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그인 더 헌터-318화 (318/325)

#19. 안배.

#19. 안배.

그건 너무도 갑작스럽게 발생했다.

애애애애애앵….

세계 곳곳에서 경보가 요란하게 터져 나왔고, 오래지 않아 거대 게이트가 순차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몬스터 웨이브?”

경보 덕분에 시민들의 대피는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른 게이트 형성 타이밍으로 인해, 피해가 전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긴장감이 풀렸을 뿐 경계망이 무너진 건 아니었던 터라, 대기 중이던 여러 헌터들에 의해서, 그마저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여기만 이런 게 아니라고?

―세계가 난리임.

―대환란 맞잖아!

―엄마~!

사람들은 갑작스레 시작된 거대한 환란 앞에, 공포에 떨며 안전지대를 찾아서 바삐 움직였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위험지역을 향해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으니, 여러 언론사의 정예 기자들이었다.

각성자들로 이뤄진 그들은 각자 카메라를 잡고 뛰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그 한 몸 불사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왜 건물이 안 부서지는데?

―나 저거 본 적 있음.

―나도!

―영국에서 저랬는데.

―프랑스도….

곧 하나의 이명이 언급됐다.

―트랩퍼?

―언제 저기에 왔었음?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긴 했지.

그리고 이들 예상처럼 이는 마루가 깔아 놓은 결계술의 효과가 맞았고, 덕분에 쏟아져 나온 몬스터들은 생각 이상으로 단단한 주변 시설을 보며, 적잖은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헌터들은 해이해진 정신 상태로 인해 피해가 상당해야 했건만, 이 같은 주변 시설을 방패 삼아서 가드를 세울 수 있었고, 덕분에 그들 역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놀라운 점이 있었다.

―게이트 발생지만 골라서 다녔나?

―어… 그러네?

―설마, 게이트 발생 지점을 알았나?

이 역시 정답이었다.

용안!

마루는 세계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눈을 지니게 됐다.

감각이 아닌, 두 눈으로 정확히 보고 살필 수 있던 터라,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일반적인 시야에는 보이지 않는 심각한 균열들을 용안에 담았고, 그 주변을 집중적으로 케어하며 움직인 것이다.

관련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자칫 그곳만 관리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에, 이 부분의 정보는 굳이 풀지 않았다.

하지만 용안이 만능은 아니다 보니, 모든 균열을 커버한 건 아니었고, 곳곳에서 피해 소식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마루의 손길이 닿은 곳에서만큼은 피해 소식이 줄어들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게이트 커버가 완벽한 나라가 한 군데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그 소식을 전해 들으며 부러움을 표했다.

―트랩퍼의 나라!

―지금 시점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아님?

―듣기론 돈깨나 만지는 작자들은 일찌감치 한국행 비행기 탔다던데.

―지금 출발하면 안 됨?

아직까진 공항 폐쇄령이 떨어진 건 아니었고, 그 때문에 뒤늦게라도 이동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넘쳐 나는 가운데, 어마어마한 피해가 쏟아지는 나라도 있었다.

중국!

유일하게 마루가 돌아보지 않았던 장소로, 그들은 어마어마한 헌터 병력을 쏟아부으며, 물량 공세로 상황을 진정시키는 중이었다.

민간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많은 헌터들의 피해가 발생했던 것이다.

―완전히 피바다네.

―촬영 금지시키는 것 같은데.

―꾸역꾸역 찍는 기자가 대단하다.

―저러다 찍히는 거 아님?

특히, 지난 자금성 사태에서 주술 병력의 상당수를 잃어버린 터라, 더더욱 피해가 컸던 것이다.

하필이면 사태가 끝난 이후 태도가 돌변하면서, WHA와 위저드도 분개한 모습으로 각자 자신들의 터전으로 돌아가 버리지 않았던가.

그 때문에 무림맹과 사흑련은 거북목이 돼야만 했는데,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의 이면에는 그들이 있던 까닭이었다.

트랩퍼부터 시작해서 이번 사태까지, 결국 그들 욕심이 사달을 일으킨 탓일까?

자연스레 이어지는 외침이 있었다.

―무림맹 해체 시켜야 하는 거 아님?

―그런 소리는 일단 불이나 끄고 하자.

―대피소도 부족한데. 젠장!

―어디로 가야 하오?

하필이면 가장 많은 게이트가 열린 장소도 중국이었던 터라, 더더욱 많은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바깥 사정이 엉망이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외부가 아닌 가상의 세계로 눈을 돌렸고, 자연히 여러 커뮤니티가 폭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난리가 난 가운데, 각국 단체들은 바삐 움직이며 상황 정리에 나서고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웨이브가 당혹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막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워낙 기습적으로 열린 터라 초기 피해가 컸던 것이지, 진정하며 나서니 빠르게 진압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대환란이라고 해서 바짝 긴장했는데 별거 아니잖아.”

“중국 영상 못 봤냐? 피해가 어마어마해.”

“그래도 이 정도면, 솔직히 그동안 긴장한 게 아깝네.”

“초기 대격변에 비하면, 이건 피해도 아니지.”

“그동안 세계 전력이 올라갔다는 뜻 아니겠냐.”

일찌감치 승리를 예감한 듯, 헌터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있을 때였다.

두 번째 환란이 시작됐다.

“어? 게이트가 커지는데?”

“다중 게이트가 합쳐지는 건 뭐냐?”

“어째, 느낌이 싸한데.”

각각의 현장마다 남다른 감과 경험치를 지닌 이들이 존재했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충격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대격변이다!”

물론, 관련한 반응이 긍정적일 수는 없었다.

“뭔 개소리야?”

“웨이브 확장 현상이겠지.”

“2차 웨이브 정도로 오버하지 마.”

하지만 말과는 달리 각자 긴장감을 바짝 세우는 건, 그들도 일반적인 웨이브 현상과는 다름을 느낀 까닭이리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자, 자세를 가다듬는 가운데, 변화를 마친 게이트가 새로운 몬스터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정말 대격변이잖아.”

격이 다른 마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한 노인의 휴가가 끝을 맺었다.

“흘… 말년까지 고생이군.”

현무암이 기지개를 켰다.

[만상결계]

* * *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세계 곳곳에서 기이한 광채가 터져 나왔다.

그러더니 대격변의 현장마다 기이한 기둥이 세워지는데, 그 형상이 마치 사람의 얼굴을 연상시켰다.

“모아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상을 떠올리게 만들었는데, 왠지 그 형태가 달라서 확신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관련한 장면은 각국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영됐고, 오래지 않아 그 정체를 알아낸 이들이 있었다.

―돌하르방 아님?

―갑자기 하르방?

―할방이 왜 거기서 나와?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누군가의 추측처럼, 돌하르방의 등장은 분명한 의미가 있었다.

“헛! 기운이 용솟음친다.”

“맙소사! 이거, 설마 버프야?”

“어… 어어? 마물들이 굳었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헌터들에게는 축복을 마물에게는 저주를, 돌하르방은 등장과 동시에 전장의 흐름을 휘어잡았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마루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정말로 이게 되네.’

현무암의 능력에 새삼 놀랐다고 해야 할까?

그 본인의 실력도 대단하긴 하지만, 현무암의 진짜 재주는 이와 같은 결계 형성에 있었다.

마루는 그의 손과 발 역할을 하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물밑 작업을 해 놓은 것이다.

굳이 그가 해야만 하는 이유?

현무암 왈!

[나 지금 휴가 중이야.]

대충 그런 스토리였다.

현무암이 직접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이유인데, 이는 마루에게 있는 현무의 신물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보다는 자네가 하는 게 효과가 좋을 거야.]

마루는 현무의 신물만이 아니라, 나머지 사신의 신물을 전부 품고 있지 않던가.

그 기운들을 골고루 뿌려 놓으니, 오히려 효과는 배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세계에 도화선을 뿌려 놨고, 현무암은 이를 크게 연결시키며 동시다발적으로 불을 붙였다.

[만상결계]

돌하르방은 정확히 만 개가 소환되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금씩 그 형태를 달리하며, 만 가지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을 터, 현무암이 펼칠 수 있는 최고치의 재주였다.

대격변 게이트의 출몰에 당황하던 헌터들은 갑작스러운 토템과 버프 효과에 의해, 꺾이던 사기를 다시 충전시킬 수 있었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나 마냥 긍정적인 것도 아닌 게, 무려 대격변이 터진 거였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현상이었다.

각국 정예 전력이 모여서 막아 내야 하는 걸, 분산된 전력으로 방비하는 것이다.

‘이 정도로는 부족한데.’

마루는 이쯤에서 새로운 카드를 떠올렸다.

“슬슬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리 중얼거리고, 세계 너머 미지의 영역에서 이에 호응했다.

* * *

실버 박사는 때가 됐음을 깨달았다.

‘드디어….’

긴 세월 이곳 알파 세계에 갇혀 있던 이유가 무엇이던가.

관찰자의 재주를 통해 PP의 관리 및 업데이트를 위함도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큰 목적이 있었다.

그는 관리자 권한을 시행시키며 외쳤다.

“엔트라넷 접속!”

세계가 그의 부름에 응하는 와중에, 그를 위해 준비된 두 번째 스킬을 발동시켰다.

[구현동화]

그의 전신이 마치 태양처럼 타오르는 순간, 바깥세상에 거대한 알람이 울려 퍼졌다.

* * *

정가람은 가족들과 함께 본가에 와 있었다.

환란의 징조가 발생했을 즈음부터, 이미 본가로 이동한 상황이었는데, 거기에는 장인어른을 비롯하여 친척들까지 잔뜩 들어와 있었다.

트랩퍼!

무려 마루의 재주로 재건축된 건물이지 않던가.

전 세계가 인정하는 결계술의 달인이 작정하고 손을 댄 것이니만큼, 짐작건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사실, 본가만이 아니라 동네 주변까지, 마루가 손을 써 놓은 탓에 인근 전체가 대피소 이상으로 안전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본가 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건, 역시나 트랩퍼의 명성 때문이라 여겼다.

부인 안미연이 수시로 대문 밖을 살피고는 했는데, 이는 그녀가 최근 각성한 까닭이리라.

그 외에도 여동생 정다솜이 바깥을 한 번씩 돌아봤는데, 무려 B급의 각성자라는 소리에 걱정을 일부 덜 수는 있었다.

마루의 조치 덕분에 남다른 안정감을 자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전하다고 확신하진 않았다.

웨이브에 대격변까지, 전에 없던 대환란이 발생하고 있지 않던가.

그 때문에 내심으로는 부디 그에게도 가족을 지킬 스킬 하나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간절한 마음에 남몰래 양손을 모으기도 했다.

그런 바람이 통하기라도 한 걸까?

뜻밖의 알람창이 눈앞을 아른거렸다.

[스킬 ‘구현동화’가 발동됩니다.]

[현상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집니다.]

[스킬 이용권(1회)이 발급됩니다.]

멍청하니 이를 보고 있노라니, 새로운 알람창이 이어졌다.

[스킬 이용권(1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여전히 정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채, 멍하게 있을 때였다.

“이게 뭐야? 스킬… 이용권?”

부친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는 모친도 마찬가지였던 듯, 비슷한 의문을 내비치고 있었는데, 쭈욱 돌아보니 친척 중에도 관련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그 순간 뭔가 확신을 얻은 듯, 정가람은 알람창에 응했다.

“사용한다!”

뒤이어 다양한 스킬들이 나열되는데, 이를 본 정가람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가 이렇게 많아?’

그 내용물을 쭈욱 읽어 나가던 중, 불현듯 느낌이 왔다.

‘퍼펙트 플레이?’

놀랍게도 나열된 스킬은 그가 PP에서 사용 중인 스킬들이었다.

‘설마….’

소문을 듣긴 했다.

‘…PP가 보통 게임이 아니라는 건 들었지만.’

이런 식으로 비범함을 드러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마른침을 꼴깍거리던 것도 잠시, 그는 현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스킬을 하나 골랐다.

[결계강화]

맘 같아선 밖으로 뛰어나가, TV 속 다양한 전장에 힘을 보태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바로 가족의 안전이었다.

[스킬 이용권(1회)이 사용됩니다.]

[구현동화에 의해 ‘결계강화’ 스킬이 구현됩니다.]

화아아악!

전신이 광채에 휩싸이고, 이내 빛무리가 사라졌을 때, 그는 배 속을 일렁이는 거력을 느낄 수 있었다.

스킬이었다.

* * *

구현동화 스킬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각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스킬을 획득한 건 아니었다.

―왜 나는 안 되는데?

―젠장! 발동 조건이 뭐냐?

―썰 좀 풀어 봐!

―PP하고 관련된 것 같은데. 정보 공유 좀.

그렇게 하나둘 이야기를 늘어놓는 가운데, 한 가지 공통된 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200레벨!

―아아… PP 좀 열심히 할걸.

구현동화 발동의 최소 조건이었는데, 이쯤 되면 자연히 떠오르는 의문이 있었다.

―3차 전직자는 뭐가 더 있나?

뭔가가 더 있었다.

[장비 활용권(1회)이 사용됩니다.]

곳곳에서 마치 게임에서나 볼 법한 장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직 사용자 본인밖에 쓸 수 없는 물건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킬 하나 분량의 효과를 거두기엔 충분했다.

―아… 아깝다 세트 장비가 구현되면 좋은데.

―단일 장비여도 저게 어디냐.

―등급 제한도 아쉽네.

―유물급이 제한선이라니.

PP에서 새 캐릭터를 키워야 한다는 신화나 전설급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영웅급은 나와 줄 거라 믿었건만,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대개 영웅급부턴 장비에 다양한 스킬이 추가되는 터라, 내심 기대했던 면이 컸지만, 아쉬운 대로 유물급 장비로 만족해야만 했다.

거기에도 소소한 추가 효과가 붙어 있기 때문이었다. 작은 버프를 하나 들고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세계 각국에 갑작스러운 각성자들이 늘어난 덕분일까?

전장 상황은 또 한 차례 급변하기 시작했다.

비각성자라 하더라도, 요즘은 의무 교육으로 사냥을 비롯한 기본 전투 훈련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말인즉, 민간인이라 할지라도 몬스터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뜻이었는데, 그로 인해 기존의 헌터들은 일단 뒤를 걱정하는 경향이 줄어들었다.

이는 전장에 집중할 수 있단 의미로, 마음가짐의 변화만으로도 전력 상승의 효과를 가져오기엔 충분했다.

―막 각성한 주제에 뭘 얼마나 할 수 있다고.

―설레발치다 뒈지지 말고, 얌전히 집이나 지켜.

―쯧쯧! 주제 파악을 못 하네.

각성하지 못한 몇몇 사람들이 그처럼 글을 올리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현장을 뛰는 기자들에 의해 캐치된 장면이 이들을 침묵하게 만들어 버렸다.

―PP 장비 착용한 거 보니까. 유저 같은데, 저거 뭐냐?

―뭐 저렇게 화려해?

―정말로 초짜 맞아?

―베테랑이라고 해도 믿겠네.

놀랍게도 유저 각성자들은 하나같이 C등급 헌터에 버금가는 능력치를 보여 주고 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화면에 잡힌 것처럼 화려한 액션을 보여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는 일종의 특수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갑작스레 각성을 한 PP 유저들 중, 적극적으로 전장에 뛰어든 이들의 경우, 그 대부분이 기존에 헌터로 활동한 바 있는, 비각성 헌터들이었던 것이다.

은퇴한 이들도 있고, 현재 현장을 뛰는 이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장까지 달려가는 이들은 경험치가 남다른 ‘헌터’들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각성 현상에 의해, 그토록 바라던 꿈이 이뤄진 상황이었다. 집안에만 박혀 있기에는 그들의 몸이 너무 간질거렸다.

―건가드 치는 거 보소.

―각 계산 완벽하네.

―저건 아무리 봐도 초짜가 아닌데?

자연스레 경계가 나뉘는데, 비각성 헌터였던 이들은 대부분 전장으로 향하고, 민간인들은 동네 자경단이 되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각성 헌터들에게도 남다른 효과가 있었다.

[구현동화]

말 그대로 꿈같은 그 스킬로 인해, 세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뜻밖의 장소에서 생각지도 못한 동화가 구현됐다.

[스킬 ‘성장’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알람을 향해 초롱이가 답했다.

“사용할래!”

그리고,

크롸롸롸롸롸!

현세에 신화가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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