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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더 헌터-255화 (255/325)

#6. 피지컬 임팩트.

#6. 피지컬 임팩트.

피지컬 임팩트!

그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신체의 강건함은 기본이라 할 것이며, 거기에 더해 전신 근육의 활용도 상승으로 인해, 같은 동작을 할 때도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었으며, 미세 근육의 움직임까지 정확히 캐치해 내며, 뒷심을 실어 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었다.

대개 이 정도의 연산을 소모하려 한다면, 피로감이 말도 안 될 만큼 증가하기 마련이건만, 제트와의 고문적인 고행은 이를 너무도 당연시하게 만들어 줬다.

사람이 수영을 배우는 건 쉽지 않았다. 하나 물고기에게 수영은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제트는 아예 종 자체를 바꿔 버리는, 인체 개조 수준의 고문적 고행을 행한 것이다.

입문 과정에만 최소 2~3년이라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나마도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이들을 데려다가 그런 시간이 걸렸으리라.

범인을 데려다가 가르친다면?

‘가능하긴 한 건가?’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마루도 재능이라 할 만한 게 아주 엉망은 아니었던 듯싶었다.

물론, 그의 경우에는 PP라는 배경에 여의주라는 지원군, 거기에 PP를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스킬을 바라보게 된 제트의 경험치 등, 여러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던 터라, 본연의 능력만으로 감당했다고 보기 어렵긴 했다.

‘그래도… 최소한의 재능 정도는 있어서 가능한 거 아니겠어.’

마루는 그렇게 스스로를 챙기며, 재차 피지컬 임팩트와 제트에 대해 생각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스킬을 만들어 내다니.’

특히, 오러홀도 없는 몸뚱이로, 맨땅에 헤딩하듯 도전해서 성과를 이뤘다는 부분이 더욱 놀라운 점이었다.

제트에 대한 호기심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었고, 그런 이유로 용군주 라미를 찾았다.

“매일 피하기만 하더니만, 무슨 바람이 불었대?”

뜨끔한 마루가 슬쩍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바… 바빠서 그런 거지.”

실제로도 제트와 수련 및 부캐릭 성장 등, 바빴던 건 사실이기에 양심통이 발생하진 않았다.

물론, 피해 다닌 게 맞긴 했다.

“그래서 뭐가 궁금한데?”

라미의 물음에 제트를 언급했고, 이내 놀라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미친놈이지.”

영웅이라 불렸지만 각종 기행으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는 많은 이들이 기피하게 된 존재라고 했다.

이유인즉,

“오러홀이 파괴된 뒤, 그걸 대신할 걸 찾는다면서 골 때리는 짓을 워낙 많이 했거든.”

피지컬 임팩트를 만드는 과정은 영웅을 괴짜로 둔갑시켰고, 종래에는 세상에서 잊히게끔 할 정도였다.

“뭐, 초반에는 쉬쉬하던 것도 있지만, 사실 그것보단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게 크지.”

거기서 피지컬 임팩트를 만들기까지의 시간을 들을 수 있었다.

“100년 정도였나?”

그즈음부터 기행이 멈췄다고 한다.

다른 차원까지 알려질 일인가도 싶지만, 한 세계를 구한 영웅의 이야기는 신들의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던 터라, 알게 모르게 제트의 기행에 귀 기울이는 이들이 꽤 됐다는 것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신들의 세계 이야기라며. 그런 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라미가 어깨를 올리며 말했다.

“우리 아빠가 드라이크야.”

최상위 신격이 예정되어 있는, 그야말로 신계의 예정된 슈퍼스타가 바로 마룡 드라이크가 아니던가.

당장 인계에 묶여 있는 지금만 해도 어지간한 신격은 쌈 싸 먹을 정도라고 하니, 더 말해 무엇 하랴.

그런 특별한 부친 덕분에 그녀는 다양한 세계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고, 더 나아가서 그 다양한 세계를 체험하는 특전까지 부여받을 수 있었다.

‘금수저나 다이아 수저 정도가 아니네.’

오리하르콘 수저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그렇게 한차례 콧대를 세우고 난 뒤, 다시금 라미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이후로는 자기 세상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육성 시스템을 두드리면서 수행하고 있다던데. 그 과정에서 너처럼 제자 삼은 애들도 제법 된다더라.”

거기서 또 한차례 궁금해졌다.

“투신, 스승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는 거야?”

라미가 잠시 손가락을 헤아리며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얼추 천 년쯤 산 것 같은데.”

“…….”

입이 쩍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새삼 자신의 스킬 뒤에 붙어 있는 ‘입문’ 표시가 이해됐다.

천 년 공부를 하루아침?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 작자가 보통 미친놈이 아닌 게, 오러홀도 없는 순수 물리력만으로 괴력을 끌어낸 것도 놀라운데, 그걸로 마법을 구현하기까지 하는 놈이거든.”

“…마법을?”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소리란 말인가.

“물리 마법이라는 말을 탄생시킨 미친놈이라니까.”

호기심에 그에 대해서 물으니, 몇몇 유명한 일화들을 들려줬다.

“가장 유명한 건 브레스지.”

“뭐?”

드래곤의 전유물이 여기서 왜 나온단 말인가. 물리로 행할 수 있는 영역과는 너무도 먼 거리의 이야기였다.

깜짝 놀란 마루의 표정에 라미가 그 심정 이해한다는 얼굴로 말했다.

“주먹을 부딪쳐서 불길을 만들어 내고, 입김으로 숨결을 불어 넣어 브레스를 쏘아 내는데. 그것 때문에 한동안 용족 사이에서 난리가 났었잖아.”

입이 쩍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그놈 폐활량도 미친놈이라서, 작정하고 들숨 날숨 반복하면 호풍환우를 일으키는 건 일도 아니야.”

그러면서 이야기하길,

“PP의 모습을 보고 그 미친놈에 대해서 평가하면 안 돼. 과거에는 신의 대리자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종의 한계를 초월하고, 신성한 격을 넘보는 단계에까지 이른 존재니까.”

라미 역시 입으로는 이리 험하게 표현하지만, 정면으로 마주칠 경우 피해야 하는 강자라는 설명도 더했다.

“신룡도 눈치를 볼 정도라는 이야기가 있으니까.”

그 정도면 말 다 한 거다.

“용투사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진 걸 보니, 정말 대단한 걸 배웠나 보네. 하긴 그놈이 대충 가르치는 성격은 아니니까.”

제자라 불리는 이들은 각 차원에서 대단한 명성들을 떨치고 있단 이야기도 들었다.

이후로도 몇몇 이야기가 더 이어졌고, 워낙에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한가득인지라, 마루는 한껏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스승의 이야기를 즐겼다.

* * *

혜성 1팀의 팀장 김연희!

그녀는 이 자리를 오래 유지할 생각이 없었다. 다시금 이선희의 옆자리로 돌아갈 생각이었고, 이를 위해선 마루의 승격이 필요했다.

물론, 이는 각성 자격증의 승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가 혜성에서 지닌 위치의 승진을 뜻하는 거였다.

차후에 1팀의 팀장 자리를 건네주기로 약속하지 않았던가.

이미 해외에서 보여 준 그의 활약상 등을 알기에, 충분히 믿을 만하다는 게 그와 이선희 사이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더욱이 이는 비각성 헌터 15년 세월을 기준으로 한 것이니만큼, 지금의 마루는 한층 더 믿을 만한 존재가 되어 있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B급 A형 헌터라는 위치는 여전히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고, 그 때문에 팀장 자리를 건네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김연희는 일찌감치 마루를 위한 밑밥 깔기 작업을 시작했다.

그게 바로 ‘지휘권 전환’ 작업이었다.

“오늘은 누가 오더 내리는 거야?”

“카파요.”

“오~! 갓파.”

“슬슬 벗겨질 때 안 됐냐?

팀원들의 놀림에 코드네임 카파, 서지한이 인상을 와락 구기며 말했다.

“주둥이 놀린 놈들 기억해 뒀어. 시궁창에 박아 줄 거니까 기대해. 그리고 내 사전에 탈모란 없으니까. 헛꿈 꾸지 마!”

“우~ 우~!”

“횡포다 횡포!”

“자살하라 머리머리!”

“모발고발!”

당연히 이어지는 반발이 있었지만, 오늘 지휘권은 서지한에게 있는 만큼, 저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좋아. 반란은 제압해야 제맛이지. 간만에 데스멜링 사냥을 가 볼까?”

“히익!”

순식간에 주변이 조용해졌다. 죽음의 향기라 불리는 데스멜링은 그만큼 무시무시한 놈이었다.

등급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고약한 냄새로 인해 죽음을 경험한다고 불릴 만큼 악마적인 후각 파괴자가 아니던가.

그리고 이어지는 사죄의 행렬.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천세천세 천천세!”

“만세만세 만만해!”

“…응? 뭐라고?”

“만만세~ 만만세~!”

이 같은 반응에 흡족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서지한이 보였다.

그리고 이런 팀원들의 모습을 한심하게 지켜보는 이선희.

‘자알~ 들 논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것도 잠시, 그녀는 이 같은 지휘권 전환 과정을 보며 약속의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꼈다.

만에 하나 사태를 대비해, 팀원 전체가 전황을 살피는 눈을 키워야 한다며, 그렇게 전원 오더를 내리는 연습을 시킨 것인데, 사실 이는 마루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였다.

비각성 헌터 시절, 교관을 비롯하여 교육자 및 지휘자의 위치를 여럿 경험한 바 있는 마루의 경력으로 인해, 그는 제법 뛰어난 지휘력을 보여 줬고, 이는 팀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확실히 지휘하는 게 보통은 넘었지.’

이를 꾸준히 반복하며 이미지를 개선 시킨 것인데, 차후에 그를 팀장으로 올릴 때, 혹시나 있을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거기에 더해 최근 들어 마루는 B급 A형이란, 등급의 한계를 벗어나는 활약도 보여 주지 않았던가.

트랩퍼!

암암리에 그의 영역권, 레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는 S급도 견줄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보니, 팀 내에서 하루가 다르게 마루의 영향력이 커져 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최초 계획했던 것처럼, 올해 안으로 마루에게 팀장 자리를 건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최대한 빨리 넘겨주고 싶은데.’

전처럼 이선희와 함께하려는 이유만이 아니었다. 마루라는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그럴싸한 직함을 건네서 묶어 놓고자 한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특수팀의 팀장 자리라면, 충분한 명패가 될 수 있을 터, 남은 건 적정 시기를 잡는 정도라 여겼다.

‘늦어도 겨울 중에는 넘겨야지.’

그런 이유로 아쉬움이 컸다.

‘휴가가 왜 이렇게 길어져?’

하루빨리 복귀를 해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지 않겠는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 * *

마루는 열심히 게임 중이었다.

본캐 장관장?

아니다 부캐인 장투러블링을 키우고 있었는데, 피지컬 임팩트도 배운 데다가 200레벨까지의 남은 여정이 보통 힘겨운 게 아니다 보니, 한 호흡 쉬어 가는 의미로 부캐를 통해 잠시간 정신적 환기를 시키는 중이었다.

기왕 키우는 거 일단은 모험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며, 본캐와의 연계까지 고려한 직업군을 선택한 상태였다.

신관!

몽크와 같은 성직 계열이지만, 둘 사이의 온도 차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 대표적인 걸 예로 들자면?

“파티 구합니다.”

“팀원 구해요.”

구인 구직이 너무나도 편했다.

“희망 직업이 뭐예요?”

면접에서 날아드는 질문에,

“신관입니다.”

이렇게 답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파티창이 오픈되고는 했다.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

“Welcome~!”

신관과 몽크?

거의 왕과 거지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신분 차가 느껴질 만큼, 둘 사이의 육성 온도 차는 너무도 선명했다.

특히, 빠른 레벨업을 위해서 일반적인 파티 플레이가 아닌, 일종의 특수 파티에 참여하는데, 거기서도 온도 차는 확연했다.

“버스 타실 분 구해요. 한 자리 남았습니다.”

“안전 운전 보장!”

“신속 정확! 편안한 전직 루트를 봐 드립니다.”

흔히들 말하는 ‘쩔’을 받는 것인데, 과거 몽크로 도전할 때는 그들도 선뜻 받아 주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그 이유를 꼽으라고 한다면, 버스를 탄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적어도 0.5인분 역할은 해야 하는데, 몽크는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무리해서 도와준다고 했다가 괜히 운전자들의 동선만 꼬이게 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하지만 신관은 어떠한가?

‘대충 버프 몇 개만 걸어 줘도 0.5인분은 끝이지.’

시작할 때 잠깐 터치 좀 하면, 나머지는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어도 충분했다. 괜히 날뛰다가 동선이 꼬이지 않는 터라, 운전자 입장에서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승객이었다.

‘햐… 이렇게 편할 줄이야.’

간만에 힐링 게임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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