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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상승가도 (14/326)

  # 14 13. 상승가도 ──────────────── 마르쿠스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 보는 풍경은 평상시와 같은 도서관이다.

  아니, 평상시와는 달랐다.

  텅 비어있던 책장에 책이 가득하게 꽂혀 있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후로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꿈에도 그리던 이 아름다운 광경에 마르쿠스는 쾌재를 불렀다.

  '좋았어! 안 그래도 알고 싶은 지식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신이 나서 책장으로 다가가려던 마르쿠스는 별안간 우뚝 걸음을 멈췄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생각하자고 그간 수십 번 되뇌었던 덕분이다.

  그는 텅 빈 도서관에서 이리저리 배회하며 들뜬 마음을 억눌렀다.

  '냉정하게 판단해보자. 사라졌었던 책이 어째서 다시 찬 거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점이다.

  로마로 돌아와 크라수스에게 허가를 받아 검투사 시합의 대개조에 돌입하고도 며칠이 지났다.

  시간을 계산하면 처음 책을 뽑은 뒤로 두 달 이상이 지났다.

  "다음 책을 뽑을 수 있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두 달 이상인 건가?"

  이 가설이 정답이라면 일단 한시름 돌릴 수는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것도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 정도로 마르쿠스는 지식의 갈증을 느끼는 상태였다.

  머릿속에 실시간으로 인터넷이라도 연결하지 않으면 이걸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당장 위생관리를 위해 비누를 만들려고 해도 방법을 모르고, 초기 용광로를 제작해보고 싶어도 원리를 모른다.

  그나마 두 달에 한 번꼴로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임시변통은 될 것 같았다.

  '문제는 책 한 권으로는 찾고자 하는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거지.'

  초기 비누 같은 간단한 물건의 제작법이라면 한 권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긴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물건은 책 한 권으로는 절대로 제작이 불가능하다.

  가령 A를 만드는데 B와 C라는 기술이 추가로 필요하다면 어떨까.

  최소한의 지식을 얻는 데만 6달 이상이 걸린다.

  어쩌면 년 단위로 시간만 끌고 아무런 성과가 없을지도 모른다.

  혹시 백과사전 같은 책을 구할 수 있을까 둘러보았지만 그런 부류의 책은 보이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일의 우선도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인가. 그리고 확실하게 할 수 있는 항목들만 선별해서 책을 읽어야겠다.'

  허용된 지식은 일 년에 여섯 권 이하. 이렇게 놓고 보면 정말로 빡빡하다.

  게다가 나중에 군공을 쌓아야 할 시기가 오면 더 이상 이런 지식을 얻는 데에만 시간을 쓸 수가 없다.

  유용한 전략과 전술, 전쟁하는 상대방에 관한 정보, 전장이 될 곳의 자세한 지형.

  조금만 생각을 해봐도 필요한 정보가 너무 많아 짜증이 날 정도다.

  '후···불평해봐야 어쩔 수 없지. 일 년에 여섯 권이라도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게 어디야.'

  마르쿠스가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세력을 거느릴 때까지는 아직 십 년 가까이 여유가 남아있다.

  십 년이면 대략 60권 이하의 책을 볼 수 있으니 신중하게 잘 고르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문제는 책을 뽑는 조건이 일정한 시간이 지났을 때라는 가정이 틀렸을 경우다.

  이 경우는 일단 답이 없으니 두 달 후의 도서관의 상태를 보고 고민해보기로 했다.

  지금은 두 번째 책으로 무엇을 골라야 하는지 선택을 내려야 한다.

  '그래도 일단은 안정적으로 하자. 두 달 뒤에 다시 책을 고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이게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고 선택해야 해.'

  결국 마르쿠스는 지금 당장 필요한 책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확실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서적을 골랐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남긴 희대의 걸작이자 라틴문학의 정수.

  갈리아 전기였다.

  ※※※※

  크라수스 가문은 재력에 비해 의외로 연회에 가까운 식사를 하는 빈도수가 적었다.

  매 끼니 미식가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한 만찬을 벌였다는 루쿨루스와는 달랐다.

  그래도 오늘의 식사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산해진미가 가득히 쌓여 있었다.

  크라수스가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들었다.

  "모두가 알겠지만, 오늘의 자리는 마르쿠스가 해낸 업적을 칭찬하기 위한 자리다. 마음껏 먹고 즐기도록 하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잘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마르쿠스의 대답에 크라수스가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껏 장자에 대한 걱정으로 속을 태우던 테우토리아도 자랑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마르쿠스가 정말 그렇게나 대단한 일을 했나요?"

  크라수스는 기품 있고 아름다운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이 아이의 제안으로 개량한 수차는 실제로도 아주 잘 작동한다는 게 검증됐어. 게다가 분업으로 장인들의 생산력도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갔고. 무엇보다 마르쿠스, 이번에 네가 제안한 검투사 경기의 개선안은 정말로 훌륭했다. 이건 정말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거야."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마르쿠스를 칭찬하던 크라수스는 그의 뒤편에 서 있는 스파르타쿠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번에 열린 검투사 시합을 보았다. 정말로 귀신같은 솜씨더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자기 할 일을 잘 해낸다면 합당한 보상을 주도록 하지."

  "절대 실망스러운 일은 없을 겁니다."

  스파르타쿠스가 절도 있게 답하며 허리를 숙였다.

  로마에서 치러진 그의 데뷔 경기는 충격이라는 한 마디로 간단하게 정리가 가능했다.

  그의 상대는 로마에서 나름대로 이름난 갈리아 검투사였다.

  전적은 11전 7승 2무 2패.

  하지만 카푸아에서 온 외지인에게 로마의 수준을 알려주겠다고 덤빈 그는 1분도 버티지 못하고 박살이 났다.

  로마의 관객들은 폭풍처럼 등장한 새로운 신성의 출현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저는 형님께서 언젠가 뭔가 제대로 보여주실 거라 믿고 있었습니다. 제 예상이 맞았다는 사실이 정말 기쁩니다."

  "고맙다. 푸블리우스."

  "솔직히 말하자면 전 아버지가 일으키신 사업을 잘 꾸려갈 자신이 없었는데 형님께서 계시니 정말 든든합니다."

  동생인 푸블리우스는 형의 성공을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절로 호감이 가는 인상. 장차 크면 훤칠한 미남자가 될 게 확실한 소년이었다.

  거기에 공부도 잘하고,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을 정도로 인성도 좋으니 원래의 마르쿠스가 열등감을 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마르쿠스도 나름 출중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나, 얼굴을 제외한 모든 게 동생보다 딸렸으니 복잡한 심정이었으리라.

  물론 지금의 마르쿠스는 동생을 경쟁상대로도 여기지 않았다.

  지금 그가 올리고 있는 실적은 고작 열한 살 꼬맹이가 따라올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초월했다.

  고작 몇 달 사이 가장인 크라수스의 신뢰는 완벽히 마르쿠스 쪽으로 기울어버린 상태였다.

  "마르쿠스, 네가 제안했던 그 등자와 편자라는 것들은 지금 얼마나 개발이 됐느냐."

  "용도와 구조를 구상해서 설명하니 일단 실험적으로 써볼 만한 수준의 제품은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개선이 더 필요한 상태라 바로 상품으로 만들긴 무리일 것 같습니다."

  "그래. 어차피 급한 것도 아니니 조급해하지 말고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구나."

  메인 코스인 고기 요리가 나오자 잠깐 대화가 끊기고 모두 식사에 집중했다.

  간만에 열린 만찬이라 그런지 종류도 실로 화려했다.

  테이블 위에 오른 고기의 종류만 나열해도 새끼 돼지, 사슴, 송아지, 야생 염소, 산토끼 등등 한 손으로 꼽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전생에 흙수저였던 탓인지 마르쿠스는 이런 화려한 식탁을 보면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정신없이 고기를 흡입하는데 어머니 테우토리아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왕 축하하는 자리이니 당신의 법무관 취임도 다시 한번 축하하는 게 어떨까요?"

  "그거야 처음부터 예상했던 바라 놀랍지도 않아."

  "어머, 법무관 중에서도 으뜸인 수석 법무관이 됐는데요? 역시 대범하다니까."

  마르쿠스도 씹던 고기를 잽싸게 삼키고 축하의 한 마디를 건넸다.

  "과연 아버지십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여덟 명밖에 없는 법무관 중에서도 수석 법무관이면 이후의 집정관 자리는 맡아놨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형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버지께서 집정관이 되시면 저희 가문은 이 대 연속으로 집정관을 배출한 셈이 되겠군요."

  뒤에 나열해 있는 노예들까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축하드립니다. 주인 어르신!"

  "로마 역사에 길이 남으실 겁니다!"

  "하하, 아직 집정관이 된다고 확정된 것도 아니니 그쯤 해두어라."

  크라수스는 손을 휙휙 저으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이가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웃었다.

  결국 이날의 저녁 만찬은 크라수스 가문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동생과 어머니는 만족하며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마르쿠스는 돌아가지 않고 자리에 남았다.

  사전에 귀띔을 받은 크라수스도 돌아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모두가 자리를 비우자 크라수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 왜 둘이서만 보자고 했느냐."

  "사업적인 부분으로 할 이야기가 있어 부탁드렸습니다. 식사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머니와 동생이 재미없어할 테니까요."

  "그런 쪽으로도 배려하다니 네가 정말로 철이 다 들었구나. 이제 어딜 가도 내 아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겠어."

  "과찬이십니다. 아직도 매일 부족함이 많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크라수스가 고개를 저으며 직접 마르쿠스의 잔에 포도주를 채워주었다.

  "그걸 느낀다는 게 철이 들었다는 증거다. 너에 대해 걱정이 많았었는데 정말로 부질없는 기우였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어쩌면 네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 나도 아비로서 실격인지 모르겠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건 전부 아버지의 아들이라서 가능했던 겁니다."

  "하하, 빈말이라도 고맙구나. 그럼 이제 슬슬 본론을 들어보자꾸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냐."

  "등자와 편자를 상용화하기 전에 반드시 처리해두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건 제 능력 밖의 일이라 오직 아버지께서만 해주실 수 있는 일입니다."

  크라수스가 포도주가 담긴 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고개를 까딱였다. 기꺼이 들어줄 테니 계속 말해보라는 의미다.

  마르쿠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한 가지 법령을 통과시켜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어떤 내용의 법인지 들어보고 판단하마."

  "지금 로마에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을 새로 만들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부분은 셉티무스와 의논을 해봤는데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사실 셉티무스에게도 마르쿠스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형식이었지만 굳이 사실을 말하지는 않았다.

  아직 열두 살에 불과한 그의 머리에서 이 모든 내용이 나왔다는 건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마르쿠스가 제안한 추상적인 개념을 셉티무스가 구체화 시킨 것으로 말을 맞추기로 했다.

  이는 셉티무스도 동의했다.

  마르쿠스의 천재성에 매료된 셉티무스도 이제 사실상 그의 사람이 된 것이다.

  "네 말대로라면 뭔가 새로운 걸 정의하는 형태의 입법인 것 같은데···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구나."

  "예. 특허라는 제도를 도입했으면 합니다. 이 제도는 쉽게 말해 국가가 개인의 발명에 독점권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발명에 독점권을 보장해? 언뜻 들어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구나."

  "지금까지 없었던 개념이니까요.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특허의 핵심적인 요지는 결국 남이 내 물건을 베껴서 이득을 취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특허의 기원은 의외로 오래되어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는 비록 고대 사회긴 하지만 오히려 중세보다도 더 법과 계약을 따지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런 로마이기에 특허의 취지를 잘만 이해시킨다면 대다수 의원의 찬성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단 특허법이 통과만 된다면 이걸로 막대한 이득을 얻는 게 가능하다.

  마르쿠스는 구체적인 사례까지 곁들여 크라수스에게 꼼꼼하게 설명했다.

  크라수스는 로마인답게 곧바로 특허의 취지를 이해했다. 그리고 곧이어 마르쿠스가 어째서 이 법을 통과시키려 하는지 그 이유까지도 간파해냈다.

  "그러니까 너는 등자와 편자를 특허로 등록할 생각이로구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차후에 수레와 마차의 탑승감을 대폭 개선할 새로운 기술도 특허로 등록하려 합니다."

  "확실히 이건 굉장한 명안이로구나. 이토록 합법적으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개념이라니. 게다가 결코 억지로 돈을 뜯어 가는 게 아니라 확실한 근거와 명분까지도 갖추고 있어."

  "예. 법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기술의 소유권을 보장해 기술발전을 더욱더 촉진하기 위함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되면 뛰어난 기술이 전수되지 못하고 끊어질 위험도 방지할 수 있죠. 물론 특허를 남용해 부정한 이익을 챙기는 자가 나올 수 있으니 이를 막기 위한 제도도 마련해야 합니다."

  크라수스는 눈을 빛내며 자세를 바로 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법안이었던 까닭이다.

  개인의 이득을 확실히 취하면서도 사회 전체의 이득까지 신장시킨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형태의 의정활동이다.

  "이건 분명 무조건 통과를 시켜야 하는 법안은 맞다. 하지만 문제가 한 가지 있다. 내가 이 법안을 고시하면 너무 속 보이는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구나. 다른 의원들은 크라수스가 저 법안으로 엄청난 이득을 챙길 작정이라는 의심부터 하지 않겠느냐."

  "예. 그러니까 아버지께서는 다른 의원이나 호민관을 통해 이 법안을 발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제가 생각해 놓은 특허의 악용법을 예시로 들며 이 법안을 한층 더 완벽한 형태로 다듬는 인상을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흐음~그래. 그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보이는구나. 한데 너는 대체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한 것이냐?"

  이미 예상했던 질문이 날아오자 마르쿠스는 쑥스러운 척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제가 필사적으로 생각한 등자와 편자가 나오더라도 금방 다른 곳에서 베껴서 똑같은 물건을 제작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너무 억울해서 이걸 막을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문득 떠오른 개념입니다. 그걸 토대로 셉티무스와 함께 구체적인 틀을 만들었고요."

  "남들은 그냥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부분에서 새로운 개념을 끌어내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너는 역시 천재가 틀림없구나."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아니야, 아니야. 내가 아들 하나는 정말 제대로 두었어. 하하하!"

  크라수스는 통쾌하게 웃으며 마루크스의 등을 팡팡 두드렸다.

  누가 봐도 지금의 그 모습은 자식을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팔불출 부모처럼 보였다.

  감사의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인 마르쿠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판은 완벽하게 깔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불릴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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