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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 / #19. CT헌터.

혜성 길드에 갑작스런 던전 승급 현상이 발생하고, 어느새 한 계절이 훌쩍 넘어버렸지만, 아직 던전의 안정화가 끝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슬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기도 어수선하니, 신입을 불러들이자.”

김연희의 이야기에 이선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비슷하게 생각하던 참이었다.

최근 광호 길드의 움직임이 수상한 가운데, 키홀과의 접촉 소식을 전달받았다. 정보의 출처가 무려 인디안 존슨이니 만큼, 의심의 여지는 없었다.

하필이면 마루 역시 키홀의 타겟이 된 상황이 아니던가.

듣기론 직접적인 마찰도 한 차례 있었다는데, 이를 접하고 어찌나 놀랐던지, 그 이후부터 마루를 더는 내버려두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존슨이 바짝 붙어있다면 모를까. 그 역시 외출이 잦아진 상황이라, 마루 주변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었다.

“등급 문제는 해결 됐지?”

“당연하지. C급이지만 총기류 특수 케이스라, 보조 서포터로 출입증까지, 일찌감치 신청 해 놨지.”

깔끔히 처리가 됐기에, 이처럼 관련 문제를 언급한 것이기도 했다.

“이제 부르기만 하면 돼.”

김연희가 뭔가를 떠올린 듯, 슬쩍 눈살을 찌푸렸다.

“용병 계약인데도 휴가에 월급까지, 돈이 썩어나냐면서, 영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 그 작자들만 아니었으면, 등급 처리도 좀 더 빨리 해결됐을 텐데.”

당장 출근을 시킬 것도 아니면서, 재계약이 말이 되냐며 잔소리가 상당했고, 거기에 더해 거래 조건도 너무 후하다면서 시끄럽게 굴어 댔다.

게다가 등급 외 출입증까지 신청까지, 그들의 잔소리에 고막이 파열될 정도였다.

“이게 다 본사 눈치 보느라 그런 거지. 쳇!”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길드 중, 대기업과 연결되지 않은 길드는 삼족오 길드 하나뿐이었다.

그 때문에 그들의 규모가 가장 작은 편이긴 하나, 자유도나 단합력에 있어선 삼족오가 으뜸이라 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혜성 길드 역시도 대기업에 뿌리를 두고 있었는데, 혜성 그룹이 그 근간이 되는 기업이었다.

광호 길드의 경우에는 혜성과 달리 기업의 이름을 약간 변형시켰는데, 태호 그룹이 그들의 모체가 되는 기업으로써, 혜성과 태호는 자체적으로 오랜 라이벌 관계이기도 했다.

그 같은 흐름이 길드까지 번져서 대립이 발생하게 된 것인데, 과거 헌터들의 암흑기라고 불리던 시절, 두 길드 사이에 무수히 많은 핏물이 흘렀던 탓일까?

기존 그룹간의 경쟁 이상으로 마찰과 대립 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런 혜성그룹은 혈족 운영으로 돌아가는 기업이기도 했는데, 이소희 역시 이런 혜성의 혈족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직계 혈족이 아닌데다가, 애초에 가족 모임에서 동떨어진 생활을 해 왔던 탓인지, 순종적이지 않은 면모가 강했고, 그 때문인지 그룹 자체적으로 이런저런 마찰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본사는 이를 탐탁치 않아했고, 그 때문에 길드의 윗선도 꾸준히 그녀에게 압박을 가하고자 하는 거였다.

만약, 그녀를 대처할만한 실력자가 혈족 중에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일찌감치 혜성의 얼굴을 새롭게 단장했을 터였다.

“위쪽은 신경 쓸 것 없어.”

이소희가 그리 말하며 창밖을 바라봤다.

“입으로 떠는 게 저들의 한계니까.”

그녀의 이야기에 김연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왕이면 깔끔히 처리하는 게 좋아서 그런데, 여기 이렇게 하는 건 어때?”

그러며 뭔가를 보여주는데, 이소희가 눈살을 찌푸렸다.

“마루씨가 허락 하겠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할 수밖에 없지.”

“...그래.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그래도 마루씨가 맘 상하는 일 없게 해.”

“걱정 마.”

김연희는 그리 말하고는 잠시 눈치를 봤다. 최근 새롭게 들어온 소식 때문이었다.

‘이걸, 알려줘야 되나?’

명확하지 않은 탓에 일단 입 안에서만 굴리고 있는 정보였다.

이선!

황당하게도 그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이었는데, 정확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았다.

단지, 미국에 뻗어놓은 정보원을 통해, 그가 자취를 감췄다는 연락을 받은 것인데, 타국에선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다가, 워낙 어수선한 시기다 보니 방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시선이 이소희에게 향했다.

다시 창밖을 주시하는 그녀의 뒷모습에 묘한 슬픔이 묻어나오는 것 같았다.

‘그 썩을 놈 생각을 해서 그런가?’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결국 정보는 묻어두기로 결정을 내렸다.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로 그녀를 들쑤시고 싶지 않았다.

“그나저나 아줌씨 소식 들었어?”

대신, 좀 더 쾌활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전환할 뿐이었다.

“이반나가 왜?”

관심을 보이는 이소희의 모습에, 김연희가 히쭉 웃으며 말했다.

“드디어 존슨한테 마음이 열린 것 같던데.”

“...그래?”

과연, 이소희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들어봐. 글쎄, 둘이 데이트를...인터넷에...사진이...”

“호...오오...와오...”

언제나 남의 연애사는 즐거운 법이었다.

**

이게 참, 어쩔 수가 없다고 해야 할까?

“흐흐...흐흐흐흐...”

수시로 입 꼬리가 올라가며 실소가 새나오는 건, 그야말로 본능적 반응이라 할 것이다.

“끄응...”

그 옆으로 앓는 소리가 이어지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좋습니까?”

마루의 물음에 존슨이 히쭉 웃으며 답했다.

“당연하지. 아주, 좋아서 죽을 지경이다.”

“하...”

그 모습에 일부 짠한 마음도 들었다.

‘데이트 신청 좀 받았다고, 저렇게 좋아하다니.’

물론, 그게 지난 세월을 통틀어서 처음 있는 일이란 걸 상기한다면, 확실히 좋아할 만한 일이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 좋아해야지, 저렇게 종일 실실대면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선, 살살 짜증이 올라오며 열불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반나가 그렇게 좋습니까?”

솔직한 심경으로 마루가 물었고, 이에 존슨이 웃으며 답했다.

“자꾸 당연한 걸 물을래. 예쁘지, 돈 많지, 능력 있지, 게다가 성격까지 좋은데, 어떻게 안 좋아하겠냐.”

‘...성격은 좀...’

그녀의 폭력적인 손맛을 구경한 바 있던 탓에, 쉬이 공감하긴 어려운 내용이었다. 특히, 그 대상이 존슨이었던 걸 상기한다면, 눈앞의 사내가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였다.

‘하긴, 20년이나 한 여자만 봤으니...’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세월이었다.

이 역시 제정신으로 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여겼다. 듣기로는 그전까진 클럽도 자주 다니며, 놀 때는 정말 화끈하게 놀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반나를 만나고 그녀에게 빠지고 난 뒤로는, 그런 생활들을 깔끔히 청산했다는 것이다.

그의 데이트 사진은 인터넷에도 여럿 올라왔는데, 반응이 또 재밌었다.

[성난 뿔곰, 이반나의 연인?]

[영화관 데이트?]

[데이트인가 봉사인가?]

[남자의 정체는?]

이전에도 함께 영화를 봤었지만, 당시에는 적당히 위장을 했었는데, 어쩐 일인지 이번에는 대놓고 영화관을 거닌 것이다.

-아니, 저 거지는 대체 누구야?

-데이트는 무슨, 딱 봐도 이반나 누님이 봉사 중이시잖아.

-꼬라지하고는...수염이라도 좀 깎지. 복장은 저게 또 뭐냐? 빈티지냐? 거렁뱅이냐?

-좀 씻고 다니지.

-옷은 또 왜 저래?

-아니, 그런데 대체 누구냐?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좋아 죽는 건 알겠다.

-그러게 입이 귀에 걸렸네.

이런 반응에 존슨이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한 마디 했다.

“씻었는데...”

“그것도 재주긴 재줍니다. 씻어도 안 씻은 것 같은 퓨어함.”

“......”

타이밍이 나빴다고 해야 할까?

[영화 보고 싶다. 지금 당장!]

바쁘게 돌아다니던 중, 갑자기 날아든 이반나의 문자 한 통에 바람처럼 달려갔고, 그 때문에 제대로 꾸밀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짐작건대 씻었다는 것도 근처 화장실에서 고양이 세수나 좀 했을 터였다.

물론, 그를 전혀 몰라보는 건 아니었다.

-어? 저거 제로원 아닌가?

-인디안 존슨?

-에~이! 우리 형님이 얼마나 멋진데.

-감히 어디다 비교를 해!

-저런 거지새끼를 형님한테 갖다 대?

-죽고 싶냐?

-까불지 마라!

그 목소리가 제대로 닿기도 전에 묵살되기 일쑤였다.

나름대로 존슨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고 있지만, 그 외침 때문에 당사자는 시무룩해질 뿐이었다.

“아...악플보다 무섭다. 으윽!”

마루나 임시안 수준의 진짜배기 팬덤은 해외 사이트까지 골고루 순방하는 탓에, 존슨의 거지몰골 정도는 알고 있었고, 또 비슷한 몰골을 찾아가며 뇌리에 저장까지 시키지만, 안타깝게도 거기까지 이른 팬덤의 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형님, 이참에 정장 한 벌 제대로 맞추시죠?”

“...됐어. 어차피 사냥 한탕 뛰면, 걸레짝이 될 건데.”

존슨의 반응에 마루는 웃어버렸다.

평소 거지같은 몰골을 하고 있어서 착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는 실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는 헌터였다.

짐작건대 현존하는 최강 헌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그런 이가 저런 몰골로 다닌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희귀 재료만 몇 개 구해와도 돈방석에 앉는 건 순간이었다.

게다가 그가 출판한 서적들의 인쇄료만 해도 억 소리가 절로 나오지 않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거지같은 몰골인 이유?

“어지간하면 자신한테도 돈 좀 쓰시죠.”

“됐어.”

똑같은 반응으로 거부하는 모습에, 그의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떠올렸다.

각종 고아원을 비롯하여, 격변 이후의 수많은 희생자들에게 분배되며, 돈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과 여러 아카데미의 장학금으로 쓰이고 있었다.

헌팅으로 희귀 재료를 구할 때도, 딱 필요한 경비 정도만 남긴 채, 나머지는 가까운 기부단체에 털어버리고 오는 것이다.

앞서 제주도에서 사냥한 재료들 역시, 그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았던가.

“크흠...내 이야기는 이쯤하고, 너는 어때? 결국 제자로 들이기로 한 거야?”

한숨을 푹 쉰 마루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쩌겠습니까. 동사하게 생겼는데.”

“그런데 동생이야기는 또 뭐야?”

“하...이번에 각성했더라구요. 헌터를 하겠다는데, 그냥 내버려두자니, 물가에 내 놓은 느낌이라서, 기본 정도는 가르쳐 놓으려고요.”

여동생과 있었던 이야기도 적당히 들려줬다. 물론, 활력의 춤을 비롯한 스킬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슬며시 운을 띄웠다.

“형님은 쪼렙용 노하우 좀 없습니까?”

“왜? 나도 단기 강사로 쓰게?”

“흐흐...”

마루가 어색하게 웃자, 존슨이 마주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건, 뭡니까?”

“뭘 것 같니?”

“...아니죠?”

“동생한테 그랬다며, 세상에 공짜가 어딨냐고.”

했던 그대로 당해버렸다.

“나 고급 인력이다.”

“어찌나 고급인지, 매일 고기만 쳐 드시긴 하죠.”

“어허! 어른한테, 쳐 잡순다고 해야지.”

“...한글 패치 좀 다시하시죠.”

“흐흐...”

그렇게 농으로 아웅대던 것도 잠시, 다시금 진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키홀 측에선 어떻게 나온답니까?”

“글쎄다...모르긴 몰라도, 슬슬 발등에 불이 떨어질 것 같긴 하네.”

“갑자기요?”

“그럴만한 사건이 있었지. 흐흐...”

존슨은 그리 말하며 이반나의 기사들을 살폈다. 슬며시 올라가는 입 꼬리와 새나오는 실소에, 마루가 재차 앓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저었다.

**

무소불위의 권력이라고 해야 할까?

키홀 수장을 뒷배로 두고 있고, 스스로도 최상위권의 실력을 지닌 헌터였다.

그 때문에 유럽 이면에선, 왕자로 불리기도 했다.

제퍼드의 청춘은 그랬다.

말 한 마디, 손짓 하나, 겨우 그런 걸로도 가지고 싶은 것, 품고 싶은 것, 전부 손에 쥘 수가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특별했다.

‘이반나...’

그가 가질 수 없고 품을 수 없던 여인.

제퍼드는 각종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사를 눈에 담았다.

으득!

짜증이 팍 치밀며 과거의 사건이 떠올랐다.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

그렇게 외치며 이반나를 죽이려 했던 기억.

“빌어먹을 데스워치!”

만약, 그의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더라면, 이번만큼은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이건만, 죽음으로써 모든 게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반나는 데스워치와 상성이 안 좋은 만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여겼기에, 더더욱 그에 대한 분노가 컸다.

화제의 기사 속, 이반나의 곁을 지키고 있는 사내가 보였다.

‘제로 원!’

그를 보는 그녀의 눈빛에서 느낌이 왔다. 저들 사이에 큰 진전이 있다는 걸, 그렇기에 참을 수가 없었다.

“인디안...존슨...으득, 빠득...”

한 자 한 자, 마치 씹어 먹듯이 그 이름을 입에 담은 그가, 성난 음성으로 외쳤다.

“카일리!”

“옙!”

밖에서 벌벌 떨며 대기 중이던 카일리가, 다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당장 계획을 발동 시키세요.”

“아...아직 준비가 부족합니다.”

“제 말에 토를 다는 겁니까?”

“......”

아차 싶었다. 하얗게 질린 안색으로 카일리가 다급히 무릎을 꿇었다.

“죄...죄송합니다!”

“형님 때문에 귀엽게 봐 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특유의 격식어린 말투가 사라지고, 숨넘어갈 것 같은 압박감이 들이치며, 카일리의 머리를 땅바닥에 내리 눌렀다.

“크흡...컥...허억...”

어마어마한 압력 너머로, 제퍼드가 물었다.

“할 수 있지?”

“...끅...예...흐읍......”

어렵사리 한 마디 답하는 게 카일리의 최선이었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기세가 거둬졌다.

제퍼드가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당장 움직이세요.”

대답할 기력도 없는 듯,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세운 카일리가 힘겹게 고개를 숙여 보인 뒤, 휘청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

생각지도 못한 인디안 존슨과의 동거, 거기에 더해 꾸준한 불청객들의 방문 등등, 많은 것들이 전과는 달라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게 있었다.

돌발 게이트!

그 현장에 뛰어드는 거였다.

물론, 완전히 그대로인 건 아니었는데, 이전처럼 모든 게이트를 찾아다닐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면의 주민들이 쫙 깔려있는 중급 게이트의 경우, 불필요한 마찰 때문에 피해가는 부분도 없잖아 있었다.

하급이나 최하급만 적당히 쫓아가서 손만 풀고 왔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중급 게이트 방면에도 발길을 했다.

“어? CT헌터?”

“그러네?”

“오오...정말로 저 바이크를 타고 올 줄이야.”

“아니, 저게 아직도 굴러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던 몇몇이 그를 알아보며 반응하는 게 보였다.

‘끄응...’

어느 순간부터 타고 다니는 독특한 바이크가 꼬리말처럼 붙더니, 별명의 한 종류가 되어버린 것이다.

저들의 관심을 애써 한 귀로 흘린 채, 게이트 중심으로 다가갔다. 게이트 주변을 살피면서 머릿속으로 현장 정보를 갱신했다.

‘C급 게이트. 상대는 불락인가.’

시뻘건 피부를 지닌 광전사 계열의 몬스터들로써, 분노가 극에 달하면 피부 위로 불꽃이 피어나는 특이 몬스터였다.

헌터들로 비유하자면, 강화계와 이능계의 특성을 동시에 지녔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계속 현장 깊숙이 걸어갔다.

“갑자기 왜 저래? 뭐하는 거야?”

“저격수가 현장에는 왜 들어가는데?”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

“어...왠지 느낌이 요상한데.”

보무도 당당히 중심부로 들어가는 저격수의 모습에, 몇몇은 묘한 낌새를 눈치 채기라도 한 듯, 슬며시 핸드폰을 꺼내 촬영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그 순간, 마루의 품 안에서 쌍권총이 튀어나왔다.

타타타탕...

화제의 건가드가 직관으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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