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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갑이다-1화 (프롤로그) (1/341)

# 1

레벨이 갑이다

프롤로그

대한민국의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그 속도는 가히 상상을 불허할 정도였다.

누구도 이 사실에 대해서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과연 얼마나 이익을 안겨 줬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분명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각자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다.

좋은 점을 누리고 사는 쪽일까?

아니면 나쁜 쪽에서 허우적거리는 쪽일까?

전자든 후자든, 이제 스물두 살이 된 한 청년은 아주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었다.

“아오, 내가 국산일 때부터 알아봤다. 뭐? 안전장치가 확실하다고? 미친, 이렇게 대충 만들어 놓고 무슨 첨단 기술이라고 난리야! 야, 이 나쁜 놈들아! 내 말 듣고 있냐? 어서 빨리 꺼내 달라고!”

핏대를 세워 목소리를 있는 힘껏 내 보지만 누구도 그의 말에 반응하는 사람이 없었다.

청년은 그러고도 한참 동안 욕을 해 대며 지랄 발광 난리 블루스를 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독기가 가득 찬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두고 봐. 어떻게든 나가서 이걸 만든 놈들을 싹 잡아 족칠 테니까.”

그리 씩씩대면서 중얼거리고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사라졌다.

* * *

20년이 지났다.

여전히 난 게임 속에 갇혀 있다.

마지막 동료가 죽은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다.

그 친구와 마지막까지 설전을 벌였다.

죽으면 게임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과 끝이라는 주장을 놓고 말이다.

물론 난 후자 쪽이다.

그런 식으로 현실에서 살아날 거라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현실로 가서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마련했든지, 아니면 다시 접속해서 희망이라도 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나는 홀로 수년 동안 살아가면서 왜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지 깨달았다.

마을에는 수많은 NPC들이 있었지만 20년이 지나도 그들은 여전히 낯설었다.

처음에는 너무 사람과 흡사해 혼동이 올 정도였지만 20년을 지내다 보니 의외성조차도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극강의 난이도를 자랑하던 몬스터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아니,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는 하다.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악마.

그놈만 처치하면 모든 것을 이룬다.

레이드 몬스터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하루하루는 지겹다.

놈과 담판을 짓겠다!

1화

“서우야,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냐? 어떻게 1년 내내 쉬지도 않고 농사만 짓는지, 원.”

김매기를 하고 있던 이서우는 베론의 잔소리에 허리를 폈다.

“제가 땅을 쓰는 게 아까우신 건 아니고요?”

“험험,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날카로운 지적에 베론은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부렸다.

“김매기 다 끝나고 바로 수확해서 술이나 빚으려 했는데, 베론 아저씨 말을 들으니 그만해야겠네요.”

“뭐? 술? 그 중요한 이야기를 왜 이제야 해?”

베론은 술이라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서우가 빚는 술의 맛은 누구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퉁바 아저씨에게 말했는걸요?”

“뭐? 이놈이 설마, 혼자 다 처먹으려고 숨긴 거 아냐?”

“에이, 설마요.”

“그놈은 그러고도 남을 놈이야. 잠깐 다녀올 테니 넌 열심히 수확하고 있거라.”

베론은 대답도 듣지 않고 얼른 어딘가로 뛰어갔다.

‘두 분이 또 한바탕 하시겠군. 이제 농사도 거의 끝났으니 마지막 만찬이나 즐겨 볼까.’

이서우는 꿈과 희망을 품고 가상현실 세계에 뛰어들었다.

정식 서비스가 된 이후 최초의 타이틀을 따고 싶어 테스트에도 참여했지만, 그게 화근이 되고 말았다.

2017년, 가상현실과 증강 현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자도 많이 이뤄졌다.

대한민국도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7년 동안 3조라는 돈을 쏟아붓기로 했다.

여기에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전 세계에서 경쟁 구도가 갖춰졌고, 2024년이 되자 속속들이 결과물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사회 전반에 걸쳐 가상현실이 어떻게 작용할지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한 반면, 대한민국은 포커스가 오직 가상현실 게임에만 맞춰져 있었다.

문화 산업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그쪽으로만 집중한 것이다.

그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는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게임만큼은 어떤 나라보다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

하지만 게임에 적용하려면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몇 가지 있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문제였다.

뇌는 아주 민감해서, 게임을 진행하다가 충격이 오거나 하면 쉽게 상처를 입는다.

자칫 잘못하면 쉽게 말해 바보가 될 수 있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그 외에도 너무 몰입할 경우의 부작용, 운동 능력의 저하가 염려되었다.

사람이 한번 몰입을 하면 며칠을 매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게임 폐인들은 이삼일을 컴퓨터 앞에서만 지내기도 했다.

화면으로 보는 세상도 그런데, 가상현실을 마주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렇다고 몰입감을 배제할 수도 없었다.

정부가 주도하지만 엄연히 민간 기업도 참여하는 일이어서 이윤이 남아야 했다.

글로벌사 역시 이를 깊이 고민했는데, 해답의 방향성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몰입감을 주면서 현실에서의 시간은 많이 흐르지 않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뇌를 속여야 했다.

실제로는 1시간이 흘렀지만 2시간이 지난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켜야 했던 것이다.

생각은 기발했으나 뇌에 부담을 주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외에도 자잘한 것들이 있었지만 결국 뇌를 속이는 문제 때문에 다시 3년이라는 시간을 더 쏟아부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어나더 월드’였다.

당연히 테스터도 모집했다.

2천여 명의 1차 테스터를 모집했는데, 엄청난 인원이 몰렸다.

이서우도 그때 지원을 했고, 운이 좋아서 테스터에 뽑혔다.

‘그때 테스터에 뽑혔다고 지랄 발광하며 좋아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주 미친 짓이었어. 그때 그만뒀어야 했는데.’

테스트가 진행되는 시간은 석 달.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한데, 보름이 지나자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테스터 중 500여 명이 로그아웃을 못 하고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식물인간이 된 테스터 중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끝내는 뇌사까지 진행되어 죽고 말았다.

이 일로 가상현실 게임이 전면 폐기되었다.

테스트 진행도 당연히 중단되었다.

글로벌사는 이 문제를 세상에 알리지 않기 위해 가상현실에 대한 부분은 쏙 빼 버리고 뇌 관련 프로젝트의 부작용으로 임상 실험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깨어나지 못한다고 발표를 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가족이 이 문제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끝까지 달려들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하필 이 문제가 이슈화되기 전에 다른 뉴스들이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열기가 식어 버리고 말았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뇌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는 소리 소문 없이 잊혔다.

이서우도 그 피해자들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온갖 욕을 다 퍼부으면서 악다구니를 썼다.

몇 날 며칠을 원망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상황이 변하지 않자 게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레벨을 올렸고, 마을 사람들에게 퀘스트도 받았다.

만렙까지 성장하면서 게임에 갇힌 동료들과도 많이 친해져 파티 사냥을 매일 같이 다녔다.

보스 몬스터는 차고 넘쳐흘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했다.

하지만 그 생활도 게임 시간으로 5년을 하고 나니 한계에 봉착했다.

그 뒤 파티 사냥의 비중을 줄이고 생산 스킬에 매진했다.

채집부터, 무기와 방어구 제작, 술 제조, 건축, 심지어는 농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산 기술을 마스터했다.

게임이었기 때문에 현실에서 익혀야 할 어려운 이론이나 지식은 필요가 없었다. 노가다를 통해 시간만 투자하면 되었다.

자는 시간까지 쪼개어 5년을 투자했지만 생산 기술을 모두 마스터하지는 못했다.

그때, 동료들의 죽음 소식이 들렸다.

레이드 몬스터에게 많은 인원이 죽임을 당한 것이다.

테스트의 레벨은 제한적이어서, 레이드 몬스터를 공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산이 있으니 오른다고.

이서우도 동참했다.

안전에 최대한 신경 쓰기로 합의를 보고 계속해서 도전했다.

하지만 레이드 몬스터는 강했다.

동료들과 1년을 공략했지만 피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쳤는지 동료들은 하나둘씩 포기했고 결국 이서우만 남았다.

모든 아이템을 풀강화하고 최상급 장비로 공략했다.

결과는 실패.

반 피까지만 빼면 꽁지 빠져라 도망쳐야 될 상황에 직면했다.

이서우는 엄두가 나지 않던 제작에 다시 손을 댔다.

상급 제작을 마스터하면 더 좋은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에서였다.

생산 기술을 익히면서 마을 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하지만 너무 생산 기술에 몰입한 나머지 동료들이 지쳐 간다는 것을 간과했다.

외로움은 결국 얼마 남지 않은 테스터들의 목숨을 앗아 갔다.

동료들의 죽음을 알게 된 이서우는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귀신에 홀린 듯 생산 기술 레벨에 집착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친해지지 않던 NPC들이 생산 기술을 하나둘씩 마스터할 때마다 더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제 이서우는 마을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서우 님, 어머, 이 땀 좀 봐. 서우 님, 시원한 물 한 잔 드세요!”

베론을 보내고 김매기를 마무리하려는데, 20대 초반의 금발의 미녀가 이서우에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한 손으로 이서우의 얼굴에 부채질을 하면서 다른 손으로 옆으로 멘 가방에서 물병을 꺼냈다.

이서우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서 마셨다.

“고마워요, 안젤리나.”

“아니에요.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이서우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금발의 미녀는 부끄러운 듯 살짝 고개를 돌렸다.

‘이런 걸 보면 진짜 게임 하나는 잘 만들었는데 말이야. 하지만 그래서 너무 현실적이지 못해.’

이서우는 NPC를 20년 동안 봐 왔지만 인간과 너무 흡사한 자유도로, 종종 현실의 사람들과 착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너무 완벽하게 움직여서 나중에는 오히려 이질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개자식들, 20년 동안 가둬 두다니.’

분노가 많이 희석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씩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떠올릴 때면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그 분노가 겉으로 다 드러나서 NPC들이 오해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감정 조절이 워낙 완벽해서 금발의 미녀는 이서우가 어떤 감정 상태인지조차도 몰랐다.

“전 이만 다시 일을 해야 해서…….”

“어머, 제가 방해했네요. 그럼 서우 님, 힘내세요!”

금발의 미녀는 싱긋 미소를 짓고는 얼른 밭에서 나갔다.

‘고급 과정에 들어가면 꽤 빨리 끝날 것 같은데 말이야.’

풀 한 포기를 뽑으면 반경 1미터 안에 있는 모든 잡초가 사라진다.

그리 넓지 않은 땅이니 몇 시간이면 김매기는 충분히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작업을 할 때마다 더 넓은 공간의 잡초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나의 기술을 상급까지 마스터하는 데 최소 몇 달이 소요되었다.

한 번 할 때마다 거의 24시간씩 투자했으니 엄청난 시간을 들인 것이다.

물론 기술을 익히다 보면 서로 연관된 것들이 있어 익힐수록 다른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도 붙지만, 그래도 워낙 종류가 많아 오래 걸렸다.

‘그렇게 발악하며 이곳을 빠져나가겠다고 난리를 피웠는데, 풀 뽑고 수확하는 걸 걱정하고 있으니 원.’

문득 자신의 모습을 보며 완전히 여기 사람이 다 되었다는 생각이 스쳤다.

20년의 세월 동안 자는 시간도 줄여 가면서 레벨 업과 각종 기술에 매달렸으니 무뎌질 만도 했다.

대화할 상대라도 있으면 아마 현실 세상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존재들이 전부 NPC라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고 깨달을수록 현실과는 멀어졌다.

이서우는 시간의 흐름에서 변화를 비켜 가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피식 웃어 버렸다.

‘나 역시 시간을 이길 수는 없나 보구나.’

이서우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는 김매기를 마무리했다.

“기분이 꿀꿀할 때는 역시 맥주 한 잔이 딱이지. 하지만 그 전에 놈부터 깔끔하게 정리하자!”

맥주를 만드는 데 2시간이면 족하다.

상급 기술이어서 그가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양은 30리터를 넘지 못하지만, 제조하는 내내 붙어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확과 병행하면 하루 만에도 꽤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다.

어떤 제작이든 게임 내에서는 아주 쉽게 진행된다.

재료만 획득하고 해당 명령어만 떠올리면 된다.

‘맥주 제조.’

일부 수확을 하면서 재료가 채워지자 이서우는 망설이지 않고 맥주를 만들었다.

이제 2시간이면 완성될 것이다.

동시에 만들 수 있는 횟수는 세 번이다.

제조를 걸어 둔 이서우는 하던 일을 정리하고 보리밭을 벗어났다.

이서우는 이 마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뱀파이어 로드.

수많은 동료들의 목숨을 앗아 가고, 이서우를 절망에 빠트렸던 레이드 몬스터.

‘강화도 다 마쳤으니 다시 도전해 보자. 이번에는 느낌이 좋아.’

생산 기술에 매달린 이유가 바로 뱀파이어 로드 때문이었다.

쓰디쓴 실패를 맛보고 생산 기술에 매진한 결과, 최근 무기와 방어구 제작을 끝내고 강화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이제 공략 후 맥주를 마시면서 축배만 들면 된다.

이서우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가장 음침한 곳, 그곳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으로 갔다.

“크흐흐흐흐, 다시 올 줄 알았다. 이번에는 살려 보내지 않겠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동굴 속 깊숙이 들어가자 뱀파이어 로드가 이서우를 맞이했다.

마치 승리를 확신하듯 말하자 이서우는 새롭게 제작한 검을 뽑아 들었다.

‘그래, 20년을 넘게 버텼으면 잘한 거야. 더 이상 희망은 없어. NPC처럼 짜인 대로 쳇바퀴 굴러가듯 살고 싶지는 않아.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해!’

이서우는 자신을 믿고, 은빛의 검을 믿었다.

뱀파이어 로드의 기운이 느껴지자 가슴이 심하게 요동쳤다.

쿵쾅거리는 가슴을 애써 잠재우며 뱀파이어 로드의 기세에 대항했다.

반짝이는 은빛 검을 휘두르며 저돌적으로 전투에 임했다.

예상했던 대로 생명력을 50퍼센트까지 빼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40퍼센트 이하가 되자 뱀파이어 로드는 더욱 강해졌다.

‘이놈이 이렇게 강했다니.’

지금처럼 피를 뺀 적이 없으니 얼마나 강한지 추측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서우의 예상이 빗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20퍼센트가 남을 때까지 피를 뺐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했다.

이서우는 패배를 직감했다.

툭.

이서우의 손에서 은빛 검이 힘없이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뱀파이어 로드의 날카로운 손톱이 이서우의 목을 갈랐다.

끔찍한 고통이 몰려왔지만 이서우는 미소를 지었다.

지겨운 삶의 종지부를 스스로 찍은 것에 만족하면서.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유저 여러분, 뉴 월드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을 위해 여러 오픈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으니 놀랍고 신비한 뉴 월드의 세계를 마음껏 즐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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