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그인 더 헌터-150화 (150/325)

#25. 산타카타리나.

#25. 산타카타리나.

이선은 틈틈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저 먼 나라 브라질과 관련한 기사를 살폈다.

따로 개별적인 정보원을 통해 그 방면의 소식을 수집하기도 했는데, 이는 그 역시 존슨의 사망설에 대해서 들은 까닭이었다.

프링쿨스에게 직접 전해 들었던 만큼, 그 역시 마루와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이미 한차례 말썽을 일으킨 상황에다 몸 상태도 엉망이다 보니, 결국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에게도 나름의 임무가 부여되긴 했다.

“삼촌~! 오늘 수족관 가는 거지?”

초롱이가 달려와 매달렸다. 그 곁으로 루미가 다가와 방방 뛰는 초롱이를 진정시켰다.

“삼촌 아프니까. 자꾸 달라붙으면 안 된다고 했지.”

“흥!”

콧방귀를 뀌는 초롱이의 모습에 루미의 십자조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두 아이의 투닥거림이 잠시나마 그의 기분을 풀어 주며, 어지럽던 머리를 환기시켜 줬다.

그의 임무는 한동안 두 아이를 돌보는 거였다.

이전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한동안 아이들의 잠자리까지 봐 줘야 하는 까닭이었다.

말 그대로 24시간 풀로 아이들과 보내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루미가 어지간한 어른 못지않게 똘똘하다는 점일까?

아이들을 구경하던 그의 시선이 잠시 창밖으로 향했다. 저 멀리 떠가는 구름 너머, 머나먼 창공 어딘가의 하늘 아래서 바쁘게 달려가고 있을 형제를 떠올리며, 그의 무사 귀환을 잠시 빌어 준 뒤, 아이들을 향해 외쳤다.

“수족관 직행 열차 출발합니다. 칙칙폭폭~!

그러면서 왼손을 뻗으니, 두 아이가 냅다 달려와 매달렸다. 애를 키우다 보면 애가 된다고 하던가?

“칙칙폭폭! 칙칙폭폭!”

이선은 열심히 기차놀이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외출을 준비했다.

* * *

이른 아침, 새벽의 어둠이 점차적으로 밀려나는 시각, 산타카타리나 마수지대를 향한 일정이 시작됐다.

프링쿨스와 그의 팀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는데, 과연 랭커의 팀이라고 해야 할까?

크워어어어!

퍼억!

제아무리 사나운 몬스터가 나타날지라도, 단숨에 제압하고 처리하는 등, 결코 이동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없었다.

게다가 수색조의 무전은 일행의 진행 방향을 확실히 컨트롤해 주니, 몬스터와 마주치는 일 자체도 극히 드물었다.

프링쿨스 본인도 랭커로서 명성을 떨치지만, 그의 팀원 모두 세계적인 수준의 실력자들인 것이다.

‘이 정도면, 혜성 특수 1팀보다 윗줄인 것 같은데.’

마루는 냉정히 전력을 분석하며, 저들의 수준을 유추했고, 그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하긴, 이레귤러를 전담하던 팀이니.’

지금껏 밝혀진바, 이레귤러라는 건 마수지대와 같이 마기의 농도가 짙은 장소에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 말인즉, 산타카타리나처럼 위험한 마굴의 심처 깊은 장소를, 마치 제집처럼 드나들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기본 실력이나 능력이 갖춰지지 않고서야, 이들 팀의 일원이 될 수도 없다는 의미였다.

정예 중에서도 최정예라 할 만한 이들만 모인 팀이었다. 덕분에 산타카타리나가 악명 높은 마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편안한 사냥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버스 수준이네.’

게다가 존슨이 직접 데스크에 올렸던 루트를 타고 이동하니, 더더욱 안전하며 안정적인 사냥 및 진입도 가능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놀고 있기만 한 건 아니었다.

철컥… 타앙! 처걱, 탕!

너무도 가볍게 이어지는 조준 및 격발의 연속, 장난처럼 쏟아 내는 마루의 저격이지만, 놀라울 만큼의 퀄리티를 자랑하며, 저 먼 거리에 슬쩍 얼굴만 비춘 몬스터들을 정확히 저격하고 있었다.

덕분에 수색조가 한층 편안하게 전방만 주시할 수 있으니, 일행들의 진행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놀라운 솜씨군.’

‘과연, 제로 원의 형제라는 건가!’

‘저 속도에 이 정도의 정확도라니.’

‘이건 뭐, 저격수 중에선 탑 수준이네.’

마루가 프링쿨스의 팀에 감탄했듯, 그들 역시도 마루의 솜씨에 감탄을 거듭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건 휴식 시간마다 펼쳐지는 마루의 재주였다.

“허… 대단하십니다.”

프링쿨스의 감탄사가 이어지게 만드는 광경.

마석 결계술!

덕분에 일행은 수준 높은 마굴 속에서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냥, 잔재주죠.”

마루의 이야기에 프링쿨스가 고개를 저었다.

“잔재주라뇨. 보통 어려운 공부가 아닙니다.”

당장 그 역시 배워 보고자 노력했음에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고 했다.

가르치던 존슨의 노력 덕분에 어설피 따라 할 순 있었지만, 그 수준은 결국 마석 3개 수준에서 그쳤다.

하지만 마루가 매번 보여 주는 건 5개짜리의 수준 높은 결계술로서, 어지간한 머리가 없어서는 배울 수도 없고, 또 이룰 수도 없는 경지라는 것이다.

‘스탯 때문인가?’

마루는 새삼 자신의 지능 스탯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 비각성자 시절보다 10배는 오른 스탯이었다. 단순 계산만 해도 비각성자 시절보다 10배 이상 뛰어난 연산이 가능하단 의미이기도 했다.

결계술을 배울 당시에, 나름대로 고생을 했다고 여겼지만, 프링쿨스의 말을 듣고 나니 생각을 달리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여의주의 진짜 대단한 능력은 멀티 스킬이 아니라, 스탯 상승이 아닐까?’

여러모로 생각이 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뜻밖의 안전지대 속에서 편안한 휴식 및 점검을 마친 뒤, 다시금 이동을 시작하는데, 이런 상황의 반복 덕분인지, 일행들은 매번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음 루트로 넘어갈 수 있었다.

‘역시 대단해!’

마루는 그 와중에 새삼 존슨의 루트에 감탄했다.

과거, 함께 던전을 사냥하던 당시에도 느낀 거지만, 그가 남겨 놓은 루트는 각 상위종들의 영역 사이의 틈을 절묘하게 관통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를 활용해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프링쿨스 팀까지, 악명 높은 마수지대를 관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의 안정감을 선보이며, 단숨에 마굴의 초입을 지나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쾌속한 일정은 뜻밖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 * *

WHA에서 쫓겨나고, 국적까지 잃어버렸다.

그 때문일까?

존슨은 인간사에서 한발 물러난 삶을 살아갔다. 거기에는 인간사를 향한 실망감도 일부 있겠지만, 적당한 거리감을 둬야 스승의 유산이나 주변인들의 피해가 줄어든다는 계산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인간사에 얽매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가 원한 건 아니었다.

제로 원!

남다른 명성에 의해 찾아오는 불청객들로 인한 거였다.

아무래도 수준이 수준인 만큼, 찾아드는 이들 역시도 상당한 실력자인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단체로 번지는 경우도 적잖아서, 이래저래 인간사에 꼬인 인연들이 상당 부분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엮인 경우, 존슨은 철저히 손을 봐 주곤 했는데, 그 때문일까?

감히 그의 그림자도 밟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혹시나 눈에 띌까, 이면의 음지 속에서도 더더욱 깊은 어둠으로 스며들며, 최대한 숨을 죽이며 살아갔다.

그런 이유로 존슨의 사망설에 들썩일 수밖에 없었다.

“정말일까?”

“혹시, 이게 함정이라면?”

“갑자기? 이제 와서?”

“존슨이라면 그런 얕은수를 쓸 리가 없지.”

“그래도 확인이 필요해.”

“누가?”

“어떻게?”

그들 나름대로 연결 고리가 이어지고, 그렇게 몇몇 호전적인 인사들이 앞장서서 진위 여부를 파헤치러 움직였다.

“데스크에 목적지와 가는 방법까지, 아주 상세히 설명돼 있으니까.”

“그대로 따라만 가면 돼!”

만에 하나의 사태를 대비하고자, 호전적인 이들이 똘똘 뭉쳐서 움직이는데, 그 구성원이 실로 놀라웠다.

기간트, 워리어, 뱀파이어 퀸, 그림리퍼!

무려 이면의 랭커가 넷이나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들의 팀원까지 함께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 봤을 때, 그야말로 초호화 파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산타카타리나의 특성과 쾌속 전진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하면서 인원수를 제한하긴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정예 중의 최정예로 구성될 수 있었다.

“정말로 존슨이 죽었을까?”

잠시 잠깐의 휴식 시간을 통해, 랭커 넷의 수다가 시작됐다. 운을 뗀 건 워리어였는데, 일행 중에서 가장 말이 많은 편이다 보니, 매번 그가 스타트를 끊고는 했다.

“후욱… 훅… 놈. 죽음. 확인!”

기간트는 특유의 거친 숨결과 끊어지는 단어 조합을 통해, 필요한 말만 딱딱 끄집어냈다.

“그가 정말 죽었는지, 시체를 확인해야지. 후훗!”

뱀파이어 퀸의 이야기에 일행들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녀와 관련한 좋지 못한 소문이 몇몇 있기 때문이었다.

‘존슨의 시체로 실험을 하려는 건가?’

따로 연구소를 두는 게 아니라, 그녀가 직접 연구소의 소장으로 있다는 등의 소문이었는데, 한편에선 신화 속 흑마법을 연구한다는 이야기도 떠돌고는 했다.

워리어는 잠시 그녀를 향해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다가 이내 그림리퍼를 향해 물었다.

“네 생각은 어때?”

일행들 중 정보 방면으론 가장 뛰어난 이가 바로 그림리퍼였다. 그의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암살 계열에서 활동하고 있다 보니, 정보 업계와도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이다.

검은 가면과 후드로 자신을 가린 채, 어두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던 그림리퍼가 워리어의 물음에 입을 열었다.

“진실일 확률이 높습니다.”

솔직히 여기 일행들 중 호전적 성향은 기간트와 워리어 정도였고, 뱀파이어 퀸과 그림리퍼는 각자 다른 목적으로 원정에 참여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워리어는 그림리퍼의 참여가 매우 긍정적이라 여겼다.

정보에 통달한 그의 개입으로 인해, 존슨의 죽음에 대한 확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력 여부를 떠나서,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베이글과 같은 제로 원의 전문가들을 전부 동원해서 분석한 결과, 90%의 확률로 사망설이 진실일 거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서없는 글귀는 상황의 급박함 때문일 뿐, 존슨 특유의 문체라거나, 공략집의 배열 방법 등, 내용물의 정리만 엉망일 뿐이지, 존슨이 올릴 글이라는 거죠.”

게다가 중요한 건, 당시 주변의 상황이었다.

“듣기로는 이 근방에서 프링쿨스의 팀들이 대격변을 준비했단 정보가 있습니다.”

“프링쿨스라… 데스크의 게시글을 존슨이 올렸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 혹시 프링쿨스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따로 아는 건 없고?”

“모호합니다. 여전히 산타카타리나 주변에 있단 정보도 있고, 듣기로는 아시아 쪽으로 향했다는 소식도 있어서, 확답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하긴, 그쪽에 꽤 뛰어난 환각술사가 있었지.”

“예. 등급은 A급이지만, S급에 버금가는 재주를 지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프링쿨스의 팀원들은 마굴의 심처를 제집처럼 드나드는 실력자이자 경력자이다 보니, 등급 이상의 재주들을 보이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그들 4인의 랭커가 최정예만 뽑아서 움직이는 이 파티 역시, 프링쿨스의 팀과 비교하면 부족할지도 몰랐다.

“벽만 못 넘었을 뿐, 재주는 한계치 이상 뽑아내는 놈들이니.”

그러다 의문을 내비쳤다.

“혹시, 이 안에 있는 거 아니야?”

일행들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마냥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었다.

뱀파이어 퀸이 싸늘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그럼 재미있겠네.”

랭커들이 일제히 눈치를 봤다. 그녀와 프링쿨스 사이의 악연을 아는 탓인데, 괜한 소리를 꺼냈다며 워리어를 향한 눈총이 쏟아졌다.

“크흠….”

워리어는 조용히 뒷머리만 긁었다.

* * *

프링쿨스의 표정 가득 그늘이 내려앉았다.

‘뱀파이어 퀸이라고?’

존슨의 사망설이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그간 숨죽이고 있던 이면의 문제아들이 움직일 수도 있다고 여겼다.

당연히 그 안에 랭커들이 끼어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데, 하필 거기에 뱀파이어 퀸이 포함되어 있을 줄이야.

그와 퀸 사이의 악연은 제법 역사가 있었는데, 여왕의 기사라 불리던 존재이자 그녀의 연인이던 사내, 나이트 울프가 그의 손에 목숨을 잃은 까닭이었다.

‘으음….’

골 아픈 상황 때문일까?

신음성을 삼키는 와중에, 그의 시선이 저 높은 나무의 꼭대기 위로 향했다. 정확히는 그곳에 올라 있는 마루를 향한 것이었다.

그의 존재를 상기하니, 잠시나마 머리가 환기되는 걸 느꼈다.

‘대단해!’

함께 여정을 끌어 나가며 그에 대해 감탄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수색조보다 먼저 불청객들을 찾아낼 줄이야.’

갑작스레 일행들을 멈춰 세웠을 땐 모두가 의아할 따름이었다.

―예감이 안 좋습니다.

그러더니 대뜸 높은 곳으로 올라가더니, 주변을 쭈욱 살피길 한참, 저 멀리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불청객들을 찾아낸 것이다.

너무도 아득한 거리였던지라 마루의 시야가 얼마나 넓은 것인지, 감히 상상도 가질 않았다.

‘시야각은 총기 계열이라서 그렇다 쳐도, 그 감각은 대체 뭘까?’

호기심과 탄성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랭커인 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다른 팀원들은 어떻겠는가. 하나같이 감탄한 눈빛으로 나무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등급 때문인지, 내심으론 존슨의 형제로서 부족함이 있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품던 이들이 상당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기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짧은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충분한 능력을 보여 준 것이다.

그렇게 모두를 감탄 속으로 몰아넣은 존재, 마루는 저 멀리 보이는 불청객들을 살피면서도 쉬이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그 상대가 랭커들이기 때문에?

아니다. 그의 표정이 굳어 있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물론, 상대가 상대인 만큼 맘이 편할 순 없지만, 그 이상으로 불편한 무언가가 그의 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애초에 그의 피부에 닭살을 일으킨 건, 저들이 아니었다. 결국 저 불청객들은 그냥 얻어걸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뭐지? 뭘까? 뭔데?’

알 수 없는 불길한 느낌이 들며, 자꾸만 섬뜩한 오한이 등골을 스쳐 갔다.

멀리 보이는 랭커들?

아니다. 그보다 더 먼 어딘가에서, 그를 두렵게 하는 뭔가가 발생하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대략적인 방향 정도는 유추가 가능했는데, 이를 쭈욱 쫓아서 시선을 넘겨보니, 기이하게도 그들이 가야 할 목적지와도 얽혀 있는 것 같았다.

산타카타리나의 심처!

자꾸만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운데, 문득 저 아래쪽으로부터 신호가 날아왔다.

이에 GB―eye를 비롯하여, 지니고 있는 모든 저격 장비를 세팅하고 있던 그가 순차적으로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

하지만 그 어떠한 소리도 발생하지 않았다.

프링쿨스의 팀원들이 지닌 다양한 재능 중, 파동 계열의 각성자가 모든 소음을 차단해 준 것인데, 그렇게 완벽한 무음 속에 발사된 폭격 수준의 저격들이, 저 멀리 보이는 불청객들의 진지를 향해, 마치 유성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개전의 포격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