의 짜증에 놈들도 몸을 사리는 것이다.
“발소리 줄여.”
“간격 유지해!”
때문에 최대한 숨을 죽이며 소란만 피우지 않는다면, 별 다른 마찰 없이 잘 빠져나갈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마루는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이 속도로는 안 돼.’
상황이 그리 여유롭지 못했다.
“어차피 추격자들 오면 알아서 줄행랑 칠 놈들이야.”
그리 외친 마루가 앞장서며 냅다 질주하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고스트들의 시선이 한데 모일 수밖에 없었다.
“자잘한 데미지는 포션으로 커버해. 뛰어!”
파티장은 로렌이지만 탱커가 빛을 발하는 이 순간만큼은? 마루의 오더가 우선이었다.
캬아아악...
캬아아아아아...
달려드는 고스트들을 적당히 쳐내면서 필드 밖으로 뛰는데, 잦은 마찰로 인해 조금씩 속도가 늦춰지는 건 어쩔 수 없었고, 결국 필드의 정예에게 덜미를 잡히고야 말았다.
등장한 건 좀비였다.
“워어어어어어~!”
“끄어어억!”
영화나 소설에서 흔히 묘사되는, 특유의 느리고 뻣뻣한 움직임?
그런 건 없었다.
“더럽게 빠르네!”
마치 제 놈들이 네발짐승이라도 되는 양, 손과 다리를 전부 써가며 숲을 가로질러 오는데, 그 속도는 정말로 짐승처럼 빠르고 또 날렵했다.
파파파팍...
놈들의 등장에 놀란 것일까?
히이이익!
키힉!
일행을 쫓던 고스트들이 혼비백산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네 마리인가.’
빠르게 후방을 살핀 마루가 잠시 고민하는 듯싶더니, 이내 결심을 굳힌 얼굴로 급히 제동을 걸었다.
그 시점에서 로렌과 아크 역시도 같은 생각을 한 듯, 다급히 신형을 멈춰 세우더니, 일사분란하게 포지션을 잡는 게 보였다.
“왜?”
뒤늦게 라시아도 뜀박질을 멈추며 물었다.
“덜미 잡힌 시점에서 도망치긴 글렀어.”
“붙어야 돼!”
애초에 좀비 추격자들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몇 안 되네.’
단지, 외곽으로 나올수록 추격자들의 수가 줄어들기에, 최대한 바깥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뒤로 물러나.”
로렌과 아크가 그리 말하며 그녀에게 버프를 요청했다.
“인벤에 준비해온 거 전부 여기서 쏟아버려.”
그 말에 라시아가 다급히 아이템 창고를 연 뒤, 축복을 위해 마련한 각종 포션과 아이템 등을 끄집어냈다.
순차적으로 축복이 걸리며 버프가 더해지는데, 맘 편히 이를 받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시야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좀비들은 금세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후웁!”
짧게 숨을 끊어서 삼킨 마루가 먼저 움직였다.
“롸큰롤 붸이베~!”
고성방가 스킬이 발동하며 좀비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필드의 정예는 다르다는 걸까?
두 마리는 그에게로 나머지 둘은 후방을 향해 시선을 두는 게 보였다.
공식 루트를 밟는다면, 25~30레벨은 돼야 마주쳤을 녀석들이 바로 [라쿠마의 노예]들이었다.
최하위 계급이지만, 일단 ‘라쿠마’에게 속하는 ‘정예’였고, 그 때문인지 남다른 스탯으로도 이 정도 어그로가 한계였다.
그 시점에서 다음 스킬들이 발동됐다.
‘속보, 강권, 벽골, 차력, 파쇄, 타혈...’
이번만큼은 순수 탱킹만으로는 부족하기에, 방어계열보다 공격계열의 스킬을 중점적으로 중첩하며 연계시켰다.
‘죽기 살기다!’
눈 깜짝할 사이, 어느새 목전에 다다른 좀비가 짐승마냥 이빨을 들이미는 게 보였다. 당황하지 않고 준비된 동작을 보여줬다.
‘좀비 주제에 제법 잘 차려입었네.’
그래봤자 넝마에 가까운 옷가지였지만, 멱살잡이를 할 만한 옷깃은 보유하고 있었고, 과감히 이를 잡고 던졌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업어치기였는데, 그 방향이 흥미로웠다.
어그로를 피해 빠져나가던 좀비가 거기에 휩쓸린 것이다. 마루 본인의 몸도 함께 내던진 덕분에, 두 마리 좀비 모두 적잖은 데미지를 받아야만 했다.
콰당탕...
땅바닥을 뒹구는 셋, 그 위로 어그로에 끌렸던 다른 좀비까지 덮쳐드는데, 마루는 뱀처럼 움직여 바닥을 빠져나오며 이를 피해냈다.
‘도장을 괜히 다닌 게 아니지!’
게임 속 스킬만이 그의 무기는 아니었다.
현실의 생존법!
비각성 헌터로 생활하며 쌓아온 다양한 경험, 그리고 각종 공부들까지, 이 모든 걸 포함시켜야 옳았다.
‘게임이 아닌, 생사가 오가는 실전에서 쌓은 실력이다. 이 쉐끼들아!’
빠져나왔다 싶던 마루는 다시 달려들며, 뛰어들었던 좀비마저 끌어들인 채, 끈적하고 농밀한 땅바닥 개싸움을 시작했다.
“너 죽고 나 살자!”
하급 헌터일수록 개싸움에 능해야 하는 법, 마루는 능숙하게 좀비 세 마리와 개판을 만들어갔다.
그렇게 강제 어그로를 통해 좀비 셋을 휘어잡는 사이, 빠져나간 한 마리가 로렌과 아크를 공격하는데, 둘 모두 본캐가 따로 있는 베테랑이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거기까지 신경 쓰기에는 내가 좀 바쁘다!’
3인조는 철저한 분업화를 통해 달려드는 좀비를 상대했다.
“막고, 찌르고! 지금!”
“점사!”
“힘내라 힘! 힘내라 힘! 으쌰라~으쌰!”
로렌이 근접딜러와 탱커의 역할을 맡고, 아크는 지속 딜러의 포지션을 잡은 채 꾸준히 화살을 박았고, 라시아는 멀찍이서 열심히 성수를 뿌려댔다.
버티지 못한 듯, 좀비가 쓰러졌다.
“헬프~!”
그 즈음 마루가 외쳤다.
좀비 세 마리를 끌어안고, 개싸움을 벌인 덕분에 어찌어찌 시간을 끌 수 있었지만, 날렵하고 유연한 몸놀림을 위해 공격계열의 스킬들을 앞장세웠던 까닭일까?
어느새 HP 게이지에 적색불이 들어오고 있었다.
‘정말 뒈지겠네.’
“갑니다!”
딜러 둘이 달려들며 한 마리의 좀비를 빼갔다.
그 덕분인지 마루는 앞서보다 한결 여유 있는 모습으로, 남은 두 놈의 몸을 휘어 감고 관절을 박살내는 등, 꾸준히 데미지를 축적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으아~! 잡았다.”
“살았다!”
그들 파티는 기어이 네 마리의 좀비를 잡아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어라? 정화 퀘스트도 클리어 됐네?”
라시아의 놀란 음성에 로렌이 웃으며 말했다.
“숫자는 상관없이 ‘인간형’ 고스트를 잡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좀비도 퀘스트 목록으로 처리되거든. 수준이 좀 과하긴 하지만.”
파티원이 넷이기에 네 마리를 잡아야 하는데, 마침 딱 네 마리였다는 점이 행운이었다.
“좀비가 셋이었으면 다시 저 안쪽까지 들어가야 했을 텐데. 다행이네요.”
로렌이 그리 말하며 마루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 담긴 묘한 광채에 마루가 쓰게 웃어버렸다.
저 눈빛을 이해했다.
겨우 20레벨의 유저가 좀비 셋을 컨트롤한다?
한 마리 컨트롤도 기겁할 일이건만, 마루는 그 3배를 혼자서 감당해 낸 것이다.
게임 초보인 라시아는 마냥 대단하다며 엄지를 세울 뿐이지만, 따로 본캐를 두고 있는 로렌과 아크는 달랐다.
‘들켰나.’
아무래도 ‘부캐 코스프레’가 발각된 모양이었다.
‘하긴, 부캐로 이만큼 하긴 어렵지.’
이미 저들 머릿속에선 마루가 일반적인 부캐가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진 듯싶었다.
“혹시...”
아크가 무어라 물으려는 듯 입을 여는데, 로렌이 이를 막으며 고개를 저어보였다.
이에 마루는 PP의 불문율을 하나 떠올렸다.
[계승자가 먼저 밝히기 전까진 침묵하라.]
QM 접속기 오류 같은 특이상황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계승자는 특별한 아이템을 가진 채 시작하는, 일종의 2회차 게이머들이었다.
그로 인해 과거에는 이래저래 말썽이 발생하고는 했는데, 그 때문인지 어느 틈엔가 암묵적인 규칙이 생겨버린 것이다.
물론, 안 지키는 이들도 상당했다.
‘모르는 놈들도 많고.’
그 때문에 더욱 맘에 들었다.
‘쫘식들, 게임 좀 하네. 매너 좋아!’
적당한 화제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나저나 일단 쉼터를 잡고 휴식 좀 취하자.”
또 다른 추격자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추격자와 한 차례 접촉을 할 경우, 그 파티의 이벤트는 끝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찝찝함이 든 것인지, 로렌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바로 안 나가시고요?”
마루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직 바깥까진 거리가 좀 있잖아.”
“포션 좀 빨면서 뛰죠.”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긴 한데, 라쿠마 이벤트가 그냥 일반적인 PK가 아닐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지.”
“다른 이유도 있나요?”
로렌의 의문에 마루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좀 유니크한 정보지만.’
불문율을 지킨 게 맘에 들어서, 정보 하나를 풀기로 했다.
‘숨길 상황도 아니고.’
그도 나름 고인물 유저다 보니 알고 있는 비밀로써, 라쿠마 이벤트에 감춰진 속이야기 하나를 끄집어냈다.
“길드 입단 테스트.”
“예? 어느 길드가 그런 미친 짓을 해요?”
마루가 적막이 깃든 필드를 살피며 답했다.
“암살자 길드.”
필드 속 고요가 묘한 불쾌감으로 다가왔다.
< #15. 돌발! > 끝
ⓒ 주작(朱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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