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 받아. >
이면의 헌터를 연기하고자, 일부러 맥스맨만이 아닌 임씨 남매의 지갑도 털었다.
별 거 아닌 행동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그의 정체에 혼선을 주기에는 충분할 터였다. 그렇게 전부 털어먹은 뒤 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펼쳐놓은 맵핑 위로 다가드는 붉은 점을 확인한 까닭이었다.
아직, 몬스터와 인간의 구분이 안 되는 맵핑이지만, 지금 상황에 몰려드는 붉은점의 정체를 모를 수 없었다.
‘맥스맨들이겠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다.
도전자 칭호가 발동되면서 막판 뒷심을 제대로 뽑아냈지만, 그만큼 컨디션이 다운된 상태이기도 했다.
[컨디션 : 4]
두 번의 칭호 버프가 승부를 가른 것이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축적된 데미지도 많았다. 베어울프와의 전투 이후, 쉴 틈도 없이 바로 맥스맨과 붙은 탓이다.
자칫 3점대까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이쯤에서 발을 빼는 게 맞았다. 그렇게 바삐 이동을 거듭하는데, 등 뒤로 쫓아오는 그림자가 신경을 건드렸다.
‘뭐지?’
임씨 남매가 그를 뒤따르고 있던 것이다.
‘삥 뜯긴 게 아까워서?’
그런 의문도 잠시 들었지만, 의외로 불순한 의도는 느껴지지 않아서 일단 내버려두는 중이었다. 마침 도주로가 같은 것일 수도 있잖은가.
하지만 오래지 않아 생각을 뒤집어야만 했다.
‘아직까지 따라와?’
슬쩍 방향을 바꿔가며 도주로를 다시 설정했는데, 여전히 그의 뒤를 따라붙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산 경로가 아닌 등산로에 올라탔건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 즈음 결정을 내리며 신형을 세웠다.
움찔!
돌아보는 순간, 임씨 남매가 동시에 몸을 움츠렸다. 삥 뜯긴 기억에 괜한 반응이 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용무는?”
목젖을 긁어 짧고 굵게 물었다. 이에 남매가 우물쭈물하며 시선을 피하는데, 그 모습에 마루가 눈살을 찌푸렸다. 가면의 작은 틈 사이로 보이는 눈매였지만, 유일한 소통창구였던 탓일까?
한층 강한 압박감이 남매를 짓눌렀다.
“일 없으면, 갈 길 가지.”
그러면서 마루가 발길을 휙 하니 돌리는 순간이었다.
“받아...요.”
임수현이 웅얼거리듯 말문을 열었다. 너무 작은 음성이라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됐다.
다시금 남매에게 고개를 고정시킬 때, 임지현이 외쳤다.
“싸부!”
환청을 들은 줄 알았다.
“배우고 싶습니다.”
“받아주세요. 싸부!”
처음이 어려울 뿐, 한 번 내지르고 나자 쉬워진 듯, 남매는 작정하고 달라붙으며 매달렸다.
“이런, 미친...”
욕지거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
그냥 뿅 가고 뻑 갔다.
아이언슈트의 움직임이란 그들 남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이상적인 근접전투의 결정체였다.
특히, 상황 설계를 하는 모습에선 전율까지 일었다.
단일 패턴으로 맥스맨의 머리를 끌어들인 장면에선 어찌나 놀랐던지, 순간적으로 호흡이 흐트러지며, 2인의 맥스맨에게 우위를 내어줄 뻔 봤을 정도였다.
다행히 병영과 탈영스킬이 깊게 파고든 덕분에, 잠깐의 흐트러짐 정도는 금세 바로잡을 수 있었다.
콩깍지가 씌인 탓일까?
지갑이 털리고서도 그의 뒤를 밟아버렸다.
‘배우자!’
따로 수화도 필요 없었다. 남매는 한 번의 눈빛 교환만으로도 서로의 뜻을 읽었고,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그 결과,
“싸부!”
일단 들이댔다.
**
골 때리는 상황이었다.
‘이것들을 패? 말어?’
마루는 임씨 남매를 바라보며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왈왈! 어디서 개가 짓나?]
[뒈지기 싫으면 꺼져!]
그런 거친 언사들을 퍼부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의 뒤를 밟고 있었다.
‘하...너무 살살했나?’
저들이 달라붙는 이유를 모르진 않았다.
‘맥스맨 놈들 멱을 딸걸 그랬나?’
작은 자비를 베풀어 숨통은 붙여놨고, 그게 저들의 공포심을 덜어준 것이리라.
‘키홀 클랜인 줄만 몰랐어도 그냥 땄는데.’
맥스맨의 수장으로 보이던 이가 개입하기 전, 틈틈이 무전을 치는 모습을 봤다. 거기서 저들이 작업장을 열었음을 직감했고, 그 부분에서 쌔한 느낌을 받았다.
품속을 뒤진 건, 돈이 궁해서가 아니었다.
그의 정체성 혼란을 위한 작업과 함께, 상대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었고, 그로 인해서 키홀 소속인 것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레이 셰이드의 역십자 눈물 문신처럼, 이면의 주민이라도 대개 소속을 증명할 만한 걸, 한 둘은 지니고 있기 마련이었는데, 키홀은 열쇠구멍을 낸 메달을 품고 다녔다.
‘하필이면 키홀이냐.’
그레이 셰이드와는 무게감이 다른 클랜이었다.
얌전히 호텔방에 몸 사리고 있는 그들과 달리, 남의 나라 마수지대에서 영역놀이를 하는 것만 봐도, 저들의 이름값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정체가 발각된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으나, 그렇지 않다면야 적당히 손봐주는 선에서 끝내는 게 맞았다.
위장을 한 건, 본연의 능력을 드러내기 위함만이 아니라, 이런 불상사들도 커버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던가.
‘괜히 들쑤셨다가 본체까지 불러들일라.’
저들의 본체가 작정하고 움직일 경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고, 그만큼 다양한 능력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살려주는 것으로 ‘자비’를 베풀었다.
‘빡쳐도 제 놈들 선에서 끝내겠지.’
일단 목숨이 붙어있는 만큼, 본체가 아닌 저들 아홉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개인적인’ 일이 되는 것이다.
이곳이 저들의 영역이 아니기에, 한층 더 본체의 엉덩이가 무거워질 터였다.
게다가 그런 소문이 있었다.
[키홀 클렌에는 괴물이 산다!]
그 괴물의 정체가 문제였다.
랭커!
이면의 정보다 보니 정확도는 미지수였다.
‘소문이긴 하지만...그래도 선은 지켜야지.’
피를 보는 시점에서 선을 넘는 거였다.
‘마굴에서 일어난 일은 마굴에서 끝내자.’
아홉의 목숨이면 마수지대 밖까지 튀어나오기에 충분한 숫자였다.
사실, 그건 암묵적 규칙 같은 거였다.
대표적으로 [가족은 건들지 말라!] 같은 게 있는데, 이는 바깥이나 이면이나 공통적으로 지켜지는 규칙 중 하나였다.
과거, 무분별한 투쟁의 시절, 의미 없이 흘린 핏물이 쌓이며 만들어진 규칙으로써, 마수지대의 규칙도 비슷했다.
[링 위의 일은 링에서 끝내라.]
물론, 꼭 지킬 필요가 있는 건 아니기에, 여전히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행동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었다.
‘키홀이 상대라면, 지켜야지.’
자신감이 붙고 자존감이 쌓였지만, 자존심을 내세울 만한 위치는 아니었다. 아직은 선을 지키며 외줄타기에 집중할 때인 것이다.
진짜배기 미친놈들이야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겠지만, 그는 지극히 이성적인 사내였다.
‘것보다...이것들이 문젠데.’
임씨 남매에게로 생각이 돌아왔다.
잠깐이지만 저들 남매의 전투를 살폈었고, 그 결과 생각보다 만만찮은 실력자라는 걸 확인했다. 그 때문에 섣불리 건들기도 어려웠다.
‘몸 상태만 정상이었어도.’
컨디션 3점대가 간당간당했다. 4점대인 지금도 복귀 후 취침에 들어가면 앓아누울 확률이 높건만, 3점대면 어찌 되겠는가. 더 이상의 전투는 무리였다.
게다가 제법 시간이 흐른 지금, PRI의 버프 효과마저 희미해지는 걸 느끼고 있었다.
파앙...파파파팍...
버프가 남아있는 와중에,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고 속도로 내달리며, 그 나름대로 간을 봐 보는데, 만만찮은 걸 증명하듯 쉬이 떨쳐지지 않았다.
결국,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후...”
한숨과 함께 다시금 신형을 멈춰 세웠다.
움찔!
이번에도 남매가 움츠리는 게 보였다. 하지만 눈빛을 피하는 기색은 없었다. 당장 풀어낼 수 있는 최대한으로 기세를 뿜어내도, 꿋꿋이 이를 버텨내며 시선을 던져왔다.
“정말 배우고 싶냐?”
“예!”
분명한 진심이 담겨있었다. 저들이 상당한 실력자란 걸 되새기며 입을 열었다.
“둘이 이름...아니다. 신분증 좀 보자.”
뜬금없이 민증을 까라는 소리에 남매가 당황하는 게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시험이었기에, 마루는 거리낌 없는 표정으로 손만 내밀 뿐이었다.
‘어쩔까?’
‘어쩌지?’
임씨 남매가 빠르게 눈빛을 교환했다. 그 모습에 마루가 실소하며 발길을 돌렸다. 내밀었던 손을 휘휘 저으며 휘적휘적 멀어져갔다.
‘에라! 모르겠다.’
임지현이 외쳤다.
“잠깐만요!”
“누나?”
임수현이 깜짝 놀라서 그녀를 돌아보는데, 임지현이 동생의 시선을 받아넘기며 속삭이듯 말했다.
“새해야.”
“뭐?”
“우리도 이제 서른이라고.”
맥스맨과의 전투가 끝날 즈음, 이미 24시가 지나며 1월 1일이 된 상태였다.
“재수 없던 올 한 해도 끝이야.”
“...그래서?”
“아홉수도 끝났잖아.”
문득, 올 한 해의 사건 사고가 머릿속을 스쳐갔다.
장기 부상에 길드 방출 그리고 연애사업 파국까지, 하나 같이 엉망이었다. 막판에 맥스맨들까지, 삼재가 이러할까?
‘아홉수라는 말이 딱 어울리긴 하네.’
임지현이 말했다.
“올해는 다르지 않겠냐?”
아이언슈트는 바로 그 새해의 첫 인연이었다.
‘뭔, 개소리를...’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였고, 그래서 한마디 하려던 찰나, 무언가를 발견한 듯 임수현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은은히 붉어진 볼과 묘한 열망이 담긴 누이의 눈동자를 본 것이다.
‘아...미친년!’
골머리가 아파왔다.
‘눈깔이 갔네.’
30년가량을 함께 해 온 쌍둥이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저 눈빛과 표정은 분명 그거였다.
‘반했구나.’
확실히 앞서 맥스맨과의 전투는 멋있었다.
특히, 그들의 위기 상황에 백마탄 왕자님마냥 짜잔 하고 등장했으니, 임팩트까지 확실했다.
‘뒤통수라도 쳐야하나?’
이런 동생의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임지현은 이미 지갑을 열고 있었다. 이렇게 인연의 끈을 놓칠 수 없다는 듯, 다급한 손짓에서 강렬한 열망이 느껴졌다.
“여기, 이거면 되죠?”
그 모습에 결국 임수현도 한숨과 함께 지갑을 열어야만 했다. 이번에는 금품이 아닌 신분증이 밖으로 나왔다.
이렇게 되니 오히려 마루가 당황했다. 가면 덕분에 그런 기색이 드러나진 않았다는 게 다행이었다.
‘정말로 민증을 깔 줄이야.’
새삼 저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임수현, 임지현. 생년월일이...쌍둥인가. 확실히 닮은 구석이 있긴 하네.’
신분증을 살피며 기본 정보를 뇌리에 입력했다.
이게 위장일지 모른다는 것도 일부 염두에 뒀지만, 돌아가는 상황이나 분위기로 봤을 때, 그럴 확률은 극히 희박할 거라 여겼다.
“헌터 등급은?”
“B급입니다.”
짐작했던 그대로였다. 신분증을 돌려주며 물었다.
“정말 나에게 배우고 싶나?”
“예!”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임수현 역시 힘차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재차 물었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정말이지?”
“옙!”
“후회 없을 거라 믿겠다.”
그러면서 발끝을 세워 땅 위를 휘적거렸다. 궤적을 따라 땅바닥에 글자가 새겨지는데, 이를 본 남매의 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PP. 장관장.
마루가 말했다.
“친추해라.”
벙찐 표정으로 있는 남매들에게 재차 강조했다.
“친구 추가! 알지?”
그리고는 발바닥을 문질러 글자를 지운 뒤, 휙 하니 발길을 돌렸다. 그 모습에 급히 남매들이 뒤를 쫓으려 하는데, 순간 강대한 기세가 일어나며 남매의 발목을 붙잡았다.
“쫓아오면 죽는다!”
컨디션이고 뭐고, 이번에는 정말 용서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살기를 날렸다. 그 매서운 기세와 필살의 각오 때문인지, 임씨 남매도 더는 뒤를 쫓지 못했다.
바르르...
아니, 쫓을 수가 없었다.
순간적인 기세가 어찌나 살벌하고 아찔했던지, 다리가 풀려버린 것이다.
겨우 발목에 힘이 들어갔을 땐, 마루는 이미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남매는 좀 전의 글자를 떠올렸다.
“PP?”
“설마, 퍼펙트 플레이?”
“갑자기?”
“너무 뜬금없는데?”
임씨 남매는 당혹스런 와중에도 이를 되새기며 뇌리 깊숙이 새겨 넣었다.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외에는 만날 방법이 없었다.
사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용기를 낸 것이었다.
그들도 막무가내로 뒤를 쫓은 건 아니었다. 앞서 상대했던 맥스맨들 중, 어느 한 명도 숨결이 끊어진 이가 없었고, 그게 등을 떠민 것이다.
‘정말로 이면 헌터면 어때?’
‘일단, 선은 지킬 줄 아네.’
마루의 예상 그대로였다.
‘쳐 맞기야 해도.’
‘죽이진 않겠지?’
그런 생각으로 들이댄 만큼, 좀 전의 순도 높은 진짜배기 살기 앞에서는 몸을 사려야만 했다.
짧은 정적 끝에, 임수현이 입을 열었다.
“돌아가자.”
“일출은?”
“...너 정말 돌+High니?”
“이게, 누나한테!”
잠시간의 투닥거림 끝에, 결국 하산 경로를 탔다.
**
‘어우, 머리야.’
마루는 한숨을 푹 내쉬며 상태창을 바라봤다.
[컨디션 : 3]
좀 전의 과한 기세발산의 결과였다.
‘너무 무리해버렸네.’
어설프게 하면 안 통할 것 같아서, 과하게 기운을 끌어낸 것인데, 그게 내상을 돋우면서 컨디션을 다운시키고, 종래에는 추가 버프를 발생시킨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PRI 버프도 걸쳐있었고, 덕분에 폭발적인 살기 혹은 광기를 보여줄 수 있었지만, 다가올 부작용이 두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연공법을 펼쳐가며 준비를 하겠지만, 며칠 몸살깨나 앓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사실 컨디션 3이면 입원해도 이상하지 않을 컨디션이었다. 연공법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그 역시 병원으로 직행했을 것이다.
‘레베카씨를 데려올 걸 그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본 실력을 내기 위해서 일부러 떼어놓고 온 게 아니던가. 그녀가 없기에 가능한 전력이었다.
‘그나저나...쌍둥이들을 어쩐다.’
거짓 정보로 적당히 상황만 모면할까도 싶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꿔먹으며, 적당히 그럴싸한 미끼를 던져줬다.
‘임수현, 임지현.’
그 두 남매의 전투를 떠올렸다.
‘상당했지.’
거기에 남매의 태도를 더하면?
‘쓸 만...하려나?’
잠시 휴식도 취할 겸, 근처 바위에 가만히 턱을 괴고 앉았다. 그러며 차분히 상황을 정리해 본 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괜찮겠네.”
그들 남매 정도라면, 언제고 그가 만들 ‘팀’에 끌어들여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성장과 함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조금씩 그려나가는 미래의 설계도 역시 변화를 거듭하는 중이었고, 거기에는 작게나마 그의 울타리도 세워져 있었다.
‘20대...아니지. 오늘부터 30대인가. 어쨌든 그 나이에 B급 각성자라면, 확실히 쓸 만하겠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해서 PP의 정보를 넘긴 것이기도 했다.
‘키홀하고 얼마나 얽힐지도 살펴야 되고.’
그 때문에 게임을 이용하는 거였다. 저들 남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미끼 역할로 쓰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품을지 말지는 지켜보다 결정 날 터였다.
‘어차피 가르치려면 게임에 접속해야지.’
그의 모든 건 PP에서 나왔다.
남들은 그저 게임으로 여기지만 그에게는 현실이었다. 이는 스탯이나 스킬만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뿌리가 되는 기본기마저 게임을 통해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같이 즐겜 좀 하면 되겠지.”
그러면서 관찰하면 얼추 견적이 나오리라.
< #13. 받아. > 끝
ⓒ 주작(朱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