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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로 떨어진 S급 헌터-19화 (19/150)

< 19화 황제를 위하여 (2) >

"칸나 대위님, 저랑 페어를 짜는 거 어떠십니까?"

"싫다."

?

"왜 그러십니까. 페어를 짜면 꽤 강한 마수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대제께 제물을 바치는 영광을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런, 아직 트라프비체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옌시는 중앙집권을 하지 않아서 황제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다고는 들었지만."

칸나가 혀를 차며 말했다.

"물론 페어를 짜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그건 영광을 두 쪽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런 걸 용납할 트라프비체의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아, 네."

칸나의 결연한 눈빛을 보고 난 후퇴했다. 아, 진짜 트라프비체 사람들은 황제와 관련이 되면 거의 눈이 돌아버리네. 이건 세대 차이도 아니야. 세계 차이지.

"네가 노력하면 대제께 영광을 돌릴 수도 있을 거다. 음, 물론 황자 저하께서도 참여하셔서 힘들 수도 있겠지만."

"그렇습니까?"

"가테스 황자 저하께서 계셨으면 무조건 그 분 차지겠지만, 그 분은 1군단을 지휘하시느라 전장에 나가계시니까. 지금 검은 나무 때문에 국경이 위험하다. 평화조약을 맺기 전에는 경계 태세가 삼엄할 거다."

응. 알았어. 그러니까 나랑 하기 싫다는 거 아니야. 그럼 나도 하지 않으면 되지. 괜히 내가 고백했다가 차인 것 같잖아. 그 찝찝한 기분에 난 칸나의 집무실을 설렁설렁 경례하고 나섰다.

"제사에 뭔 마수 머리야. 그냥 돼지 머리에 금화나 꽂아두면 그만이지."

난 투덜거리면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언어의 공부는 멀고도 험하구나. 내가 평소에 공부와 거리가 먼 성격이라 그런 것도 있다.

도서관은 조용했다. 여기 병사들은 책은 잘 안 읽나보다. 하긴 나도 현역 친구들에게 들었는데, 진중문고 이용하는 사람 많이 없다더라. 개인정비 시간에 자야지 무슨 책이냐고.

그래도 난 미래의 여자친구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 그녀가 내 곁에 있을 때 더 든든해지기 위해, 더 멋있기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아, 이런 진국인 남자 누가 안 데려가나.

"너, 오늘도 공부하는구나?"

난 앞을 바라보았다. 얼굴만 둥둥 떠 있는 꼬맹이. 막내 황자다. 이번에는 그렇게 집중 안 하고 있어서 애초에 느꼈다. 또 아는 척할 줄은 몰랐지만.

"가티스 황자님을 뵙습니다."

"음, 난 그런 예 별로 안 좋아해."

"저도 그렇습니다."

헐. 나도 모르게 본심이. 가티스는 그 말을 듣자 깔깔 웃었다.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처음이야. 너 재밌구나?"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실언입니다."

"아닌데? 아버지께 말할 건데?"

"그건 좀···"

보류한 포상이 처형이 될 수가 있다고.

"농담이야. 나도 그렇게 어리진 않아."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가티스는 망토의 소매를 걷었다. 이제 그는 얼굴과 손만 둥둥 떠 있게 되었다. 그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그는 여덟 개를 접은 뒤, 자랑스럽게 내게 보여줬다.

"여덟 살이네!"

"다 크셨습니다."

"고마워."

애들은 어른처럼 보인다 하면 좋아하지. 어른은 애처럼 보인다면 좋아하고. 이 정도 사회생활은 괜찮지.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가 아닌 게 어디냐.

"너 좀 강하지?"

"뭘 말씀이십니까?"

"들었어. 네가 이번에 아버지께 포상을 받았다는 거."

못 받았는데. 보류 당했는데.

"너 나랑 페어할래?"

"뭘 말씀이십니까? 설마 대제 폐하께 바치는 제물 말씀이십니까?"

"응."

뭐야, 이 버스충은.

"막내 황자님께서는 강하십니까?"

"난 강하지!"

그는 되도 않는 얇은 팔을 들어서 알통을 만들어보였다. 확실히 단련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하네. 그래도 여덟 살짜리한테 내가 뭘 바라겠냐.

"황자 명령인데 따를 거지?"

가티스가 목을 기울였다. 얼굴만 둥둥 떠 있는데 얼굴이 기울어서 투명망토인 걸 알아도 기괴하다.

어쨌든, 지금 내게 필요한 부분이 맞춰졌다. 사실 칸나와 페어를 하고 싶었던 건, 그녀와의 관계를 좁히기 위해서도 있지만 여기 근처 던전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내가 버스타려고 했는데, 가티스는 어떻게 쓰면 던전 정보를 알아올 것 같단 말이야.

"페어하시죠. 전하."

"그래야지!"

가티스가 박수를 쳤다. 후, 최대한 안 끌리는 척 연기했다. 고맙다.

"사실 황궁에 던전이 있는 거 알아? 우리 형들이 거기서 수련하거든. 난 못 들어 가봤는데, 몰래 들어가자!"

"그래도 되는 겁니까? 전 한낱 근위병입니다."

"이 가티스의 페어인데 누가 말릴쏘냐!"

오, 바로 내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켜준다. 근데 그러다 황제한테 걸리면 엉덩이 불나게 맞을 것 같은데. 어쨌든 비밀 던전이면 남들보다 유리하겠지.

"그러면 내일 새벽에 도서관 앞으로 와!"

가티스는 그렇게 외치고 다시 가려졌다. 투명망토를 쓰고 있어도 내겐 그 아이의 총총걸음이 보였다.

거 참, 저렇게 사악한 아이를 마리나는 왜 좋아했을꼬.

나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야심한 새벽. 황궁이라 어둡지는 않다. 다만 조명의 광도가 살짝 낮아져있을 뿐이다. 다 마나로 조절하는 거겠지.

문이 굳게 닫힌 도서관 앞에 어떤 자그마한 무언가에 대기의 흐름이 엇갈리는 게 보인다. 곧 얼굴 하나가 붕 떴다.

"황자인 나보다 늦다니."

"제 시각에 왔습니다."

"말대꾸도 꼬박꼬박 하고?"

"가시지요. 황자님. 의전하겠습니다."

"흠, 그래."

의전이라는 고급 단어에 가티스는 만족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얇은 철사를 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 아니지? 황자가 하기에는 너무 저급한 일인데.

하지만 맞았다. 가티스는 얇은 철사를 U자로 구부리고 자물쇠에 넣어서 돌렸다. 이게 중세시대의 기술력인가. 여덟 살짜리 아이한테 뜯기는 황궁의 자물쇠라니.

"이것만 한 몇 달 연습했지. 들어 가보고 싶었거든."

"근데 던전이 도서관에 있습니까?"

"응."

그건 몰랐네. 내가 마나를 못 느낄 정도였는데, 그럼 얼마나 감춰져있다는 걸까.

"정확히 말하면, 입구가 여기에 있지."

가토스는 사서 데스크를 한 손으로 짚고 가볍게 뛰어넘었다. 얼씨구, 파쿠르까지 하네. 이게 황자야 도적이야. 난 사서데스크 옆의 작은 여닫이문을 열고 들어왔다.

"잘 봐."

사서데스크 뒤에는 자물쇠가 잠긴 서가가 있었다. 아마 가치가 있는 서적들이겠지. 그 서가를 가티스가 낑낑 밀었다. 가티스가 밀자 그 뒤에는 타륜처럼 생긴 문고리와 철문이 있었다.

"여기야, 여기."

"아주 본격적입니다."

가티스는 흥분한 듯 문고리를 빠르게 돌렸다. 문고리가 폭풍우를 맞아 방향을 잃어버린 배처럼 쉭쉭 돌아간다.

곧 문이 열리고, 지하로 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비주얼이 예프린의 방에 있던 거랑 비슷하네. 귀족들은 왜 이렇게 지하계단을 좋아하는지 몰라.

"가자."

나는 가티스의 손을 잡아주고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이 어두워서 넘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계단은 아주 깊었다. 한 건물로 치면 5층 정도는 내려온 것 같았다. 이렇게 깊이 있으니까 내가 못 느끼지.

지하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마나가 진하게 느껴졌다. 딱 봐도 냄새가 난다. 꽤 강한 마수들이 많은 던전이다. 이걸 비밀 훈련 장소로 쓰고 있다는 얘기지. 음. 최소 19금인데. 하긴 여덟 살이면 금기에 관심이 많을 나이지.

"황자 저하, 지금부터 제 옆에 꼭 붙어계셔야 합니다."

"안 그래도 그럴 거야. 여기는 무서운 곳이라고 했거든."

알면 대체 왜 오는 거니. 대놓고 빨대 꼽겠다는 의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네가 황자야 모기야.

곧 우리는 던전이 있는 지하까지 내려왔다. 지하실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계단 끝에 그냥 포탈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탈 위에는 아주 밝은 조명이 달려 있었다.

"재밌겠다."

"그러게 말입니다."

왠지 황궁의 비처를 탐사하는 것 같아 재밌단 말이야. 나도 처음 S급 헌터가 되고, 헌터협회에서 비문들을 볼 때 참 설렜었지. 나중에는 다 쓸모없는 것들이라는 건 알았지만.

나는 내심 긴장해 땀이 배어나는 가티스의 손을 한 번 닦아주고, 다시 잡았다. 그 다음, 던전 포탈로 천천히 들어갔다.

보라색 던전 포탈로 들어가자 짙은 마나의 향이 느껴졌다.

그리고 사각형의 방이 나타났다. 깊은 지하라서 쾨쾨한 냄새가 났다. 들어오자마자 구울 같은 게 달려들어서 머리를 부숴 놨다.

"와, 잘 싸운다."

"약한 애라서 그렇습니다."

난 대충 대답하고 던전을 둘러보았다. 웃긴 건, 던전 천장에 조명이 달려있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원래 던전에는 조명이 없지. 근데 황족들이 두고두고 쓰려고 조명까지 박은 모양이다.

"근데 여기가 뭐 그렇게 대단한 던전이라고 감추고 다닙니까? 클리어하면 되지."

"클리어 안 한대. 여기는"

던전은 타락한 나무와는 조금 다르다. 대기 중에 흐르는 마기가 우연찮게 뭉쳐서 생겨난 곳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게이트와 비슷한 거지.

타락한 나무는 마기를 직접적으로 생산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클리어가 안 되는 던전은 없습니다."

던전을 클리어하려면, 그냥 던전 안의 보스를 잡으면 그만이다. 근데 그게 클리어가 안 된다니.

"정확히 말하면 못한다고 들었어."

"무슨 이유입니까?"

"보스가 겁이 많아서 숨어 다닌대. 그리고 여기 나오는 마수들의 질도 훈련하기 괜찮으니까 일부러 놔두는 거지. 아, 이건 비밀이야. 원래 던전은 절멸시켜야 되는 게 제국의 방침이잖아."

그렇지. 던전도 오래 놔두면 놔둘수록 마기가 진하게 쌓이니까. 잠깐, 그러면?

"여기 던전의 역사는 어떻게 됩니까?"

"대제님 때부터 있었을 걸."

천 년 전이라. 이러면 설정 상으로 던전이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아니, 보스가 얼마나 겁이 많은 놈인 건데.

"흠."

"보스의 정체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 그래서 죽일 수도 없지. 대제님은 봤지만 살려줬다고 했지."

내가 볼 땐 거짓말인데. 여기 대제님이 포장지가 워낙 몇 겹으로 쌓여있어야지. 원래 기억에는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쌓이는 것처럼, 전설에는 허풍이 쌓이니까.

그래도 희귀한 마수들이 많이 나오네. 사실 얘기를 하면서 가티스의 손을 잡고 1층을 산책했다. 너무 평안해서 말만 들으면 대화만 한 줄 알겠다.

"황자님, 이런 비처에 들어오게 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오기 싫어했잖아."

다시 생각해보니까 이건 기회 같거든. 내가 여러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

아직 소설은 시작되지 않았다. 소설이 시작되기 전에 내가 스탠스를 명확하게 할 필요성을 느낀다. 난 지금 그 갈래에 서있다.

왜냐하면, 이미 소설이 시작되고 그들이 관계를 형성하면 끼어들기에는 늦으니까. 전학생이 반에 잘 못 어울리잖아.

그러니까 처음부터 반에 속해있어야지. 우연인 것처럼 말이야.

"1위가 되면 황제님이 포상을 주시겠지 않겠습니까?"

"그럴걸? 대제님이 걸려있으니 꽤 크게 할 거야."

그렇군. 그렇다면 나는 주저할 필요가 없다.

"여기 던전은 몇 층까지 있습니까?"

"몰라."

그걸 모르면 어떻게 해. 던전 레이드의 기본 아니야. 공작저 던전에서 하는 얘기로는, 3~40층이 최대면 C랭크, 50~75층이면 B랭크, 100층까지 있으면 A랭크라고 했는데.

"그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던전이 좋은 점이 뭔지 아십니까?"

"뭔데?"

나는 가티스를 잡고 띄워서 한 바퀴를 돌려줬다. 서울구경, 은 아니고 던전구경.

"재밌다. 한 번 더 해줄래?"

여기서는 이런 거 해주는 거 없나. 이러려고 해준 건 아니다.

"이 땅은 다 가상입니다. 마기로 이뤄진 거죠."

"근데?"

"그러니까, 부숴도 수복이 됩니다."

나는 발로 한 바퀴를 굴렀다. 언제 1층, 1층 클리어 해 나가냐. 귀찮게. 자신 있으면 이렇게 가도 되는 거지.

"으아아아아악!"

가티스가 소리를 질렀다. 쌤통이다. 사실 좀 놀려주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누가 이렇게 나한테 막 대하래. 응?

나는 가티스를 공중에서 잡고 천천히 속도 조절을 하면서 내려왔다.

"야! 진짜 너 이거 처형감이거든?"

정신을 못 차렸구나. 그럼 1층 더.

"야아아아악!"

쾅!

"너 이거 진짜 처형···"

쾅!

"이거 황족모욕···"

쾅!

쾅!

쾅!

내가 한 30층을 내려가자, 그때 가티스의 첫 마디가 바뀌기 시작했다.

"미안해! 잘못했다고!"

그래. 그래야지. 어른한테 잘못대하면 이렇게 혼나는 거야. 나는 가티스를 땅에 놓았다.

"재밌었지 않습니까?"

"전혀!"

단호한 거 봐라. 야, 이런 거 현대문물이야. 자이로드롭을 내가 공짜로 타게 해준 거라고. 이게 감사한 줄도 모르고.

"어쨌든 천천히 내려가자. 네 말 따를 테니까."

가티스가 온순해졌다. 하긴 자이로드롭도 이렇게 오래 떨어지지는 않지. 내가 가티스보다 일찍 떨어져서 땅을 또 부수고, 부수고, 부수고 해서 가티스는 아주 오랫동안도 떨어졌을 거다.

물론 그 사이에 마나로 가티스를 받쳐줘서 그렇게까지 무섭지는 않았을 거다. 그렇게 떨어뜨리면 아동학대지.

"근데 내가 첫째 형이랑, 둘째 형이랑 얘기하는 걸 몰래 들은 적이 있었거든?"

가티스가 말했다.

"30층 밑으로는 내려갈 필요 없다고 했었던 것 같아."

이미 떨어진 게 35층은 되는 것 같은데. 그런데 그 이유를 나는 대충 짐작했다. 떨어지면서 느낀 게 있거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응? 왜?"

"여기는 마수가 없는 던전입니다."

내가 주변을 밝혔다. 30층 밑에서부터는 조명도 있지 않았다. 마수도 없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건 그렇다는 얘기다.

내 S급 헌터의 감이 얘기하고 있다. 여기 어딘가 던전 보스가 있다고. 나는 기감을 넓혔다. 원래 기감을 이렇게까지 내가 넓히는 경우는 없었다. 정신머리가 아프거든.

그래도 이 상황에서는 넓혀야지.

【스킬 : 기감 확장 Lv MAX 사용 중】

【스킬 : 기감 확장 스킬의 사용범위를 넘어섰습니다. 】

【스킬 : 기감 확장이 초월합니다. 】

【고유스킬 : 초감각 Lv ??? 】

【스킬의 레벨을 여신이 산정하는 중입니다. 】

어쩌라는 거야. 괜히 창만 많이 떠서 골치 아프네. 가뜩이나 기감 확장해서 머리도 아픈데. 여기는 뭐든 다 스킬이래.

"찾았다."

나는 던전 보스가 있는 곳의 벽 너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던전 보스도 나를 보는 게 느껴졌다. 던전 보스와 나에게는 수많은 벽이 있었지만, 서로를 느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던전 보스가 길고양이라도 되는 것 마냥 도망친다. 진짜 겁이 많긴 한 거 같은데.

나는 가티스를 공주님처럼 안았다.

"응? 왜?"

"미리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왜?"

가티스가 불안한 음성으로 물었다.

"좀 빨리 달려야할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난 가티스를 안고 전속력으로 달렸다. 내 뒤에 가티스의 비명이 그림자처럼 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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