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6. 마르쿠스의 분노 >
226.
전쟁에서 약탈과 방화, 민간인들에 대한 구타와 살인은 흔치 않은 일이 아니다.
이 모든 건 전쟁의 승자들이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라 여겨졌다.
특히 고대 시대에서 전쟁에서의 패배란 곧 노예나 그에 준하는 존재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살인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대규모 학살은 그리 흔한 경우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로마는 갈리아와 게르마니아에서 행해졌던 흉노의 잔혹한 처사에 그토록 분노를 보인 것이다.
물론 로마도 점령지에서 잔혹한 행동을 일삼은 역사가 많았다.
그래도 그 대부분은 전쟁에 지고도 끝까지 반항을 한 자들에게 일벌백계식의 본보기를 보이려는 의도가 강했다.
도시를 철저하게 파괴하고 밀어버린 코린트나 카르타고조차 도시안의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런 행동을 하면 비효율적이고 몰상식한 짓이라고 여기저기서 몰매를 맞았다.
딱히 도덕적으로 로마가 우월해서가 아니었다.
죽이는 것보다 노예로 사로잡아 파는 게 경제적으로도 훨씬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카이사르도 항복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배신한 갈리아와 브리타니아의 부족들은 노예로 팔아버렸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지금부터 마르쿠스와 로마군이 하려는 행동은 단연코 이질적이면서도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전쟁을 하러 왔으면서 적의 군대와 싸우지 않고 뒤로 돌아와 민간인을 학살하는 법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바야투르조차 마르쿠스가 이런 식으로 나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일말의 의심조차 품지 않고 회전을 벌일 거라 예상한 그는 거의 모든 병력을 이끌고 흑토 평야를 떠났다.
덕분에 그들의 본거지에 남아있는 병력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남아 있는 자들 중 무기를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아직 나이가 다 차지 않아 전사로서 출병하지 못한 이나, 나이가 들어 이제 전선에서 물러난 자들 정도였다.
그나마 그들이 상정하고 있는 싸움의 대상도 사람이 아니라 들짐승들이었다.
흉노는 이곳을 터전으로 삼은 뒤에는 소규모의 도적떼나 마적떼들은 감히 발을 붙이지 못하게 모조리 쓸어버렸다.
그 때문에 한창 분열되어 있던 시기보다 경계심이 누그러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시 상황이고 잘못하면 다시 거주지를 옮겨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대비는 하고 있었다.
마을 밖에서 신호가 오면 언제라도 모든 걸 정리해 다른 곳으로 옮길 채비는 해놓았다.
그러나 적군의 기병이 갑자기 들이닥칠 거라고 생각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마르쿠스가 기병을 이끌고 처음 맞닥뜨린 흉노의 촌락은 말 그대로 완전한 무방비였다.
남동쪽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이곳은 흉노민들 기준으로 보면 최후방에 위치한 곳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뒤쪽에서 적이 쳐들어올 거라 생각지 못하고 보초조차 세우지 않았다.
마르쿠스가 글라디우스를 뽑아 들고 저 멀리 줄지어 늘어서 있는 흉노의 게르를 가리켰다.
"일말의 자비도 둘 필요 없다. 지금 이 순간부터 눈에 띄는 자들을 모조리 죽여라!"
"우아아아아!"
진격명령이 떨어지자 로마 기병들은 무기를 쥔 손에 힘을 꽉 쥐고 진군했다.
일반적인 약탈과는 다르다.
심지어 마르쿠스의 군단은 현지를 점령해도 약탈을 최소로 하는 쪽으로 유명했다.
신이 난 얼굴을 한 병사는 소수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머지 이들은 모두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화로운 분위기에 젖어 있던 흉노인들을 짓밟았다.
자비는 없었다.
로마군에도 저항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데에 망설임이 있는 사람들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이들조차 갈리아와 그리스에서 학살당한 동포들의 원한을 상기하며 망설임을 떨쳐버렸다.
이건 로마가 시작한 일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받은 걸 그대로 돌려주는 것뿐.
그들이 자초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적들에게 복수를!"
"모조리 죽이고 불태우자!"
기병들은 성난 파도와 같이 이곳저곳을 헤집으며 눈에 보이는 모든 자들에게 무자비하게 무기를 휘둘렀다.
"으, 으아악! 로마 놈들이다! 로마 놈들이 쳐들어왔다!"
"어떻게 된 거야! 왜 로마군이 이런 곳에서······."
흉노민들의 공포로 가득한 절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갑작스레 나타난 로마 대군에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우왕좌왕 도망다녔다.
평화롭던 부족의 아침은 한 순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한 이들도 있었지만 이미 포위를 한 상태에서 덮쳐 왔기 때문에 그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마르쿠스가 누누이 강조한 대로 추호의 자비도, 용서도 없었다.
여인도, 노인도, 심지어 어린아이조차 예외는 아니었다.
사방에서 악몽처럼 울려 퍼지던 비명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잦아들었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신속한 학살이었다.
"이쯤하면 됐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마르쿠스는 심지어 불조차 지르지 않았다.
혹시라도 연기를 보고 경각심을 가질 부족들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포로를 몇 명 잡은 뒤 고문해 주변에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여사는 거주지를 캐냈다.
장소가 특정되자마자 그는 병력을 여러 부대로 나눠 효율적으로 소탕작전을 개시했다.
"미리 훈련한 대로 놈들의 식량과 물자를 털어 현지 보급을 해라. 흉노 놈들이 본격적으로 이변을 눈치 챌 때까지 최대한 많이 죽이고 또 죽여야 한다."
"예!"
복수의 화신으로 변모한 로마군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마르쿠스를 따라온 3만의 동맹국 기병들도 흉노에 대한 적의가 드높은 건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동포들 역시 게르마니아와 라리사 회전에서 수없이 살해당했던 까닭이다.
마르쿠스는 이번 작전에서 무엇보다 속도를 중시했다.
보급을 받느라 시간이 늦어질 것조차 우려해 배를 통해 들어오는 보급에는 비상시가 아니면 의존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작전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미리 기병들의 식습관을 유목민들과 유사한 육식으로 바꿔놓았다.
모조리 죽이고 빼앗으면서 현지에서 소모된 자원을 보충하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 초토화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무섭도록 잔혹하면서도 효율적인 방식이었다.
그 결과 마르쿠스가 흉노의 마을을 타격한지 불과 며칠 지나지도 않아 수십 개의 부족이 전멸 당했다.
문자 그대로 생존자가 전무한 전멸이었다.
로마군의 손에 죽은 흉노인의 수는 삽시간에 수만을 우습게 넘어갔다.
이 추세로 간다면 아예 전투를 하러 나간 전사들을 제외하면 흉노인들의 씨가 마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정도로 죽이고 또 죽였으면 슬슬 회의감이 들거나 지칠 때가 오기 마련이다.
실제로 지휘관들 중에는 이만큼 본보기를 보였으니 이제 적들의 요충지만 타격해도 되지 않겠냐는 진언을 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속도는 좀 늦어지겠지만 포로들을 사로잡아 배로 호송하면 어떻겠습니까. 노예들을 끌고 가려면 병력의 일부를 뒤로 돌려야겠지만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군. 이만하면 이제 충분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예? 아니···꼭 그렇다기 보다는······."
"자네들은 너무 마음이 무르군. 물론 모두의 생각이 그렇다면 나 역시 그에 따를 의향이 있네. 하지만 정말로 이걸 보고도 그들을 용서할 수 있나?"
마르쿠스는 슬슬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을 이끌고 다른 곳보다 더 호화로워 보이는 게르로 들어갔다.
그곳의 광경을 본 로마 지휘관들이 눈을 경악으로 치떴다.
로마인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신녀의 복장을 입은 신녀들이 병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초췌한 몰골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르쿠스가 가지고 다니는 비단으로 덮어 몸을 가려주긴 했으나 그들의 복장은 여기저기가 찢어져 있었고 살짝 드러난 팔과 다리에는 학대의 흔적마저 보였다.
로마 시민들조차 신전의 신녀들에게 함부로 대한다면 가장 심한 극형을 받게 된다.
로마인들이 가장 예우하는 베스타 신녀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른 신전의 신녀들도 그에 준하는 경의와 존경을 받았다.
그래서 갈리아와 그리스에서 퇴각할 때 신전의 신관들과 신녀들을 최우선으로 물러나게 배려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흉노인들에게 포로로 잡힌 신녀들은 마지막까지 시민들을 염려해 떠나지 못한 아름다운 심성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런 고귀한 여인들이 야만족의 손에 희롱당했다는 사실에 로마군의 눈은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내심 이만하면 됐다고 여기던 온건한 지휘관들조차 완전히 생각을 바꾸었다.
뒤늦게 바야투르가 로마의 상징인 아퀼라마저 조롱의 도구로 삼았다는 사실이 머리를 스쳤다.
흉노는 단순히 로마인들을 많이 죽이기만 한 적이 아니었다.
로마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긍지와 자존심을 고의적으로 짓밟으며 조롱한 자들이었다.
"이 야만족 놈들을 모조리 뿌리 뽑아버려라!"
"추잡한 욕정으로 로마의 얼굴을 더럽힌 놈들이다. 한 줌의 자비조차 보이자 마라!"
포로로 잡혔던 신녀들이 희롱 당했다는 소식이 펴져나가자 병사들은 한층 더 분노를 터트리며 흑토 평야를 유린하며 다녔다.
끝없이 넓게 펼쳐진 평원이 로마가 뿜어내는 분노와 흉노인들이 쏟아내는 피로 가득해졌다.
이제 그 누구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그래도 포로를 잡아가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무른 생각도 전부 사라졌다.
"안토니우스가 이끄는 군단이 북쪽에서 흉노의 부락지 8곳을 발견하고 모조리 소각했습니다."
"푸블리우스의 지휘를 받는 기병대가 서쪽에서 3개의 흉노 부족을 몰살했습니다."
"스파르타쿠스의 부대에게서 보고가 도착했습니다. 남쪽에서 거대한 부족 하나를 발견하고 감금되어 있던 신녀님들을 보호했습니다. 아마 적들의 선우 중 한 명이 통치하던 부족으로 추정됩니다. 소각을 완료했고 생존자는 없습니다."
마르쿠스는 무심한 표정으로 전령들의 보고를 들었다.
그가 자리를 잡은 부락도 처음 소탕을 시작했을 때는 참으로 지옥 같은 광경이었다.
곳곳에 널브러진 시체들이 굴러다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유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오랜 전쟁으로 한계까지 차오른 로마의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전과가 필수였다.
감히 로마의 자존심에 칼을 들이 댄 이들은 철저하게 몰락한다는 선례를 남겨줄 필요도 있었다.
"이제 슬슬 밖에 나가 있는 놈들의 본대에게도 연락이 당도할 시점이로군. 어쩌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돌아올지도 모르니 이제 전장에 나가 있는 부대에게는 주의를 하라 일러두어라."
"알겠습니다, 임페라토르시여!"
부하들은 절제된 동작으로 서둘러 총사령관의 막사에서 나왔다.
그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흉노인을 죽이기 위해 서둘러 말을 몰아 자신들의 부대로 돌아갔다.
마르쿠스의 군단은 거의 죽음의 화신처럼 흑토 평야 전체를 뒤집어 놓았다.
뒤늦게 사태를 인지한 흉노 부족들이 한데 힘을 모아 무기를 다룰 수 있는 자들을 모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마르쿠스가 데리고 온 기병들은 장비와 실력 모든 면에서 최고인 정예들이었다.
과장을 보태지 않고 이들만으로 고대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를 밀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흉노의 정예들조차 정면에서는 답이 없는데 급하게 모은 자경단 수준의 병력이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로마군은 흉노인들이 도망가지 않고 덤벼오면 오히려 좋아라하며 나가서 싸웠다.
맞서 싸워주면 찾아다니며 죽이는 수고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게 완벽히 돌아가지는 않았다.
순조롭게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병사들 중에서는 간혹 웃지 못 할 사유로 불만을 토로하는 자들이 있었다.
"아···이런 망할 이제 야채 좀 먹고 싶다."
"난 과일이랑 수프."
"꿍쳐놓은 빵 다 떨어졌냐? 이 망할 흉노새끼들은 대체 왜 야채나 과일을 거의 안 처먹는 거야. 고기만 먹으려니 느끼해 뒤지겠네."
아무리 몇 달 동안 식습관을 바꾸는 훈련을 했다고 하더라도 십수년간 먹어온 습관이란 게 그렇게 쉽게 바뀔 리가 없다.
처음에는 고기 위주의 식사도 그럭저럭 나쁘진 않았다.
신속한 움직임을 위해서는 현지 약탈로 배를 채울 수밖에 없다는 방침에도 동감했고, 충분히 따를 수 있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역시 이제 슬슬 올리브와 오이의 향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마르쿠스는 지휘관들을 불러 모아 목소리를 높였다.
"식사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건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 역시 너희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로마의 승리를 위해 불만은 잡시 접어둬라."
총사령관의 식단도 일반 병사들과 다를 바 없다는 걸 보여주니 자연스레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말은 이렇게 했어도 어찌 임페라토르가 일반 병사들과 완전히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는가.
마르쿠스는 아무도 없는 총사령관의 막사에서 몰래 꿍쳐놓은 포카치오를 꺼내 한입 베어 물었다.
먼 옛날에 김치 없으면 밥을 못 먹던 기억이 떠올라 절로 실소가 지어졌다.
"이런, 한 번에 다 먹으면 안 돼지. 나중에 먹어둬야 하니까 남은 건 일단······."
"···형님?"
먹다 남은 포카치오를 숨겨두려던 마르쿠스는 순간 막사로 들어온 푸블리우스와 눈이 딱 마주쳤다.
잠깐 동안 굳어있던 마르쿠스는 포카치오를 숨기려던 자세 그대로 다시 자리에 앉아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그래도 너만 부르려고 했는데 마침 잘됐구나. 이리 와서 너도 하나 먹어라. 원래 이런 데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면 안 되지만 그래도 친동생이니 이 정도는 챙겨주는 게 맞지 않겠느냐. 하하, 당연한 말이지만 이건 비밀로 해다오."
아까까지만 해도 화를 내려던 푸블리우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확 바꾸며 희희낙락 마르쿠스의 앞에 앉았다.
"하하하, 전 또 형님을 오해했지 뭡니까. 설마하니 위대한 메소포타미쿠스가 치졸하게 먹을 걸 숨겨두고 혼자 먹을 리가 없는데 말입니다. 하하하하!"
"···물론이지. 나를 뭐라고 보고 있던 거냐."
포카치오를 건네받은 푸블리우스가 기세 좋게 크게 한입 물려는 순간, 이번에는 안토니우스가 급하게 막사 안으로 달려왔다.
"마르쿠스 님! 놈들이······."
급하게 말을 쏟아내려던 그는 마르쿠스와 푸블리우스의 손에 들린 먹을 것들을 보더니 차갑게 눈이 가라앉았다.
"제가 두 분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했나보군요. 조금 뒤에 돌아올까요?"
"하하, 무슨 소리인가. 안 그래도 딱 자네까지만 부르려고 했네. 이리 와서 앉게."
마르쿠스가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꿍쳐 두었던 올리브와 피클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안 그래도 그리웠던 고향의 음식을 본 안토니우스는 순식간에 헤벌쭉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임페라토르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래, 그래. 먹으면서 보고하게. 무슨 일인데 자네가 직접 왔나?"
"예. 얼마 전에 말을 몰아 남동쪽으로 내려가는 흉노 놈들이 포착됐다고 합니다. 아마 적의 본대에 소식을 전하러 간 이들이겠죠."
"그게 며칠 전이지?"
"놈들이 말을 모는 속도로 계산을 해봤을 때 지금쯤이면 아마 놈들의 본대에 소식이 도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예상한 대로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
마르쿠스가 피클 하나를 입으로 가져가며 대수롭지 않은 미소를 지었다.
"각지에 퍼져 있는 군단을 하나로 모으라 이르게. 작전을 다음 단계로 이행하도록 하지."
< 226. 마르쿠스의 분노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