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 귀족파의 반격 >
149.
로마 최고의 부호들만이 거주할 수 있다는 팔라티노 언덕의 대저택.
몇 년 전만 해도 근처에서 마주치는 귀족들은 클로디우스를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취급했다.
최고의 명문 귀족인 클라우디우스 씨족의 풀크루스 가문의 가장이 스스로 평민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자존심과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쳐있는 귀족들이 클로디우스를 이단아로 여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호민관이 된 뒤에도 그런 시선은 더욱 강해지기만 했다.
귀족들에게 있어서 호민관이란 어디까지나 평민들이 원로원 의석을 얻기 위해 거쳐 가는 자리였다.
태어날 때부터 명문 귀족인 사람이 탐을 낼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
귀족파의 사람들은 클로디우스가 귀족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누구도 감히 그를 얕보거나 손가락질하지 못했다.
호화로운 저택은 연일 자신들의 사연을 들어달라는 지지자들의 행렬로 북적거릴 정도였다.
클로디우스는 잘 손질된 정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술잔을 기울였다.
"오늘따라 술맛이 한층 더 좋게 느껴지는군. 그래, 이게 바로 권력이란 거지."
클로디우스는 요새 무척이나 유쾌했다.
키케로가 볼썽사납게 로마에서 도주한 뒤, 정국은 완전히 민중파 쪽으로 기울었다.
클로디우스는 키케로를 쫓아낸 여세를 몰아 정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친위대처럼 끌고 다니며 폭력이든 협박이든 가리지 않고 휘둘렀다.
재산이야 로마에서 수위에 들어갈 정도로 많았기 때문에 돈도 아낌없이 뿌려댔다.
귀족파의 핵심인 키케로를 배제한 공 때문에 민중파도 그를 제어하지 못했다.
덕분에 클로디우스는 물 만난 고기처럼 호민관의 권한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었다.
자기가 싫어하는 법안은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시키고, 반대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법안은 민회를 통해 가결했다.
호민관 한 명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는 원로원은 자신들의 무능력함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을 뿐이었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그리고 마르쿠스."
포도주를 마시던 클로디우스가 나직하게 독백했다.
최근 들어 자신감이 과잉된 그는 다소 허황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전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그림이 머릿속에서 착착 그려졌다.
마르쿠스의 부재 때문이다.
클로디우스를 제어했던 그가 동방으로 건너가 버리니 아무것도 거칠 게 없어졌다.
"마르쿠스가 로마로 귀환하려면 아직 한참이나 시간이 남았지. 카이사르도 마찬가지야. 폼페이우스는 정치 쪽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고···그렇다면 앞으로 민중파를 이끌고 귀족파를 압박할 구심점이 필요해."
클로디우스는 자신의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로마의 최고 권력자 세 사람 중 둘은 부재.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딱 봐도 은퇴가 머지않았다.
"귀족파는 지금 허수아비나 다름없어. 키케로가 쫓겨난 이상 카토가 혼자 와봐야 달라질 건 없겠지. 문제는 크라수스인데···뭐, 그 사람도 최근에는 독기가 많이 빠졌으니까 무서워할 필요는 없으려나."
정원이 잘 보이는 곳에 비스듬하게 누운 클로디우스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늙은이들은 이제 슬슬 그만 설치고 뒷방으로 물러나 주면 좋겠는데. 지금 여세를 몰아서 내가 먼저 행동에 나서볼까?"
만약 크라수스만 묶어둘 수 있다면 그야말로 클로디우스의 세상이 펼쳐진다, 카이사르나 마르쿠스가 돌아올 때쯤이면 로마 정계는 이미 클로디우스의 손에 들어와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가슴이 짜릿한 흥분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그런 기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원으로 들어온 노예의 보고가 클로디우스의 들뜬 기분을 다시 차갑게 가라앉혔다.
"어르신, 지금 저택에 크라수스 님께서 오셨습니다. 안으로 모실까요?"
"···크라수스가 왔다고? 이렇게나 빨리?"
조금 더 오래 동방에 죽치고 앉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긴장으로 안면을 굳힌 그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응접실로 모셔라. 포도주와 희석할 물, 과일도 최고급으로 가져오도록 하고."
"예."
먼저 응접실로 건너간 클로디우스는 한 차례 심호흡을 하며 크라수스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단순한 귀족파의 거두라면 이렇게 긴장하진 않았겠지만, 크라수스는 마르쿠스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만약 그가 마르쿠스의 전갈을 가지고 왔다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는가.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던 그는 크라수스의 얼굴이 보이자 일단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언제 로마로 돌아오셨습니까? 오신다고 연락을 주셨다면 제가 제대로 준비를 하고 맞아들였을 텐데······."
"지금 로마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들려서 오지 않을 수가 없었네."
크라수스는 자리에 앉아 무심한 눈으로 클로디우스를 굽어보았다.
예전이었다면 움찔했겠지만 지금의 클로디우스는 과거의 그가 아니었다.
그래도 다소 딱딱해진 표정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클로디우스는 원래부터 노련한 정치인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다.
본래 성격을 다 억누르지 못한 그가 조금 퉁명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귀족파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금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을 겁니다."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천박한 폭력배들이 포로 로마눔을 활보하고 양식 있는 의원들이 겁에 질려 찍소리도 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오해십니다. 제 지지자들이 좀 거칠게 보이기는 하지만 다들 본성은 순한 이들입니다. 어디서 어떤 소문을 들으신 건지 모르겠지만···혹시 키케로를 만나셨습니까?"
"그랬지. 자네의 지지자들이 그의 저택을 아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다고 하더군."
클로디우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크라수스의 서늘한 시선을 적당히 흘려 넘겼다.
"그건 제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닙니다. 흥분한 사람들이 분노를 참지 못해 홧김에 저지른 일이죠. 키케로는 로마의 시민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네가 그렇게 흘러가도록 선동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전 호민관입니다. 제게 주어진 적법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입니다. 그걸 선동이라고 한다면 원로원 의원들의 연설도 똑같이 선동으로 봐야겠지요."
클로디우스는 크라수스의 앞에서 단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심기가 불편해진 크라수스의 눈가가 씰룩거리는 게 보였다.
그래도 클로디우스는 겁이 나지 않았다.
동시에 강한 확신이 들었다.
이제 그는 누구의 앞에서도 저자세로 나갈 필요가 없었다.
크라수스가 심사가 뒤틀린다고 해도 뭘 할 수 있겠는가.
이미 귀족파는 민중파에 밀려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인 것을.
"아무래도 둘이서만 이야기를 좀 해야겠군."
크라수스가 응접실 뒤편에 서 있는 클로디우스의 노예들을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훑어보았다.
"하실 이야기가 있으면 그냥 이 자리에서 하셔도 됩니다. 제 노예들은 입이 무거우니까요."
"자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나는 자네를 위해 주변을 물리라고 하는 걸세."
"···예?"
"내 충고를 듣고 싶지 않다면 좋을 대로 하게. 단 그에 따른 결과도 전부 자네가 지도록."
점점 더 싸늘하게 내려앉은 크라수스의 목소리에 클로디우스도 더 이상 뻣뻣한 태도를 고수할 수는 없었다.
상대방은 귀족파의 최고 영수였다.
이건 몸을 굽히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위치를 고려해 예우를 해주는 거라 자기합리화를 했다.
그는 뒤편에 서 있는 노예들에게 전부 밖으로 나가 있으라고 말한 뒤, 다시 크라수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 원하시는 대로 둘만 남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씀이 무엇입니까."
"완전히 간이 부었군."
"뭐라고요?"
"착각하지는 말게. 이건 내 감상이 아니라 아들이 전해 달라고 했던 말을 그대로 들려주는 것일 뿐이니까."
마르쿠스의 언급이 나오자 클로디우스는 순간 몸을 움찔했다.
그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커다란 은혜를 진 건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예 마르쿠스의 꼭두각시로 살 마음은 없었다.
"간이 부었다니 너무 무례한 말이 아닙니까."
"계속 거짓말로 현 상황을 둘러댈 생각이라면 이쪽도 다 생각이 있네. 마침 마르쿠스가 자네가 계속 정신을 못 차린다면 이걸 건네주라고 하던데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군."
크라수스가 품에서 꺼낸 종이봉투를 휙 내던지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봉인이 찍혀 있는 걸 봐서 알겠지만 거기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는 나도 모르네."
클로디우스는 생전 처음 보는 종이의 신기한 질감에 잠깐 정신이 팔렸다.
이내 마음을 다잡은 그는 크라수스의 눈치를 살피며 마르쿠스의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10초도 채 되지 않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맛보아야 했다.
"허억! 이, 이게 대체 무슨······."
"반응이 극적인 걸 보니 꽤 재미있는 내용이 적혀 있나보군."
"어, 어떻게 이런 일들을······."
편지에는 지금까지 클로디우스가 몰래 재산을 착복했다는 정황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지금까지 매해 호민관 선거에 나간 클로디우스는 당연히 엄청난 양의 선거자금을 사비로 충당한 상태였다.
당연히 그 손실을 메꾸려면 불법이든 탈법이든 저질러서 돈을 끌어모으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몰래 돈을 끌어모았는데 마르쿠스가 대체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음부터 클로디우스를 지원하는 척하면서 옆에 세작을 심어뒀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크라수스는 당혹감으로 물든 클로디우스를 만족스러운 미소를 띤 채 바라보았다.
"편지를 읽으면 그런 질문을 던질 거라는 말을 들었네. 그러면 이렇게 답해주라더군. 편지에 적힌 것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이야. 그리고 계속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자네를 용도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전해달라고 했네."
"용도 폐기? 어떻게 그런 모욕적인 말을!"
클로디우스가 성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에 반면 크라수스는 차분하면서도 한기가 풀풀 날리는 목소리로 명령했다.
"앉게, 그렇게 서 있으면 괜히 정신만 사납지 않나. 아니면 지금 자네의 태도가 곧 자네가 내린 결론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인가?"
클로디우스가 입술을 꽉 깨물며 자리에 도로 앉았다.
"저를 협박한다면 제가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저도 이제 인맥과 재력을 전부 겸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작정하고 맞불을 놓는다면······."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자네의 그 대단한 재력과 인맥을 어디 총동원해보게. 그런데 자네 재산이 어느 정도나 되나? 5천만 세스테르티우스? 아니면 7천만?"
너무 흥분해 실언을 내뱉었다는 걸 깨달은 클로디우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머리에 피가 쏠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잠깐 잊어버렸던 것이다.
"자,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그만 말실수를 했습니다."
"내가 볼 때는 평상시에 품고 있던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온 것 같던데 계속해보지 그랬나. 지금부터 내가 확실히 일러두겠는데 난 자네가 부리는 인원의 3배를 더 고용할 걸세. 어디 마음대로 한 번 해보게. 민중파가 귀족파를 압박하고 있으니 인맥으로도 밀릴 게 없다고? 카이사르의 사위가 누구인지 벌써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나? 지금 로마로 돌아오고 있는 폼페이우스가 단지 같은 민중파라는 이유로 오랜 세월 우정을 나눈 마르쿠스보다 자네의 편을 들어줄 거라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자네가 맞불을 놓는다니 나도 참으로 기대가 되는군. 어디 한 번 잘해보게나."
크라수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응접실 밖으로 나갔다.
클로디우스는 뼛속까지 한기가 스미는 걸 느끼며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크라수스 님! 그러니까 그건 실수입니다. 제가 잠시 머리에 열이 쏠려서 헛소리를 지껄인 겁니다. 제발 제 이야기를 좀 들어주십시오."
후다닥 크라수스의 진로를 막아선 그는 완전 항복의 뜻으로 두 손을 들어 올렸다.
크라수스가 작정하고 클로디우스와 싸우려고 든다면 클로디우스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마르쿠스의 편지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시민들을 선동할 수라도 있었을 테지만 이젠 그것도 무리였다.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부정이 전부 폭로된다면 어렵게 쌓아올린 시민들의 지지는 전부 붕괴된다.
그러면 순수하게 개인 세력으로 크라수스에게 맞서야 하는데 현재 로마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클로디우스의 재산이 많아 봐야 크라수스에 비할 바는 되지 않는다.
게다가 크라수스가 호위로 쓰는 자들은 클로디우스가 끌어모은 어중이떠중이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그들 대부분은 진짜로 무기를 잡고 전쟁터에 서본 경험이 있는 퇴역군인들이었다.
크라수스가 대놓고 이런 사람들을 자경단처럼 운용할 수는 없겠지만, 해방 노예를 통한다면 충분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상황을 만들 수는 있다.
클로디우스도 이런 식으로 폭력단을 조직해 짭짤한 재미를 본 적이 있어 잘 알았다.
크라수스는 두 손을 모아 싹싹 비는 클로디우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결국 다급해진 클로디우스는 견디다 못해 무릎을 꿇었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잠시 분에 넘치는 엉뚱한 마음을 품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고개를 조아리는 그의 뒤통수로 크라수스의 날카로운 말이 내리꽂혔다.
"자네가 지금 그 위치에 있는 게 누구 덕분인지 잊어서는 곤란해. 여기서 계속 분수를 모르고 설치면 자네의 비대해진 간을 다시 도려낼 수밖에 없어."
"명심하겠습니다."
클로디우스는 무릎 꿇은 그대로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몸을 떨었다.
크라수스는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건 마르쿠스가 자네에게 보내는 지령일세. 앞으로는 이 방침에 맞춰서 행동하게."
"에, 그대로 따르겠···음?"
지령서를 읽어보던 클로디우스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기, 크라수스 님. 정말 이대로 하면 되는 겁니까?"
"나도 정확히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는 모르네. 그리고 자넨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걸세."
"···예. 알겠습니다."
클로디우스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쿠스의 명령이 불만이라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던 까닭이다.
'키케로와 카토를 가만히 놔두라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민중파와 귀족파의 대립구도를 터지기 직전까지 몰고 가라고? 어째서?'
상식적으로 보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명령이었다.
그래도 클로디우스에게는 마르쿠스의 명령에 따른다는 것 외의 선택지가 없었다.
크라수스가 돌아간 뒤에 클로디우스는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크라수스는 능숙하게 정계의 혼란을 수습하고 카토를 다시 로마로 불러들였다.
민중파 의원들은 클로디우스가 날뛸 거라고 생각했으나 예상외로 그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크라수스가 사전에 클로디우스의 저택을 방문했다는 목격담이 퍼지며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게 아니냔 추측이 퍼져나갔다.
대다수는 클로디우스가 크라수스에게 겁먹고 몸을 낮춘 것이라 여겼다.
귀족파 의원들은 역시 크라수스라며 입을 모아 칭송했다.
동료 의원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원로원에 복귀한 키케로는 자신의 저택을 부순 폭도들을 모조리 고소해 대가를 받아냈다.
크라수스는 민중파에게 폼페이우스 특별법을 인정하고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감히 로마의 총독을 암살하려고 한 파르티아를 정벌하는데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민중파는 카이사르가 귀환할 때도 폼페이우스와 같은 대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하면 파르티아 원정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크라수스는 이를 순순히 받아들였고, 원로원은 만장일치로 파르티아를 로마의 적이라 선포했다.
이렇게 민중파와 귀족파의 갈등은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정도 봉합된 듯 보였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모래 위에 쌓은 불안정한 평온에 불과했다.
마르쿠스의 밀명을 받은 클로디우스가 이미 행동을 개시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 149. 귀족파의 반격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