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4. 내전의 조짐 >
174.
옥타비우스는 이제 여유롭게 궁을 장악할 시간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의 의견에 동의한 아르시노에와 클레오파트라도 속전속결로 결판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백성들의 지지는 이미 파라오를 향해 기울어져 있었다.
남은 건 마케도니아 귀족들을 자극해 그들을 움직이게만 하면 된다.
옥타비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약간의 위험을 무릅쓸 수밖에 없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원래 이런 건 제가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안전한 길을 택하는 것도 좋지만 승부를 걸어야 할 때는 과감함도 필요한 법이지. 마르쿠스 님의 행보는 아무리 봐도 우리의 능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보려는 의도로 보여."
마르쿠스에게 보낸 서신의 답장에는 별다른 지시사항은 써있지 않았다.
그저 마르쿠스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략적인 예정만 쓰여 있었을 뿐이다.
클레오파트라에게는 그 문구가 알아서 밑 준비를 끝내 놓으라는 말로 보였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더라도 마르쿠스라면 단기간에 마케도니아 귀족들을 찍어 누를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는 그럴만한 능력과 힘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평가 역시 수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옥타비우스나 아르시노에는 논외였다.
옥타비우스는 아직 어리고 어디까지나 클레오파트라와 아르시노에를 도와주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아르시노에의 경우 마르쿠스는 애초에 그녀에게 능력적인 측면에서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마르쿠스가 아르시노에에게 바라는 건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충성심이었다.
그런 점에서 클레오파트라는 가끔 동생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다만 이건 클레오파트라에게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적어도 클레오파트라는 동생과는 다르게 능력적인 부분으로도 마르쿠스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 성과를 내 인정을 받고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옥타비우스 역시 자신과 비슷한 마음을 품고 있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옥타비우스는 마르쿠스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어 했다.
어린 아이들이 부모의 인정을 바라는 마음과는 조금 달랐다.
그것보다는 조금 더 깊고 진한 열망이 느껴졌다.
아직 어리니 조금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따로 생각해둔 바가 있는 듯 보였다.
어찌 됐건 이번 건에 한해서는 서로간의 이해가 완벽히 일치했다.
완벽히 신뢰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었으나 배신할 가능성이 없다면 믿음직스러운 인물이라는 건 확실했다.
"저들을 궁지에 몰면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올 겁니다. 그걸 우리에게 득이 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게 파라오께서 하셔야 할 일입니다."
"안 그래도 그렇게 하려고 했어."
클레오파트라는 마음을 먹은 즉시 행동에 나섰다.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본격적으로 마케도니아 귀족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은근슬쩍 신경을 긁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클레오파트라는 파라오의 이름으로 잇따라 칙령을 발표했다.
그녀가 개혁하겠다고 선언한 건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는 마케도니아 귀족들이 누리는 특권의 철폐.
앞으로 관직 선거에는 순수 마케도니아 혈통이 아닌 혼혈들도 나올 수 있게 됐다.
알렉산드리아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아직 이집트 원주민들에게는 관직의 문을 개방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
클레오파트라가 발표한 두 번째 조치가 마케도니아 귀족들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렸다.
파라오의 재가가 없으면 선거에 입후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클레오파트라는 도를 넘은 부정을 저지른 자들이 선거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보가 아닌 이상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리가 없다.
이건 파라오에게 충성하는 자가 아니라면 관직을 맡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세 번째 내용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먹구구식의 군단 편제를 더 선진화된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발표가 장수들에게 하달됐다.
이건 앞의 두 개와는 차원이 다른 반발이 쏟아졌다.
새롭게 군대를 편성해 귀족들의 군권을 모조리 빼앗겠다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느껴졌던 까닭이다.
이미 작정하고 마케도니아 귀족들을 배제하기로 마음먹은 클레오파트라는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일을 해치웠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귀족들이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던 토지를 알렉산드리아 시민들에게 배분해 주겠다고 선포했다.
당연히 알렉산드리아가 발칵 뒤집혔다.
새로운 파라오가 귀족들과 불편한 관계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칼을 들이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재판장 테오도로스를 비롯한 귀족들은 당연히 미친 듯이 분노를 표출했다.
"파라오가 미친 게 틀림없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어요."
졸지에 앉아서 병사들을 모조리 빼앗기게 생긴 아킬라스는 특히 더 분개했다.
"이건 우리에게 보내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습니다. 군대를 선진적으로 편성한다는 건 허울 좋은 핑계일 뿐입니다.
애초에 군대를 재편성하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하겠습니까. 당연히 로마의 편제를 그대로 들여올 텐데 그러면 당연히 로마인들도 이집트로 쏟아져 들어올 겁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우리가 아닌 로마인들에게 군권을 맡기고 이 나라를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속셈인 겁니다.
"
"자네의 말이 맞네. 이건 심각한 문제일세."
고위 귀족 회의에 모이는 자들은 전원 예외 없이 완전 순혈의 마케도니아 혈통이었다.
클레오파트라의 지금 행동은 자신들만이 아니라 위대한 선조들의 모든 걸 부정하는 행위로 보였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귀족 중 한 명이 주변을 둘러보며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으나 모두의 심정은 비슷했다.
그러나 차마 그 단어를 입 밖으로 낼 용기가 있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레 구심점이 되어줄 만한 인물을 향했다.
테오도로스가 곤란한 표정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우리에게 선택지는 단 두 개일세. 하나는 지금의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납작 엎드리는 것. 이러면 앞으로 우리는 파라오의 개가 되어 평생을 살아야 하겠지."
"게다가 지금껏 수백 년을 쌓아온 마케도니아의 문화가 모두 소실될 겁니다. 지금 파라오가 하는 행동을 보십시오.
저 왕궁 어디에 마케도니아가 있단 말입니까. 우리가 파라오에게 굽힌다면 저 흉물스러운 이집트의 문화가 알렉산드리아 전체를 잠식하게 될 겁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이집트 원주민 놈들이 알렉산드리아의 거리를 마음껏 활보할 테고요.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
"하지만 반란은···아무리 생각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일세."
반란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나오자 삽시간에 주위가 고요해졌다.
본래 반란은 거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숙청당해도 할 말이 없는 대죄였다.
지금까지 여러 명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자리에서 쫓겨나긴 했어도, 그들 중 대다수는 이미 시민들의 지지를 잃은 왕이었다.
선대 파라오인 아울레테스가 베레니케에게 쫓겨난 게 가장 좋은 사례였다.
알렉산드리아 시민들의 지지를 잃어버린 파라오는 종종 귀족들에 의해 축출되곤 했다.
엄밀히 말해서 이것도 반란이기는 했으나, 귀족들에게는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시민들을 선동해 인심을 잃은 파라오를 압박하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건은 상황이 달랐다.
알렉산드리아 시민들의 상당수는 클레오파트라를 지지하고 있었다.
물론 순수 마케도니아 혈통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파라오를 비판했으나, 최소로 잡아도 6할 이상의 시민들은 클레오파트라를 지지했다.
이번에 발표한 네 가지 개혁에도 시민들은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군대를 재편하든 관리를 어떻게 뽑든 시민들의 삶에는 크게 영향이 가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는 불법으로 이익을 누리고 있던 재산을 환수해 시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발표가 수백배는 더 피부로 와닿았다.
시민들의 지지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무력에 의존해 왕실을 뒤엎을 수밖에 없다.
양쪽의 전력 차를 계산한다면 승산이 없는 건 아니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아무리 군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어도 아직까지는 귀족들이 동원할 수 있는 군사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축출만 놓고 보자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긴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클레오파트라가 아울레테스처럼 로마군을 이끌고 내려오면 마케도니아 귀족들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클레오파트라를 도망치지 못하게 죽인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경우 로마는 자신들이 인정한 파라오를 시해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군대를 진격시킬 게 뻔했다.
반란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는 데 있다.
단순히 왕의 목을 치고 그 뒤에 자신들의 목도 날아갈 거라면 반란을 일으키는 의미가 없다.
테오도로스가 가능성이 없다고 한 말의 의미는 바로 그래서였다.
클레오파트라를 몰아낸다고 해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도 그의 말에 반박을 하지 못했다.
반란에 가장 앞장서야 할 아킬라스도 테오도로스의 의견에 찬성했다.
"제가 불안한 건 파라오의 행보가 너무 과격하다는 겁니다. 아르시노에는 몰라도 클레오파트라는 생각이 깊은 여인입니다. 저렇게 밀어붙여도 괜찮다는 판단이 섰으니 우리를 압박하는 게 틀림없습니다."
"내 생각도 그러네. 어쩌면 이렇게 우리의 반란을 유도한 뒤 일망타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몰라."
당장이라도 군사를 일으키자고 외치려던 귀족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듣고 보니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까닭이다.
클레오파트라가 바보가 아닌 이상 갑자기 이렇게 나오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점을 확실히 알아내지 못한다면 귀족들은 움직일 수 없었다.
지금까지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기록관이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파라오와 가깝다는 그 로마 소년은 어떻습니까? 저번에 그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확실히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면 그쪽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겠지. 안 그래도 왕궁에 있는 시중들을 매수해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네. 요새 부쩍 클레오파트라가 그 소년을 늦은 밤 자신이 침실로 부른다고 하더군.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뻔하지 않겠나?"
"이집트의 전통을 되살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주제에 실상은 로마 미소년과 뒹굴거린다라···이거 좋은 선동거리가 되지 않을까요?"
"아니. 증거가 없으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네. 확실한 패가 아니라면 섣불리 드러내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지."
테오도로스는 자신이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는지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그가 마케도니아 귀족들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건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의 위에 있던 자들이 더 큰 권력을 탐하다가 줄줄이 목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한 결 같이 마르쿠스를 견제하려고 계략을 꾸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테오도로스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마르쿠스의 반대편에 서는 게 아니라 자신의 그의 힘을 빌려 이집트의 권력을 손에 쥐어야 한다.
그러니 반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로마의 뜻에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면서 클레오파트라를 몰아내야 했다.
그의 설명을 들은 아킬라스가 얼굴을 찡그리며 혀를 찼다.
"그런 게 가능하겠습니까? 애초에 파라오가 저렇게 날뛰는 건 로마가 자신의 뒤를 봐주기 때문이란 확신이 있어서일 텐데요."
"어렵긴 하겠지만 반란을 일으키는 것보다야 낫지. 게다가 지금까지 내가 조사한 바로 마르쿠스의 총애를 받는 건 클레오파트라가 아닐세. 아르시노에지."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생각해보게. 자네라면 자네가 총애하는 여인이 평민 미소년과 밤마다 침대 위에서 놀아나는 걸 두고 보겠나?"
아킬라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다른 귀족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테오도로스가 흡족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번에 마르쿠스가 이집트에 왔을 때도 그와 계속 붙어 있었던 사람은 클레오파트라가 아니라 아르시노에였네. 그 증거로 아르시노에는 그 로마 소년을 늦은 밤에 자신의 침실로 들인 적은 없다고 하더군."
"그러면 마르쿠스가 클레오파트라의 뒤를 봐주는 건 사실이 아니란 말씀입니까?"
"아니, 그럴 리가. 다만 두 사람의 관계는 남녀 간의 정으로 묶인 게 아니라는 말일세. 이집트를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겠지. 아르시노에는 아무래도 능력적으로 봤을 때 클레오파트라보다 떨어지니까."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지 않습니까. 결국 마르쿠스가 클레오파트라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요."
"달라지는 게 있지. 마르쿠스의 총애가 클레오파트라가 아니라 아르시노에에게 더 쏠려 있다면 클레오파트라를 밀어내도 로마의 분노를 사지 않을 사람이 딱 한 명 있다는 소리가 되니까."
다른 귀족들도 테오도로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했다.
사실 이 이야기가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전에는 아르시노에와 클레오파트라 중 어느 쪽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가지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었다.
"아르시노에가 클레오파트라와 갈라선다면 분명 우리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녀가 클레오파트라와 적대할 만한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아니, 하나 있긴 하지. 지금 국정 주도는 누가 봐도 클레오파트라가 하고 있지 않나. 당장 지금 귀빈 대우를 받고 있는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만 해도 아르시노에가 아닌 클레오파트라와 독대를 했고. 우리 쪽에서 잘만 구슬린다면 두 사람을 멀어지게 하는 건 의외로 수월할 수도 있네."
"그렇군요. 사실 두 사람은 옛날에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죠. 한 번 떠볼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조만간 내가 아르시노에와 한 번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형제자매를 죽이는 건 그리 흔치 않은 일이 아니었다.
기나긴 왕실의 역사를 살펴보면 오히려 한번쯤은 꼭 있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장 베레니케만 하더라도 아버지인 아울레테스를 죽이려 했고, 아울레테스 역시 그에 대한 보복으로 베레니케를 처형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테오도로스는 자신들이 하기에 따라서 충분히 아르시노에를 움직일 수 있다고 보았다.
반란이 아닌 내전의 양상을 띠게 된다면 마르쿠스도 무턱대고 귀족들을 처단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구상과 준비를 마친 테오도로스는 아르시노에를 알현하기 위한 적절한 때를 살폈다.
그러나 예상외로 상대방 쪽에서 먼저 움직임을 보였다.
아르시노에를 섬기는 환관 가니메데스가 한밤 중 테오도로스를 찾아와 그녀의 밀서를 전달한 것이다.
"파라오께서 긴히 이야기를 나누길 원하십니다. 속히 입궐해주십시오."
< 174. 내전의 조짐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