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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대면 (29/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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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크라수스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그렇습니다."

  마르쿠스의 대답은 즉각적이었다. 폼페이우스가 재차 물었다.

  "그게 뭔지 한 번 들어나 볼까? 솔직히 나는 짐작도 가지 않아서 말이야."

  "물론입니다. 확실히 폼페이우스 님은 모든 걸 갖추고 있습니다. 명망 있는 가문, 스스로 쌓은 명예, 그리고 로마에서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실력까지. 하지만 그래서 한 가지 간과하고 계신 게 있습니다."

  "그게 뭐지?"

  "명분입니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원로원 노인네들이랑 똑같은 말을 하고 있군."

  폼페이우는 따분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껏 수십 번을 들은 말이니 지겨울 만도 했다.

  그래서 마르쿠스는 원론적인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었다.

  "폼페이우스 님은 실력과 실적을 이유로 너무나 많은 특례를 받았습니다. 20대에 이미 임페리움을 부여받고, 명예로운 경력은 단 하나도 거치지 않았으면서 집정관에 임명되기까지 했죠. 지금은 폼페이우스 님의 인기가 절정이니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빌미를 주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빌미? 무슨 빌미? 설마 원로원이 그런 걸로 나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끌어내릴 수는 없겠죠. 지금 원로원은 그럴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발목을 잡는 정도라면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만약 원로원이 폼페이우스 님을 공화정의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겁니다. 괜한 빌미를 남겨줄 필요가 없다는 거죠."

  "나를 공화정의 위협으로 인식한다고? 설마 그렇게까지 멍청할 리가."

  폼페이우스는 딱히 술라나 마리우스처럼 독재관이 되고 싶은 야망은 없었다.

  엄밀히 말해서 그를 움직이는 동기는 권력이 아니었다.

  대다수 의원들은 물론 크라수스조차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폼페이우스의 목적은 어디까지 권력이 아닌 명예였다.

  역사상 유명한 영웅들은 명예보다는 권력을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반대였다.

  사실 폼페이우스는 집정관으로서 로마를 이끌겠다는 확고한 정치적 신념도 없었다.

  그저 집정관이라는 로마 관직의 정점에 있는 자리에 오르고 싶었을 뿐이다.

  최연소 개선장군, 최연소 집정관.

  로마 역사에 영원히 남을 그런 영광을 원했을 뿐이다.

  하지만 원로원은 당연히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설령 폼페이우스가 직접 말했어도 믿지 못할 것이다.

  아니, 믿는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에게는 개인의 허영을 채우기 위해 로마의 질서를 무시한다는 것부터가 허용할 수 없는 방종이었기 때문이다.

  폼페이우스가 술라의 휘하에 있던 옵티마테스의 일원이니 그냥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그가 민중파의 일원이었다면 이미 유혈사태가 일어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지속된다면 원로원도 폼페이우스를 한 번쯤 꺾어놔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다.

  마르쿠스는 바로 이런 점을 지적했다.

  "폼페이우스 님이 여기에서 만족하고 더 공을 쌓을 생각이 없으시다면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커다란 공을 세운다면 원로원은 폼페이우스 님을 위협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아프리카누스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폼페이우스 님이 공화정을 위협할 생각이 있든 없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존재 자체가 과두정의 위협이 될 수 있으니까요."

  원로원이 한니발을 무찌른 스키피오를 정치적으로 계속 견제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었다.

  그들이 단순히 스키피오를 시기해서가 아니다.

  스키피오는 포에니 전쟁 이후 두 번이나 더 집정관을 역임하고, 프린켑스(제 1인자)라는 칭호까지 얻게 된다.

  원로원은 스키피오의 막대한 존재감이 공화정에 악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했다.

  결국 대 카토를 필두로 한 의원들은 스키피오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안 그래도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던 스키피오는 여기에 엄청난 분노를 터트렸다.

  법적으로는 무죄였지만 정치계에서 배제당한 그는 시골로 내려가 죽을 때까지 로마로 돌아오지 않는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배은망덕한 조국이여. 그대는 나의 뼈를 얻지 못할 것이다.

  "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스키피오가 얼마나 큰 배신감과 실의를 느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키피오의 사례는 폼페이우스에게도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아무리 자신감 넘치는 폼페이우스라고 해도 자신이 이미 스키피오를 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스키피오마저 원로원의 견제에 낙향했다면 폼페이우스라고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일리는 있어. 하지만 지금의 원로원과 그때의 원로원은 능력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네. 그때 원로원은 아프리카누스가 없었어도 충분히 지중해의 패권을 유지할 능력이 있었네. 유일한 위협인 한니발이 없어졌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내가 없다면 그들은 레피두스나 세르토리우스 같은 이들조차 어떻게 하지 못해. 어찌 감히 나를 배제할 생각을 하겠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지금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폼페이우스 님이 지금보다 더한 공을 쌓는다면 당연히 로마의 적은 그만큼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좋은 예로 레피두스도, 세르토리우스도 이제 과거의 인물이 됐지요."

  "···그러니까, 내가 조금 잠잠히 있을 필요가 있다 이 말인가?"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폼페이우스 님의 성정을 고려하면 불가능하겠지요. 애초에 폼페이우스 마그누스가 원로원의 눈치를 살피며 자중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요."

  어느새 마르쿠스의 말에 빠져든 폼페이우스의 몸이 살짝 앞으로 기울었다.

  "그렇지. 이 폼페이우스가 늙은 너구리들의 눈치를 보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돼. 자네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간단합니다. 원로원이 공격할 수 있는 구실을 줄여나가야죠. 폼페이우스 님의 약점은 법률상 자격이 되지 않는데도 너무 많은 특혜를 받았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걸 바꾸면 되는 겁니다."

  "법을 바꾼다고? 어떤 방식으로?"

  "자격 요건을 낮춰버리면 되죠. 아예 없애버리는 건 역시 무리니까 나이 제한을 한 5살 정도만 낮추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 폼페이우스 님은 나이 제한을 어기고 집정관에 당선된 게 아닙니다. 출마 자격이야 원로원에서 전직 집정관이라는 명함을 주었으니 이 역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대에서 개정된 법률은 이전의 일에까지는 적용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고대에서 이런 소급적용은 거의 예사처럼 행해졌다.

  폼페이우스에게는 마르쿠스의 제안이 굉장히 합리적으로 들렸다.

  다만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술라가 원로원의 자격을 엄격히 강화한 지 아직 얼마 지나지도 않았네. 그런데 이런 개정안이 통과될 리가 없지 않을까? 원로원에서 눈에 불을 켜고 반대할 텐데 말이야."

  "당연히 원로원에서는 부결되겠지요. 게다가 폼페이우스 님이 직접 저런 법률을 제안하면 원로원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우회로를 택해야지요. 민회를 이용하면 됩니다."

  폼페이우스가 정치적 감각이 떨어진다고 해도 결코 머리가 우둔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마르쿠스가 하는 말을 곧바로 이해했다.

  로마에서 원로원과 반대되는 법률을 민회에서 통과시킨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로마의 법률이 민회의 입법권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호르텐시우스 법이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다.

  원로원에서 부결된 안이라도 민회가 그것을 통과시키면 그대로 가결된다는 게 호르텐시우스 법의 기본 골자다.

  평민들은 원로원과 대립할 때마다 이 호르텐시우스 법을 강력한 무기로 사용해 왔다.

  이 때문에 술라는 원로원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이유로 호르텐시우스 법을 폐지해 버렸다.

  당연히 강력한 권리를 빼앗긴 평민들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호르텐시우스 법을 부활시키자 이 말인가······."

  "그렇습니다. 폼페이우스 님은 현재 민중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니까요. 이 법안까지 되살려낸다면 당분간 원로원은 폼페이우스 님을 건드릴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호르텐시우스 법을 부활시키려면 원로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나. 지금 유일한 입법기관은 원로원이니까. 이것도 그들이 반대하면 답이 없을 텐데."

  "반대하지 못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공화정 체제는 원로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시민과 귀족이라는 두 바퀴가 함께 돌아가야 로마가 흔들리지 않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민회는 유명무실한 기관이 되어버렸고 시민들의 분노는 누적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호르텐시우스 법을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하면 시민들의 반응이 어떻겠습니까."

  폼페이우스가 이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억눌린 시민들의 열망이 폭발한다면 원로원이라 해도 반대표를 던지기도 힘들 것이다.

  술라처럼 무력으로 반대파를 때려잡는다면 몰라도 지금은 그런 수단을 쓸 수 없었다.

  게다가 원로원 안에서도 일부 양식 있는 온건파들은 민중을 너무 찍어 누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민중을 적절히 선동해주기만 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계획 같았다.

  "호르텐시우스 법을 부활시키고 민회를 통해 공직자의 연령 제한을 낮추자.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야. 그런데 자네는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지?"

  "로마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너무 경직된 원로원 독주 체재로 가는 건 공화정의 미래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 아버지를 위해서도 폼페이우스 님은 계속 건재하셔야 합니다."

  폼페이우스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가 피식 웃으며 포도주를 한 잔 더 따라 입으로 가져갔다.

  "그래. 내가 사라지면 원로원은 그 다음으로 크라수스를 견제할 테니까. 지금이야 크라수스가 원로원과 사이가 좋아 보이지만, 내가 없어지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 솔직하게 대답해주니 아주 신뢰가 가는군. 보면 볼수록 자네가 마음에 드는걸."

  "저도 존경하는 분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훌륭한 조언을 들었으니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바라는 걸 한 가지 들어주겠네. 나에게 원하는 게 있나?"

  잠시의 침묵 후, 마르쿠스는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중에 폼페이우스 님이 이끄는 군단에서 한 번쯤 종군해보고 싶습니다."

  "그거야 전혀 어려울 게 없지만, 이유가 뭔가?"

  "영광이 약속된 자리일 테니까요."

  폼페이우스가 이끄는 군대라면 승리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폼페이우스가 호탕하게 웃으며 마르쿠스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자네 정말 마음에 드는군. 좋아.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군대를 이끌 기회가 또 온다면 자네를 내 막료로 받아주겠네. 이 자리에서 약속하지."

  "감사합니다."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판단한 마르쿠스는 미리 준비해둔 선물을 폼페이우스에게 전달했다.

  폼페이우스가 세르토리우스를 쓰러뜨리는 장면을 멋지게 형상화한 조각상이었다.

  안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폼페이우스는 또 한 번 크게 기뻐했다.

  그는 이 조각상을 즉시 집안에 전시해두라고 노예에게 명령했다.

  그 뒤에는 시시콜콜한 잡담이 이어졌다. 이내 폼페이우스는 마르쿠스에게 종종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마르쿠스는 계획대로라는 미소를 흘리며 잔을 비웠다.

  그는 단순히 폼페이우스만 좋아지라고 이런 조언을 해준 게 아니었다.

  어차피 호르텐시우스 법은 역사대로라면 폼페이우스가 부활시킨다.

  다만 이때는 크라수스가 원로원을 무시하고 폼페이우스에게 협력하고 있었다.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다르니 역사와는 상황이 다르게 흘러갈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마르쿠스는 폼페이우스가 호르텐시우스 법을 되살리도록 적극적으로 바람을 넣은 것이다.

  관직자의 연령 제한을 낮추는 법도 마찬가지다.

  이는 폼페이우스에게 절차적 명분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마르쿠스가 공직에 빠르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현재 법체계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30세 이전에 원로원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마르쿠스에게 30살은 너무나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폼페이우스를 내세워 관직의 연령 제한을 5년쯤 낮추는 방식을 고안했다.

  폼페이우스에게 도움이 되면서 자신도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묘수였다.

  어차피 현재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는 적대적 공생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금 단계에서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한쪽도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다.

  마르쿠스는 당분간 폼페이우스와 자신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울 예정이었다.

  드넓은 폼페이우스 저택의 호화로운 정원 안에서.

  마르쿠스는 한동안 향긋한 포도주의 주향을 즐기며 홀로 시간을 보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구상이 현실에서 점점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연회가 끝나고 사흘 뒤, 마르쿠스는 셉티무스와 다나에를 이끌고 수부라로 내려갔다.

  수부라의 거리는 언제나처럼 북적이는 인파로 소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여기가 틀림없나?"

  "예. 이 근방에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쪽으로 가면 될 겁니다."

  셉티무스는 능수능란하게 복잡한 거리를 가로질러 길을 찾았다.

  그 뒤를 따라가니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기구가 널려있는 건물이 나왔다.

  건축할 때 쓰이는 물건들 같았는데 자세한 용도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

  마르쿠스는 건물 앞에 앉아있는 젊은 청년을 가리켰다.

  "저 사람인가?"

  "예."

  마르쿠스의 손가락이 향한 곳에는 이십 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성이 열심히 기구를 만지는 중이었다. 옆에는 무언가의 도면으로 보이는 목판이 잔뜩 굴러다니고 있었다.

  "자네가 비트루비우스 폴리오 맞나?"

  딱 봐도 지체 높아 보이는 마르쿠스의 물음에 청년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비트루비우스 폴리오가 맞습니다. 그런데 누구신지?"

  "아아, 나는 마르쿠스 리키니우스 크라수스라고 하네. 만나서 반갑네, 비트루비우스."

  "크, 크라수스라면 설마 그 크라수스 가문입니까? 집정관으로 뽑히셨다는······?"

  마르쿠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비트루비우스는 황급히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리고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예를 취했다.

  "귀하신 분께서 어떤 연유로 저를 찾으셨는지······."

  "자네의 실력이 아주 출중하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비트루비우스는 고대 로마에서 가장 널리 이름을 떨친 건축가이자 기술자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카이사르는 갈리아 원정 때 그를 건축기사로 대동했고, 아우구스투스 역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훗날 그가 저술하게 될 건축학 저서는 르네상스, 바로크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비트루비우스의 인체 비례도도 이 저서를 읽고 그려낸 것이다.

  하지만 로마 건축학의 대부라고 불리는 천재도 지금은 별다른 명성이 없는 어린 건축가에 지나지 않았다.

  마르쿠스가 이런 장래 유망한 젊은 천재를 놓칠 리가 없다.

  그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상당한 액수가 든 은화 주머니를 짤랑거렸다.

  "자네, 나랑 일 하나 같이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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