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파티.
#20. 파티.
비모를 비롯한 도플갱어 일족은 난처한 상황에 빠져 버렸다.
급히 북극 얼음 마녀의 영역으로 넘어가던 중, 갑자기 날아든 왕의 명령이 발목을 잡은 까닭이었다.
[대기하라!]
하르칸에게서 온 지시였는데, 오래지 않아 그들 왕이 현세에 강림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대기 명령에 대한 이유는 오래지 않아 알게 됐다.
[금술을 범한 게 들켰다.]
거기까진 예상했던 바가 아니던가.
충분한 활약으로 상황을 타개하는 것까지, 전부 염두에 두고 움직였건만, 갑자기 판이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금술은 금술일 뿐이라고?’
마왕의 전언을 들은 비모는 입술을 짓씹었다. 굳이 하르칸이 그들을 대기시킨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돌아가는 상황에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토사구팽(兎死狗烹)!’
활동 초기를 동양에서 보냈던 탓에, 관련한 격언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는 빠르게 견적을 낸 뒤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우리는 환란을 막는다!”
그 뜬금없는 지시에 레메게톤에 소속된 일족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에 대략적인 상황을 전달하니, 일제히 안색을 어둡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금술은… 사형?’
‘마왕의 명령은 절대적!’
‘설마, 버려진 건가?’
‘이제 와선 인간의 편에 서라고?’
비모는 외쳤다.
“오늘부터 우리는 환마족이 아닌, 레메게톤일 뿐이다.”
굳이 소속감을 강조하며, 흔들리는 이들의 마음을 잡아 놨다.
어떻게든 비빌 언덕을 마련해야 하기에, 환승 작전을 펼치기로 한 것인데, 솔직히 이렇게 하더라도 차후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일단 액션은 취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최선을 다해서 막는다!”
레메게톤도 본격적으로 참전하는 순간이었다.
* * *
구현동화는 비각성자만을 위해 준비된 스킬이 아니었다.
기존 각성 헌터들에게도 나름의 특수효과가 발동됐는데, 기본적으로 PP의 활약 정도에 따라, 포스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애초에 실버 박사의 구현동화 스킬은 PP에 기반을 두고 있는 특수 스킬이지 않던가.
그의 순수 스킬인 차원 관찰자와는 다른 것이다. 당연히 PP의 성장도가 반영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포스의 가호가 더해질 경우, 하위 등급일 경우에는 단번에 C급의 세계를 맛볼 수 있고, 상위 등급의 헌터들의 경우엔, 일종의 보조 배터리처럼 포스를 충전시킬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한 가지 더,
[빛의 축복(1회용)이 사용됩니다.]
마물에게 효과적이라 할 수 있는 버프가 작용하며, 그들 어깨에 힘을 실어 줬다.
마루는 이 모든 상황을 엔트라 게시판과 각종 방송 매체를 통해서 살핀 뒤,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돌아봤다.
강력한 바람이 몰아치며 그의 신형을 흔들어 댔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발아래로 스쳐 가는 구름을 보라.
현재 그가 머물고 있는 장소로, 드높은 하늘 위를 매서운 속도로 비행 중이었다.
드래곤!
놀랍게도 그는 전설에나 나올 법한 환상종의 머리에 올라탄 채, 창공을 비행하는 중이었다.
그 정체가 더욱 놀라웠다.
초롱이!
구현동화의 기적이 초롱이에게도 발휘된 것이다.
‘후우… 애들 손까지 빌려야 한다니.’
마루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상황이 어쩔 수가 없었다.
알파 세계에서 겪어 봤던 대마왕 크루이트는 그만큼 격이 다른 존재였던 터라, 코 묻은 쌈짓돈까지 싹싹 긁어다가 결제해야 할 만큼 위기였던 것이다.
“잘 부탁한다.”
마루는 초롱이의 거대한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리 이야기했다.
―맡겨만 둬! 헤헷!
초롱이의 신난 음성이 귓전을 두드렸다.
그토록 바라던 성체가 된 터라, 아이는 한껏 들떠 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 부분이었지만, 곧 다가올 전장에서 아이가 고통받을 걸 생각하니, 맘이 편치만은 않았다.
초롱이의 등장과 함께 세계 각국의 공군에는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개중에서도 특히 화제가 된 건?
―트랩퍼 동네 뒷산에 드래곤 출현!
―뒷산에 용이 산다!
―개 뜬금없네.
―PP에나 사는 환상종 아니었음?
―산 하나가 움직이더라.
한국이었다.
상상 속 존재가 자국에서 튀어나온 터라 들썩일 수밖에 없었는데, 관련 정보는 빠른 속도로 한국을 넘어 세계로 퍼져 가는 중이었다.
―그래픽 잘 만들었네.
―개봉일은 언제임?
―지금이 어그로 놀이할 때냐?
―아직까지 정신 못 차린 놈들이 많네.
믿지 않는 이들이 더 많았는데, 오래지 않아 관련한 소식이 늘어가면서, 점차적으로 분위기는 반전될 수밖에 없었다.
초롱이는 대륙을 가로지르며 이동을 하고 있었다.
워낙 큰 동체도 동체지만, 초롱이는 전투 모드를 발동 중이다 보니, 마치 태양과도 같은 붉은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한동안 빛을 볼 수 없던 하늘이었다.
그 때문에 저 드높은 창공을 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촬영되며 그 존재감을 알린 것이다.
게다가 그저 이동을 위한 날갯짓만 한 게 아니었다.
크롸롸롸롸롸!
틈틈이 거센 포효가 터져 나오고, 그럴 때마다 그 영역에 걸린 격변의 마물들이 몸을 떨며 경직되는데, 그로 인해 위기에 빠졌던 헌터들은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다.
―용신께서 등장하셨다!
―오오… 신이시여.
―신룡의 가호가 함께 한다.
중국을 지날 때 반응이 특히 더 격렬했는데, 원체 용에 대한 환상이 큰 나라다 보니, 초롱이를 향한 환호성이 클 수밖에 없었다.
초롱이도 그게 싫지는 않았던지, 중간에 한 번씩 선회하며 호응해 주고는 했다.
“바쁘다! 이럴 시간 없어.”
만약 마루가 재촉하지 않았다면 계속 허공을 노닐었으리라.
그렇게 대륙을 가로지르는 그들의 목적지는?
바티칸이었다.
성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 * *
세계 각국에서 환란으로 인한 격변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역시 이는 피할 수 없는 부분으로, 거대한 대격변 하나와 다양한 웨이브 현상이 겹치며, 각 길드와 헌터들을 피로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와중에 다행이라 한다면, 마물에게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성력이 든든하게 지원되고 있단 점이었다.
바티칸!
교황청에서 쏟아져 나온 사제들이 전장을 돌며 성력을 쏟아 내니, 마물들은 크게 당황하며 게이트 주변만 맴돌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격변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여인의 존재가 압도적이었다.
성녀 레아!
그녀가 양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리는 순간,
화아아악….
거대한 성력이 발현되며 마물들을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놈들이 질겁하며 게이트에 바짝 달라붙으니, 헌터들은 한껏 사기가 오른 채 스킬을 퍼부을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줄 알았더니.”
“이번 성녀님은 진짜인 거 몰랐냐?”
“신이시여!”
“믿습니다!”
무신론자들이 종교에 눈을 뜨는 가운데, 문득 성녀가 호흡을 고르며 후방으로 물러나는 게 보였다.
지친 것일까?
걱정스러운 눈길이 쏟아질 때, 문득 성녀의 고개가 하늘로 올라갔다.
그녀를 주시하는 눈이 많았던 터라, 자연스레 그 시선을 쫓아가는데, 그러다가 저 멀리 기이한 광채를 발견할 수 있었다.
‘태양?’
‘유성?’
마기로 인해 어둠에 물든 하늘 위, 붉게 타오르는 무언가가 날아들고 있던 것이다.
광채가 다가오며 조금씩 그 형체가 커지고, 일제히 기겁해야만 했다.
“드… 드래곤?”
“맙소사!”
세계 각국의 커뮤니티가 난리 중이었지만, 전장의 최전선은 그런 걸 신경 쓸 만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터라, 드래곤의 등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초대형 몬스터의 출현에 전장 가득 절망감이 깃들 때였다.
크롸롸롸롸롸!
저 드높은 창공에서 천둥성 같은 포효가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쿠웅… 쿵… 쿠우우웅….
격변의 마물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 버티는 놈들도 제법 있었지만, 드래곤이 발산하는 기세에 질린 듯, 전신을 부르르 떠는 게, 정상은 아닌 듯싶었다.
눈치 빠른 헌터들이 움직였다.
퍼퍼퍼펑….
뒤늦게 다른 헌터들도 그들을 쫓아 움직이는 가운데, 전장의 흐름이 완전히 넘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게이트는 여전히 열려 있었고, 마물은 꾸준히 쏟아지는 상황이다 보니, 지금 이 기세도 얼마나 이어질지는 모를 일이지만, 일단 지금은 사기가 충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즈음 헌터들은 하늘 위 드래곤이 적이 아닌 아군이라는 걸 깨달았다.
“와아아아~!”
“파이어 드래곤!”
“레드 드래곤!”
“신이시여!”
붉은빛 광채에 휩싸인 드래곤을 향해 환호성을 터트리고, 그에 호응하듯 거체가 드높은 전장 위 창공을 선회하는데, 문득 그 위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떨어져 내리는 게 보였다.
쿠우우웅….
그건 정확히 성녀 레아 앞으로 내려섰다.
“성녀님을 지켜라!”
“성녀님을 지켜!”
호위대를 비롯한 여러 헌터들이 우르르 몰려들 때였다. 레아가 손을 들어서 그들의 접근을 막았다.
그로 인해서 발목이 잡힌 이들이 뒤늦게 그림자의 정체를 확인하는데, 그게 또 놀라웠다.
“아이언슈트?”
세계적인 영웅이 그곳에 있었다.
“정말 아이언슈트?”
“갑자기?”
“진짜가 맞나?”
몇몇 속닥거림이 이어질 때였다.
쿠우웅….
그 옆으로 새로운 그림자가 하나 내려서는데, 모를 수가 없는 얼굴이었다.
“인디안 존슨?”
“제로 원!”
“진짜 아이언슈트였어!”
그들의 경악성을 뒤로한 채, 마루가 성녀 레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호위대가 나섰다.
“성녀님!”
그들의 당혹스러운 외침에 레아가 말했다.
“교황님께선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이미 이야기를 해 놨으니 막지 말라는 뜻이었고, 그게 또 그들의 발목을 잡아 버렸다.
사실, 나서기도 쉽지 않았다.
후우우웅….
마루와 존슨을 중심으로 강대한 기세가 퍼져 나오며, 주변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만들고 있던 까닭이었다.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호위대장이자 바티칸을 대표하는 기사, 안드레가 두 절대자의 기세 속에서도 꾸역꾸역 나서며 물었다.
성녀 레아는 그 모습에 미소 지으며 답했다.
“환란을 막아야죠.”
“…저도 데려가 주십시오!”
존슨이 고개를 저으며 막았다.
“철의 기사의 명성은 잘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랭커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장소입니다.”
입술을 짓씹을 그가 재차 물었다.
“어딥니까?”
잠시 고민하는가 싶던 존슨이 답했다.
“얼음성으로 갑니다.”
“으음….”
신음하는 안드레를 향해 레아가 말했다.
“다녀올게요.”
그러며 마루의 손을 잡았고, 이내 그의 품에 안겨서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존슨도 허공으로 도약하는데, 그냥 떠나진 않았다.
“이건, 선물!”
나직하니 중얼거리며 주먹을 내질렀다.
파파파파팍….
짧게 내치는 연타였다.
그 순간,
퍼퍼퍼퍼퍼펑!
멀리 게이트 주변이 폭발하며, 피어에 숨죽이던 격변의 마물들의 머리가 폭죽처럼 터져 나갔다.
모두가 깜짝 놀라서 존슨을 바라볼 때, 이미 그는 허공을 박차며 저 높은 창공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내 드래곤의 머리 위로 안착하고, 초롱이의 날갯짓 속에 그들은 저 먼 하늘로 떠나갔다.
* * *
성녀 레아는 초롱이의 머리 위에 올라탄 뒤 깜짝 놀라야만 했다.
‘웬 애들이?’
라미와 루미 그리고 사일론 때문이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던 것도 잠시, 성녀의 신안은 이내 세 아이가 보통 존재가 아님을 알려 줬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용군주와 요정이 당연히 보통 존재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많은 시선을 앗아 간 건, 아무래도 마기를 잔뜩 품고 있는 사일론이었다.
‘저 아이가 마계 대공이구나.’
일찍이 마루를 통해 전해 들은 게 있었음에도, 빛과 어둠을 대칭점에 있는 까닭에, 자꾸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발견한 작은 꼬물이가 있었다.
‘고양이?’
바로 메로였다.
신안은 이마저도 보통 존재가 아님을 알려 줬다. 새삼 이번 파티의 면면이 남다르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앞서 존슨이 언급한 것처럼, 랭커라고 할지라도 감히 끼어들 수 없는 파티였다.
레아도 성녀라는 특수한 위치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허락되지 않았으리라.
긴장하는 그녀에게 마루가 다가와 장비를 건넸다.
“보통 물건이 아니군요.”
이를 본 레아가 감탄하는데, 그도 그럴 게 장비 자체적으로 정화의 기운을 물씬 풍기고 있어서, 어지간한 마물은 그 기운만으로 숨죽이게 만들 정도였다.
그 말에 마루는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감을 느꼈다.
연인 강하나가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랭커에 이른 그녀가 마루가 준비해 준 최상위급의 특수 재료를 잔뜩 쏟아부어서 제작한 장비였다.
뿐만 아니라 존슨 패밀리의 커난이 직접 인챈트 스킬까지 부여했는데, 강하나의 스킬인 ‘정화의 불길’ 효과를 강화시킨 덕분에, 지금처럼 강대한 정화의 힘을 지니게 된 것이다.
추가로 엔트라 스토어에서 강화석을 잔뜩 사들여서, 별도 강화까지 진행한 물건들이었다.
“맙소사! 7강이라니.”
장비를 확인하던 레아가 경악성을 터트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강화석을 장비에 바를 경우, 4강부터는 장비가 깨져 나가는 위험성이 있었다.
이를 위한 안전장치로 ‘보호석’이라는 게 있었지만, 스토어 포인트가 만만치가 않았다. 게다가 장비가 부서지는 것만 막아 줄 뿐, 강화는 0으로 떨어져 버리지 않던가.
강화석 하나에 1만 포인트지만, 보호석은 무려 10만 포인트였다.
마루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7강부터는 보호석도 사용 안 되더라고요.”
그 말인즉, 사용할 수만 있었다면 계속 강화를 했을 거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대체 포인트가 얼마나 있기에….’
애초에 가능한 일인가도 싶었다. 엔트라 게시판 활동을 열정적으로 한다고 할지라도, 10만 포인트 이상 벌기가 쉽지 않건만, 마루는 현재 준비한 장비 전체를 7강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재주가 좋은 이들은 100만 포인트도 손쉽게 벌어들이기는 하나, 그건 정말로 몇몇 소수의 경우였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각성 이후로 장시간 활동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지 않던가.
마루는 이제 겨우 각성 2년 차였다.
저 시기에는 1만 포인트도 쉽지 않을 터였다.
한데, 7강짜리 장비가 한가득이었다.
실패 없이 강화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기본 7만 포인트였는데, 각 장비를 세트별로 준비한 탓에, 기본 세트로만 잡아도 35만에 인원수로 넘어가면?
혹시나 보호석까지 사용했다면?
마루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을지, 레아는 저도 모르게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데, 의외로 그는 태연했다.
“공돈이 좀 생겨서….”
알 수 없는 말을 할 뿐이었다.
남들과 달리 현금으로 포인트 전환을 할 수 있는 마루이기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던 것이다.
실버 박사의 유산 덕분에 세계 톱클래스의 부자가 된 만큼, 현금 투자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
물론, 태연한 모습과 달리 정말로 여유 있는 건 아니었다.
‘으으… 조 단위로 깨질 줄이야.’
단순히 1~2억 정도가 아닌, 수십조 가량의 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이만하면 충분히 레전드급 장비는 되겠지.’
신화등급은?
‘8강 이상까진 가야 될 것 같은데….’
몇 개 깨부수고 난 뒤 백기를 들었다
잠시, 장비로 인해 소란이 이는 가운데, 주변 공기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기의 마기 농도가 증가하는 걸 느꼈다.
북극!
저 멀리 목적지가 보였다.
* * *
얼음성의 꼭대기!
대마왕 크루이트가 저 멀리 선명한 광채를 보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오는군.”
필멸자로서의 마지막 전투였다.
심장이 격하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