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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초강대국의 저력 (210/326)

  < 209. 초강대국의 저력 >

  209.

  마르쿠스가 라옌 평원에서 흉노의 별동대를 격퇴했다고는 해도 서북방의 정세에는 아직 별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이미 게르마니아는 거의 전부 초토화되었고 갈리아 역시 흉노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마구잡이로 살육을 벌이고 공포정치를 폈던 흉노였으나, 점차 현지민들을 수족으로 부리는 빈도가 늘었다.

  당연히 갈리아인들은 흉노를 따르고 싶어 하지 않았으나 그들이 보여준 잔혹함 때문에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로마와 싸우는 데 앞장선다면 전쟁이 끝난 이후 이 땅을 온전히 너희들에게 돌려주마."

  옛날 같았으면 확실히 귀가 솔깃할 만한 제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로마화가 상당수 진행된 대다수 갈리아인은 굳이 그렇게까지 로마와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로마와의 전쟁에서 가족이 죽거나, 노예로 팔려간 이들이 아직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남몰래 로마를 증오하고 있던 이들은 흉노의 힘을 빌려 로마에게 복수를 하고자 했다.

  바야투르는 이런 이들을 흔쾌히 자기 진영으로 맞아들였다.

  그는 초반에 무차별 살육으로 확실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으니 감히 다른 마음을 품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게다가 이제 슬슬 현지 지형에 능통한 안내꾼들이 필요하던 차였다.

  익숙하지 않은 지형에서 싸우면 매복에 당할 확률은 몇 배로 높아지기 마련이다.

  바야투르는 그런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포섭한 갈리아인과 게르마니아인들을 선봉으로 앞세웠다.

  히스파니아와 이탈리아 산맥으로 들어가려면 피레네와 알프스라는 거대한 산맥을 지나쳐야 한다.

  바야투르가 이 다음 표적으로 삼은 곳은 갈리아와 바로 붙어 있는 히스파니아 지역이었다.

  그러나 얼핏 봐도 험준하게 펼쳐져 있는 피레네 산맥을 쉽게 넘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나마 길이 뚫려 있는 지역도 기병들이 진입하기에는 너무 협소했고, 이미 히스파니아에 주둔하는 로마군과 합류한 갈리아 부족들이 방어선을 구축해 놓았다.

  그렇다고 기병으로 억지로 산을 넘다가 피해를 볼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여기서 공을 세운 자들의 부족은 볼모를 전원 해방하고 충분한 양의 재물과 식량을 딸려 원하는 땅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주마."

  바야투르의 말은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여러 부족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어떻게 그 말을 믿느냐 반문하는 이는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 바야투르는 자신의 말을 단 한 번이라도 어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도망치지 못한 로마인 기술자를 잡아온 갈리아인이 그 자리에서 흉노 기병대의 일원이 된 건 이미 유명한 이야기였다.

  한 번의 전투로 이 악몽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면 무엇인들 마다하겠는가.

  바야투르의 본대는 갈리아 중부에서 움직이지 않고 얼마든지 죽어도 상관없는 이들만을 보내는 것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떻게든 방어선을 뚫어내겠다는 의지로 뭉친 부족연합군이 천천히 피레네 산맥을 향해 남진하기 시작했다.

  "상당한 숫자입니다. 아무래도 여러 부족들의 혼성군으로 보입니다."

  정찰병의 보고를 받은 사자 가죽을 뒤집어 쓴 장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단순히 적의 규모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적이 올 거라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적의 혼성군의 주축은 역시 갈리아인들이겠지?"

  "그렇습니다."

  "젠장. 빌어먹을 흉노 놈들······."

  그의 심기가 편치 않은 건 동포와 싸워야 해서다. 까마득히 몰려드는 적군 중 흉노 기병으로 보이는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사자 가죽을 둘러쓰고 압도적인 위압감을 드러내고 있는 사내.

  이 위대한 전사가 자신을 따르는 이들과 함께 히스파니아로 온 건 흉노족과 싸우기 위해서지 동포를 베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저들도 자신의 의지대로 흉노에게 붙은 거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런 이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는 강압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차라리 로마와의 전쟁이 마음이 편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긴 했어도 적의 실체가 명확했고, 비교적 말이 통하는 이들이었으니까.

  "적들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 봐야겠다."

  그는 직접 임시로 설치한 망루에 올랐다.

  까마득한 밑에 각양각색의 장비로 무장한 갈리아 전사들이 진형을 구축하는 게 보였다.

  '레미족과 하이두이족도 있는 것인가.'

  사자 가죽의 뒤에 숨겨진 그의 사나운 눈매가 살짝 찌푸려졌다.

  친로마파로 여겨지는 저들이 스스로 흉노에게 항복했을 리는 없다.

  아마 어떤 이유로 미처 몸을 빼지 못한 몇몇 부족이 덜미를 잡힌 것이리라.

  "당장 방어 태세를 갖추고 적을 격퇴할 준비를 해라."

  그래도 목숨을 건 전장에서 적으로 마주한 이상 손에 사정을 둘 마음은 없었다.

  "서둘러라! 앞으로 얼마 뒷면 놈들이 들이닥친다!"

  그를 따르는 갈리아 전사들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나팔 소리가 청명한 하늘에 울려 퍼지고 모두가 지정된 위치를 단단히 지켰다.

  처음으로 전장에 선 히스파니아 부족들은 조금 불안해 보이기도 했으나, 누구 하나 예외 없이 그의 지시에 따랐다.

  그만큼 사자 가죽의 장수가 보여주고 있는 장악력은 대단했다.

  이곳에 편성되어 있는 병사들은 그가 처음 히스파니아 지역에 왔을 때의 광경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갈리아인들에게는 악몽으로 여겨지고 있는 흉노 기병을 한 명도 아니고 무려 다섯 명이나 참살해 목을 잘라온 것이다.

  그 광경을 본 로마군의 군단장은 즉각 사내를 현지 부족을 지휘하는 유격대의 대장으로 삼았다.

  그 뒤로 사내는 마치 처음부터 그랬었던 것처럼 단숨에 이곳에 있는 모든 전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마 이번 전투는 꽤나 길어질 거다. 그래도 모두 맡은 자리에서 전력을 다한다면 충분히 버텨낼 수 있으니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전의를 잃지 마라."

  "알겠습니다!"

  워낙 시간이 촉박했던지라 아직 방어선의 구축은 완벽하지 않았다.

  막아야 할 곳은 크게 두 곳.

  갈리아에서 히스파니아로 들어오는 서부와 동부의 양극단이다.

  히스파니아 각지에서 병력이 올라오고 있으니 조금만 시간을 끌면 철벽의 방어선이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자면 이곳이 뚫린다면 후방에서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저 흉노의 기병대가 히스파니아에 무혈입성하게 된다.

  당연히 방어를 위해 올라오고 있는 병력들도 순식간에 각개격파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이 지역도 끝장이다.

  게르마니아와 갈리아에서 벌어졌던 참극이 그대로 되풀이되리라.

  '알탄··· 그자의 목에 내 검을 꽂아 넣을 때까지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마을이 불탄 그 날 이후로 줄곧 그 참극을 일으킨 자가 누구인지 찾아다녔다.

  의외로 흉수의 이름은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다.

  흉노의 천태선우 바야투르가 총애하는 네 명의 선우 중 한 명.

  어마어마한 잔혹함으로 모든 갈리아인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알탄이 바로 사내의 원수였다.

  운이 좋다면 이번 전쟁에서 그자와 마주칠 수 있을까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행운은 일어나지 않을 모양이었다.

  오히려 원수를 쳐죽이는 대신 그토록 미워했던 로마군과 함께 갈리아 전사들을 막아야 하는 형편이다.

  그는 지금의 솟아오르는 분노를 꾹꾹 마음속에 눌러 담았다.

  언젠가 복수의 때를 마주하게 된다면 이 모든 살의와 증오를 남기지 않고 토해내리라 다짐할 뿐이다.

  사내는 로마군에게 지급받은 방패를 들고 좁은 비탈길을 틀어막았다.

  적의 돌격을 정면으로 막아내야 하는 위험한 장소였으나 통로가 협소해 한 번에 들이닥칠 수 있는 적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그래도 밀려 들어오는 적의 수는 아군보다 2배가 가뿐히 넘었다.

  도끼를 들고 뛰어오는 적 부족의 얼굴에 어이없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저놈은 또 뭐야?"

  조소와 함께 여러 가지 투척 무기가 하늘을 날았다.

  그러나 좁은 지형에서 로마군의 방패로 밀집대형을 형성하고 있는 방어군에게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

  결국 인원수로 밀어붙이기로 작정했는지 적의 선두진형이 일거에 달려들었다.

  어떻게든 공을 세우겠다는 생각에 그들의 눈에는 광기에 가까운 살의가 서려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선봉의 지휘를 맡은 레미족의 베르티쿠스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방어군을 이끄는 지휘관이 순식간에 달려드는 전사 세 명의 목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어찌나 빨랐는지 눈으로도 검을 휘두르는 속도를 제대로 좇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일검 일살.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누군가의 목숨이 사라진다.

  기세등등하게 앞장섰던 파리시족의 전사들이 낯빛을 굳히고 속도를 늦췄다.

  방심 따위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수적 우세를 살려 우위를 점하려는 듯 신중하게 몸을 날렸다.

  그래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상대가 워낙 나빴다.

  사내의 이름을 그대로 풀이하자면 위대한 전사의 왕이라는 의미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허명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신들린 움직임으로 적들을 유린했다.

  마침내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자들이 여러 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수에시오네스족의 전사 한 명이 비명 섞인 목소리로 핏물에 젖은 사자 가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 저놈 그놈이다. 아르베르니족의 괴물!"

  "로마와의 전쟁에서 홀로 여덟의 로마군을 죽였다는 그 괴물?"

  아군의 술렁임을 느낀 베르티쿠스가 필사적으로 무기를 휘두르며 외쳤다.

  "고작 한 놈에게 뭘 겁먹고 있는 것이냐! 수로 밀어붙여서 눌러버려!"

  그러나 한 번 기세가 밀린 전사들은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적의 기세가 꺾였다는 걸 직감한 사내는 도리어 앞으로 나와 세 명의 목숨을 취하고 유유히 자리로 돌아갔다.

  "흉노의 주구로 전락한 가련한 이들이여. 전사의 긍지를 잃어버린 너희들은 절대로 우리를 넘을 수 없다!"

  사자를 연상시키는 그의 포효에 수비군의 사기는 말 그대로 하늘까지 치솟았다.

  반면 베르티쿠스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부하들의 시선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들은 어차피 버리는 패였다.

  여기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돌아가더라도 기다리는 건 비참한 노예의 삶이다.

  입술을 꽉 깨문 그의 눈이 정체불명의 사내와 마주쳤다.

  본능적으로 도끼를 꺼내 들었다.

  여기서 어떻게든 기세를 되찾아오지 않으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으아아아! 방해하지 마라!"

  흉노의 손아귀에서 고통받으며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떠올린 그의 도끼가 허공에서 원을 그리며 쏘아졌다.

  사내는 담담하게 방패를 들어 올렸다.

  순간 베르티쿠스는 심장이 꽉 옥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의 목숨을 살린 것은 지금까지 전장에서 축적된 경험 덕이었다.

  방패로 가뿐하게 도끼를 흘려낸 사내의 검이 방금 전만 해도 베르티쿠스의 목이 있던 부근을 훑고 지나갔다.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빼지 않았으면 즉사였을 것이다.

  기량의 차이는 명백했다.

  여기서 계속 싸우면 틀림없이 죽는다.

  그래도 선택의 여지 따위는 없었다.

  베르티쿠스와 그를 따르는 부하들은 고래고래 악을 쓰며 계속 앞으로 밀려들었다.

  "제기랄! 가족이, 가족이 기다린다는 말이다! 길을 비켜라, 이 개자식들아!"

  "후우······."

  그 한마디만으로도 적들의 사정은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사내는 작게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그대로 앞으로 파고들어가 베르티쿠스의 목을 그었다.

  하다못해 고통 없이 빠르게 숨을 끊어주는 게 그가 베풀 수 있는 최선의 자비였다.

  "안심해라. 너희들을 대신해 내가 한 놈도 남기지 않고 흉노 놈들을 죽여줄 테니."

  "네 이름···들은 적이 있···! 아르···베르니의······."

  피끓는 소리를 내던 베르티쿠스의 몸이 이내 경련을 멈추고 바닥에 축 늘어졌다.

  사내가 던진 최후의 한 마디가 죽어가는 이에게 어떤 위로가 됐을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부릅뜬 베르티쿠스의 눈을 감겨준 사내는 쓰러뜨린 적장의 시체를 넘어 다가오는 적의 전사들을 둘러보았다.

  "이 이상 다가오면, 모두 죽는다."

  모두가 한순간 말을 잊었다.

  같은 갈리아인을 상대로 이렇게나 압도당하는 경험을 언제 겪어보기나 했던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비탈길에 끊임없이 쌓여가는 연합군의 시체더미만이 이 광경이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

  사자 가죽을 들러쓴 위대한 전사의 활약상은 단순히 한 지역을 틀어막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산맥 동부에서 치열한 전투를 펼치며 방어선이 철벽처럼 단단해졌다고 판단하자마자 정예부대를 이끌고 서쪽으로 향했다.

  험준한 산세를 타고 움직인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이었으나, 그렇기 때문에 적은 후방이 공격당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피레네 산맥을 타고 서쪽으로 건너간 그는 맹렬하게 공격을 퍼붓고 있는 흉노군의 배후를 급습했다.

  비록 소수라고는 해도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에서 공격을 받은 적은 제대로 진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삽시간에 허물어졌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방어선이 뚫릴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에서 도착한 구원이다.

  사실상 사내의 지원이 없었다면 히스파니아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서쪽 방어군을 지휘하고 있던 로마의 군단장이 감격한 눈빛으로 기적적으로 도착한 구원자의 손을 잡고 물었다.

  로마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보았을 스파르타쿠스가 실제로 싸운다면 이러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사자 가죽을 둘러 쓴 사내의 무위는 압도적이었다.

  이런 전사가 진영에 한 명 있는 것만으로도 아군의 사기는 끝도 없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는 지원군에 절망하던 로마군의 지휘관의 눈에 비친 사내는 그야말로 마르스 신이 보내준 구원 그 자체였다.

  "위대한 전사여. 자네가 없었다면 우리는 모두 이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오. 내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겠소. 아, 혹시 라틴어는 익숙지 않나? 통역을 불러와야겠군."

  군단장의 손을 맞잡은 사내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소. 라틴어는 어릴 때부터 이미 할 수 있었으니까."

  "오오, 라틴어에도 능통하다니 그대야말로 진정한 로마의 친우구려. 오늘이라도 당장 본국에 그대의 공을 치하하는 보고서를 보내겠소. 그대의 이름이 무엇이오? 내 이름은 코르넬리우스 툴리우스 아우렐리우스요."

  로마인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받는다는 익숙지 않은 상황에 난감해하던 사내가 이내 적의 피로 물든 사자 가죽을 벗으며 이름을 밝혔다.

  "베르킨게토릭스. 아르베르니족의 베르킨게토릭스요."

  < 209. 초강대국의 저력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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