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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숨고르기 (214/326)

  < 213. 숨고르기 >

  213.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카이사르는 알프스 방어선은 그대로 유지시켰지만, 일단 피레네 방어선은 풀고 난민들을 다시 갈리아로 돌려보냈다.

  흉노를 쫓아냈다는 소문은 이제 이탈리아 반도를 넘어 저 그리스와 이집트에까지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전을 펼쳤는지는 퍼지지 않았지만, 카이사르의 명성은 끝도 없이 솟구쳤다.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20만 기병의 습격.

  순식간에 게르마니아를 초토화하고 갈리아까지 밀고 들어온 엄청난 속도와, 누구도 저항하지 못했던 압도적인 전투력.

  그리고 거슬리는 자들은 모조리 죽이고 불태우는 잔혹함까지.

  이런 흉노의 대군을 내쫓았다는 사실은 안 그래도 높은 카이사르의 위신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정확히 어떻게 저들을 격퇴했는지 상세한 이야기가 퍼지지 않다 보니 소문은 끝도 없이 부풀려졌다.

  대규모 회전에서 적들을 패퇴시켰다든가, 로마군의 위엄에 겁을 집어먹은 흉노족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주했다는 말이 떠돌았다.

  보통 전쟁에 참가했던 병사들이 돌아오면 자세한 소문이 퍼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원래 병사들은 자신들이 치른 전투를 몇 배나 부풀려 말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처럼 영웅으로 추앙받는 분위기에서 사실 싸움 따위는 거의 하지 않았고 삽질만 내내 했다고 어떻게 말하겠는가.

  반면에 실제로 전투를 했던 정예병들은 신나서 온갖 과장을 섞어 자랑하고 다녔다.

  그러니 당연히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상황이 전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카이사르가 이룬 업적은 대대적인 추앙을 받을 만했다.

  그가 조금만 잘못된 판단을 했더라면 히스파니아까지 흉노의 손에 떨어졌을 게 확실했다.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 반도라고 안전했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초반에 갈리아를 포기한다는 선택은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었으나, 카이사르는 결과로 자신이 옳았다는 걸 증명했다.

  로마는 자신의 진면목을 또 한 번 증명해낸 전쟁영웅에 열광하며 들끓었다.

  카이사르는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자신의 공을 인정하고 베르킨게토릭스를 원로원 의원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서찰을 보냈다.

  <히스파니아의 방패라는 칭호를 원로원에서 공식적으로 베르킨게토릭스에게 내려주시길 바라오. 그리고 갈리아 이민족에게 신성한 원로원의 문을 개방하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소. 당연히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갈리아의 안정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란 걸 상기해주시오.>

  결국 이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귀족파와 민중파는 다시 한번 회합을 가졌다.

  처음에야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라면 갈리아인이든, 게르마니아인이든 원로원 의석 한 자리쯤이야 내줄 수 있다고 생각한 이들이 다수였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 화장실에 갈 때와 나올 때조차 생각이 달라지는 생물이다.

  당연히 현 원로원 의원들 가운데 갈리아인에게 의석을 주고 싶어 하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무도 없다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이리라.

  카이사르를 신봉하는 민중파 의원들조차 내심 갈리아인이 자신들과 대등한 자리에 서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상식 있는 지식인 계층에 속하는 키케로조차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귀족파의 인물들은 원로원의 순수성을 중요시하기에 더더욱 외부인에 배타적이었다.

  자리에 모인 의원들의 얼굴에 공통적으로 떠오른 수심이 그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거 참··· 골치가 아프구려."

  키케로가 커다란 탁자 위에 카이사르의 서신을 펼쳐두고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슨 말을 해보라는 듯한 그의 눈짓에도 누구도 입을 여는 이가 없었다.

  마치 이 골치 아픈 문제는 네가 좀 해결하라고 말하는 듯한 기색이었다.

  키케로가 한숨을 한 번 푹 내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 일은 시간을 끌 수가 없습니다. 빨리 결정을 내려서 원로원의 이름으로 정식 선언을 발표하지 않으면 바로 항의가 빗발칠 테니까요.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들어서 거부하든가, 승낙하든가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단 말입니다."

  카토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관자놀이를 어루만졌다.

  표정만 봐도 현재 심정이 어떤지 너무 쉽게 예측이 돼서 도리어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반대를 하고 싶어도 어디 이유가 있어야지··· 좋은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 없습니까?"

  당연히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카토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피소에게 고개를 돌려 이죽거렸다.

  "카이사르의 장인께서는 이번 일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양입니다?

  "크음··· 솔직히 말해서 썩 마음에 든다고는 할 수 없는 게 사실이오. 하지만 그래서 그쪽은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소?"

  "···그러질 못하니까 지금 이러고 있는 것 아닙니까."

  "내가 볼 땐 이렇게 머리를 맞대봐야 그럴듯한 핑계는 떠올릴 수 없을 것 같네. 이미 명분도, 실리도, 게다가 실력까지 저쪽이 전부 다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계속 버티고 있겠나."

  피소의 말에 의원들은 모두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리 곱씹어 봐도 그의 말이 전부 옳았기 때문이다.

  베르킨게토릭스의 원로원 입성에 불편한 심경을 가진 이들이라 해봐야 사실 원로원 의원들을 제외하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어차피 베르킨게토릭스는 로마 시민권을 받았고, 이 전쟁에서 막대한 공을 세운 영웅이었다.

  흉노 때문에 불안함으로 밤잠을 지새우던 수많은 시민들은 이미 그의 지지자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원래 사람들은 밑바닥부터 성공한 인간승리 이야기에 더욱 환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흉노에게 가족을 잃고 로마군에 귀의해 커다란 공을 세우고 전쟁영웅이 되어 원로원 의원의 자리까지 손에 넣는다.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의 서사였다.

  게다가 거만 떠는 원로원 의원들이 불편해한다는 것 또한 시민들이 통쾌하게 여기는 요소 중 하나였다.

  사실 이것뿐이라면 원로원이 그냥 무시해버릴 수 있었다.

  시민들에게 야유를 받는 거야 익숙한 이들이 부지기수였던 까닭이다.

  그러나 베르킨게토릭스는 지금 로마의 거의 모든 속주의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지금까지 로마는 로마 혈통이 아닌 속주민 출신에게 원로원의 자리를 열어준 적이 없었다.

  만약 베르킨게토릭스가 원로원에 들어간다면 이는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컸다.

  앞으로는 여러 속주에서 원로원 의원들을 배출하는 걸 기대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카이사르의 요청을 거부한다면 아마 난리가 나겠지요. 잘못하면 모든 속주가 들고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키케로가 말꼬리를 흐리자 카토가 대신 이어서 답을 늘어놓았다.

  "카이사르 성향상 분명 자신의 꼭두각시들을 내세워 우리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겁니다. 반대를 표명한 의원들의 정치 생명에 엄청난 타격이 오겠지요."

  베르킨게토릭스가 원로원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그건 즉, 지금 대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수레나스도 그렇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동방 속주 또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마르쿠스 역시 심기가 썩 편치는 않게 될 터.

  원로원은 외국의 속주들과 카이사르, 그리고 마르쿠스와 동시에 척을 지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원로원의 순수성을 해치는 이 행보의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한 셈이다.

  그러나 이미 시민들은 원로원의 결정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시간을 더 끄는 건 이제 득보다는 실밖에 없었다.

  피소가 카이사르의 서신을 들어 한 구절을 가리켰다.

  "내키진 않아도 베르킨게토릭스를 원로원에 받아들이면 한 가지 더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할 수 있네. 그가 갈리아의 대표로 원로원에 있을 테니 그곳의 재편이 훨씬 더 쉬워지지 않겠나?"

  "그거야 그렇겠지요."

  갈리아 주민들 중에는 로마가 전쟁 초기 갈리아를 버리고 후퇴한 걸 아니꼽게 생각하는 자들이 많았다.

  나중에 수복하기는 했어도 그동안 갈리아가 입은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기 때문이다.

  그래도 베르킨게토릭스가 원로원에 들어온다면 이들의 불만도 크게 누그러질 것이다.

  로마가 갈리아를 결코 경시하지 않는다는 걸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 봐야 결국 가장 재미를 보는 사람은 카이사르가 아닙니까."

  카토의 빈정거림에도 피소는 묵묵히 자신의 의견을 관철했다.

  "카이사르의 이익임과 동시에 로마의 이득이기도 하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모두 명심하게. 라인강의 방어선을 굳히기 위해서는 갈리아의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걸 모두 알지 않나."

  "······."

  이번에는 카토도 반론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

  흉노가 물러가긴 했어도 이 전쟁은 로마의 승리로 끝난 게 아니었다.

  언제 저들이 다시 쳐들어올지 모르는 이상 갈리아에서 방어선을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원로원도 카이사르에게 무제한의 지휘권을 반환하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피소의 의견대로 카이사르의 요청을 수락하는 유일한 선택지를 받아들였다.

  동시에 한 가지 불안감이 이 자리에 있는 모두의 가슴 한 켠을 훑고 지나갔다.

  이 전쟁이 끝난다면 더 이상 로마는 자신들이 아는 이전의 로마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모두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

  로마의 정계가 카이사르의 의도대로 착착 흘러가는 동안 마르쿠스는 모든 뒷정리를 끝내고 안티오키아로 돌아왔다.

  엄청난 거리를 횡단하고 돌아온 만큼 시간은 여러 번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나 있었다.

  무엇보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가족들이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게 만들었다.

  "건강해 보이네. 세 사람 모두."

  알렉산드리아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율리아는 미리 안티오키아로 돌아와 마르쿠스를 맞이할 준비를 끝내놓았다.

  놀랍게도 클레오파트라와 아르시노에도 알렉산드리아를 비우고 율리아와 함께 지내는 중이었다.

  여왕이 나라를 비워도 되나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클레오파트라는 원 역사에서도 카이사르를 따라 로마에서 체류한 전적이 있었다.

  사실상 두 사람이 없어도 당분간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권력이 안정되었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무엇보다 마르쿠스에게 오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 건, 떠날 때 막 부풀어 오르려고 했던 세 사람의 배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곧 세 명의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다.

  마르쿠스는 자신의 여인들과 한 번씩 포옹을 나누고 손을 잡아주었다.

  "정말 고생했어. 모두 무사한 걸 보니 이제야 좀 안심이 되는 기분이야."

  "여전히 걱정이 많으시네요. 무사한 모습에 안심해야 하는 건 저희가 아닐까요?"

  율리아가 피식 웃으며 가볍게 마르쿠스의 뺨에 입을 맞췄다.

  그녀가 손짓을 하자 시종들이 조심스럽게 하얀 천으로 둘러싼 작은 아이들을 안고 들어왔다.

  마르쿠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시종들의 품에 안겨 자고 있는 아이들을 향했다.

  "저 애들이······."

  "네. 당신의 아이들이에요."

  마르쿠스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율리아가 낳은 아이를 안아보았다.

  이곳에 올 때 그녀가 출산했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그 이상의 말은 듣지 못했다.

  당연히 아이의 성별 역시 아직은 모르는 상태였다.

  마르쿠스의 표정만으로도 그가 묻고 싶어 하는 걸 알아차린 율리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아버지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당신은 기뻐할 것 같네요. 놀랍게도 셋 모두 딸이에요."

  "···응? 진짜로?"

  예상치 못한 사실에 마르쿠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반응에 클레오파트라와 아르시노에의 눈에 미세한 긴장의 빛이 어렸다.

  마르쿠스가 딸을 더 좋아한다는 말은 들었으나, 그래도 한 명쯤은 아들을 더 보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르쿠스는 이내 두 사람이 한 번도 보지 못한 행복에 찬 미소를 지으며 헤벌쭉 입을 벌렸다.

  "세 명 다 딸이라고? 그럼 내 가문도 이제 말로만 듣던 딸부잣집이 되는 건가?"

  "그런 셈이네요."

  율리아가 못 말리겠다는 듯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원래 딸부자라는 말은 칭찬보다는 조롱에 가까웠다.

  남아선호가 절대적으로 강한 시대일 경우 딸이 많다는 건 어떻게든 남아를 보려고 계속 아이를 낳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러니 자연히 딸이 많다는 건 아내의 입장에서는 썩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고대 시대에서는 어쨌든 자식의 성별은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르쿠스는 진심으로 딸을 낳아서 행복하기 그지없었다.

  율리아의 자식과는 확실하게 선을 긋기로 한 클레오파트라와 아르시노에의 딸에게까지 한없는 애정이 솟구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이 아이들이 애교를 부린다면 엄격하게 대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됐다.

  물론 소피아의 사례에서 증명됐듯이 마르쿠스가 딸에게 엄하게 대할 수 있는 확률은 사실상 0이나 마찬가지였다.

  벌써부터 입가가 헤실헤실 풀어지는 마르쿠스를 보던 율리아가 클레오파트라와 아르시노에에게 시선을 돌렸다.

  '거봐라'라는 듯한 그녀의 시선에 두 사람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한참이나 잠든 딸들의 얼굴을 보고 있던 마르쿠스는 이내 그녀들에게 정식으로 이름을 지어주었다.

  율리아가 낳은 딸은 테오도라, 클레오파트라의 아이는 에우멜리아, 아르시노에의 아이는 이시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파라오의 아이들은 전통적인 프톨레마이오스 왕가의 이름은 아니었지만 마르쿠스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케케묵은 전통보다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들에게 좋은 이름을 붙여주는 게 수만 배는 더 중요했다.

  가만히 있으면 마르쿠스가 언제까지라도 딸들에게 정신이 팔려 있을 것 같자 율리아가 헛기침을 하며 그의 허리를 찔렀다.

  "그런데 처리해야 할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 않으신가요? 슬슬 다른 곳도 가보셔야지요."

  "아아, 그랬지. 하마터면 중요한 걸 깜빡할 뻔했네."

  퍼뜩 정신이 든 마르쿠스는 저녁 만찬 시간에 가족들과 다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궁을 나섰다.

  집무실로 돌아가 보니 자기 대신 서류 더미에 파묻혀 씨름하고 있던 셉티무스가 보였다.

  그는 일단 총독대행 업무를 훌륭히 수행한 것을 치하하며 이전에 지시한 가장 중대한 사업의 진척도를 물었다.

  마르쿠스는 포로를 심문해 흉노가 새로운 터전으로 삼은 흑토 평야를 시네가차르라고 부른다는 것까지 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곧장 역참을 이용해 안티오키아에 있는 셉티무스에게 전령을 보내 명령을 내렸다.

  바로 최적의 타이밍에 적들의 심장부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아 넣을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명령한 것들의 준비는 되고 있나? 우리 군단 전원이 탑승할 수 있을 만큼의 대규모 선단과 물자를 확보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이 전쟁을 확실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한 수.

  그때를 가늠해 보는 마르쿠스의 두 눈이 전에 없이 서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 213. 숨고르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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