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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대전의 시작 (207/326)

  < 206. 대전의 시작 >

  206.

  흉노족의 충격적인 침공 소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로마 원로원에까지 당도했다.

  처음에는 고작 유목민들 따위가 쳐들어와 봐야 얼마나 위협적이겠냐는 비웃음이 대다수였다.

  폼페이우스가 로마의 최전성기를 연 이래 로마는 단 한 번도 외부의 적에게 패배를 하지 않았다.

  처음에 게르마니아에 적의 대규모 병력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만 해도 의원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게르마니아를 지키는 게 누구인가.

  바로 그 카이사르의 군단이었다.

  8년 만에 갈리아와 브리타니아, 게르마니아를 제패한 무적의 용사들.

  그리고 카이사르는 그런 그들을 지휘하는 불세출의 전쟁 영웅이다.

  카이사르를 미워하는 카토마저도 그의 능력은 인정하고 있었다.

  며칠만 기다리면 언제나처럼 카이사르가 침략한 야만족들을 쓸어버렸다는 보고서를 보내올 거라 기대했다.

  오히려 귀족파는 카이사르가 또다시 군공을 쌓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카이사르가 야만족을 격퇴하고 개선식을 요구하면 어떤 핑계를 대고 거절해야 좋을지 궁리를 해봅시다."

  그러나 귀족파가 그런 불순한 목적으로 모임을 가진 지 며칠 되지도 않아 급보가 로마에 도착했다.

  게르마니아에서 3개 군단의 전멸.

  그리고 카이사르는 남은 군단을 수습해 적이 로마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차단하겠다는 보고였다.

  알프스 산맥을 이용해 이탈리아 반도를 수비하고, 피레네 산맥을 기점으로 히스파니아를 방어할 것이다.

  방어 계획의 기본 골자를 전해들은 원로원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카이사르의 말뜻은 곧 게르마니아는 물론 갈리아까지 포기하겠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 카이사르가 싸워보지도 않고 갈리아를 포기했다고?"

  "혹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어느 멍청이가 자기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곳을 일부러 포기하겠습니까. 이건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겁니다."

  "적의 기병수가 20만이라고 합니다. 20만! 그것도 등자를 사용하고 있고 활의 성능도 우리 쪽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는 말도 적혀 있습니다."

  원로원은 삽시간에 혼란에 빠졌다.

  민중파와 귀족파는 너나할 것 없이 연일 의사당에 모여 각지에서 모여들고 있는 정보를 교환했다.

  귀족파는 키케로와 카토를 중심으로 모든 영향력을 동원해 상세한 정보를 수집했고, 민중파 역시 카이사르의 장인인 피소를 중심으로 자세한 사정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카이사르의 보고대로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걸 인지하게 됐다.

  "그래도 적의 대군은 거의 전원 기병이라고 하니 알프스를 넘지는 못하겠군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비불루스의 안일한 현실 인식에 키케로가 나직한 한숨과 함께 핀잔을 주었다.

  "거의 전부 기병이라고 하니 주요 길목만 요새화를 한다면 설령 놈들의 대장이 한니발이라도 알프스를 넘어오지는 못하겠지요. 하지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갈리아가 초토화 되는 건 기정사실입니다. 그리고 자칫하면 히스파니아까지 뚫릴 수 있어요. 피해가 얼마나 누적될지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키케로는 비불루스의 말 뒤에 어떤 내용이 생략됐는지 바로 간파했다.

  그래도 이번에 초토화 될 게르마니아와 갈리아는 카이사르의 거점이다.

  거기에 히스파니아 역시 상당부분이 카이사르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갔다.

  그러니 어떻게든 전쟁을 잘 끝낼 수만 있다면 이건 귀족파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섹스투스는 내전에서 패하고 힘이 꽤나 깎였고, 카이사르는 이번 전쟁으로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설령 어떻게 수습을 해낸다 해도 전쟁이 끝난 이후 갈리아와 게르마니아 함락의 책임을 물어 정치적 공세를 필 수도 있다.

  그러나 키케로는 비불루스의 의견을 채용할 마음이 먼지만큼도 없었다.

  심지어 카이사르라면 이를 가는 카토마저도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하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지금은 그런 걸 논할 시기가 아닙니다. 현실 인식을 잘 못하는 것 같은데 지금 우리가 대적해야 할 자들은 과거 한니발보다도 훨씬 더 위협적일 수도 있습니다. 기병 20만이 이탈리아 반도로 들어오면 대체 어떤 참극이 벌어질지 짐작이 가십니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저급한 당파 싸움이 아니란 말입니다."

  카토의 신랄한 비판에 비불루스는 한 마디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키케로 역시 이번에는 카토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금은 민중파와 최대한 소통해가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카이사르가 성공적으로 침략자들을 격퇴하고 군공을 쌓으면 어떻게 하는가. 이번 전쟁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 압박해야 하는가. 이런 하찮은 논쟁거리는 전부 접어두십시오. 지금은 로마를 위협하는 적을 격퇴하는데 우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로마 원로원의 상당수가 탐욕적이고 개인의 이익을 좇는 성향이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 중 대다수는 로마 공화정의 안위를 지키는 걸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키케로나 카토처럼 애국자여서일 수도 있고, 공화정이 흔들린다면 자신들이 누리는 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또 다른 이권을 따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확실한 건 원로원은 귀족파와 민중파를 막론하고 언제든 로마를 지켜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로 단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케로는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참석한 원로원 회의에서 자신의 이런 뜻을 밝혔다.

  미증유의 위기에서 로마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이념은 잠시 접어두고 국가의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가 하는 연설의 마지막 한 구절이 원로원 의원들의 심금을 울렸다.

  "우리는 지금 외부의 거대한 위협으로부터 시험을 받고 있습니다. 포에니 전쟁 때 한니발에 맞섰던 선조들처럼 조국을 위한 여러분의 충성심을 증명해 주십시오!

  이 나라는 피케눔에서 올라온 신참자에게 이 자리에서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전 로마를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조국의 위기를 타파할 수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는 동료 의원님들 역시 저 이상으로 공화정을 사랑하신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로마의 모두가 힘을 하나로 합친다면 이런 위기쯤은 언제나 그랬듯 손쉽게 이겨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그러니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모든 힘과 지혜를 이번 국난을 타파하기 위해 하나로 모아주십시오.

  "

  키케로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가문의 이름을 걸고 서약했다.

  카이사르에게 이번 전쟁에 관해서는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맹세였다.

  즉, 지금까지 일어난 피해는 물론 앞으로 입을 손해에 관해서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귀족파 의원들 역시 이에 동의했다.

  카이사르와 앙숙관계인 카토마저 여기에 찬성하고 나서자 민중파 의원들도 더는 귀족파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았다.

  카이사르의 장인이자 현재 민중파의 중심인 피소도 지금 이 순간부터는 파벌의 구별 없이 회의에 임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키케로와 피소는 카이사르의 부탁대로 한 가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흉노와 맞서서 국경을 지키는데 10개 군단만으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카이사르는 허용된 군단의 지휘권을 넘어 한계까지 병사를 징집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속주총독은 방어를 위해서라면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 이상으로 군단을 모집할 수 있었다.

  그러니 카이사르는 원로원에서 이걸 정식으로 가결해주기를 바랐다.

  흉노와 전쟁이 길어지면 카이사르에게 허용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이 군단을 이끌고 전투를 치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기엔 어떤 사심도 없으며 전쟁이 끝나는 순간 이 권리를 다시 반환할 것을 신의 이름을 걸고 약속했다.

  평소라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했을 카토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원로원은 카이사르의 요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굳이 카이사르에게만 국한 짓지 않고, 흉노와 전투를 하는 모든 사령관들은 필요한 만큼 군단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법령을 정식으로 공표했다.

  한니발 전쟁 이후 백여년 만에 찾아온 미증유의 위기 앞에, 드디어 초강대국 로마가 가진 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

  카이사르는 방어선을 뒤로 물리면서도 갈리아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의 명령을 받은 전령들은 목숨을 걸고 갈리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부족장들에게 명령을 전했다.

  흉노의 군세는 너무 강하니 정면으로 맞서지 말고 일단은 이주하라.

  전쟁이 끝나면 피해를 복구하는데 로마가 아끼지 않고 지원을 하겠다는 게 그 요지였다.

  다수의 부족은 카이사르의 말대로 정든 터전을 잠시 놔두고 몸을 피했다.

  브리타니아와 가까운 해안부족은 배를 타고 몸을 피했으며, 다른 이들은 히스파니아로 넘어가 피레네 산맥에 방어진을 형성하기도 했다.

  알프스에 인접한 부족들은 아예 험준한 산맥지형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그러나 갈리아 중부에 위치한 부족들은 이동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개중에는 고향 땅을 등지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다.

  게르마니아 부족들이 쳐들어왔을 때처럼 적들을 격퇴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하는 자들도 많았다.

  현대의 프랑스 리옹 근처에 거주하는 아르베르니족도 그런 부족들 가운데 하나였다.

  아르베르니족의 부족장은 친로마파였으나, 흉노의 침입으로 카이사르가 물러나자 순식간에 그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고향땅을 지키길 원한 아르베르니족은 무능한 부족장 대신 족장의 조카인 베르킨게토릭스를 추대했다.

  베르킨게토릭스는 갈리아가 로마의 손에 들어간 뒤에도 갈리아 민족의 자긍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주장했던 인물이었다.

  원 역사에서는 카이사르에 맞서 갈리아인 최초이자 최후의 연합 부족장을 맡은 걸물이었다.

  갈리아를 거의 다 평정했던 카이사르는 베르킨게토릭스의 봉기로 거의 모든 갈리아 지역을 잃어버리기 직전까지 몰렸었다.

  만약 최후의 전쟁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면, 카이사르는 꼼짝없이 몰락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재기와 능력을 겸비한 이 갈리아 청년은 지금이 갈리아가 로마의 손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본래 독은 독으로 제압하는 법.

  동쪽에서 침입해온 침략자들과 로마가 서로 싸우다가 공멸하면 갈리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베르킨게토릭스는 그런 기대를 품고 몸을 피하라는 카이사르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애초에 아르베르니족이 거주하는 지역은 그렇게 쉽게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흉노의 눈에 발각된다면 적당히 몸을 숙이고 밑으로 들어가는 척하면 될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이건 베르킨게토릭스의 뼈아픈 실책이었다.

  아직 정보가 부족했던 그는 흉노가 게르마니아에서 어떤 살육을 저질렀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부족원들에게 흉노가 오면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라는 명령을 내리고, 함께할 다른 부족들을 물색하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다른 3개의 군소 부족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뒤 촌락으로 돌아온 그의 눈앞에는 악몽 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게···대체 어떻게 된 거지?"

  베르킨게토릭스는 눈앞의 풍경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며칠 전만 하더라도 평화롭기 그지없었던 곳이다.

  베르킨게토릭스와 함께 온 다른 부족원들도 믿을 수 없는 참극의 현장을 확인하고 얼이 빠져 있었다.

  "어, 어째서 이런······."

  거의 혼이 빠져나갈 정도의 충격을 받은 베르킨게토릭스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악으로 서 있던 부족원들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서며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사, 살아있는 사람은 없는 건가? 어이! 있으면 대답 좀 해봐!"

  대답 따위는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무언가가 타고 남은 매캐한 냄새만이 코끝을 찔러왔다.

  베르킨게토릭스는 올라오려는 구역질을 간신히 삼키며 마을의 한가운데로 향했다.

  산처럼 쌓여있는 시체를 본 건 처음이 아니었다.

  카이사르와 맞서 싸울 때 참전했던 전사들은 대부분이 다 비슷한 말로를 맞이했었다.

  그러나 그 시신이 전투와는 아무런 연이 없는 아녀자들이라는 건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거기에 며칠 전만 해도 자신을 믿고 따르며 웃음을 보여주었던 이들이다.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말인가.

  "대체 누구냐. 어떤 개자식들이 이런 짓을 한 거야."

  "그 동쪽에서 온 흉노라는 놈들이겠지. 싸우지 않는 자들까지 모조리 죽이고 다니는 건가? 악랄하기 짝이 없는 놈들 같으니."

  다른 부족원들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베르킨게토릭스를 상념에서 깨어나게 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겨 마을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식량과 재물을 모아놓았던 창고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일반적인 도적의 소행은 아니다.

  아무리 베르킨게토릭스가 자리를 비웠어도 촌락에는 수백 명은 거뜬히 넘는 전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도적떼들에게 당할 정도로 마을의 방비는 약하지 않았다.

  거기에 비축된 식량을 모조리 털어갔다는 건 그만한 인원과 수레를 끌고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해가 가지 않는 건 분명히 일이 꼬이면 저들이 원하는 대로 전부 내어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전부 죽이고 빼앗을 셈이었다 이건가······."

  카이사르가 어째서 터전을 버리고 도망치라는 지시를 내렸는지 알 것 같았다.

  이놈들은 로마와는 달랐다.

  로마는 그래도 항복한 이들에게는 절대 손을 대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만 결정적인 오판을 하고 말았다.

  비틀대며 움직이는 와중에 무언가가 발치에 걸렸다.

  화살을 맞아 숨진 아이의 시신이었다.

  피투성이 몸을 뒤집어 얼굴을 확인해 보았다.

  베르킨게토릭스는 마을에 사는 모든 구성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었다.

  숨이 끊어진 아이는 언젠가 자신처럼 용맹한 전사가 되겠다며 노래를 불렀던 아코라는 아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처자식들의 시신도 모두 수습할 수 있었다.

  시선이 제대로 움직이지가 않았다.

  베르킨게토릭스는 뿌옇게 흐려진 눈가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손가락 끝에 몇 방울의 물기가 묻어나왔다.

  "이런 짓을 한 놈들에게 반드시···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단 한 놈도 살려두지 않고 모조리 쳐죽여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달래줄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시신을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처리하고 싶었으나 언제 다시 흉노 놈들이 찾아올지 몰랐다.

  억지로 슬픔을 떨쳐내고 냉정하게 마음을 다잡은 베르킨게토릭스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과 함께 으슥한 숲 속으로 숨어들었다.

  어둠 속을 가로지르는 전사의 얼굴에서는 소리 없는 눈물만이 얼굴을 적셨다.

  억누를 수 없는 복수심을 불태우는 전사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갈리아의 남부.

  카이사르가 방어진을 형성하라고 일렀던 피레네 산맥이 있는 방향이었다.

  < 206. 대전의 시작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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