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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대전의 시작 (206/326)

  < 205. 대전의 시작 >

  205.

  순식간에 결판이 난 듯 보였지만, 흉노가 로마군을 전멸시키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전세가 이미 기울었는데도 로마군은 그 누구 하나 겁을 집어먹지 않고 최후까지 항전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야투르는 혹시라도 있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파상공세를 펼쳤다.

  결국 로마군의 거센 저항에도 흉노의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애초에 3개 군단으로 몇 배에 달하는 기병대와 맞상대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오히려 이 정도의 시간이라도 끈 게 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군요."

  훌륭하게 유인책을 성공시켰던 쿠블라이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 내심 로마군을 비웃었던 전사들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참혹한 참극의 현장에 살아있는 로마 병사들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등을 보이고 도망가려 한 자들도 없었다.

  처음부터 포로를 받을 생각 따위는 없었으나, 이렇게나 물고 늘어질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시체의 산을 내려다보던 바야투르가 나지막하게 혀를 찼다.

  "초반에 도망갔던 적장을 쫓는 건 포기해야겠군."

  "지휘관이 도망갔는데도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다니 미련한 건지 용감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부하들을 버리고 도망친 게 아니다. 그걸 아니까 저들도 필사적으로 우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것이겠지. 이번에 이겼다고 긴장을 늦추지 마라. 충분히 느꼈겠지만, 우리가 정복해야 할 자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바야투르의 뒤에 시립한 선우들도 다시금 정신을 다잡았다.

  대승을 거둔 직후라 조금 마음이 들떠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바야투르는 그런 조그마한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았다.

  일반 병사들이 들뜨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지휘관들은 그래서는 안 된다.

  이번 전투는 사실상 전초전에 불과할 뿐이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급습한 흉노와 달리 로마는 이번에 아무런 준비도 갖추지 않고 싸움에 임했다.

  흉노의 기병들이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 무장의 수준이 어떠한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에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자만심도 넘치는 상황이었다.

  따지고 보면 모든 조건이 흉노에게 웃어주고 있었다.

  질래야 질 수가 없는 싸움.

  바야투르는 내심 게르마니아에 더욱 많은 로마군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초반의 전투에서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히고 싶었던 까닭이다.

  물론 3개 군단을 전멸시킨 건 절대로 작은 전과가 아니었다.

  그러나 로마를 아예 휘청거리게 만들기엔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다음에 맞설 로마군은 분명히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전투에 임할 것이다.

  시간을 주면 줄수록 유리해지는 건 로마였지 흉노가 아니었다.

  20만의 기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식량이 소모되는 만큼 광대한 목초지의 확보에도 힘을 써야 했다.

  일반적으로 유목민의 보급선은 정주민족의 보급선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물론 그동안 철저히 준비해둔 덕에 다양한 경로로 들어오는 보급품은 문제가 없었지만, 새롭게 마련한 거점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현지조달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놓아야 했다.

  하지만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게르마니아는 목초지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구석구석까지 헤집어 식량을 털어도 그리 여유가 생기진 않았다.

  그나마 사전에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갈리아는 게르마니아와는 달리 상당히 풍요롭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그곳을 점령하고 약탈한다면 상당수의 군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즉, 흉노는 단 한 순간도 지체하거나 멈춰 설 여유가 없다.

  병력을 수습한 바야투르는 그대로 말에 올라 본대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대로 앞으로 진격해 갈리아를 손에 넣는다. 바트자르갈은 로마군의 시신에서 파손되지 않은 갑옷과 무기들을 전부 수습하고 합류하도록."

  "알겠습니다."

  "걸리적거리는 자들은 전부 죽이고 모든 걸 빼앗아라. 갈리아와 게르마니아를 로마를 정복할 초석으로 삼을 것이다."

  천천히 기울어 가는 저녁노을이 마치 핏빛과도 같은 불길함으로 대지를 수놓았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기마들의 발굽 소리가 악몽처럼 게르마니아를 뒤덮는다.

  멈추지 않는 살육.

  모든 걸 불사르는 야망을 가슴에 품고, 초원의 늑대들은 끊임없이 진격했다.

  언제부터 몰려들었을까.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은 밤하늘의 달빛마저 가려 버렸다.

  오랜 전쟁이 끝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까 싶었던 원주민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나날이 시작되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날이 밝아올 시간은 아직 너무나 멀게 느껴질 뿐이었다.

  ※※※

  전장에서 도주한 라비에누스와 그를 호위하기 위해 함께 이탈한 기병 십여 명.

  그들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말을 바꿔 타며 라인강을 넘어 갈리아로 들어섰다.

  카이사르가 머무르는 마실리아에 당도했을 때는 누구 하나 몰골이 정상인 이가 없었다.

  일반 병사들조차 그들의 모습만 보고도 게르마니아의 전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마실리아에 집결해 있는 군단 전체가 술렁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무적의 군단, 카이사르의 병사들이 처음으로 전쟁에서 패배한 까닭이다.

  그런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기에.

  라비에누스가 반쯤 실성한 얼굴로 카이사르의 앞에 당도하여 무릎을 꿇었을 때도 사람들은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카이사르는 처음부터 끝까지 굳은 얼굴로 신뢰했던 부관의 보고를 귀담아들었다.

  "3개 군단이 전멸했다라······."

  카이사르는 라비에누스를 탓하지 않았다.

  속마음은 썩어 들어가다 못해 분노로 터질 것 같았으나 냉정하게 상황을 수습하는 게 먼저였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의 부하들을 돌려놓으라고 미친 듯이 소리치고 싶었다.

  게르마니아에 주둔시켰던 병사들이 어떤 이들이었던가.

  지금까지 줄곧 카이사르의 밑에서 동고동락하며 수많은 유대감을 키워온 부하들이 아니었던가.

  카이사르는 자신을 따르는 모든 백인대장들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장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일반 병사들의 이름까지도 숙지하고 있었다.

  그게 카이사르의 방식이다.

  말로만 병사들을 위해주는 게 아니었다.

  부하들을 정말로 하나의 인격체로 아끼고 있다면 이름을 외우는 건 당연한 법.

  그토록 아끼던 자신의 병사들이 머나먼 게르마니아 땅에서 처절하게 죽어 나간 것이다.

  슬픔으로 목이 메이고 분노로 주먹이 파르르 떨렸다.

  어째서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았냐는 의미 없는 힐난은 하지 않았다.

  이미 라비에누스의 보고로 전후 사정은 전부 짐작이 됐기 때문이다.

  적이 예상보다도 더 신속했고, 자신의 명령은 간발의 차이로 늦었다.

  고작 그뿐인 이야기였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앞으로의 대응을 마련하는 게 수만 배는 더 중요했다.

  카이사르는 무릎을 꿇고 있는 라비에누스에게 시선을 거두고 다른 군단장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게르마니아의 3개 군단이 전멸한 이상 남아 있는 병력만으로는 20만에 달하는 적 기병대를 막아낼 수가 없다. 방어선을 뒤로 물린다."

  "그게 무슨··· 갈리아를 포기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카이사르는 흉노가 쳐들어왔다는 보고를 접하자마자 갈리아에 퍼트려 놓았던 자신의 군단을 집결시켰다.

  하지만 브리타니아에 상주하고 있는 2개 군단을 제외하면 카이사르의 군단은 8개밖에 되지 않았다.

  도합 5만에 가까운 대군이었으나, 적 기병대의 규모를 고려하면 정면 승부는 불가능했다.

  원래 그의 계획은 8개 군단으로 철저하게 농성전을 벌이고, 그 틈에 브리타니아에 있는 2개 군단을 소환하는 것이었다.

  그 틈에 갈리아와 히스파니아에 총동원령을 내려 있는 대로 병력을 긁어모으면 적의 공세를 저지할 수 있을 거라 내다보았다.

  하지만 게르마니아에서 3개 군단이 전멸한 이상 당장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의 절대수가 너무나도 모자랐다.

  섹스투스와의 내전으로 히스파니아에서 모집할 수 있는 군단의 수가 거의 다 사라져버렸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아무리 급한 대로 끌어모아도 지금 집결해 있는 5개 군단에 추가로 1개 군단 정도가 고작이리라.

  그 정도로는 적의 기병대를 저지할 수가 없다.

  어설프게 막으려고 했다가 카이사르의 본대가 패하기라도 하면 로마가 위험해진다.

  갈리아와 히스파니아의 안전을 도외시해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으나, 지금은 냉정하게 지켜야 할 우선순위를 판별해야 했다.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진다면 몰라도 지금 당장은 저들을 막을 수 없네. 지금 당장 모든 병력을 이탈리아 본토로 물리고 그곳에 방어선을 형성하면 일단 로마라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겠지. 전원 기병으로 이루어진 저들이 알프스를 넘을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그러면 갈리아와 히스파니아는······."

  "완전히 모른 척할 생각은 없네. 지금 당장 연락병들을 급파하게. 갈리아 남부와 히스파니아 북부에 있는 부족들은 피레네 산맥에 방어진을 치고 버티라고. 그리고 해안과 가까운 이들은 배를 타고 브리타니아와 북아프리카, 혹은 이탈리아로 도망가라고 이르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일세. 지금은 어떻게든 버티면서 병력을 충원할 시간을 벌어야 해."

  "···알겠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군단장들은 즉각 밖으로 뛰쳐나가 각 지역으로 전령을 급파했다.

  라비에누스는 군단을 전멸시킨 자신에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카이사르는 그러지 않았다.

  "정 죽음을 원한다면 전장에서 죽게. 한 놈이라도 더 많은 적을 죽이는 게 지금 자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속죄가 아닌가."

  "하지만······."

  라비에누스는 다시 한 번 카이사르에게 간청하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카이사르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분노와 살의로 타오르는 눈빛.

  라비에누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카이사르가 이렇게 감정을 드러내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여유롭고 태연하기만 했던 총사령관이다.

  거의 십 년을 옆에서 보좌했지만 이토록 심장이 서늘해질 정도의 감정을 토해내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잠시만 굴욕을 견디고 있으면 되네. 내 반드시 침략자 놈들을 모조리 죽여 원통하게 죽은 병사들과 속주민들의 원한을 풀어줄 것이니."

  이내 평소처럼 감정을 억누르는 카이사르의 시선이 라인강이 있는 북동쪽을 향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제 넘치는 분노 대신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반격의 계책이 끊임없이 솟구치고 있었다.

  ※※※

  게르마니아의 충격적인 궤멸 소식을 들은 마르쿠스는 곧바로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간파했다.

  카렌 왕국을 침공한 스키타이 기병대는 그의 눈길을 돌리기 위한 미끼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고작 미끼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4만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병력을 쏟아부은 데에서 적의 규모가 짐작이 됐다.

  "내전의 뒷수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쳐들어온 걸 보면 적은 꽤 세심하게 시기를 재고 있었던 듯합니다."

  수레나스 역시 마르쿠스와 비슷하게 상황을 보고 있었다.

  지금 돌아가는 일련의 과정만 보아도 적은 단순한 야만족이 아니었다.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체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가 그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했다.

  '하긴 유목민족을 통일한 자가 그럴 만한 능력이 없다고 보는 게 더 이상하겠지.'

  스키타이가 흉노의 주구로 전락한 걸 보면 적은 단순히 흉노 한 개 세력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흉노 전체가 하나로 통일된 건 물론, 상당수의 다른 유목민들도 그들에게 흡수됐다고 봐야 하리라.

  어쩌면 북쪽의 보스포루스 왕국도 이미 흉노의 영향력 아래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하나로 통일된 유목민족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그 강대한 중국의 통일왕조조차 북방 유목민의 힘이 하나로 통일되었을 때는 제대로 맞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는 수천 년간 축적된 역사가 증명해주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카이사르 님이라고 해도 통일된 유목민들의 전력을 혼자서 감당할 수는 없을 거다. 게다가 기습을 당해서 상당한 전력이 손실된 상황이니 더욱 그렇겠지. 이곳에 적당한 수비병력을 배치하고 나머지는 적의 본대가 있는 곳으로 올려 보낼 필요가 있겠어."

  "저도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렌 왕국의 방어선을 지킬 정도의 병력을 놔두고 일단 후방으로 병력을 물리도록 하죠."

  마르쿠스는 수레나스의 조언대로 카렌 왕국에 병사 3만을 남기고 나머지 병력을 크테시폰으로 회군시키기로 했다.

  이미 요새를 세워두었고, 로마군 외에도 카렌 왕국의 수비 병력도 확충을 해 놓았다.

  이 정도면 스키타이 기병대가 다시 카렌 왕국으로 쳐들어와도 충분히 수비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병력을 빼려고 하니 묘하게 불안한 예감이 가슴 한켠을 떠나지 않았다.

  '흉노가 남겨 놓은 병력이 정말로 스키타이의 기병대가 전부일까?'

  자신이 흉노의 총사령관이라면 어땠을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스키타이가 흉노에게 복속되었어도 그들의 충성심을 전적으로 신뢰해 중책을 맡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자신이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스키타이 부족을 제어할만한 최소한의 병력은 반드시 남겨두고 임무를 수행하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의 짤막한 전투에서 흉노로 추정되는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목적이 마르쿠스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거라면 순순히 이대로 구경만 하고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판단한 마르쿠스는 병력을 완전히 빼는 척하고 하루 정도 거리에서 멈춰 섰다.

  아니나 다를까, 마르쿠스의 병력이 빠지고 며칠 뒤 전령이 급보를 가지고 숙영지로 뛰어 들어왔다.

  이번에는 카렌 왕국이 아닌 남쪽의 수렌 왕국에서 날아든 비보였다.

  "적의 기병부대가 국경을 뚫고 침입해 왔습니다. 수는 대략 2만 이상. 아마 비단길을 통해 남쪽으로 우회한 자들인 듯싶습니다."

  동시에 잠깐 후퇴했었던 스키타이 기병대도 재차 카렌 왕국의 국경에 모습을 드러냈다.

  내심 빗나가길 바랐던 예상이 적중하자 입맛이 좋지 않았다.

  아마 저들은 마르쿠스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제대로 싸워주지 않을 것이다.

  동방의 로마군이 흉노가 있는 본대로 가지 못하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저들이 맡은 역할인 까닭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후방을 제대로 안정시키지 않고 무작정 자리를 비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진퇴양난의 상황이라 할 만했지만 마르쿠스는 당황하지 않았다.

  시간은 좀 더 끌릴 수 있겠지만, 카이사르가 그리 허망하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지금은 일단 로마에 있는 동맹을 믿고 후방을 안정시킨다.

  스키타이와 흉노의 별동대를 합친 병력은 대략 5만에서 6만 사이.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이쪽도 실력을 보여줄 수밖에."

  마르쿠스의 병력은 기다렸다는 듯 움직임을 개시했다.

  고작 저 정도로 자신의 발목을 붙들 수 있다 생각한 것이 얼마나 철저한 오산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리라.

  < 205. 대전의 시작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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