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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갈리아 내전 (199/326)

  < 198. 갈리아 내전 >

  198.

  카이사르는 굳이 히스파니아의 중심도시인 코르도바까지 나아가지 않았다.

  그는 식수를 얻기 용이한 타구스강 중간 부근에 진지를 세웠다.

  여기까지 오면서 느낀 점은 히스파니아는 섹스투스를 지지하고 있기는 해도, 그게 절대적인 복종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인상이었다.

  그도 그럴 게 히스파니아는 원래 그나이우스를 지지하던 곳이었다.

  폼페이우스에게 뿌리 깊은 충성을 바치는 이들이 많긴 했으나 그게 섹스투스에게 온전히 이어지지는 않았다.

  섹스투스가 클리엔테스들에게 떠밀리다시피 전선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카이사르는 여기에 섹스투스가 거리낌 없이 전투에 나설 수 있는 지형을 선점해두었다.

  보통 장군들은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더 상대방보다 높은 지형에 진을 치기를 원한다.

  아무래도 경사진 위쪽에서 싸우는 게 아래쪽에서 싸우는 것보다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섹스투스 역시 그나이우스와 싸울 때 지형상의 문제로 고전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이런 문제에 민감했다.

  카이사르가 진을 친 지 셋째 날에 섹스투스와 그의 군대는 타구스강 하류에 도착했다.

  카이사르의 군대가 강의 북쪽에서 동쪽으로 늘어서서 진을 친 게 눈에 들어왔다.

  섹스투스는 내심 쾌재를 부르며 구릉으로 올라가는 길에 자리를 잡았다.

  위풍당당하게 늘어선 자신의 군단을 바라본 그는 카이사르의 진지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두 배에 달하는 병력 차 때문인지 진지의 규모도 상당히 차이가 났다.

  소박하기 짝이 없는 카이사르군의 모습을 보니 자신감이 한층 더 솟구쳐 오르는 게 느껴졌다.

  "이 전투는 아마 기병대에서 승부가 갈릴 겁니다."

  모든 보좌관들이 모인 사령부 막사에서 가비니우스가 송아지 가죽에 그린 커다란 지도를 지휘봉으로 가리키며 계획을 설명했다.

  "카이사르군과 우리의 보병은 단단하고 틈이 없어 서로가 서로를 쉽게 무력화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기병을 뒤로 돌려 후방을 타격하는 데 성공하는 쪽이 승기를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절대적으로 우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군단의 편제는 동일할 테니 이쪽의 기병이 저들보다 1.5배 이상이 많다는 것이지요.

  우린 폼포니우스가 이끄는 기병의 8할을 좌익에 배치하고 나머지를 강 옆에 배치할 겁니다. 아무래도 강 옆은 땅이 질척거려 기동력을 활용하기 힘들더군요. 그리고 보병들은 기병대가 적들의 뒤로 돌아갈 때까지 천천히 적을 압박할 겁니다. 그러면 해가 지기 전에 승부가 날 겁니다. 물론 우리의 승리로 말이죠.

  "

  가비니우스는 말을 멈추고 강렬한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았다.

  어느 누구 하나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이가 없었다.

  이토록 사기로 충천한 군단이 패배해본 역사가 있었던가.

  아니, 사실 가비니우스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패배를 겪어본 적이 없었다.

  젊었을 무렵부터 줄곧 폼페이우스의 밑에서 종군해온 그에게 패배란 개념은 없었다.

  전투에서 진다는 건 그저 자신들과 대치한 적이 맞이하는 운명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전에서 맞상대하는 카이사르 역시 갈리아와 브리타니아, 그리고 게르마니아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전투에서 패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같은 상승장군이라도 격이 다르다는 게 가비니우스와 폼포니우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카이사르가 지금까지 승리를 거둔 군대는 조직적인 싸움에 익숙하지 않은 야만족들이었다.

  갈리아에서 자신들이 패배한 것은 그런 소규모의 난전에 자신들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들이 수없이 많은 전투를 치러본 넓은 평야가 주무대였다.

  게다가 압도적인 수적 우세까지 더해져 있으니 어떻게 하면 질 수 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섹스투스는 부하들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전투가 시작하는 순간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가 됐을 때 양측은 결전을 벌이기로 무언의 합의를 보았다.

  카이사르는 병력의 열세를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보병대를 전진 배치시켰다.

  그는 섹스투스군의 진영을 한 번 둘러보고는 조소를 흘렸다.

  '안타깝군, 섹스투스. 가비니우스와 폼포니우스가 전투를 이끌게 놔둔 것인가. 차라리 미숙하기 짝이 없더라도 본인이 머리를 굴려서 변수를 만들 생각을 했어야지.'

  카이사르의 눈에는 적군이 어떤 의도로 저런 배치를 했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전투에 임할지 모든 게 훤히 보였다.

  너무나 정석적이면서도 뻔한 포진이었다.

  기병대를 이용한 망치와 모루.

  로마의 장군들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기초 중의 기초였다.

  물론 그 정석과 기초를 극한까지 갈고닦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자들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역사에 이름이 남은 명장들이지 가비니우스나 폼포니우스 같은 자들이 아니었다.

  '섹스투스. 자네는 모르겠지만 자네는 이미 패배했네.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질 거야.'

  정석으로 나오는 상대방을 깨부수는 건 카이사르와 그의 군단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작업이었다.

  섹스투스군이 펼치려는 전략은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수였다.

  첫째는 그들의 기병대가 적군을 측면 포위하여 뒤쪽에서 공격할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는 것.

  둘째는 정면에서 버텨줄 보병대가 적을 압박하거나 적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을 힘을 갖추고 있을 것.

  불행하게도 섹스투스의 군단은 양쪽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궁기병들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해도 가비니우스나 폼포니우스의 전술적인 역량이 다 따라주지 못할 것이다.

  전투가 시작했을 때 카이사르는 전열의 보병들을 돌격시키고 섹스투스군의 기병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편성한 별동대를 출격시켰다.

  먼저 카이사르군의 우측을 타격하기 위해 맹렬하게 돌격해오던 섹스투스의 기병대를 카이사르의 갈리아 기병대가 가로막았다.

  수적으로 두 배 이상 우세한 폼포니우스는 주저하지 않고 갈리아 기병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매복하고 있던 카이사르의 정예병들이 다가온 기병에게 기습공격을 가했다.

  불시에 공격당한 폼포니우스의 기병대는 우왕좌왕하며 혼란에 빠졌다.

  측면을 공격당한 탓에 기껏 훈련시켜둔 궁기병들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기병들의 기본적인 전투력 차이도 두드러졌다.

  활과 창의 무기 전환, 반전과 우회 기동의 속도 모두 카이사르의 기병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폼포니우스의 궁기병은 카이사르의 궁기병에게 휘둘렸고 이미 카이사르의 조련을 거친 갈리아 기병대의 예상밖의 돌파력과 강력함에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등자 덕분에 기마의 조종이 수월했고, 수가 많았기 때문에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처음의 구상을 실현하는 데는 명백히 실패했고, 역으로 섹스투스군의 좌측이 뻥 뚫리는 결과가 나왔다.

  이 틈으로 파고든 카이사르의 군대가 섹스투스군의 후방을 타격하기 시작했고, 전투는 그 순간 이미 끝이 났다.

  거의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전장에서 보낸 카이사르의 병력은 섹스투스가 급하게 끌어모은 군단과는 기본적인 전투력이 달랐다.

  한 번 상황이 만들어지자 그들은 마치 굶주린 늑대처럼 섹스투스의 군단을 유린했다.

  좌익이 무너지자 중앙도 자연스레 더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병력이 두 배 가까이 많다는 이점은 결국 전투의 승패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했다.

  이 싸움은 전투가 아니라 그저 일방적인 패배에 불과했다.

  심지어 섹스투스군의 히스파니아 보조군은 기병대가 무너지는 걸 본 순간에 무기를 버리고 달아났다.

  이들만 아니었어도 섹스투스의 병사들이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는 핑계에 불과했다.

  충성심이 빈약한 히스파니아의 보조군을 믿었다면 그건 섹스투스 스스로 판단 착오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전투가 끝났다고? 이렇게 허무하게?"

  섹스투스는 자신이 패배했다는 걸 깨닫고 무의식적으로 말머리를 돌려 달아나려 했다.

  이 전투에서 패했으니 이제 자신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갈리아에서 쏟아질 조롱을 감수하면서까지 후퇴했었는데 또다시 패배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모든 게 유리한 상황에서 분전한 것도 아니고 압도적인 패배를 겪었으니 어떤 말이 쏟아질지는 훤히 짐작이 갔다.

  모르긴 몰라도 이제 히스파니아는 카이사르의 손아귀에 떨어진다고 봐야 하리라.

  '젠장, 충성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히스파니아 놈들.'

  이제는 뭘 더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은 끝났고, 폼페이우스 가문이 이룩한 것들은 이제 카이사르나 다른 원로원의 귀족들에 손에 들어갈 것이다.

  어째서 자신은 카이사르의 능력을 다 꿰뚫어 보지 못했단 말인가.

  갈리아에서 이미 그 편린을 봤으면서 어째서 싸우자고 난리를 피우던 클리엔테스들을 제지하지 않았을까.

  전투에서 카이사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단순한 사실을 더 일찍 깨달았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참담한 패배와 자신을 향한 혐오감 때문인지 눈에 물기가 고였다.

  하지만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쥔 채 전장을 이탈하려던 그의 눈에 문득 자신의 검이 보였다.

  검의 손잡이에는 고풍스러운 글씨로 마그누스라는 글자가 각인되어 있었다.

  다름 아닌 아버지 폼페이우스에게 받았던 둘도 없이 소중한 유품이었다.

  검에 새겨진 마그누스라는 글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속에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그렇다.

  그는 위대한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의 자식이자 그의 이름을 물려받을 후계자였다.

  여기서 추태를 보이는 건 결국 아버지의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은 몰라도 아버지까지 도매급으로 평가절하 당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섹스투스는 금방이라도 쏟아지려던 눈물을 도로 주워 담았다.

  지금은 울 때가 아니었다.

  눈물을 보여야 할 시기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

  "군단장들은 백인대장들에게 명해라! 최대한 전열을 가다듬어 후퇴한다! 여의치 않은 자들은 그대로 항복하라. 카이사르는 항복하는 병사들을 절대로 죽이지 않는다."

  섹스투스는 도망가려던 말머리를 도로 되돌려 절반의 군단병만이라도 안전하게 도주할 수 있도록 병력을 정돈했다.

  그리고 영악하게도 밀고 들어오는 카이사르군의 발목을 붙잡기 위해 전열의 병사들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게 했다.

  카이사르가 이번 내전에서 필요 이상의 많은 피를 흘리고 싶어 하지 않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내전은 타국과 싸우는 일반적인 전쟁과는 달랐다.

  같은 로마 시민권자들끼리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적을 죽였다는 건 결코 자랑거리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최소한의 희생으로 전투를 끝내는 게 칭송받는 지름길이었다.

  카이사르는 이걸 잘 알았기에 최대한 많은 병사들에게 항복을 받고, 전쟁을 완만하게 끝낼 생각이었다.

  섹스투스는 이 점을 노려 상당수의 병사들을 항복시키고 카이사르군의 진로를 막게 했다.

  항복한 병사들의 처리 문제로 카이사르의 발이 묶인 사이 섹스투스는 4개 군단을 이끌고 무사히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운이 좋게 전투에서 빠져나온 가비니우스와 폼포니우스도 섹스투스와 무사히 합류했다.

  "섹스투스 님, 이제 저흰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 끝났습니다. 우리가 졌어요. 그냥 배를 타고 그리스나 북아프리카로 도망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서······."

  "도망쳐도 소용없습니다."

  섹스투스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가비니우스가 절박한 얼굴로 물었다.

  "도망가도 소용없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설마 이 병력으로 카이사르와 싸우실 겁니까?"

  "무리입니다. 9개 군단으로도 이기지 못했는데 그 절반도 안 되는 병력으로는··· 카이사르 그자는 괴물입니다. 정면에서 싸워서는 절대 이길 수 없어요."

  충격적인 패배에 완전히 투지를 상실한 두 사람은 완전히 패배감에 젖어 있는 듯 보였다.

  섹스투스는 패배감에 사로잡히지는 않았으나, 카이사르와 정면으로 맞서서는 안 된다는 말에는 동감했다.

  "단순히 도망만 가서는 상황이 더 악화될 뿐입니다. 저는 이미 갈리아에서 패하고, 히스파니아에서 또 패배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패배는 뭐라고 변명할 여지조차 없습니다. 이런 상태로 북아프리카나 그리스로 가본들 누가 저를 반겨주겠습니까."

  "그래도 많은 이권을 담보로 내어준다면 상당수의 병사들을 다시 끌어모을 수는 있을 겁니다."

  "정면 승부로는 승산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아무리 많은 돈과 이권을 준다고 한들 이쪽이 최소한의 성과조차 거두지 못한다면 누구도 우리 측에 병사로 지원하지 않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성과를 거둘 수 있겠습니까. 카이사르의 군단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전력이 충실해졌을 텐데······."

  섹스투스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계속 서쪽으로 말을 몰았다.

  가비니우스는 섹스투스가 말은 그렇게 했으면서도 배를 타고 그리스나 아프리카로 도주하려는 거라고 생각했다.

  성과 운운하긴 했으나 사실 4개 군단을 수습한 채로 도주에 성공한 것도 일종의 성과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해군 전력은 여전히 섹스투스 측이 더 우월했으니 북아프리카에서 권토중래를 노려볼 수 있으리라.

  하지만 섹스투스는 그런 가비니우스의 기대와는 전혀 반대로 북쪽으로 진로를 잡았다.

  그리고 마침내 배가 현대의 마르세유에 해당하는 마실리아에 도달했을 때 그들은 섹스투스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제해권을 십분 활용한 대규모의 수송, 그리고 거기에서 이어지는 점령 작전.

  섹스투스는 다소 마음 놓고 있던 카이사르의 후방을 손쉽게 타격했다.

  당연히 상대가 배를 타고 도망갔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카이사르도 이번만큼은 뒤통수를 맞았다.

  "마실리아가 함락당했다고?"

  순조롭게 코르도바에 입성해 기분이 고양되어 있던 카이사르는 뜻밖의 보고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최후의 발악인가··· 하지만 꽤 뼈아픈 발악이로군."

  갈리아 최남단에 위치한 마실리아는 카이사르가 섣불리 공격하기 힘든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싸고 보급을 차단하려고 해봐야 바다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해군이 우월한 섹스투스는 언제든 보급을 받는 게 가능했다.

  억지로 공성전을 한다면 카이사르 측도 많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회전이라면 손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겠지만 공성전은 또 이야기가 달랐다.

  로마군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공성전에 일가견이 있었으나, 이 경우엔 상대방 측 역시 로마군이었던 까닭이다.

  4개 군단이 지키고 있는 도시를 억지로 함락시키려면 카이사르 측도 최소한 만 단위의 손해를 각오해야 했다.

  섹스투스 하나를 치는 데 감내하긴 너무 큰 피해였다.

  게다가 자기 도시에 겁쟁이처럼 틀어박혀 있는 거라면 부하들에게 본보기가 되지 않겠지만, 마실리아는 엄연히 카이사르가 가지고 있던 땅이었다.

  패배하긴 했어도 적의 도시를 역으로 함락하고 굳건하게 수성을 하는 건 단순히 버티기만 하는 것과는 이미지가 확연히 달랐다.

  물론 카이사르가 골치가 아픈 것만큼 섹스투스 역시 마음이 편치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카이사르가 피해를 감수하고 억지로 밀고 들어온다면 결국 자신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클리엔테스들의 보는 눈이 있는데 여기에서 굽히고 물러날 수는 없었다.

  누구도 물러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파국으로 치달으려는 그때였다.

  카이사르와 섹스투스의 귀에 고착화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한 가지 소식이 들려왔다.

  전황을 더욱 혼란으로 몰고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유일한 사람.

  바로 마르쿠스가 6개 군단을 이끌고 동방에서 로마로 상륙한 것이다.

  < 198. 갈리아 내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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